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로푸드 - 자연이 준 건강한 선물 The 쉬운 DIY 시리즈 17
소나영 지음, 이정열 사진 / 시대인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음식의 고유의 맛을 좋아한다. 물론 요리를 잘 못하기도 하다.

그런 나에게 <맛있는 로푸드>라는 책 제목은 정말 끌리는 요리책이었다.


왠지 신선한 음식재료가 있으면 간단하게 썰고 믹싱볼에 넣어 살짝 섞어 먹으면 될 것 같은,

혹은 블렌더에 넣어 갈아 바로 마시면 될 것 같은 음식들이 잔뜩 있기를 바랬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 책은 나같은 초짜 로푸드 입문자부터 제대로 기술 들어간 로푸드 미식가까지의 입맛을 돋궈줄 85가지나 되는 생생한 음식들의 레서피가 잔뜩 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따뜻한 밥과 국, 건강에 좋은 나물 반찬들도 일단은 모두 45도 이상의 열로 조리한 음식이다. 강한 열로 볶거나 삶고 데치고 튀기고 굽는 동안 파괴되는 영양소들을 생각해보자고 시작한 것이 로푸드(Raw food)이다.


로푸드의 좋은 점

1. 효소 : 효소는 우리 몸의 모든 활동에 촉매재 역할을 하고 있다. 전반적인 대사활동에 쓰이고 소화에도 쓰이는 효소는 평생 일정량만 생성되기 때문에, 로푸드를 섭취하면 45도 이상의 열에서 파괴되는 효소를 보충해 먹을 수 있다.


2. 내 몸의 ph농도 : 탄수화물, 탄산음료, 인스턴트 푸드, 달콤한 디저트와 더불어 화식으로 조리한 음식들은 대표적인 산성 음식이다. 우리 몸의 적합한 ph는 7.35~7.45로 이를 맞추기 위한 가장 이상적인 식습관은 20%의 산성음식과 80%의 알칼리성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알칼리성 음식은 과일과 채소! 

단, 덜 익은 과일은 산성이므로 충분히 잘 익은 과일을 먹는 것이 중요!!


3. 파이토뉴트리언트 : 식물을 의미하는 파이도(phyto)와 영양소를 의미하는 뉴트리언트(Nutrient)가 합쳐진 합성어로 식물만이 가지고 있는 영양소라는 뜻. 


로푸드 요리를 시작하기 위해선 꽤나 준비해야할 것도 많았다. (p.12-13)

아가베시럽, 메이플시럽, 코코넛설탕, 대추야자, 히말라야핑크소금, 코코넛아미노스, 카카오파우더, 바닐라엑기스, 건조 코코넛;;;;


그나마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의 목록은 생간장(가열설균처리하지 않은 생간장이지만 집에 있는 일반 간장을 써도 무방;;), 

사과식초(원래는 아플사이다식초를 사용하거나 감식초를 사용하지만 맛은 일반 식초와 크게 다르지 않단다), 오리브오일, 코코넛오일, 유산균(그냥 마트에서 파는 거 말고, 식물성 유산균이며 해외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다고...)


결국, 처음부터 욕심내지 않고 차근차근 로푸드를 실행해야겠다고 결론 내렸다. ^^


책의 구성도 아래와 같이 되어 있어, 자신이 원하는 것부터 골라서 만들어도 좋다!


- 그냥 갈면 되는 (재료 구하기가 관건인) 주스&스무디

- 베이킹 공력이 필요한 디저트&스낵&아이스크림

- 파티음식으로 내면 좋을 것 같은 메인요리

- 가장 자신있게 도전해 볼 만한 샐러드&스프

- 만드는 법을 배워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는 딥/소스&발효식품


구하기 어려운 재료를 다듬는 법에서 긴장이 되었다면 ^^


간단하게 케일을 말려 소금과 올리브오일만 넣어 맛있게 먹어도 되는 칩 만드는 법으로 자신감 회복!! ^-^


그래서 책에 나온 레인보우 샐러드 (p.142)를 응용한 나름, 색을 갖춘 샐러드 만들기!


콩과 시리얼을 내가 직접 말려서 만든 것이면 좋았겠지만

이미 켈**의 큰 공장에서 나의 수고로움을 덜어주어, 1등급 우유만 부어 함께 했다. 


