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캠핑 물건 - 야외 생활이 충만해지는 30가지 캠핑 물건 이야기 나의 캠핑 생활 1
강성구 지음, 렐리시 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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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캠핑> 시리즈에서 놀이편을 먼저 읽고, 물건편을 읽었다.

자유롭게 캠핑을 가고 노는 것이 어려워진 지금이지만, 

책을 읽고 상상 속으로나마 탁 트인 자연으로 떠나 좋아하는 사람들과

타닥타닥 타는 불 앞에서 맛있는 것도 해 먹으며 노는 생각으로 행복했다.




집 떠나면 고생이지만 굳이 그 고생스러움과 불편함을 즐기는 사람들이

먼저 가보고 성공/실패 같은 후기를 올려주면 후발대들에게 참 도움이 된다.


<나의 캠핑 물건>은 어떤 물건을 어디서 사야 싸게 살 수 있다- 를 알려주는

구입지침서가 아니라, 대학 산악부에서부터 산악잡지 기자 생활을 거쳐

한국등산트레킹 지원센터 소속의 국립산악박물관의 경험을 얹은 뒤

국립등산학교에서 근무하고 설악산을 마주하며 살고 있는 저자 강성구님이

말 그대로 '의식주'의 이동인 캠핑을 하면서 필요한 것들을 직접 써보고

그에 얽힌 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적어내려간 것이다.




물건에 대한 리뷰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진정성(!)이 느껴지는 책이랄까? ㅎㅎ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주 : 막영구에서는 텐트, 타프, 침낭, 탁자, 페그와 스테이크, 망치 같은

캠핑에서 내 몸을 대자연으로부터 보호해주는 가장 기본적인 장비와

그 장비를 설치/관리하기 위한 도구를 비롯하여 기능성을 더해 취향을 얹어주는

침낭 커버, 랜턴, 의자, 탁자, 망치같은 도구들을 설명해준다.




2장 식 : 취사구는 음식이 아닌 음식을 만드는 도구에 대한 이야기다.

코펠, 수저, 칼, 가위, 화로대, 난로, 시에라컵, 스토브처럼

추운 야외 생활에서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기 위해 꼭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많으면 (혹은 무거우면) 캠핑을 거추장스럽게 만드는 짐이 되어 버리는

의외로 철학적인 감성이 피어나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욕심이나 '효율'을 강조하다 기본을 잃어버리는 낭패를 캠핑 도구를 통해 배우다니.

과연 이 책은 여행에세이책이다. ^^



3장 의 : 운행구는 말 그대로 캠퍼가 아니어도 

가까운 산에 오를 때 조차 풀착장을 즐겨하는 사람들이 들여다보면 좋을 팁과 함께

구급약품, 캠핑계획서, 기록도구 처럼 캠핑의 순간순간을 든든하고 꽉 채워 줄 것들,

짐을 가볍게 하는 와중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알려준다.


초보 캠퍼라면 텐트가 가장 고민이 될 텐데 그것을 잘 아는 선배 캠퍼로서 ^^

따로 캠핑수첩란을 덧붙여 '텐트의 모든 것'을 한 눈에 알기 쉽게 설명해주니

이또한 좋지 아니한가. 



캠핑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아무래도 이 책을 궁금해 할 것이다.

이런 저런 물건들이 쏟아져나오는 리뷰란에서 도대체 무엇을 왜 사야 하는지

제대로 된 인사이트가 없는 초보들은, 이 여행에세이를 통해

캠핑의 물건들이 왜, 어떤 상황에서 필요하고

안온한 실내 생활에 익숙해있는 초보들이 당혹스럽게 맞닥뜨리게 될 

-낭만만 있는 것은 아닌- 자연의 냉혹함으로부터 스스로를 구출할 수 있는

필수 아이템이 될 지 깨닫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연말의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내년의 캠핑을 위해

통장을 조금씩 불려야하겠다는 건설적인 다짐을 하게 만들지도 모르겠다. ^^




#나의캠핑물건 #중앙북스 #강성구 #여행에세이 #캠핑물건30가지이야기

#캠핑장비소개 #캠핑에피소드 #리뷰단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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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캠핑 놀이 - 야외 생활을 싱그럽게 가꾸는 15가지 캠핑 놀이법 제안 나의 캠핑 생활 2
문나래 지음, 렐리시 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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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만 해도 몸이 들썩이는 단어들의 조합된 제목이 아름답다.

캠핑과 놀이. ^^


지금은 쉽게, 마음 내키는대로 훌쩍- 이 좀 어려운 두 단어에 

'나의'라는 단어가 붙으니까 더 기분이 좋다.


<나의 캠핑 놀이>는 여행에세이다.

