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머리 앤이 5년 후 나에게: Q&A a day 빨강머리앤 Q&A a day
더모던 편집부 엮음 / 더모던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빨강머리 앤.

입 안에서 저 단어를 굴려보기만 해도, 주제곡이 자연스럽게 재생되고

<빨강머리 앤>의 원작 소설의 글씨보다 하얀 자작나무 숲을 씩씩하게 걸어가는 애니메이션의

그 '앤'이 머리 속에 떠오른다면, 아마 당신도 '그' 빨강머리 앤의 팬일 것이다.


TV 애니메이션으로 앤, 알프스의 하이디, 우유를 배달하던 네로를 만나던 세대가 자라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행복하게 채워줬던 캐릭터들을 기꺼이 사모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캐릭터'들을 내세운 기획형 책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QnA a day' 시리즈는 동일한 질문을 3년, 5년, 10년 동안 똑같이 물어보고

그에 대한 자신의 대답이 달라지는 것을 기록하며 볼 수 있는 컨셉의 책이다.


이 컨셉이 빨강머리 앤과 만나서 <빨강 머리 앤이 n년 후 나에게> 시리즈를 세상에 내놨다.

3년, 5년, 10년으로. 본인의 취향과 결심(!)에 맞추어 고를 수 있게 한 출판사 :)


덕후의 마음을 알아도 너무 잘 안다. ^^ (덕후의 얄팍한 지갑 사정도 잘 알아주었으면;;;)

3년을 사면서도 5년이 궁금하고, 10년은 엄두에 나지 않지만 구성이 궁금한 다음 독자를 위해

(내가 다른 분의 리뷰에서 도움을 얻었듯)  몇 페이지 공개해본다.


<빨강 머리 앤이 n년 후 나에게> 시리즈는 매력부자 앤 3가지 버전 표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너무 괴로워하시진 않으셔도 될 것 같다.

5년 후의 안쪽에는 차마 놓기 너무 아쉬웠던 '3년 후' 표지의 앤이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다.



1월의 상쾌한 시작을 알리는 에너지 넘치는 앤의 모습.

아마, '5년 후' 앤의 표지를 아쉬움 속에 내려놓으신 분이라면 (3년 후와 마찬가지로)

첫 장의 앤의 모습으로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는 뿌듯함이 들 것 같다.



매일매일, 언뜻 보면 사소하지만 바로 답하기에는 꽤 생각을 요구하는 앤의 질문들이

앤의 다양한 일러스트와 함께 실려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3년 후는 쓰는 칸이 3개, 5년 후는 5개, 10년 후는 10개다.


매년, 동일한 질문을 받고 그에 답하는 내가 달라짐 혹은 비슷함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획이며, 내년의 내 모습과 과거의 내 모습, 그리고 현재의 모습을 겹쳐볼 수 있는

재미있는 발상이 QnA a day 시리즈가 매년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일정이나 계획, 감정을 적는 1번 일기장이 있다면

페이지를 펼칠 때 무슨 질문이 나올지 궁금한 2번 일기장으로 사용하기에도 충분히 설렌다.


일주일 전 저녁으로 무엇을 먹었는지 가물가물한 내가

1년 전 나에게 던져진 질문을 기억할리가 없다. ㅎㅎㅎㅎ


친구를 묻는 질문에 안부를 묻고 싶은 친구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정말, 세상은 반짝거리며 낭만적인 것들이 널려 있는데 그걸 너무 모르고 산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이 질문을 보고 웃음이 났다.

가장 최근에 받은 전화는 광고성 전화였다.

앞으로 5년 뒤엔, 과연 '전화'라는 것을 받게 될까?

'10년 후' 시리즈를 선택하신 분들은 철지난 질문들을 받게 되었을 때 어떤 기분이 들까?



받기 전에 두근거리고, 받고 나면 만족하는 <빨강 머리 앤>이 실린 모든 책들 중에서

앤과 함께 내가 성장하는 모습을 기록하는 '성장 일기'로 삼기에 정말 좋은 책이다.


