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예술 기획자
김경섭 지음 / 북셀프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봄이다. 

비록 미세먼지 없는 파란 하늘은 만나기 어렵지만

날씨도 풀리고, 꽃도 피고, 사람들의 마음도 새싹처럼 보들보들해지니

이제 지역문화 축제가 한참 열릴 때이다.


우후죽순으로 열리는 지역문화축제 중에서 

예산 낭비라고 비판받는 것도 있지만 오래도록 살아남는 축제도 있다.

사람들이 행복해하고 내년을 기약하게 만드는 축제의 힘은 어디서 올까?


이 책의 저자 김경섭은 현장에서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활동가로서

타분야간 통합예술교육 프로그램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지역문화자원을 활용한 문화예술교육, 학교폭력 문화예술교육 등의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모았던 자료를 정리하여 책으로 냈다.


인의 경험이나 소소한 단상을 적어놓은 것이 아니라, 

기획방법과 다양한 사례, 많은 시행착오, 그리고 정산 부분 등, 

본인이 직접 경험하고 노력한 노하우를 정리하여 책으로 출판해

어떠한 형태의 공모전이라도 기획하고 실행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네이게이션을 만들어 주었다.


특히 2부 공모사업 실행의 실제에서는 'e나라 도움에 대하여' 소개한다.

<e나라 도움>은 대부분의 정부 사업 및 관련기관 공모사업의

신청부터 정산까지 진행되는 사이트로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활용된다.


온라인 시스템으로 진행되며, 기존 방식의 공모신청 및 예산 운영이 아닌

보다 절차적이고, 예산집행이 투명한 (그래서 공모신청자가 할 일은 더 많은)

방식이라,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의 기획을 실현시키기 어렵다는

안내와 더불어, 3부 공모사업 정산의 실제에서 구체적인 예를 들어준다.


이외에도 본인이 지역문화예술 사회,학교, 기타 활동가로서 진행한

각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QR코드까지 첨부하여 자료를 정리해두었다.

매 프로젝트 마지막에 달려있는 질문은, 

기획자로서 놓치지 말아야 하는 중요한 컨셉이나, 목표를 상기하게 한다.

   

조형영상 활동일지나 프로그램 참고자료, 비영리 예술단체 등록하는 방법도

부록으로 꼼꼼하게 수록해서 30회에 걸쳐 지역아동센터에서 진행된  

'우리동네 공원이야기'라는 실제 교육내용을 수업지도안처럼 

어떻게 세부적 단계를 거쳐 어떤 평가를 받으며 진행되었는지 알려주었다.


거창하게 큰 프로젝트나 돈이 많이 드는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내 머리 속의 생각이 행동으로 구현되고, 변화를 가져올 때의 

짜릿함과 보람을 느껴보고 싶은 기획자들 뿐 만 아니라 

채택되는 기획안, 현장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의미있는 행사,

투명하고 정확한 예산 집행과 정산의 과정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 실무자에게

꼭 필요한 교과서같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소한 것들의 구원 - 미학하는 사람 김용석의 하루의 사고
김용석 지음 / 천년의상상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괜히 미학하는 사람이 아니구나"

책을 읽으며 내내 들던 생각이다.

같은 말을 해도, 곱게 체에 친 단어를 잘도 골라서 배열한다.

지은이 김용석은 로마그레고리안 대학에서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귀국해서 철학, 과학, 문학, 대중문화를 횡단하는 작품을 잇달아 발표하며

인문학의 새 흐름을 이끌었다.

'서사철학'이라는 분야를 개척해 '스토리텔링'의 실용화에 기여했다고 한다.

저자에 대한 소개를 읽으며

'서사철학'이 뭐지? 싶었는데 매꼭지를 읽을 수록

간단하지만 여운이 오래 남는 철학 팟캐스트를 듣는 기분이었다.

실제로 이 책에 실린 글들은 2016년 여름부터 2018년 봄까지 약 2년 동안

일간신문에 '철학하기'라는 표제로 연재되었던 칼럼을 수정, 보완한 것이다.

우리 현대사에서 꽤나 버라이어티했던 그 시기에 

철학가이자 미학가의 시선으로 건져올린 삶의 정곡들을

곱씹을수록 다른 맛을 내는 언어로 표현해내었다.


우리가 사소하게 대할 뿐,

세상엔 결코 사소한 것들이 없다는 작가의 신념은

과녁의 한가운데는 작은 점일 뿐이라는 말로 보다 명징하게 표현된다.