스스로 '캠퍼'라고 하기에 겸연쩍다는 문나래님이 자신이 자연을 즐긴 내력(?)을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내는데, 그냥 어디를 캠핑가서 뭐하고 놀았는지를 읽는게 좋다.

막- 자랑하듯이 글을 쓴 것이 아니라서 그런가보다.

그리고 굉장히, 이것 저것 알차고 쏠쏠하게 경험한 내용이라

자기 취향에 맞거나 호기심이 생기는 영역을 먼저 찾아 읽어본 다음

다른 것도 재미있으려나~ 하는 마음으로 어슬렁- 거리며 챕터를 읽는 맛이 있다.



캠핑도 유행을 크게 타면서, 이것이 맞다, 이렇게가 멋지다- 등등

프리스타일에서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솔직한 표현으로 자랑하는) 스타일까지 

차고 넘치는 생각과 주장, 디스와 플렉스들이 난립했지만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과 가까이 있고 싶어 시작한 캠핑 정신을 생각하면 

자연의 훼손을 최소화하고, 자연의 일부로서의 인간의 시간을 보내는 것에 

충실하고 싶다는 작가의 이야기에 적극 공감하게 된다.



산, 들, 바다, 계곡 등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놀이와 체험 (액티비티라고 하는)이

'우리나라에서도 이걸 한다고?' 싶은 것들까지 소개하는 점도 좋다.

그리고 그 놀이에 얽힌 영화나 책, 음악같은 콘텐츠도 함께 소개해서

왜 이 책이 여행책이 아니라 여행에세이으로 분류되었는지 알 것 같다. 


방에서 읽으며 직접 그 '놀이'를 하지 않아도 저자가 권하는 플레이 리스트나

연관검색 콘텐츠를 틀어놓으면 얼추- 그 기분이 난다. ^^




몸이 고생하는 것, 필요한 것을 금방 구할 수 없는 것은 여전히 싫어하지만

계속 집에서만 생활하고 있으니 밖으로 나가고 싶다.

이 추운 겨울, 캠핑은 엄두가 나지 않아도 (아,, 정말 생각만으로도 싫다)

따수미 텐트 속에서 캠핑가서 하는 놀이를 하며 기분전환을 해도 신날 것 같다.


내년, 모든 것이 좋아질 그 때가 오면 들고 가기 좋은 가벼운 이 책을 포켓에 넣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가까운 캠핑장에 가서 '이거 하고 놀자!, 다음엔 이거!'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 




#나의캠핑놀이 #중앙북스 #문나래 #여행에세이 #15가지캠핑놀이법제안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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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2 : 한국 - 가볍게 시작해 볼수록 빠져드는 한국 현대미술 방구석 미술관 2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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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삶이란 평범하고 보통의 일상을 살아가는 나와는 다르겠다고 생각했지만

<방구석 미술관2: 한국>편을 읽고서는 마음이 아려왔다.


20세기 한국 현대미술가 10명의 작품을 150여 점을 이 책을 통해 만나게 되어

읽기 전에 이름으로만 알았던 혹은 이름도 생소했던 한국의 예술가들이었지만

읽고 나서는 작품 뿐만 아니라 힘든 시대를 살았던 사람으로서의 그들을

같은 나라에 살고 있는 우리부터 더 알아주고 이름을 불러주고 

애정을 쏟고 아끼고 소중하게 다듬어 다음 세대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표지를 쫙- 펼쳐서 별처럼 빛나는 작가들의 이름이 함께 나오게 만들고 싶었다.



우리나라에서 예술이 '예술'이라고 제대로 부르게 된 것도 얼마 되지 않았고,

제대로 된 존경과 예우, 그리고 작품의 가치에 걸맞는 금전적, 사회적 대우를 

-이제야 조금씩 바뀌고 있지만-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의 평가가 해외의 평가(그리고 그것은 주로 작품의 가격)에 따라

온도차가 확연하게 달라지고 인기가 올라가고 거품처럼 사라지는 이유는

그 작품에 대해 잘 모르고, 그 작품을 세상에 낸 작가에 대해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방구석 미술관2: 한국>편을 죄책감을 안고 읽지 않았으면 좋겠다.

현대의 한국은 예술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그 시기를 견뎌온 사람들에게는

대부분 어렵고 고통스럽고 그저, 살아남는 것이 최대의 과제였던 시기였다.


심지어 이 책에서 소개하는 10명의 작가들이 살았던 시기는

나라를 빼앗겼거나, 같은 민족끼리 총칼을 겨누고 목숨을 빼앗는 전쟁을 했거나,

전쟁보다 더 무서운 사상 검증과 검열로 자유를 꿈꾸는 것도 숨죽이던 때였다.


