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 년 가까이 노인과 그 가족을 돌보는 임상사회복지사로 일하며
수많은 사례를 다룬 저자 중 한 명은 실제 시어머니를 모시면서
까다로운 부모를 돌보는 가족의 입장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노인심리학이나, 노인 케어에 관련된 지식을 아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까다로운 부모, 문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을 중심에 두고 있는
부양자나 가족의 어려움을 다루는 것이 이 책의 독특한 지점이다.
무엇보다 부모의 성격이 자녀의 성장 및 성격에 미친 영향을 되짚어 보며
이제 노인이 되어가는 부모를 바꾸려 노력하거나, 아예 포기하기보다
성인이 된 자녀가 성숙한 어른으로서
부모와의 갈등을 지혜롭게 풀어가는 방법을
다양한 에피소드와 인터뷰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이상적으로 보았을 때
무한한 사랑과 존경, 애정과 관심, 기꺼운 희생이
거의 당연하고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지는 일종의 '신화'와도 같아서
가끔 삐걱거리고, (혹은 심하게 덜컹거리고) 서운하며
때로는 뿌리깊은 미움이 있는 현실을 애써 모른척 하거나 묻어두게 만든다.
노화해가는 유기체로서의 부모에 대한 이해와,
정신과 성격, 혹은 신체적 문제로 인해갈등을 유발하는
부모의 행동 및 사고 패턴에 대한 지식을 쌓고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응책을 미리 알아둔다면
자신의 현재의 삶을 죄책감없이 지키며 부모님을 돌봐야 하는
일상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어린 시절, 부모와의 갈등과 풀지 못한 감정적 숙제가 있었다면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화해의 과정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나이드신 부모님을 둔 사람 뿐 아니라,
나이가 들어가는 우리 모두가 읽으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