사소한 것으로 깨달음의 실마리를 잡고,

삶의 감수성을 개발하여 그 사소함을 포착한다면

우연히 만나는 하루의 시간, 사람, 사건들이

흑백에서 컬러로 변하는 경이로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것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작은 사건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기꺼이 시간을 내고 감각과 사고를 벼리며 애써야 한다.

오래되어서 빛이 흐려지거나,

특별하지 않은 정물처럼 덩그러니 먼지가 쌓인 채로 놓여있어

가려진 본질들을, 그 핵심 정수들을 찾아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내용을 황홀하게 몇 번이고 읽고, 좋은 구절을 옮겨적다가

책의 앞부분으로 돌아가 소제목만 다시 훑어 읽어봤을 때 문득,

2016년에서 2018년에 대한민국을 스쳐지나간

많은 말, 사고, 사람들이 떠올랐다.

사소하게 개별적이었던 일들이 줄줄이 엮이니

당위를 지닌 이야기와 역사가 되었다.

흘러가는대로 살아가는 것에 안녕을 고하고 '생각하기'란 과정을 통해

생의 모든 순간을 배움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만드는 철학의 힘,

그리고 그 모든 순간에 담긴 아름다움과 올바름, 균형감에 눈 뜨게 하는

미학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만의 기본 - 의식주 그리고 일에서 발견한 단단한 삶의 태도
마쓰우라 야타로 지음, 최윤영 옮김 / 인디고(글담)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What you eat is what you are." 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었다.

자기가 무심코 일상적으로 먹는 것이 당신 자신을 구성하게 된다고.

이런 말도 떠오른다. "생각없이 살다보면 사는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반복되는 일상이

켜켜이 쌓인 시간 뒤인 미래의 자신으로 남게 된다는 의미에서

책 제목에 있는 작가의 말은 담백한 만큼 군더더기 없는 선언이다.


"무엇을 입고 먹고 생활하고 어떻게 일을 하느냐가

 나를 규정하는 모든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작가인 마쓰우라 야타로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미국으로 갔다.

미국의 서점 문화에 매료되어 귀국 후, 트럭을 마련해 여행하는 서점을 열었고

일본 최고의 잡지 <생활의 수첩>의 편집장을 지낸 사람이다.

현재는 요리와 일상의 즐거움을 안내하는 웹사이트의 편집장이다.


작가의 이력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일본에서 자라나 그 특유의 섬세한 감성을 갖고 있으며

미국의 커다람, 자유로움과 여유로움을 동경했고, 

그 동경을 현실로 실현해내는 행동력을 갖춘 사람이다.


대량 생산되는 물건을 소비하며, 획일성에 매몰될 수 밖에 없는 지금

미니멀리즘, 젠스타일, 그리고 물건 각각을 소중하게 고르고 다듬는 태도로

먹는 것, 입는 것, 일터, 그리고 매일의 생활의 기본을 찾는 것이

'나 다움' 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의 시작점이라고 얘기한다.


스스로의 '취향'에 대해 생각하고, 발견하고, 완성해나가는 것을

마치 둔탁했던 찰흙에 입체감과, 독창성, 생생한 표정을 부여하는 

자화상을 부조해나가는 과정처럼 묘사한다.


신발을 사기 전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신고 다니나 관찰하게되고

미용실에 가기 전 이미지 검색으로 헤어스타일을 둘러보는 사람인 나는

이렇게 자신의 취향이 확실한 사람들이 좀 신기하다.


작가는 총 3개의 챕터로 자신의 기본을 발견해나가는 여정을 소개한다.

1장 옷차림의 기본 - 나다움을 표현하다 에서는

셔츠, 바지, 신발, 안경, 손목시계, 손수건 등 일상적이고 소소한 사물을

변하지 않는 것을 계속 만드는 성실함, 자신감이나 편안함을 주는 물건,

매일 같은 것을 새롭게 사용하는 신선함, 만족감을 위한 작은 사치,

감각과 취향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물건, 조화로움으로 치환해내어

내 주변의 물건을 돌아보고 생각하게 만든다.


"나는 이 물건을 왜 골랐고, 왜 지니고 있는가?"


그 다음은 2장 생활의 기본-나 자신에게 좋은 공간을 만들다 이다.