3년 후나 5년 후의 속지는 똑같은 것 같다.

10년 후는 어떨지 궁금하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부터 내 책 쓰기 어때요? - 하루 한 장 글쓰기로 베스트셀러까지
송숙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쓰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SNS로 여기저기 생각나는 대로, 떠오르는 대로 기록과 끄적임을 남기는 것은 일상적이지만

막상, 내 글을 묶어서 책으로 내려고 생각하면 손이 오그라든다.

이런 책을 과연 누가 돈을 주고 사서 볼까? -혹은 굳이 내 sns까지 와서 볼까?- 싶은 마음과

내가 하는 경험, 생각, 느낌이 그다지 특별하진 않은 것 같은 작아지는 마음이 만나면

"그래. 내가 무슨 책이라고!" 하고 주저앉게 되고마는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1호 글쓰기 코치의 지도를 받으면 어떻게 될까?

<오늘부터 내 책쓰기 어때요?>는 1일 1페이지로 100일 동안 

송숙희 저자의 글쓰기 과제를 성실하게 해낸다면, 그리고 자기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 본다면 

평범하고 특색없어 보이는 내 이야기도 참 예쁘게 반짝반짝 빛날 수 있다는 

용기를 북돋워주는 책이다.



저자의 표현대로, 우리는 모두 자기 인생의 작가니까,

나의 이야기들을 잘 골라내고 다듬어서 보기 좋게 보배롭게 꿰매는 방법을 

총 5장에 걸쳐 하나씩 설명하고 실천해 볼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오늘부터 내 책 쓰기 어때요?>는 취미로 글을 쓰고 책을 내고 싶은 사람들도 

글쓰기에 플랫폼을 연결시켜 세상이 원하고, 심지어 '잘 팔리는' 책을 만들고 싶은 사람도,

무엇보다 '나'라는 사람의 삶과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내 인생의 이야기를 남기고픈 사람도

자신들의 목적에 맞춘 글쓰기 비법을 배워볼 수 있도록 

공통되며 핵심적인 글쓰기 비법과 특색을 살릴 수 있는 비법같은 구체적 요소를

비율좋게 포함해서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충분히 잘 활용될 수 있는 책이다.


아직 나의 글을 세상에 보이기에 부끄러움과 주저함이 앞선다면,

부록 1일 1페이지 100일 글쓰기 워크북을 하루를 마감하는 일기처럼 써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의 추천사는 아니겠지만

표지 뒷면에 있는 유명인들의 '글쓰기'에 대한 말이 마음에 남는다.


"모두가 셰익스피어가 될 필요는 없다. 그저 누군가에게 좋은 걸 전하고 싶다는 마음.

 그것으로 충분하다." - 워런 버핏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더 월
존 란체스터 지음, 서현정 옮김 / 서울문화사 / 2020년 4월
평점 :
품절



제목 자체가 이 책의 이야기 전부를 담은 <더 월>은 

(아마도 책이 안 팔리는 요즘 독자들의 시선을 잡아야 하는 필요가 다분히 느껴지는)

띠지의 2019 부커상 후보작이라는 말 없이도 내용으로 충분히 승부를 볼 수 있는 책이다.


부커상과 <파이낸셜타임즈>, <이브닝스탠다드>가 무슨 관련성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벽'이라는 단어로 연상될 수 있는 스토리를 충실히 따르지만 

책 속의 인물들에게 마음을 줄 수 밖에 없는 몰입도와 호소력이 있는 스토리텔링이

이 책의 참된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더 월>의 저자는 존 란체스터이다.

그의 이력을 보면 '다채로움'이라는 말이 먼저 떠오른다.