그 시기를 예술가로, 남자로, 여자로, 가장으로, 남편으로, 아내로, 

시민으로 살아왔던 한 명 한 명의 삶의 모습을 알게 되는 기회를 

<방구석 미술관2: 한국>은 독자들에게 제공해준다.

스토리텔링에 뛰어난 저자 조원재님의 진가는 여기에서 나온다.


작품 뒤에 있었던 화가의 얼굴을 보며 서로 인사를 나누는 기분이 들게 하고,



교과서나 대중매체를 통해서 만났던 작품 이외에도 새로운 작품을 알게 되는

신선함, 설렘같은 감정을 시작으로 그 작가의 다른 면을 알고 싶다는 호기심도 싹트고,



그의 예술이 태어나고 성장하다 작가의 삶을 뒤흔든 세파에 

함께 영향을 받고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 애잔하기도 하고 가슴이 찡하기도 한다.

 


물론 가슴아픈 사연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읽다가 깔깔 웃으며 엄지 척- 해드리게 되고야 마는 작가도 있다.)

10명의 예술가 중에 특히 원조 신여성 나혜석 작가와, 

작가의 얼굴은 몰라도 작품의 여인 얼굴은 뇌리에 깊이 남은 천경자 작가의 삶은

아..... 다시는 그 전으로 돌아가서는 안된다는 결심을 하게 되고

그 결심을 행동으로 옮겨 작가들에게 응원과 지지가 되게 만들겠다는 의지가 생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방구석 미술관 2: 한국> 편을 읽으며 많이 느꼈다.

비슷한 시기의 외국 화가들의 작품과 인생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예술적 조예가 깊어서가 아니라 매체에서 많이 다뤄 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공간적으로 그리고 심리적으로 멀리 있는 미술관에 찾아가기 어렵다면

<방구석 미술관> 시리즈를 통해 낯을 익히고 예술과 미술에 대한 

어색함을 줄여가보면 어떨까?


우리나라 예술가들에게 조명을 비추고 그들의 이야기를 잘 간추려 전달하며

작품까지 감상할 수 있게 해주는 <방구석 미술관> 시리즈가 계속되길 

응원하게 된다. (한국2도 꼭 기획해주시길!!!)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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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스테이 - 세계 18개국 56명 대표 시인의 코로나 프로젝트 시집
김혜순 외 지음, 김태성 외 옮김 / &(앤드)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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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참담한 경험을 전 지구적으로 할 줄은 몰랐다.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12월에도,

여전히 언제 끝이 나는지 짐작조차 못할 줄이야.

이름도 지겨운 코로나19.

한 도시에서 시작된 하나의 질병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기서 근원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AI시대에 인간이 못할 것은 거의 없다고 기고만장했던 과학의 시대에,

팬데믹으로 지구의 모든 인간들에게 그동안 우리가 쌓아온 '업'에 대해

가르치는 중이다.

승승장구하며 지구의 다른 생명체, 자연을 마음대로 다루던 우리가

눈에도 보이지 않는

(그래서 더 위험하지. 공기 중 비말, 에어컨으로도 멀리멀리 퍼지는...)

바이러스 때문에 격리되어 자유로이 이동하지 못하고,

생계에 위협을 받고 살게 되다니.

자각조차 못하고 누군가에게서 감염되어

그럴 의도 없이 가까운 사람에게로 병을 전달하며

결국 가장 내밀한 관계일 수록 가장 철저하게 끊기는 아이러니를 맛보게 될 줄은.

이런 엄청난 시대에 살아가는

감수성이 예민한 시인들은 이와 같은 상황을 어떻게 표현할까.

<지구에서 스테이>는 세계 18개국의 시인 56명이

코로나 프로젝트로 만든 시집이다.

동양과 서양의 시인들이 보고 듣고 느끼고 사유한 것을

그들의 시적 언어로 표현한 시를 읽으면

이 책이 마음의 백신이 되기를 바란다는 요쓰모토 야스히로 시인이

"시의 언어는 삶과 죽음을 섞고 슬픔의 바다에 기쁨의 물방울을 떨어뜨린다."

고 한 말이 새록새록 마음의 표면에 떠올라온다.

어떤 시는 읽어도 잘 이해와 공감이 되지 않아

타국의 언어를, 그것도 시어를 번역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생각했고,

어떤 시는 비참했던 순간을 생생하게 떠오르게 하며

다시 격상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진심이 되게 만들기도 한다.

아무래도 시는 '정서'에 기대는 면이 많아서 그런지,

다른 나라의 시보다 우리나라나 이웃나라의 시가 더 아리게 다가온다.

(그리고 외국 시는 확실히 일본 '하이쿠'의 영향을 많이 받았구나, 싶다.

큰 덩치의 서양인이 젓가락을 사용하는데 꼬아서 들고 부들거리는 느낌?)