음식 만들기를 귀찮아하고,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요리의 첫걸음부터 고급진 채식음식까지 만들 수 있도록 점차 허들을 높여주는 책이라

앞으로도 오래오래 옆에 두고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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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성의 꿈꾸는 다락방 (양장) - 꿈을 현실로 만드는 공식, R=VD, 10주년 개정증보판 이지성의 꿈꾸는 다락방 (양장) 1
이지성 지음 / 차이정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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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마음을 다해 바라면 우주가 돕는다'


이젠 약간 희화화된 이 말과 <씨크릿>류의 성공심리책이 유행을 타기 시작할 즈음

이지성 작가가 냈던 <꿈꾸는 다락방>이 개정판으로 다시 나왔다.


이지성 작가는 <아서 고든 빔의 이야기>, <캐롤라인호> <타이탄호의 침몰 혹은 부질없음> 등등의 책에서 작가가 생과 사를 갈랐던 이야기가 현실이 되어 나타난 무시무시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사람들이 암시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생각의 기저에 깔고 있던 의식들이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소개한다. 


그리고

'이미 성공한 모습을 마음속으로 생생하게 그리는 습관은 목표를 달성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라는 것을 R=VD 공식으로 300여 페이지에 걸쳐 몇 번이고 반복적으로 (세뇌당하는 기분도 들었다 ㅎㅎㅎ;;;) 독자에게 강조한다.


생생하게 vivid 꿈꾸면 dream 이루어진다 realization


이지성 작가의 초창기도 엄청 어려웠다.
14년 7개월동안 무명이었고, 20대에는 집안의 빚때문에 경제적으로 -직업이 있음에도- 힘들었으며 작가 스스로 도시 빈민이라고 칭하는 생활을 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자신의 성공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는 그의 얘기가 정말 믿기지 않았다.
여기서 그와 내가 다른 것일까?

이지성 작가는 성공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나는 성공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성공은 확신의 강도에 비례해서 찾아온다.

그러나, 이것을 마음 속 깊이 받아들이기엔 좀 어려웠다. 솔직히, 자꾸 의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말을 한다고 된다고? 그냥 허황된 꿈을 꾸는 게 아니고?? 라는 의문을 떼어낼 수 없었다.

하지만 이지성작가가 알려주는 성공을 생생하게 느끼게, 믿게 만드는 방법은 매우 유용하다는 점은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1. 확신의 힘
 - 성공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대수롭지 않게 툭툭 내뱉기
 - 성공할 기회를 만나면 자연스럽고도 신속하게 붙잡기

2. 성공을 확신하는 사람의 자세
 - 말에 힘이 있다는 것을 믿기
 - 세상이나 사람들이 당신의 말을 어떤 태도로 듣든 상관하지 않기

현실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따라서 안되는 게 더 확률이 높아'라고 스스로 자기를 틀에 가두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상황과 자신의 한계를 미리 설정해두고 실패해도 안전하게 핑계로 삼았던 적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나같은 ^^;;- 아래와 같은 기법은 매일 반복하여 자기를 단련하기에 좋을 것 같다.

1. 꿈의 노트를 한 권 마련한다.
2. 노트에 꿈을 적는다.
3. 적으면서 또는 적은 내용을 소리 내어 읽으면서, 꿈이 이루어진 모습을 생생하게 그린다.



나도 이것을 해보았다. 읽으면서 되도록 회의감이나 '되겠어?' 하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노력했다. 그러다, 갑자기 이성이 지나치게 개입해 '너 뭐하니?' 하며 R=VD공식을 위협할 때

아래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니, 참 좋았다.


<멘토와 함께 하는 상상의 회의>


나 혼자만으로는 안될 것 같을 때, 내가 멘토로 삼고 싶은 사람들을 소환해 현 상황에 대해 회의를 해보는 방법. 언제 어디서든 가상의 대화를 통해 나의 생각을 다듬고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 바로 상상의 멘토링, 가상의 회의/대화이다.


상상의 멘토링을 받게 되면, 나의 입장과 나를 지지해줄 사람, 나에게 (발전적으로) 비판적인 충고 또는 격려를 해줄 사람들을 실제로 만났을 때, 좀 더 준비된 상태로 대응할 수 있게 되어 나를 안정적이고도 여유롭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발견해서, 불안하고 부정적인 생각이 스물스물 피어오를 때

쿠키처럼 떼어내어 읽었던 시로 마무리!


<지금 당장 해야하는 말>


내가 오늘 너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는데 말이지.

"넌 잘될 거야!"

"정말 잘될 거야!"

"심히 잘될 거야!"

"진짜 잘될 거야!"

아니, 이런말들로는 한참 부족해.

"넌 말이지.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너보다 더 잘풀리는 인생을 산 사람이 없었다는 소리를 듣게 될 거야"

"네가 꾸는 꿈은 다 이루어질 거야."