영국의 언론인이고,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홍콩에서 자라, 영국에서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1962년생임을 감안해 보았을 때, 영국의 기운이 아직은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시기에

영국 이외의 국가에서의 경험과 영국에 다시 들어와 교육받고 런던에서 살고 있는 현재가

그가 세상을 보는 시각을 조금 다르게 만들어준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더 월>의 배경은 기후 변화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고, 정치적으로 분열하여 황폐화된 세계다.

한 섬나라에 모든 해안선을 둘러싸는 거대한 콘크리트 벽이 세워진다.

이 '벽'이 주는 이미지는 강렬하다.

외부에서 안락한 '섬'으로 진입하고자 하는 침입자를 경계하는 곳이기도 하고

외부와 내부를 갈라 차이와 차별을 낳는 물리적 '벽', '한계'이기도 하고

그곳을 지키기 위해 젊은이들이 2년 동안 목숨을 걸어야 하는 '도전'과 '위험'이기도 하다.


책의 주인공은 이 벽 위에 새로 발령난 신입 경계병 조셉 카바나이다.

그는 앞으로 2년 동안 벽 위에서 버티며 침입자로부터 벽을 사수해야 한다.

운이 좋아 별탈 없이 (즉 임무를 수행하던 중에 죽거나 실종되거나, 침입을 훌륭히 막는다면)

2년을 보낸다면 '벽과 관련없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누군가는 생사를 거는 2년이, 그 기간을 이미 보내버린 사람에게는 '관련없는' 일이 되어버리는

그래서 내부인을 지켜주는 '벽'이 그 내부인들 사이에서도 '고립'과 '외로움'을 빚어내는

이 지경에 다다르면 도대체 이 '벽'을 왜 그렇게 목숨 걸고 지켜야만 하는지 의문이 생긴다.




그리고 외부인의 침입을 막던 내부인이 상황이 바뀌어,

아니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벽'을 세우고 지키기를 원하는 시스템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해

외부인으로 신분이 바뀌어 버렸을 때 

지금까지 자신들을 지켜주고 '차이'를 만들어 주었던 그 벽의 높고 차갑고 단단함을 실감하는 것.

이것은 그냥 소설 속에서만 일어나는 상황이 아니라 삶에서도 흔히 일어나는 일임을

책을 읽으며 진하게 깨닫고 느끼게 된다.


특히 섬나라에서 사는, 그리고 EU와 브랙시트가 함께 따라붙는 영국에서 글을 쓰는 저자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이 글 속에 군데군데 녹아들어있음도 감지하게 된다.



소설이 마냥 소설같지 않게 느껴지니 소설 속에서 조금이나마 희망을 만나게 되면

또 마음이 뿌듯해지기도 한다.

결국, 벽으로 갈라진 사회를 구원하는 것은, 그 사회에서 내쳐진 -혹은 그 사회에 속하길 거부한-

사람들끼리의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바탕으로 한 연대이고

그 연대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사람들의 '받아들임' 으로 표현되는 넉넉한 마음과 

불확실함을 극복하고 타인에게도 '기회를 줄 수 있는' 용기, 환멸을 이기는 단단함임이 아닐까.




-스포일러 없이 쓰려고 노력중이나 역시 쉽지 않다...-

주인공에게 닥친 위기, 그 위기 중에 만나는 조력자, 그리고 다음 위기를 보고 있으면

세상은 쉽지 않고, 하나의 위기와 도전을 견뎌내면 기다렸다는 듯이 다음 과제가 기다린다는

씁쓸한 진리가 머리속에 떠오른다.


벽이 만들어지기까지, 지구가 자기 것인냥 마구잡이로 사용하고

벽을 만들어 보편적인 복지와 안전을 공유하는 것을 거부하고

벽을 이용하여 -그리고 그 벽을 지키게 젊은 세대를 몰아가며- 시스템 유지를 원하는

그 지배세력/기성세대가 누구의 얼굴을 하고 있는지 현실을 문득 돌아보게 된다. 



"뭘 기대해야 할지 모르겠어."

히파가 말했다.

"난 알아. 그냥 가보자, 그게 최선이야."