가족, 공간, 공간을 채우는 가구 및 식기, 공간에 이야기를 담는 꽃과 꽃병,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 그 시간의 색을 결정하는 밥, 오일, 물건들을

어떻게 골랐고, 왜 소중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뭔가 '나만의'라는 트레이드 마크 내지는 기준을 갖고 싶단 기분이 든다.

'나'라는 사람으로 변화하는 시간과 공간에 대해 꿈꾸게 만든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3장 일의 기본-나만의 규칙을 세우다 로 삼은 것은

정말 현명한 구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민하고 시도하고, 실패도 해보며 자기의 것을 찾아가는 여정은

우리에게 시간적 여유과 금전적 지출을 요구한다.

때론 내가 맞았다고 생각했던 것이 흑역사로 남게 될 수도 있다. ^^


그래도 남들이 정해주는 것들을 자기가 선택했다고 착각하며

무색무취한 두루두루 무던한 사람으로 남는 것보다

자신의 기본이 단단하게 잡혀있는 색깔있는 존재로 생생하게 살고픈 사람은

이 책을 읽고 <나만의 기본>이란 책을 스스로 써보고 싶을 것이다.


물건을 통해 '나다움'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이 든 부모와는 왜 사사건건 부딪힐까 - 노인 심리에 숨겨진 6가지 관계의 해법
그레이스 리보.바버라 케인 지음, 전수경.정미경.한정란 옮김 / 한마당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족만큼 어려운 존재가 없다.

너무 사랑해서, 혹은 혈연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이

특별한 관계의 사람들은 그 인연만큼 어렵다.

사랑의 이름으로 저지르는 잘못된 감정과 행위,

그리고 후폭풍처럼 닥쳐오는 죄책감이

친구, 연인, 동료, 지인과는 매우 다른 가족 중에서

특히 연세가 들어가시는 부모님과의 관계가 어렵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나이든 부모와는 왜 사사건건 부딪힐까?"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사람마다 제각각의 히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섣불리 단정짓긴 어렵지만

그래도, 대개의 경우, 어린 시절 부모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다른 포유류 동물과는 달리,

제대로 일어서는 것에 1년 정도가 걸리는 인간 어린 아이가

홀로 이 세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무한한 책임감과 사랑으로 자신을 돌봐줄 부모가 꼭 필요하다.

그렇게 부모가 '뼈골 빠지게' 키워서 이제 성인이 된 자신이

이제 늙어가는 부모를 보살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면,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부모님의 모습이 문득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젊은 사람들도 대처하기 어렵게 무서운 속도와 폭으로 변해가는 세상에

적응이 어려운 것은 차치하고라도

우리 부모님이 이렇게나 연약하고, 겁쟁이인데다가,

고집불통에 소통을 거부하다가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며 서운해하고,

건강과 청춘을 다 바쳐 키웠는데 어찌 이럴수가 있냐고

결코 100% 갚을 수 없으므로 세상 다시 없이 무서울 채무자의 질책을

(무언의 눈빛으로라도) 하는 요구사항 많은 떼쟁이가 되어 버렸다는 지점을 만나면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나는 어쩌자고 이런 불효자식이 되었으며

인정머리없고 배은망덕한 사람일까? 라고 비하하거나

연로하신 부모님의 이해하지 못하는 고집과 까다로움,

아집에 지친 사람들이라면 이 책에 나오는 여러 유형의

'까다로운 부모에 관해 묻는 설문지'를 체크해보고

이제 노인이 되어가는 우리 부모님과의 관계를 재정립해보면 좋을 듯 하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삼십 년 가까이 노인과 그 가족을 돌보는 임상사회복지사로 일하며

수많은 사례를 다룬 저자 중 한 명은 실제 시어머니를 모시면서

까다로운 부모를 돌보는 가족의 입장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노인심리학이나, 노인 케어에 관련된 지식을 아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까다로운 부모, 문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을 중심에 두고 있는

부양자나 가족의 어려움을 다루는 것이 이 책의 독특한 지점이다.

무엇보다 부모의 성격이 자녀의 성장 및 성격에 미친 영향을 되짚어 보며

이제 노인이 되어가는 부모를 바꾸려 노력하거나, 아예 포기하기보다

성인이 된 자녀가 성숙한 어른으로서

부모와의 갈등을 지혜롭게 풀어가는 방법을

다양한 에피소드와 인터뷰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이상적으로 보았을 때

무한한 사랑과 존경, 애정과 관심, 기꺼운 희생이

거의 당연하고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지는 일종의 '신화'와도 같아서

가끔 삐걱거리고, (혹은 심하게 덜컹거리고) 서운하며

때로는 뿌리깊은 미움이 있는 현실을 애써 모른척 하거나 묻어두게 만든다.

