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워 스쿨
캘버트 크레리 지음, 강예진 옮김 / 시그마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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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풍성한 꽃들을 보자마자 마음이 부자가 된 것 같다.

<플라워 스쿨>은 플로리스트를 위한 훌륭한 실용 가이드 책으로서

저자인 캘버트 크레리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의 플라워스쿨 이사다.


개인적이 감상이지만, 선의 미학이 돋보이는 동양의 꽃꽂이와는 다른 매력의

풍성하고 화려한 꽃과 색감의 조화가 서양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자연에서 피어나는 꽃들을 집 안으로 들여와

자연적인 미와 함께 인간의 손길을 거친 미학적인 구도를 잡아

실생활이나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공간을 채워주는 꽃들을

고퀄리티의 화보와 함께 보는 즐거움이 매우 크다.




플로리스트에게 많은 영감을 줄 디자인과 스타일 잡기 뿐만 아니라

꽃시장에서 데려온 꽃들을 아름답게/자연스럽게/무심한 듯 멋스럽게 두고 보고 싶지만

일단 꽃을 둘 공간에 어울릴 만한 꽃을 고르는 것부터 도전 시작인 초보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전문가의 조언이 가득하다.


싱싱하고 색감이 서로 어울리는 꽃 고르기, 

생생함을 오래 품을 수 있도록 꽃을 다듬고 손질하기,

공간, 시간, 이유나 목적에 맞는 디자인 결정하기,

스타일과 꽃에 잘 맞는 꽃병 선택하기 등

자신의 필요와 수준을 잘 따진 후 마음에 들어오는 작품을 고르기만 하면 된다.



마음에 더 들었던 것은

어떤 작품이 되었든 간에 꽃 본연의 아름다움과 

비록 절화이지만 꽃과 식물의 생명력을 최대한 살리는 방식을 추천하며

누군가의 디자인을 완벽하게 재현해 -즉, 복사해- 놓는 것보다

꽃꽂이를 하는 시간 동안의 즐거움을 오롯이 즐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스터 플로리스트의 철학이 곳곳에서 드러나는 점이었다.



실제로 꽃을 사와서 도전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해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멋진 작품들이 실려있는 사진을 바꿔가며 펼쳐두고 감상해도 좋을 정도로,

공간의 색깔과 멋을 확실히 바꿔주는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꽃에 대한 마음이 커져 그저 한 두 송이만이라도 데려오고 싶다는 마음이

충만하게 차오르면 책에 제시된 색상표를 사진으로 찍어가서 참고하면 좋겠다.

페이지에 실린 그 꽃들이 아니더라도, 꽃시장을 환하게 채우고 있는

비슷하지만 또 다른 개성이 있는 꽃들을 데리고 와도 행복할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플라워스쿨 #캘버트크레리 #강예진 #시그마북스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서평이벤트

#계절팔레트 #실용가이드 #꽃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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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플랫폼 자본주의와 배달노동자
신승철 외 지음 / 북코리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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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어도

코로나가 없었던 시대와 생긴 이후의 변한 생활 스타일은 영향을 계속 미칠 것 같다.


맞벌이도 많아지고, 우리나라의 노동 환경도 정시 출퇴근이 어렵다보니

코로나 이전에도 배달/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꽤 높았겠지만

집 밖에서 마음 편히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요즘같은 상황에다

'속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스타일이 더해지고

코로나로 인해서 n잡러가 되야할 수 밖에 없는 인력이 만나

유례없는 '배달 서비스'가 일상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그래서 외국인들이 경이로워하는-

한강에서 배달음식 시켜먹기, 한 밤중에도 딜리버리 서비스가 가능한 패스트푸드,

새벽배송, 번개배송, 한 집 배송처럼 소비자의 편의와 효율에 최적화된 배달/배송에

'잠깐만' 하고 다르게 보기 시작한 사건이 종종 있어 왔다.




'30분 내' 배달이 되지 않으면 음식값을 받지 않는 조건의 패스트푸드점 때문에

신호 위반을 하기도 하고 곡예운전을 하다가 사망에 이르게 되는 배달 노동자들,

날이 덥거나 춥거나,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열악한 환경/날씨이기 때문에

안락한 집에서 편하게 시켜먹는 음식이나 무거운 물건이 문 앞에 있게 되기까지

우산도 쓰지 못하고 막히는 도로를 뚫고 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난 다음 미안함과 배려를 넘어서 함께 노동하며 사는 사람으로서

'연대감'을 느꼈다면 우리는 이제 무엇을 해야하는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플랫폼 자본주의와 배달노동자>에는 

4차 산업혁명이나 디지털 시대, 플랫폼이라는 손에 잡히지 않는 첨단의 시대에도

여전히 인간의 땀과 힘이 그 어떤 때보다 더 들어가고 영혼까지 갈려나가고 있으며

편리하게도 그것이 최종 '소비자'의 눈에는 감쪽같이 지워지는 것들을 드러내고

그것이 남의 일이나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한다.




성장 위주의 경제와 정책이 필연적으로 가질 수 밖에 없는 

숫자, 돈, 자본, 이익, 그리고 효율성의 칼날이 가장 약한 고리부터 시작하지만

폭탄 돌리기 게임처럼 나의 차례까지 오게 되는 속도감을 느껴야 한다고 

이미 존재하고 있는 인간이 더 이상 인간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취급'당하는

현실에 대해 눈 감고 귀 막으면 안 된다는 것이 무섭고 무겁게 다가온다.


