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를 날게 하라 - 기업의 운명을 바꾸는 실리콘밸리식 혁신 비법
스티븐 호프먼 지음, 이진원 옮김 / 마일스톤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에는 왜 나오지 않느냐고 한탄하는 몇가지가 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같은 실리콘밸리 스타일의 세계적 기업.

노벨상 수상자. 같은 것들이 그것이다.


노벨상이나 기업을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경기처럼

무조건 열심히 노력하면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하고

공허하게 들리는 '규제철폐' 구호나, '창의력' '도전정신'을 강조할 때

저자 스티븐 호프먼은 "혁신"을 얘기한다.


혁신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피로감이 들 정도로 우리나라의 곳곳에서 이미 많이 써버린 용어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이 '혁신'을 제대로 알고 있던 것일까?


대기업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 라고 일갈하며

불량률이 높은 휴대폰들의 집단 화형식을 거행하고 난 뒤

'혁신'은 통째로 바꾸는 것, 근간부터 고치는 것, 실패하면 도태되는 것으로

무시무시한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연쇄창업가(연쇄살인마도 아니고;;) 벤처투자자, 에인절투자자, 

모바일 스튜디오 사장, 컴퓨터 엔지니어, 영화 제작자, 할리우드 TV임원 등

다양한 분야를 종횡무진하며 경력과 경험을 쌓은 저자는

'호프먼 선장'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혁신에 대한 방법을 설파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기술에 대한 관심과 경쟁이 높을 때 

오히려 기술이 전부라는 착각을 버리라며, 창의적 생태계 구축을 말하고

혁신은 모방에서 시작되며, 성공하는 기업가는 역발상을 한다고 말한다.


"작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당신의 솔루션을 높게 평가해주는 고객을 잡고 그 사람에게 집중하세요"

(p.64)


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반적인 말이지만 적용하는 대상에 따라 

큰 파급력을 발휘하고 수익을 창출한다. 다음과 같이 말이다.


자전거 자물쇠부터 자동차 문, 서류 캐비닛에 이르기까지 

어떤 기기라도 열 수 있는 만능 앱을 개발하고자 했던 타이완 기업은

이 앱을 당장 유료화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 공짜로 앱을 나눠주고

앱 내에 소셜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각종 제조업체와 제휴를 맺으려고 했다.

문제는, 해당 기기의 문이 열리려면 모든 사용자가 

사용할 기기에 특별한 하드웨어를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작게' 생각한 방식은 간단하다.

보안을 중시하는 회사를 공략 대상으로 삼아

하나의 스마트폰 앱으로 문, 책상, 서류 캐비닛, 창고를 포함한

조직 내 모든 중요한 지점에 접근을 통제할 수 있는 보안 솔루션을 구축하라.

그리고 실행된 스마트 잠금 횟수에 따라 요금을 청구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새롭고 신선한 발상을 '되게' 만드는 방법은 

오히려 '작게' 생각하는 것이다.


작은 팀과 작은 시작, 작은(제한된) 예산이

변화의 파도에 좀 더 빠르고 날렵하게 올라탈 수 있게 만들고

실패의 충격을 완화시키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탐구하고 더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동기를 만든다.


반면 커야만 하는 것도 있다. 바로 '기회'이다.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 회사가 에인절투자와 시드투자를 받으려면

팀, 고객, 제품. 시장, 비밀소스(차별화 지점)의 5가지를 고려하여

대박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작가는 6장에 걸쳐

각 요소들을 어떻게 구성하고 운영하며 혁신해야 하는지

본인의 경험과 업계의 트렌드를 적절히 섞은 예시를 들어가며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혁신은 해야하는데 어떻게 해야하는 지 모르겠는 관리자나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 혹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싶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에 대한 '실리콘밸리 DNA'를 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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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공부 5일 완성 - 마흔 살에 시작하는
샌드 타이거 샤크(박민수)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1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

학업을 마치고 사회초년생이 되어 업무에 익숙해질 때쯤,

그리고 노후를 위한 자산형성에 구체적으로 관심이 갖게 되는

40대들에게 '주식'은 일종의 도전과제이다.


주식으로 대박을 친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솔깃하다가도

미국과 중국 증시, 영국, 홍콩, 인도, 베트남 등

세계 곳곳의 경제에 따라 널 뛰듯 춤을 추는 주가에 '폭망'한 사람들 얘기엔

"그래, 주식 안하길 잘했어" 하며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던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주식'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샌드타이거 샤크'라고 칭하는 저자 박민수가 

주식을 처음으로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책으로 냈다.