히파가 다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사다리는 상판까지 쭉 뻗어 있었다.

(중략)

드디어 맨 위에 다다라 출구 사이로 올라가 금속 상판에 벌러덩 드러눕고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사다리가 한 단만 더 있었어도 상판으로 올라오지 못했을 것이다.

어쨌든 그런 일은 없었다. 우리는 해냈다.


(p.280-281)


장미빛 희망을 섣불리 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마음에 무척 들었다.

현실은 내 바람이나 기대처럼 말랑하진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현실을 꿋꿋이, 한 칸 한 칸 밟으며 살고 있고

그건 꼭 나만의 일은 아니다. 

내 옆에도 역시 한 칸 한 칸, 온 힘을 다해 오르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벽을 세울 수도, 손을 뻗어줄 수도 있는 존재가 된다.

어떤 존재로 남을 것인가?


소설이 우리에게 묻는 것은 그것이 아닐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물농장
조지 오웰 지음, 김그린 옮김 / 모모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


이 말로 차이가 도드라지고 구별이 일어났다.

인간에게 착취당하고 있는 농장의 모든 동물들의 상황이

동물들 사이에서의 '계급'화로 모양만 바뀌었을 뿐 전혀 없어지지 않았음에도

더이상 인간을 위해 일하지 않고, 자신과 자신의 자손들을 위해 일한다는 '착각'이 심어진

동물들의 모습이 씁쓸하게 다가오는 것은 이것이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고

과거도 역시 다르지 않았으며 미래에는 바뀔 수 있겠다는 희망도 흐릿해졌기 때문이다.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이 1945년에 출간된 이래, '고전' 으로 꼽히며

대중들에게 '정치란 무엇인가'를 우회적으로 질문하고 있는 이유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각각의 동물들이 상징하는 대상들이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아니 '익숙하다'라고 말하기에는 어쩌면 우리 자신의 모습인, 존재와 

혹은 언제라도 그런 지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상황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책의 첫머리는 아래와 같이 시작된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p.7)


말도 안되는 말이라고 생각하는가?


"모든 학생들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보다 더 평등하다."


"모든 직장인들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직장인들은 다른 직장인들보다 더 평등하다."


"모든 탑승객들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탑승객들은 다른 탑승객들보다 더 평등하다."


이런 말들을 계속 할 수록 왠지 납득이 가는 구석이 나오지 않는가?


공부를 잘 하는 학생, 규칙을 잘 지키는 학생, 예체능이 뛰어난 학생, 어학 능력이 뛰어난 학생.

혹은 학급이나 학생회 임원으로 다른 학생들을 대표하는 학생들은,

특정한 상황에서 다른 학생들보다 더 평등함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그 '더 평범함'이 '특정한' 상황을 넘어 평범한 상황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순간이 와도

그들은 그럴 '자격'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능력에 따라 맞는 '대접'을 받게 되기도 한다.

그 경계가 흐려질 때, 소위 말해 '차별 대우'라는 말이 머리 속에 떠오르게 되고,

곧 스스로가 '차별 대우'의 벽을 넘을만한 존재는 아니라는 자기검열/자아비판/반성이

이 상황을 지나가게 만든다.


직장인은 어떠한가?

같은 일을 하지만 정규직/비정규직, 원청/하청, 대기업/중소기업으로 나누어

(혹은 같은 기업 안에서도 주류와 비주류, 주무부서와 지원부서로 나누어) 

그곳에 속하지 못한 존재들의 차별적 대우를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가?

물론, 입사과정에서의 절차와 단계가 달라 그것을 충족하기 위한 조건이 달랐다는 

전제가 있을 수도 있겠으나, 그 이유만으로 같은 노동을 다르게 취급하는 일은 비일비재하고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의 '지원요청'에 '덜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업무가 바뀌기도 한다.


탑승객은 좀 더 쉽다.

그들이 내는 돈에 따라, 혹은 지위에 따라 그들이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서비스가 달라진다.