2020년은 지구의 대부분의 인간들에게 멈춰 섬.이라는 경험을 하게 했다.

집이라는 상자에 들어가서,

인간(혹은 소수의 이익)에 국한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봤던 상자 밖으로 나오기를

그래서 알을 깨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기를,

예민한 촉수를 가진 시인들은 카나리아 마냥

먼저 날개를 퍼덕이며 지저귀는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지구에서스테이 #앤드& #김혜순 #세계시인의코로나프로젝트시집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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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건축 - 건축으로 사람과 삶을 보다
최동규 지음 / 넥서스BOOKS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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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건축은 항상 흥미롭다.

집 안의 가구 배치를 바꾸거나, 벽지와 바닥만 교체해도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내는데,

없었던 공간을 새롭게 만들어 내거나, 공간을 자유자재로 블럭처럼 부풀리는/활용하는

이 모든 작업이 종이 위의 도안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


유형의 존재가 만들어지기 전에, 

건축가의 머리 속에서 상상력을 바탕으로 이미 이루어진 것.

하지만 건축이 의미를 갖는 것은 건물이나 공간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활동하는 사람들의 삶과 에너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에

과연 건축에는 -그리고 세상 어떤 것들에도 그렇지 않은 것이 있겠느냐마는- 

철학이 있다고 느낀다.


<사유의 건축>의 저자는 최동규님이다.

그 시대에 엘리트 코스를 거치며 공부했고, 

무려 세계적 거장이며 현대 건축의 아버지라는 

란드 건축가 알바 알토에게 사사하였다.


서인건축의 대표로, 40년이 넘는 동안 사람과 자연에 초점을 맞춘 공간을 주제로 

이름을 들으면 알만 한 교회들을 비롯하여 총 150개 이상의 교회를 설계했다.

그래서 총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 <사유의 건축>에

거의 4장이 되는 분량은 교회 건축을 소개하는데 할애되어 있다.


최동규 건축가의 교회는, 일단 크다.

주변을 압도하는 느낌이라서 그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나 같은 종교인들에게는 

뿌듯한 랜드마크이자 신앙의 공간일 수 있겠지만, 

그 외의 사람들에게는 건축에 대한 '생각'과 '철학'을 알기 전까지는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매끈하게 마감된 표면과 산뜻하고 감각적이며 역동적이기까지 한 

 전체적인 건물의 형태는 럭셔리 호텔이나 고대의 성벽같은 기분이 들었다.)


건축가 자신이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서,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며 겪은 크고 작은 어려움 속에서 

어둠을 아예 없애버릴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빛을 붙들고 기도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어두움을 힘 있게 가를 수 있는 

한 줄기 빛을 마음에 컴컴한 어둠이 들어찬 사람들에게 

희망으로 제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고백같은 이야기를 한다.



물론, 건축가의 생각으로 만들어진 공간/건축물이 

꼭 그의 철학에 따라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저자 스스로도 메가 처치(mega church)들의 출연과 그것에서 비롯된 교세의 확장,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비리와 범죄로 인한 교회와 기독교에 대한 사람들의 실망이

대형 건물의 높은 첨탑으로 세상을 내려다보고 

탐욕적으로 땅을 차지하는 이미지와 만나, 

교회 건축물을 건축물 그 자체로 받아들이지 않고 부정적인 감정을 갖는 것을 

아쉬워 한다.


종교와는 상관없이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가우디의 성당과 

그 자체로 하나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을 예로 들면서.


결국, 공간에 대한 이미지와 철학을 완성하는 것은 건축가가 아니라

그곳을 사용하는 사람들, 그 삶의 태도와 모습이다.


교회, 라는 건물과는 완전히 다른 도심 속의 호텔에서 

그것이 구현된 것은 아이러니하다.

불규칙하고 작은 대지 위에 건축된 명동의 호텔은, 

건축주의 안목과 요구에 건축가가 감응하며

최소한의 장식으로 호텔의 정체성을 알리자는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좁은 객실을 타계하기 위한 '돌출된 창문'이라는 아이디어는 그곳에서 나왔다.

한 걸음 정도의 공간을 사용자에게 제공하며, 

서울의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는 경험을 주었다.


건축주, 건축가, 사용자의 철학과 기술과 감정과 경험이 

공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경우이다.



미술관에가서 도슨트나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면, 

내가 보던 작품의 다른 층이 보인다.

그저 '건물'의 물체성만 보았다가 

건축가가 그 건물을 어떻게 지었는지 설명하는 책을 읽으니

건축가의 '부모'같은 마음이 느껴진다.

(원래, 자식은 부모의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사유의건축 #넥서스북스 #최동규 #에세이 #건축 #서인건축 #문화충전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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