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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만 잘 쉬어도 병원에 안 간다
패트릭 맥커운 지음, 조윤경 옮김 / 불광출판사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천식환자다. 급성호흡곤란으로 의사의 치료를 받았고, 처방에 따라 6개월간 외래 진료를 받았다.
약은 더 이상 안 써도 되지만 담배는 끊어야 한다는 의사에 충고에 의해 좋아하던 담배도 끊었다,
걷기 등으로 가벼운 운동만 가능하다. 축구 등 심한 운동은 엄두도 못 낸다.
한 번 해봤지만 5분도 안 돼 숨이 차 더 뛸 수가 없었다.
의사로부터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하라고 권유 받았다. 폐기능이 하루 아침에 돌아올 수도 없단다. 가벼운 운동부터 하라는 게 의사의 지시다. 어쩌면 심한 운동은 앞으로 하기 힘들 수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걷기나 가벼운 둘레길을 산책하듯이 천천히 걷는 게 고작이다.
이 책은 어느날 갑자기 내게로 왔다. 절실했기 때문에 더 눈에 띄었는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약간의 의심도 있었다. 주치의가 해준 충고나 치료 이외의 별다른 방법이 있을 수 있겠어?
그렇다. 의학적 견지에서 보면 맞다. 그러나 이 책은 의학적 견해와 함께 습관으로 폐기능의 회복을 돕는다.
그런 점에서 굉장한 노력이 뒷받침된다. 하루 10분 운동이 말로 할 때 그렇지 평생 꾸준히 해야 한다면 쉽게 가능한 일인가. 이 책은 약으로 병(천식)을 고치는 게 아니라 습관과 운동으로 병을 고치는 내용이다.
출판사 서평을 참고로 이 책의 내용은 이렇다.
"산소도 적정 섭취량이 있다.근육을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산소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몸 속 온갖 기관과 근육에 산소를 전달하는 혈액 속 헤모글로빈의 산소 포화도는 94~97%로,
이를 넘어가면 산소를 아무리 더 공급한다고 해도 근육이 움직이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오히려 피로감과 노화를 촉진시키는 활성산소의 발생을 높이고, 우리 몸이 필요 이상으로 산소가 과한 환경이 ‘정상’이라고 느끼도록 훈련시켜서 산소가 조금만 부족해도 숨 가쁨을 느끼게 만들어 버린다.
이 책에서는 건강을 회복하고 체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바로 이 호흡 능력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태어날 때 지니고 있던 호흡 기능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었지만, 성장하면서 섭취하는 음식이나 생활 습관, 잘못된 상식 때문에 본래의 호흡 능력을 잃어버린 것이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호흡 패턴을 파악하여 바로잡고, 산소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호흡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산소와 이산화탄소 각각의 기능과 관계 같은 이론적 배경에서 시작하여
적은 양의 산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우리 몸을 적응시키는 훈련법에 대해 단계적으로, 그리고 세세하게 알려준다."
이 책은 건강한 호흡이란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린다.
"원래의 호흡 능력을 회복하기 위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단 한 가지는 바로 ‘호흡량을 줄이는 것’이다.
호흡량을 줄인다는 건 호흡 횟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다. 호흡 수를 줄여도 한번 호흡할 때 들이마시는 공기량이 늘어나면 결국 제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가 절대 하지 말라고 강조하는 호흡 습관이 있다.
바로 입으로 숨쉬기(구강호흡), 심호흡(흉부 호흡), 한숨이다.
이 세 가지는 자기도 모르게 들이마시고 내쉬는 공기량을 늘리는 대표적인 습관이다.
체내에 적정량이 있어야 하는 이산화탄소를 과도하게 배출해서 산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산소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만성 과호흡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다."
신체의 여러 기능이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이루어지듯, 호흡 역시 내가 신경 쓰지 않아도 자연스레 일어나는 불수의적 반응이다.
따라서 한번 그런 성향이 발현되면 내가 의식적으로 고치지 않는 한, 계속해서 그 방식대로 움직인다. 이를 교정하기 위한 방법으로 저자가 제시하는 것은 바로 의도적인 ‘호흡 중지(숨 참기)’다. 처음에는 가만히 앉거나 누워서 숨을 참는 시간을 점점 늘려나가다가 익숙해지면 점차 서서 호흡 중지하기, 걸으면서 호흡 중지하기, 걷는 걸음 수를 늘려가며 호흡 중지하기, 뛰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호흡 중지하기 식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체질과 건강 상태에 따라 방법을 달리 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자신의 현재 상태를 진단하는 법부터 시작한다. 바로 체내 산소 수치 테스트(BOLT)라는 방법이다. 그리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자신의 현재 상태에 맞는 단계별 훈련법과 그에 대한 주의사항까지 아주 세세하게 풀어 안내한다.