저렴한 좌석에 탔을 때는 요구할 수 없는 일들이, 값비싼 좌석에 탔을 때는 가능해진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라면 이것은 매우 정당한 일이다.


우리는 언제나 차이를 구별해낸다.

그리고 그 차이를 차별을 정당화 하는 데에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각자의 역할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비난받고 탄압받고 시스템에서 쫓겨나게 된다.

 

즉, 누구라도, 언제라도

선동/선전의 명분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하루 아침에 역할이 바뀔 수도 있다.


저자 조지 오웰은 동물들을 빌려 인간 사회를 날카롭게 풍자한다.

동물들이 무능한 인간을 쫓아내기 위해서 명분을 사용하고,

그 명분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다른 동물들을 선동과 선전의 도구로 사용하고

동물 내부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7가지 규칙을 만들어내고

'무능한 인간'처럼 쫓겨나지 않기 위해서 규칙이 왜 생겨났는지, 왜 지켜야 하는지

숙고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과정없이 무조건적으로 '무능하지 않음'을 증명하기 위해

애를 쓰며 기꺼이 부역자의 길을 꾸역꾸역 걷는다.

착취가 일상화되고, 조금이라도 의문을 제기하려고 한다면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거나

'후손들의 미래'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거나 희생하지 않는 

이기주의자, 게으름뱅이, 혹은 '당해도 싼' 존재로 낙인찍어 따돌려 버린다.

어느새 사실과 진실은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되고, 기득권을 쥔 누군가를 위해서 

또다시 '동물농장' 속에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 뿐이다.


소설 <동물농장>에서는 언뜻 악역이 확실해 보이지만 

독자는 책을 읽어가면서 악당/악역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소설의 마지막은 아래와 같다.


"창문 밖에서 지켜보던 동물들의 시선은 돼지에서 인간으로, 인간에서 돼지로,

다시 돼지에서 인간으로 왔다갔다했지만, 돼지가 사람인지, 사람이 돼지인지, 

어떤 것이 어떤 것인지 분간하기란 이미 불가능해져 있었다." (p.196)


특히 모모북스에서 나온 소설 <동물농장>은 서문과 '조지 오웰이 대하여' 

그리고 '작품 줄거리 및 해설'을 통해 <동물농장>의 작가 조지 오웰이 처한

사회적, 정치적 상황의 배경지식을 제공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이 텍스트를 보다 풍부하게 읽고 해석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담담하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며, 감정에 호소하지 않는 스토리텔링 기법은

오히려 묵직한 한 방이 있어 책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만들고

<동물농장>에서 등장하는 문구와 프로파간다는 

지금의 정치인들이 선거 때마다 부르짖는, 듣기 좋고 뭉뚱그려져 실체가 불명확한 구호 및

본래 의미가 퇴색되어버려 사용자 누구라도 마음대로 그 뜻을 이용해버리는 단어들로

어렵지 않게 호환된다.

이래서 고전은 고전인가보다. 

(이름은 아는데 읽은 적은 별로 없다는 점에서도 ^^

 그리고 읽어보면 정말 감탄하게 되고야 만다는 점에서도)


TV 프로그램을 통해, <동물농장> 제목만 읽다가 제대로 내용을 읽어보게 되었고

패널들의 해석과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보는 과정이

책 읽기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새삼 느끼게 해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DESSERT DAYS 디저트 데이즈 - 블렌디가 소개하는 파리의 베이킹
홍은경(BlenD) 지음 / 책밥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깔끔한 데코처럼 깔끔한 표지!

프랑스 현지에서 사람들이 즐기고 있는 빵, 과자, 잼, 젤리, 마카롱들이

눈으로만 보아도 식감이 느껴질 정도로 실감나게 사진으로 펼쳐지고,

'초보자'를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실력자'들도 즐겁게 도전해 볼만한 

일반인에게 익숙한 디저트부터 전문가들이 알 법한 디저트까지 소개되는 책이

<디저트 데이즈> 입니다.