여의도 증권 유관기관에서 20년째 직장인으로 근무하고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증권 회사 등과 함께 하는 다수의 TF에 참여한 이력에

국내 신문, 방송사 신입 기자를 대상으로 증권시장에 대한 강의도 한 사람이다.


그의 성과와 꿈은 낭만적이다.

주식 투자로 마련한 목동 아파트, 

은퇴 후 가족과 몰디브에서 모히또 한 잔 하며 로맨스 소설 작가를 꿈꾼다.


주식을 처음 공부해보려는 사람에겐 다소 어려운 용어가 난무해서 그렇지

저자의 꼼꼼하고도 편안한 설명은 여러 번 곱씹으면 이해가 어렵지 않다.


다수의 경제지 및 경제관련 매체에서 추천서를 쓴 바와 같이

'묻지마 투자'로 쪽박을 차는 투자자들에게 

기본적 분석에 방점을 두고 투자 철학, 이론, 방법론을 종합해 알려주는

주식 투자 실전용 백과사전을 안겨준다.


마트나 온라인에서 물건 하나를 구매하려고 해도

여러 사이트를 전전하며 최저가를 검색하고 사용후기를 읽으면서도

그에 몇 배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할 때, 과연 얼마나 공부하고 알아보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며 반성하게 되었다.

특히, 저자의 경험과 지식을 녹여내어 만든 '마법의 종목선정표'는 

이 책의 핵심 중 핵심이다.


주가급등 호재와, 주가버블 우려, 고위험 상품 및 레버리지 투자,

환율, 금리, 원자재 가격 등 주의해야할 이슈들을 공부하는 방법 및

가치투자가 가능하도록 종목을 분석하는 방법을 단계별로 설명한다.


주식을 1도 모르는 사람의 입장에서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것은

글이나 말로만 설명하지 않고, 한 눈에 직관적으로 볼 수 있는

각종 검색사이트의 사진을 첨부해 둔 것이다.


전문용어들을 남발하며,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뽐내는 것이 아닌

책을 읽고 나서 투자자가 실제로 투자할 수 있도록

안목을 키워주고 방법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게 하는 책

<마흔 살에 시작하는 주식 공부 5일 완성>


주식초보에게 투자용 학습서로 매우 유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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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 일하며 삽니다 - 최소한의 일만하며 여유롭게 사는 법
박하루 지음 / 더블유미디어(Wmedia) / 201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무더웠던 여름이 가고, 서늘한 바람이 기분 좋아지는 가을.

모처럼 바깥 나들이를 하고 났더니 드는 생각.

'이대로 쭉- 쉬고 싶다'


이 생각을 읽었던 걸까, 아니면 

그동안 사무실에서 일하고 집에 가면 쓰러져 자느라

허접했던 체력이 환절기+무리한 주말 일정 크리를 맞아 모두 소진된걸까,

월요일에 눈 떠서 일터로 나가는데 온몸이 욱씬거린다.


월요병을 제대로 앓는건가 싶었는데

어째 점점 으슬으슬해지고 여기저기가 아프다.

고만, 딱 퇴근하고 싶은데 할 수 없을 때.

모든 직장인이 꿈꾸는 게 이 책의 제목 아닐까?


'하루만 일하며 삽니다'

(혹은 하루도 일하지 않고 살고 싶을 수도 ㅎㅎㅎ)



읽자마자 배가 아픈 제목의 책을 쓴 저자는 박하루님.


주5일제를 주1일제로 바꾼지 어언 5년.

그동안 굶어죽지 않고-_-; 살아남았다니 금수저 출신이 아닌가 의심됐다.


일을 줄이고 싶은 것은 누구나 원하는 것이지만

일을 줄이면 인생이 꽤나 고달퍼지지 않을까 염려하는 우리에게

작가는 발상의 전환을 얘기한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p.6)

창업 과정에서 남의 돈을 투자받지도 않았고 (이것이 정말 큰 메리트!)

아이템이나 트렌드를 분석하지도 않았다. (정말?)

고객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을 구상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도 않았으며,

밤낮없이 소호 사무실에서 불을 켜고 고심하는 스타트업 대표처럼

열정을 다해 일에만 매진하지도 않았다.

고 한다.


이게 과연 가능할까?

작가의 비법은 '핵심 가치'에 있었다.

그래서 책에 '성공을 위해 갖춰야 할 것'들은 그 무엇 하나 담아 놓지 않고

오로지 

해야할 일보다 하지 말아야 할 일,

갖춰야 할 것보다 버리고 비워야 할 것,

어떻게 하면 일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일에만 몰입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온전히 일보다 일상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을지,

에 집중해서 책을 썼다.