"네가 바라는 소원도 모두 이루어질 거야."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도 다 잘될 거야."

"네가 만나는 사람들도 모두 잘될 거야."

"넌 복 받았어. 하나님께 엄청난 복을 받았어. 그래서 넌 말이지. 잘돼! 무조건 잘돼!"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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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조조전 1 - 농단의 시대, 흔들리는 낙양성
왕샤오레이 지음, 하진이.홍민경 옮김 / 다연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내가 천하를 버릴지언정, 천하가 나를 버리지 못하게 할 것이다!



삼국지의 간웅 조조를 연구하고 대변하는 21세기의 중국인 왕샤오레이가 

유비, 관우, 장비의 시각이 아닌, 조조의 시각에서 다시 삼국지를 썼다. 

그것도 15권이나! <삼국지조조전>이 삼국지 팬들에게 기대작으로 떠오를만도 하다. ^^


작가 왕샤오레이는 분명 조조에 대한 사랑이 크다. 그러나 무조건 조조의 선택과 행동을 변명하고 감싸는 지는 않는다.

그는 집요하리만치 현존하는 조조의 모든 사료를 읽고 조조의 흔적을 쫓아 10여년을 연구하여 철저한 고증을 하였고 그것을 바탕으로 조조라는 인간의 어린시절, 가정사, 즐겼던 옷차림, 먹거리, 사소한 버릇, 지략과 지혜를 파악한 뒤 자신의 상상력을 보태 생동감 넘치게 조조의 행적을 풀어놓았다.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무협지 느낌이 나기도 했다 ^^)


1권은 조조의 어린 시절의 에피소드부터 시작된다.

조조의 무서울 정도로 이기적인 지략/잔꾀가 어떻게 그의 성장과 함께 커왔는지

조조가 사람들을 만나며, 때로는 순수하게 돕고 사랑하고, 인정받는 과정들, 

좋아하는 것이나 사람을 자기 소유로 만들고 싶어 욕심내고 탐을 내다 드러나는 잔혹함이

드라마를 보듯 11개의 챕터로 전개되다, 도성에서 쫓겨가는 모습으로 1권이 끝난다.


책을 읽어갈 수록 조조의 종잡을 수 없는 심리와 행동이 (깔깔대며 웃다가 금새 차가워지는, 고마워하다 살해해버리는) 다음 권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키웠다.

 

삼국을 두고 천하를 움켜쥐려 했던 한 영웅이 막 영글어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15권을 서가에 쭉~ 꽂아두면 꽤 뿌듯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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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걸렸다는데, 저는 건강히 잘살고 있습니다 - 암 환자의 마음을 회복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27가지 질문
호사카 다카시.이마부치 게이코 지음, 민경욱 옮김, 함봉진 감수 / 비타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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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전직 카피라이터이자 2014년 염증성 유방암이 간 주변으로 전이되어 4기 판정을 받은,

10년간 여성 잡지 편집부에서 일하고, 광고계통에서 치열하게 일했던 사람, 이마부치 게이코씨가

일본 정신종양학 분야의 1인자이자 면역 기능을 회복시키는 마음 치유법을 연구해온 의사이자 교수인 호사카 다카시를 만나 얻은 '사소한' 방법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서평을 쓰기 전, 이 책을 다음 중 하나라도 해당하는 사람에게 필독을 권하고 싶다. 


암에 걸린 사람들을 안쓰럽게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암에 걸려 하루에도 열두번씩 몸과 마음이 맑았다 흐렸다 하는 사람들에게,

암에 걸리지 않았어도 가족, 친구, 지인 중 암환자가 있어 어찌할 바 모르는 사람들에게,

암에 걸리지 않았어도 삶에서 암처럼 커다란 장애물을 만나 마음의 회복탄력성을 잃은 사람들에게.



"암 입니다."

이렇게 담담하게 말하고 들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항암요법의 괴로움, 정해져 있는(것 같은) 삶의 종료시간, 암과 싸우며, 항암치료를 받으며

무너지는 몸과 마음, 변하는 얼굴과 체력, 정신, 그리고 이별해야하는 사람들.


암이라는 얘기를 듣고 절망하고 괴로워하다, 사실을 부정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다 찾아가며 암을 완전히 떼어낼 수 있을 거라 전의를 불태우고, 왜 내가 이런 운명에 처한 건지 분노하다, 결국 그 모든 것을 포기/포용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절차(?)처럼 여겨졌는데

호사카 다카시 교수는 암은 '만성질환'의 하나로 느긋하게 평생 함께해야 할 병이라고 얘기한다.