지금같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요구되는 시기에, 프랑스로 여행 가기는 커녕,

우리나라 곳곳에 맛집이나 핫플레이스도 가기가 머뭇거려지는 게 현실인데

이 책을 보면 대리만족이라고 해야할까요?

파리 곳곳의 디저트숍을 탐방하는 기분을 물씬- 느껴볼 수 있답니다.

QR코드와 함께라면~ 어디든 갈 수 있달까요? ㅎㅎㅎ


먹는 것을 좋아하고, 맛있는 것은 더 좋아하고, 먹을 것을 맛있게 만드는 데

탁월함이 있는 프랑스 파리 사람들이 실제로 찾아서 먹곤 하는

유명 셰프들의 역사적인 디저트 숍들부터, 새롭게 도전하는 디저트가 나오는 트렌디 숍까지.

파리의 풍경과 숍, 디저트를 엽서처럼 담은 사진은 맛에다 '갬성'까지 더해줍니다.


프랑스어와 한국어가 함께 적힌 메뉴판을 보는 기분으로 책을 펴보면,

이런 것도 있었구나~ 싶은 신세계가 펼쳐집니다. 


머랭 디저트, 패블로바, 마카롱, 키슈, 슈, 에끌레어, 타르트, 피낭시에, 카늘레 처럼

발음도 어려운 디저트들이 소개되고 재료와 만드는 레시피까지 잘 나와 있답니다.

베이킹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집콕의 시간을 달달하게 보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디저트인가 식사인가!!

화과자처럼(!) 네모 반듯해서 아보카도+연어를 올려놓은 것. 

뷔페에서 이 비슷한 것을 먹어본 것 같아요.

사진을 보며 맛을 상상하고, 재료를 읽으며 구체적으로 맛을 하나하나 음미하다보면

만들기는 곰손인 저는, 리스트만 짜놓게 되더라구요.

이걸 어디 가서 언제 사먹나~ 하고요. ^^



그러다가, 출퇴근길에 종종 만나는 '익숙한' 마카롱을 보면 반갑기도 합니다. ㅎ

바닐라 위에 과일, 꼬끄의 달달하고도 쫀득한 맛이 마구마구 상상되지 않나요?

색깔의 조합도 정말 예쁘죠?

마카롱은 눈으로 80%를 먹는다고 생각하는 1인으로서, 책만 봐도 행복해집니다. :)





빵에 가까운 디저트 뿐 아니라 잼이나 과일 젤리, 그리고 진짜 '초코 우유'까지

40여 가지에 달하는 디저트를 본인의 취향과 입맛대로 골라서 만들어 볼 수 있는,

베이킹클래스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 저자의 노하우가 듬뿍 들어간 레시피 북이랍니다.


아까도 말한 것 같지만 사실 만들지 않아도, 사진만 봐도 좋아요.

정성껏 좋은 재료를 골라서, 하나하나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읽으며

고소하고 새콤하고, 달콤한 냄새가 공간에 가득 퍼지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달달구리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책이었어요.



저자 홍은경(BlenD)님은 처음에는 프랑스 디자인 브랜드를 수입하는 일을 하셨다고 해요.

아름다움을 알아차리는 감각이 아름다움을 만들고 싶은 마음으로 변했을까요?

프랑스 디저트에 대한 관심을 생각으로만 그치지 않고 매년 프랑스로 단기연수를 다녀오며

현재는 서울 도곡동에 본인의 이름을 건 블렌디스튜디오에서 베이킹 클래스도 진행하시며

프랑스식 디저트를 한국에서 맛 볼 수 있도록 + 직접 가서 배우기 어려운 독자들에게 

베이킹을 책을 보고 따라해 볼 수 있도록 친절하고 유용한 설명을 더해 이 책을 출판하셨습니다.


뒷면까지 맛있는 책 <디저트 데이즈> 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