작가는 '우아한 백조'처럼 보이는 백수시절의 모습도 

늦잠 자고 일어나 할 일 없이 시간만 축내는 잉여의 모습과 다를게 없다며

스스로의 일상을 포장하거나, 자랑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부자가 된 후 견뎌야 한 극심한 생활고, 심적 외로움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일터에 '메여서' 다시는 오지 않을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을

단호하게 끊자는 작가의 말과 실천의 시작은 '하루만에 책 쓰기'였다.


누구나 '책 한번 써야지'하고 말았던 것을 (혹은 열심히 계획 세웠던 것을)

그 잉여로운 시간 속에 다져진 일주일 동안의 몰입을 위해

스스로에게 '하루 만에'라는 마감 시한을 정해 두고

자기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는 모습은, 읽는 나에게도 '신'과 '흥'을 줬다.


시간을 대하는 태도를 다르게 하는 것.

몰입해서 할 일을 끝내고, 돈보다 시간을 버는 것에 집중하는 것.

그래서 남은 시간은 온전히 휴식하여 번아웃을 방지하는 것.

이를 통해 일상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고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창작 행위로 일을 대하는 시선이

고객 위주에서 '나' 위주로 변하는 과정은

처음 책을 대할 때의 다소 의심스럽고 냉소적이었던 나의 태도를

'내가 머물고, 일하는 직장에서도 시험해보고 싶다.'로 바꾸게 했다.


각자가 원하는 만큼의 경제적 자유는 다를것이다.

작가처럼 살 수 없는 사람들이 아마도 훨씬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한치 앞의 미래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나중으로 행복을 미루는 것보다 지금을 누리는 '여유'를 갖기 위해

부, 시간, 경험을 '소유'하지 않고 '누리자'는 생각의 전환이

빡빡한 현실에서 오늘도 출근할 수 밖에 없는 나의 숨통을 틔워준다.


포기할 것, 내려둘 것과 집중할 것, 지켜야할 것을 생각하게 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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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위트리 스토리 - 깨지면서 발로 얻은 시골 펜션의 마케팅 성공기
하대석 지음 / 혜화동 / 2018년 9월
평점 :
품절



사실 펜션 '드위트리 스토리'를 시골펜션이라고 부르는 것은 반칙이다.


왜냐고? 펜션 사진을 한 번 보시라.

이걸 보면 강원도 첩첩산중에 오션뷰가 아닌 곳,

'아버지의 한 맺힌 애물단지땅'에 세워진 펜션이라고 누가 생각할 수 있을까?


여름 성수기에는 1년 전부터 예약이 차고

20, 30대들에게 가보고 싶은 펜션으로 꼽히며

우리나라에서 럭셔리 풀빌라펜션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이

'한국의 몰디브'라고 검색하는 펜션이 이곳이다.


주인의 이력 또한 특이하다.

2004년 SBS 공채로 입사해 사회부와 시사고발 프로그램, 경제부를 거친

기자가 부모님과 함께 '미디어 잇 셀프'라는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고안해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홍보하며, 운영하고 있다.


사실 기자이기 때문에 매체에 더 익숙하지 않을까하고 생각했다.

책은 크게 Part 1 [드위트리 기획 스토리] 우리가 만든 건 콘텐츠였다.

Part 2 [드위트리 마케팅 스토리] 고객에서 시작해 고객으로 끝난다.

Part 3 [미디어 잇 셀프 전략] 모든 것이 미디어다. 로 구성되어 있다.


온라인 홍보 마케팅으로 '펜션'이란 상품을 팔려고 시도했다가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인 '미디어'를 관점으로 펜션과 사업을 보게 된

작가의 실패와 성공, 주춤거림이 고스란히 적힌 생생한 경험은 

창업을 생각하거나 마케팅에 관심있는 독자에게 매우 흥미진진할 것이다.



1인 미디어 시대, 유명 블로거 같은 익숙한 개념에서

누구나 시작이 가능한 유투버들이 고액의 수입을 거두는 이 때,

콘텐츠로 승부하고 나아가 콘텐츠의 등급별로 

저절로 수익을 창출하는 경지에 이르는 비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뒀다.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다.


바로 유명 블로거의 펜션 '솔직후기'에 임하는 작가의 자세.

자신이 기자로 사회 여러 분야를 파고들며 비리를 들춰냈던 때와

경영하는 입장에서 사소하다고 놓치거나 알면서 넘겨버렸던 부분을 

역시나 자신만큼의 자부심과 정의감으로 하나하나 비판하고

회유하려던 (작가 표현대로) 비굴한 부탁에 딱 잘라 거절하던 일화와

이를 통해 다시 세심한 '콘텐츠' 운영이라는 큰 원칙을 정립했던 경험이 

정말 솔직하게 '리포트' 되었다.


