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풀, 달과 별, 모두 다 너의 것 - 아이에게 학습지 대신 풀꽃을 건네준 엄마의 산골마을 다이어리
신순화 지음 / 청림Life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육아방식에 정답은 없어, 오히려 혼란스럽다.

저 집의 그 아이에게는 찰떡같이 들어맞는 방법이

우리 집, 내 아이와는 상극인 경우도 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심지어 본인에게도,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처음인 

아이의 한 해 한 해를 어른으로서, 무엇보다도 부모로서

아쉽지 않고 충만하게 채워주고 싶은 마음과 바람은 얼마나 클까?


여기, 아이에게 학습지 대신 풀꽃을 건네는 삶을 선택한 엄마가 있다.

저자 신순화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육아 칼럼니스트

읽고 쓰고 말하는 사람

필규, 윤정, 이룸이의 엄마

최돈거의 아내


자기의 직업과 일을 먼저 말하는 사람.

세 아이의 엄마

한 남자의 아내로

가정 내에서의 역할을 깔끔하게 말하는 사람의 글이라 

자기 방식이 옳다- 는 생각이 차 있으면 어쩌나 했지만, 

그녀도 이렇게 고백한다.


학원에서의 조기교육 대신 

하늘과 바람과 숲을 누리는 어린 시절을 주고픈 마음에

아파트를 떠나 마당 있는 시골집을 선택했다는 작가.


혼자서만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가족 구성원의 (특히 남편!) 동의를 얻었을까? 

문화시설과 편의시설이 없는 곳에서 아이들은 싫증을 내지 않았을까?

TV 난시청인 곳에서 각종 드라마는 어떻게 포기할까?

아이 셋을 데리고 백화점, 마트, 심지어 병원과도 한참 떨어진

한 시간에 한 대 마을버스가 다니는 시골 생활의 불편함을 어떻게 견딜까?

하는 남 걱정을 먼저 한다. 오지랖도 이런 오지랖이... ^^;;


저자의 해결책(?)은 다음과 같다.


게으르고, 겁도 많고, 체력도 그다지 강하지 못한 내가

한 살, 네 살, 여덟 살짜리 세 아이와 함께 

수시로 남편이 출장을 가는 상황에서 큰 집에 덜컥 들어가면

어린아이들과 어떻게 살 것인지 생각해보지 않았다.

.....

살다 보면 요령도 생길 것이다.

걱정 없다.

살아보면 된다.

(p.22-23)


그래, 맞는 말이다.

일을 시작도 하기 전에, 좋은 머리는 팽팽 돌며

각종 부정적인 상황들을 (거의 일어나지 않을 법한) 뿜어내고

편안함과 익숙함에 절여져 있는 몸은 불편감을 극렬히 거부한다. 

그런데 작가는 일단 한번 해보라고 말한다.

그렇게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자신의 경험을 펼쳐보이면서. ^^



(큰 결심을 한 것이 아니기에) 그 일들을 전혀 자랑하지 않는 무심함과 

소소하게 생겨났다 스러지는 매 순간을 놓치지 않는 예민함이

씨실과 날실처럼 자연스럽게 얽혀 세월을 그려내는 것을 읽다보면

작가같은 삶이 바로 '월든 호수'에서 사는 것과 다름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 월든 호수나 탸사 튜더같은 생활이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우리가 할 것은, 걱정하지 말고, 생각하지 않고.

그냥 살아보면 되는 것! ^^


작가의 곱고도 단단한 육아에 

아직 용기를 내지 못한 사람의 부러움을 잔뜩 담은 지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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