그래서 어린아이부터 노약자까지, 그리고 체력이 좋은 사람부터 그렇지 않은 사람까지 누구나 실천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각각의 상태에 더불어 책의 말미에는 본문 중 나온 훈련법을 요약, 수록하여 지금까지 배운 것을 다시 한 번 정리하고 손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하였다.
‘호흡량을 줄여야 한다’는 저자의 생각은 ‘천식이 기도(氣道)의 수축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과호흡으로 인한 것’이라는 전제에서 개발된 부테이코(Buteyko) 호흡법과 맞닿아 있다.
발작이 일어날 때마다 약을 먹거나 호흡기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천식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1990년대부터 알려지기 시작한 이 호흡법은 천식 환자만이 아니라 수면장애, 고혈압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전 세계 사람들이 훈련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최근 국내 케이블 텔레비전 건강 정보 프로그램을 통해서 호흡기 질환에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소개되기도 하였다.
약을 먹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천식 환자였던 저자도 부테이코 호흡법의 도움을 받아 완치된 뒤, 현재 부테이코 호흡법 전문 교육자로 활동하며 5천 명의 사람들과 함께 훈련을 진행했다.
이 책에 소개된 호흡 훈련법, ‘산소 활용(The Oxygen Advantage) 프로그램’은 바로 이 부테이코 호흡법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부테이코 호흡법의 천식 치료 효과가 아닌, 건강과 체력 향상 그리고 운동 능력 향상을 중심으로 훈련법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이를 통해 운동선수들이 지구력과 운동 수행력을 키우기 위해 공기 밀도가 낮은 고지대에 올라 훈련하는 것처럼 체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천식과 같은 호흡기 질환 치료, 심장 질환 예방 같은 의학적 효과와 특별한 식단 조절 없이도 자연스레 식욕이 줄어 다이어트가 되는 소소한 것까지 모두 누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숨을 크게 들이마셔서 더 많은 산소를 유입시킨다는 개념은 하루에 필요한 열량을 충분히 제공할 정도의 음식을 먹고 있는 사람에게 더 많은 음식을 먹으라고 요구하는 것과 비슷하다.
내가 가르친 학생 중 다수가 처음에는 이러한 개념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
비록 나쁜 의도는 아닐지라도 서구 매체는 말할 것도 없이 스트레스 상담가, 요가 강사, 물리 치료사, 스포츠 코치 들이 심호흡이 인체에 ‘도움’이 된다고 가르쳐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잘못된 통념이 사라지지 않은 원인은 너무나도 간단하다.
사실 심호흡을 하면 몸에 해로울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기분은 정말 좋아지기 때문이다.
한낮에 낮잠을 자고 난 고양이가 몸을 죽 펴서 스트레칭을 즐기듯이, 숨을 크게 들이마셔서 폐에 공기가 많이 들어가면 상체를 스트레칭하는 효과가 있어 이완되는 기분이 드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뿐이다.
많은 사람이 이를 근거로 하여 호흡을 크게 할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류라는 말이다." <p.42~43>
천식 환자가 지나치게 크게 호흡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관련 증거가 충분하지만 천식이 호흡량 증가의 원인인지, 아니면 결과인지를 판가름해야 한다.
기도가 좁아지면 질식되는 느낌이 생기므로 이러한 느낌을 없애기 위해 폐로 더 많은 공기를 불어넣으려는 것이 정상적인 반응이다.
그러면 천식 환자가 천식 때문에 호흡을 크게 하는 것일까, 아니면 크게 호흡해서 기도가 좁아지는 것일까?
그리고 어느 쪽이든, 악순환이 반복된다. 기도가 좁아져서 호흡이 커지고, 그 결과 호흡량이 증가한다.
그리고 그로 인해 기도가 다시 좁아지는 식으로 상태가 악화되면서 나쁜 호흡 습관이 확립될 수밖에 없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받아들인 중요한 요소가 호흡 습관이다.
건강한 호흡 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