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에 걸렸다는데, 저는 건강히 잘살고 있습니다 - 암 환자의 마음을 회복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27가지 질문
호사카 다카시.이마부치 게이코 지음, 민경욱 옮김, 함봉진 감수 / 비타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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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전직 카피라이터이자 2014년 염증성 유방암이 간 주변으로 전이되어 4기 판정을 받은,

10년간 여성 잡지 편집부에서 일하고, 광고계통에서 치열하게 일했던 사람, 이마부치 게이코씨가

일본 정신종양학 분야의 1인자이자 면역 기능을 회복시키는 마음 치유법을 연구해온 의사이자 교수인 호사카 다카시를 만나 얻은 '사소한' 방법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서평을 쓰기 전, 이 책을 다음 중 하나라도 해당하는 사람에게 필독을 권하고 싶다. 


암에 걸린 사람들을 안쓰럽게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암에 걸려 하루에도 열두번씩 몸과 마음이 맑았다 흐렸다 하는 사람들에게,

암에 걸리지 않았어도 가족, 친구, 지인 중 암환자가 있어 어찌할 바 모르는 사람들에게,

암에 걸리지 않았어도 삶에서 암처럼 커다란 장애물을 만나 마음의 회복탄력성을 잃은 사람들에게.



"암 입니다."

이렇게 담담하게 말하고 들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항암요법의 괴로움, 정해져 있는(것 같은) 삶의 종료시간, 암과 싸우며, 항암치료를 받으며

무너지는 몸과 마음, 변하는 얼굴과 체력, 정신, 그리고 이별해야하는 사람들.


암이라는 얘기를 듣고 절망하고 괴로워하다, 사실을 부정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다 찾아가며 암을 완전히 떼어낼 수 있을 거라 전의를 불태우고, 왜 내가 이런 운명에 처한 건지 분노하다, 결국 그 모든 것을 포기/포용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절차(?)처럼 여겨졌는데

호사카 다카시 교수는 암은 '만성질환'의 하나로 느긋하게 평생 함께해야 할 병이라고 얘기한다.


이 말만 들으면 상당히 태평한 소리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 부분을 읽을 때 난, 마치 암이 평생 함께해야할 더러운 성질머리(?) 정도로 들렸다.

책을 읽으면서 평소 죽음에 대한 고민 없이 죽지 않을 것처럼 살다가 

조만간/곧/언젠간 죽을 것이라는 알람소리를 미리 들은 사람들이

그 알람소리를 못 들은 사람들에 비해, 

오히려 더 몸과 마음의 건강을 다질 기회를 얻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없어져야 그것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너무 흔하고 늘 반복되서 익숙해지고 항상 있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 사람들을 떠올렸다. 

아무 생각없이 살면 안되겠다는,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을 찾아 매일 그것을 누리고,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책을 읽어나갈 수록 점점 강하게 들었다.




유방암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환자들을 지지하는 핑크리본을 보고 

세월호 유가족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를 보내는 노란리본이 떠올라 울컥했다. 

암이나 사고, 이별, 고난처럼 무서운 삶의 돌뿌리들에 채여

상처입고 고통받는 것은 온전히 혼자만이 느낄 수 밖에 없는 아픔이지만

그 아픔을 달래주고 완화해줄 수 있는 것은 연대의식이라는 것에 깊은 감동이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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