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플리 Suppli 4
오카자키 마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만화 서플리는 표지가 참 감각적이다. 색깔도 그렇고 그림도 그렇고 

차분하고도 슬픔을 머금은듯 사람을 끈다. 

 4권은 내용이 전반적으로 좋다. 1권은 좋았으나 2~3권에서 좀 실망을 해서 계속 읽는 게 꺼려졌는데. 

 우유부단한 남자 오기와라 사토시가 드디어 떠난다. 후지이와 사귀면서도 늘 타나카 미즈호에게 휘둘리는 그 남자 참 싫었다. 미즈호는 오기와라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악몽을 꾸면 머리맡에 와서 먹어 치우는 "맥"(상상속의 동물)을 닮은 것이 사토시라고. 직장 생활을 할 수록 나쁜 것이 쌓여간다. 그것을 먹어치워주는 존재 사토시. 

 사토시가 떠난 후, 물에 잠겨 기둥 하나 붙들고 있는 후지이. 무언이든 붙들고 싶어 잡지 같은 데서 점을 보고 행운의 아이템을 사 모은다. 베이지색이란 이유로 샤방샤방한 원피스를 사고, 그 담엔 스포츠 백이 행운의 아이템이라고 산다.  

그 아가씨에게 위험하지만 매력적인 남자 "사하라 토오루"가 접근한다.  

사하라는 엄지 손을 치켜들고 자신을 가리키며, "행운의 아이템으로 어때?"라고 묻는다.

인생 살만큼 살아본 유부녀 타나카 미즈호는 이런 말을 한다.  

"사냥은 초식동물을 상대로 하는 거야. 같은 육식 동물끼리는 싸움 밖에 안되거든. 여자를 낚는 낚시 바늘은 잔뜩 갖고 있으면서 여자를 편하게 하는 타입은 아니야. 그 남자. 한 발 내딛었다간 가시밭길이지." 

후훗. 후지이는 이런 타나카가 자신과 같은 처지, 무엇이든 붙들고파 안간힘을 쓰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고 안심하고 위안을 삼는다. 그러면서 쉴 곳, 안식처, 섬을-사하라 토오루라는 남자를- 바라보지만, 그 섬이란 게 섬인 거지.  

사하라는 미안하다는 말보다 고맙다는 말이 좋다고 한다. 자신에게는 사과할 필요가 없다, 고 말한다. 아끼는 사이일수록 사과가 필요하지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그 마음은...

 

가슴에 진흙과 돌을 잔뜩 넣은 동화속 늑대 같은 자신, 날카로운 가위를 들고 있는 자신. 하지만 사랑 하나로 그의 곁에 머무는 그녀, 유기.

  

역시나 20대 후반 즈음의 여자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만화책. 사랑과 직장에 대한 이야기가 버무리, 버무리 된 책. 묘사와 그에 해당하는 그림, 설명. 이해.  

여자들이 똘똘뭉쳐 서로의 힘이 되는 모습, 좋더라.  

 여튼 후지이의 진짜 남자는 어디 있는 건지. 내심 이시다와 잘 되기를 기대했는데.. 돌고돌아 올 것인지. 이제 외곽으로 밀려난 이시다. 새로운 남자가 자꾸 등장하고.  

일본 소설이든 만화든 요즘, 불륜이란 단어가 넘쳐서 싫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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