첫인상이 가장 중요하여 홈페이지에 최선을 다하고

다른 펜션과는 차별화된 컨셉을 잡는 것은 새롭지 않다.

하지만, 펜션이라는 '공간'을 파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힐링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려는 '경험'을 콘텐츠로 삼은 것은

정말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


펜션을 차리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

예를 들면 도면 작성, 인테리어, 가구, 커튼 구매, 공사 진행 상황까지

자세하게 적어,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 독자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이미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홍보 마케팅에 거액의 돈을 지속적으로 쏟아붓지 않고도

콘텐츠를 소비자가 스스로 생산하고 좋아하고, 퍼뜨릴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마케팅 사례, 할인 및 제휴 이벤트, 플랫폼 입점 비법등의 

꿀팁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으나,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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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달과 별, 모두 다 너의 것 - 아이에게 학습지 대신 풀꽃을 건네준 엄마의 산골마을 다이어리
신순화 지음 / 청림Life / 2018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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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방식에 정답은 없어, 오히려 혼란스럽다.

저 집의 그 아이에게는 찰떡같이 들어맞는 방법이

우리 집, 내 아이와는 상극인 경우도 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심지어 본인에게도,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처음인 

아이의 한 해 한 해를 어른으로서, 무엇보다도 부모로서

아쉽지 않고 충만하게 채워주고 싶은 마음과 바람은 얼마나 클까?


여기, 아이에게 학습지 대신 풀꽃을 건네는 삶을 선택한 엄마가 있다.

저자 신순화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육아 칼럼니스트

읽고 쓰고 말하는 사람

필규, 윤정, 이룸이의 엄마

최돈거의 아내


자기의 직업과 일을 먼저 말하는 사람.

세 아이의 엄마

한 남자의 아내로

가정 내에서의 역할을 깔끔하게 말하는 사람의 글이라 

자기 방식이 옳다- 는 생각이 차 있으면 어쩌나 했지만, 

그녀도 이렇게 고백한다.


학원에서의 조기교육 대신 

하늘과 바람과 숲을 누리는 어린 시절을 주고픈 마음에

아파트를 떠나 마당 있는 시골집을 선택했다는 작가.


혼자서만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가족 구성원의 (특히 남편!) 동의를 얻었을까? 

문화시설과 편의시설이 없는 곳에서 아이들은 싫증을 내지 않았을까?

TV 난시청인 곳에서 각종 드라마는 어떻게 포기할까?

아이 셋을 데리고 백화점, 마트, 심지어 병원과도 한참 떨어진

한 시간에 한 대 마을버스가 다니는 시골 생활의 불편함을 어떻게 견딜까?

하는 남 걱정을 먼저 한다. 오지랖도 이런 오지랖이... ^^;;


저자의 해결책(?)은 다음과 같다.


게으르고, 겁도 많고, 체력도 그다지 강하지 못한 내가

한 살, 네 살, 여덟 살짜리 세 아이와 함께 

수시로 남편이 출장을 가는 상황에서 큰 집에 덜컥 들어가면

어린아이들과 어떻게 살 것인지 생각해보지 않았다.

.....

살다 보면 요령도 생길 것이다.

걱정 없다.

살아보면 된다.

(p.22-23)


그래, 맞는 말이다.

일을 시작도 하기 전에, 좋은 머리는 팽팽 돌며

각종 부정적인 상황들을 (거의 일어나지 않을 법한) 뿜어내고

편안함과 익숙함에 절여져 있는 몸은 불편감을 극렬히 거부한다. 

그런데 작가는 일단 한번 해보라고 말한다.

그렇게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자신의 경험을 펼쳐보이면서. ^^



(큰 결심을 한 것이 아니기에) 그 일들을 전혀 자랑하지 않는 무심함과 

소소하게 생겨났다 스러지는 매 순간을 놓치지 않는 예민함이

씨실과 날실처럼 자연스럽게 얽혀 세월을 그려내는 것을 읽다보면

작가같은 삶이 바로 '월든 호수'에서 사는 것과 다름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 월든 호수나 탸사 튜더같은 생활이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우리가 할 것은, 걱정하지 말고, 생각하지 않고.

그냥 살아보면 되는 것! ^^


작가의 곱고도 단단한 육아에 

아직 용기를 내지 못한 사람의 부러움을 잔뜩 담은 지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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