노화해가는 유기체로서의 부모에 대한 이해와,

정신과 성격, 혹은 신체적 문제로 인해갈등을 유발하는

부모의 행동 및 사고 패턴에 대한 지식을 쌓고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응책을 미리 알아둔다면

자신의 현재의 삶을 죄책감없이 지키며 부모님을 돌봐야 하는

일상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어린 시절, 부모와의 갈등과 풀지 못한 감정적 숙제가 있었다면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화해의 과정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나이드신 부모님을 둔 사람 뿐 아니라,

나이가 들어가는 우리 모두가 읽으면 좋을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빼기의 여행 - 대책 없이 느긋하고 홀가분하게
송은정 지음 / 걷는나무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고

햇살도 따사로워지고, 앙상했던 나무가지에 물이 올라 초록초록해지는 봄.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도 꽃처럼 피어나는 이 때, 읽기 딱 좋은 책을 만났다.


<빼기의 여행>의 송은정 작가는

언뜻 보면 완전 부러운 '팔자'의 소유자이다.


출판사와 잡지사 에디터였다가, 여행책방을 운영하는 사장님이 되었다가

지금은 부엌 식탁과 소파를 오가며 글을 쓴다.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속에서 원치않은 부대낌을 거쳐

매일 비슷비슷한 일을 (갑자기 새로운 일이 생길 때는 대개 '긴급사항'이고;)

반복적으로 하는 보통의 직장인에겐, 딱히 여행을 가지 않더라도

엄청나게 흥미진진한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작가가 교토, 도쿄, 사이판, 코펜하겐과 아이슬란드. 파리, 시리아,

이집트, 우유니사막, 아타카마사막 처럼 듣기에도 팬시한 곳을 다녀와

책으로 냈으니 어떤 내용과 사진이 담길 지 궁금했다.


결론을 말하자면, 사진은 내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꽤나 많았다.

물론 이국적인 지형과 건물을 담고 있는 사진도 있었으나


책에 실린 사진은 대부분 아래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이것이 작가가 말하고픈 것이 아닌가 싶다.

누군가에게 평범한 일상처럼 보이며 심드렁-하게 지나갈 수 있는 것들이

여행자의 눈에는 새롭고 신기한 경험에다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어렵게 시간과 돈을 투자하여 떠난 여행에서

남들이 가는 곳은 다 가보고, 먹는 것은 맛깔스럽게 사진으로 찍어 올리고

세상 다시 없을 특별한 경험을 하려고 애쓰다보면

어느새,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위해주는 여행이 아닌

'남'들의 기준에 맞추려고 (혹은 인정받으려고) 아둥바둥 하는 직장 생활과 

다를 게 없이 파김치가 되어 돌아오는 과오를 저지를 수 있다는 것.


다들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조바심에 무리하게 되는 여행에서

이런 '평상심'과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는 행위는 참 어려운 일이다.

그걸 이 작가는 해낸다.  

글 쓰는 사람답게, 우리가 그의 여행에 동참한 것처럼 느끼도록

상세하고 시시콜콜한, 사소하면서도 찰나적인 순간을 묘사하며

혹은 평범해보이는 사진에 대한 일화를 무심하게 전달하면서. ^^


책을 읽는 동안, 여행의 낯섬과 새로움을 즐기면서도 무리하지 않는

바쁘게 일정을 소화하느라 혹은 경험들이 너무 압도적이어서

놓치게 될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과 깊은 사유를 알뜰살뜰 적어두었다.


그래서 3장 빼기의 하루를 읽으면

평범하고 지루하며, 주말만을 기다렸던 나의 일상도 어느새 여행이 된다.

여행객들이 신기해하고 갸웃거리고, 꺄르르 웃으며 사진으로 남기는 순간이

출퇴근길, 산책길, 시장 보러 나가는 골목에 숨어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매일의 일상에서 알알이 수집한 장면들이 모여 어떤 큰 그림을 만들어낼지 

장소를 떠날 순 없지만, 시간을 '여행'하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작가의 말.


지금 이 순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지만, 어디로 가도 좋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