이 말만 들으면 상당히 태평한 소리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 부분을 읽을 때 난, 마치 암이 평생 함께해야할 더러운 성질머리(?) 정도로 들렸다.

책을 읽으면서 평소 죽음에 대한 고민 없이 죽지 않을 것처럼 살다가 

조만간/곧/언젠간 죽을 것이라는 알람소리를 미리 들은 사람들이

그 알람소리를 못 들은 사람들에 비해, 

오히려 더 몸과 마음의 건강을 다질 기회를 얻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없어져야 그것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너무 흔하고 늘 반복되서 익숙해지고 항상 있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 사람들을 떠올렸다. 

아무 생각없이 살면 안되겠다는,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을 찾아 매일 그것을 누리고,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책을 읽어나갈 수록 점점 강하게 들었다.




유방암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환자들을 지지하는 핑크리본을 보고 

세월호 유가족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를 보내는 노란리본이 떠올라 울컥했다. 

암이나 사고, 이별, 고난처럼 무서운 삶의 돌뿌리들에 채여

상처입고 고통받는 것은 온전히 혼자만이 느낄 수 밖에 없는 아픔이지만

그 아픔을 달래주고 완화해줄 수 있는 것은 연대의식이라는 것에 깊은 감동이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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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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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토, 야행, 기묘.


잘 어울리는 단어의 세트다.

일본 특유의 탐정+귀신+환상+어둠이 잘 버무려진 "야행"은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를 썼던 교토의 작가 모리미 도미히코의 작품이다.


배경은 현재여서 매우 익숙하지만, 이 작가가 다루는 이야기는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그래서 읽다보면 고개를 갸웃~하며 낯선 세상으로 빠져버리는 묘한 매력이 있는데,

이 책 <야행>은 주인공들의 대사를 따르다, 문득 다른 세계의 입구 앞에 우뚝 서 있는 느낌을 받았다.


학생 시절 영어회화학원을 같이 다녔던 친구들이 '구라마 진화제'에 구경가자고 다시 모였다.

10년만에 구라마의 진하제에 왔다가 10년 전 밤, 홀연히 사라져버린 동료 한 명을 -혹은 동료라고 착각할 만 한 사람을- 보게 된다.

그녀의 뒤를 쫓아가다 들어간 화랑 안에서 그녀는 당황스럽게도 존재하지 않고 

화랑 주인은 그런 여자는 본 적이 없다고 하고 

결국 '나'는 심상치 않은 여자들이 새겨진 '동판화' 를 보고 그것에 얽힌 이야기를 듣게 된다.


눈도, 입도 없이 매그러운 하얀 마네킹 같은 얼굴을 기울이고 있는 여자들.

비로드 같은 검은 배경에 하얀 농담으로 그린 풍경.

같은 밤이 한없이 펼쳐져 있는 듯한 느낌.


죽을 운명이 보인다는 불길한 얘기, 새벽이 오지 않을 것 같다는 무심코 던진 말들이

씨실과 날실이 되어 끝없는 어둠을 걷고 있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들을 꿰어내는데

어떤 무늬가 생길지 짐작은 가지만, 실제로 그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을 읽고 있으면

일본 괴담 특유의 오싹함이, 더운 여름밤을 살짝 식혀준다.

(제일 더울 때 읽었는데, '여름의 더위를 쫓아버릴' 정도는 아니어도 ^^;;; 

불쾌하게 찝찝한 여름밤의 더위를 잠시 잊게 해주었다! 이건 리얼. 실제상황 ㅋㅋ)


작가는 주인공들만 베틀 위에 올려놓는 것이 아니다.

중간중간 독자들에게도 은근히 힌트를 주기도 한다. (고 나는 느꼈다)


내막을 알고 나니 어린아이 눈속임 같은 것이었다.

그는 내 마음을 읽은 게 아니었다.

그저 내 교토 시절을 알고 있었을 뿐이다.

...

어느 대학생이 '우리에게는 세계의 실상이 결코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는 온갖 덮개를 벗겨내고 진실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게 예술가의 역할이라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사에키는 '그게 마경'이라고 소리쳤다.

p.195-196


책의 마지막 줄

산 너머에서 비치고 있는 것은 서광이었다. p.272


을 끝으로 긴 야행을 마쳤다.


ps :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뫼비우스의 띠를 내려오고 나니

올해 별로 인기를 끌진 못했지만, ^^;; 소재는 무척 흥미로웠던 김윤진, 옥택연배우의 <시간위의 집>도 생각났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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