요정 도비도 자유를 갈망하고 자신의 일과 존재에 대한 존중을 원하는데

우리 인간은 편의를 위해 다른 인간의 노동력과 존재를 언제까지 지울 것인가?

혹은 돈으로 (되도록이면 더 싼 값으로) 사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언제 그만둘 것인가?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포스트코로나시대플랫폼자본주의와배달노동자 #북코리아 #신승철 #이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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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소사이어티
내털리 제너 지음, 김나연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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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영국한 표지 속에서 <오만과 편견>의 세계관에 있을 법한 두 여성.

한 명은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미소가 가득한 얼굴이고

다른 한 명도 책의 내용을 귀 기울여 들으면서도 그 시간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

책을 좋아하는 -그래서 여전히 종이책을 쌓아올리는- 독자에게 상당히 매력적이며

동질감까지 불러 일으킨다. (속담과는 조금 다르지만 책 표지가 이렇게나 중요하다!)  


게다가 뒷면의 한 마디는 아주 강렬했다.

"간단하게 제인 오스틴 소사이어티라고 하면 어떻겠습니까?"

다른 작가도 아니라 '제인 오스틴'이라니.

문화강국이라는 잘난 척이 베이스로 두텁게 깔려있는 영국이지만

그 나라가 보유한 작가 명단을 쭉 눈으로 읽어보면 그럴만도 하다고 인정하게 된다.

특히 현대에도 조금씩 다른 버전으로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오스틴의 로맨스 세계관.


즉,

까칠하고 무뚝뚝하며 사회성이 다소 떨어져서 연애와는 거리가 먼,

그런데 이제 묵묵한 순정도 함께 갖춘 남자와

그 시대의 분위기가 어떻든지 간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극성스런) 가족과의 불화나 (돈 많고 참견쟁이에다 심술궂은) 친척/이웃의 방해에도

할 말 다 하지만 속은 여리고 낭만의 불꽃을 품고 있는 여자가

처음에는 서로 으르렁- 거리며 만남을 시작하다 점점 스며들고 마는,

독자가 보기에는 쫄깃쫄깃한 스토리텔링을 선물한 작가가 제인 오스틴이다.


당연하게도 제인 오스틴과 그녀의 작품을 좋아하는 팬들이

시대와 거리를 뛰어넘어 현대에도 뉴비로 계속 유입되어 

영화와 책, 작가의 생가 및 관련 지역 방문 등 '덕질'을 하는 것도 납득이 간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제인 오스틴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팬/덕후들이 가볍게 시작하는 '성지순례' 즉 '초턴'에 모인 8명의 남녀다.

그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게 되었고,

마치 <오만과 편견>의 시대에나 있을 법한 아버지의 유언장으로 인해

(결혼도 안 하고 제인 오스틴 기념관이나 지을 생각을 한다는 이유로)

재산은 물론이고 평생 살아온 집에서도 더 이상 살지 못할 위기를 맞은 회원님

프랜시스를 위해 뭉치게 된다. 



이 '이벤트'와 '해결과제'를 메인 줄거리로 큰 흐름을 잡아놓고 

'제인 오스틴 소사이어티'의 각 회원님들의 깊숙한 사연이 

아름답고 유려하며 매끄럽게 얽혀가면서 이야기는 풍성해지고 더욱 인간적이 된다.



<제인 오스틴 소사이어티>가 데뷔작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솜씨 좋은 작가 내털리 제너의 글 맛을 잘 살려 번역해 준 옮긴이 김나연님 덕분에

흥미로운 이야기의 힘과는 별도로 등장인물들의 말이 '대사'처럼 생생하게 들린다.


그래서 <제인 오스틴 소사이어티>에 나오는 등장 인물들이 

소설 속 허구의 존재라는 생각은 책을 읽을 수록 점점 경계가 사라져버리고,

어딘가에서 (이 책을 읽는 나처럼) 제인 오스틴을 덕질하고 있는 사람같은

친근감과 현실감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그들이 언급하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 중에서 최애작을 만나면 그렇게 반갑고!

아직 읽지 못한 작품이 등장하면 온라인 서점에서 검색도 눌러보게 되나보다.

(초턴 하우스도 마찬가지!)


프랜시스 회원님의 안위와, 

다른 회원님들의 사랑과 성장, 위기의 극복과 나아감이 궁금하다면

<제인 오스틴 소사이어티>의 세계에 냉큼 들어오시길 권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제인오스틴소사이어티 #내털리제너 #장편소설 #하빌리스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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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한 새로운 생각 - 우리는 더 이상 성장해서는 안 된다
마야 괴펠 지음, 김희상 옮김 / 나무생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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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많이 변했다.

매 년 국가의 경제성장율이나 각종 지수를 가지고 경쟁하는 것이

국가의 발전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불과 얼마 전이었다.


1위는 거의 정해져 있으니 언감생심 그 쪽은 쳐다보지도 않지만

우리의 라이벌은 얼마나 올라갔는지 불태우는 마음으로 확인하고 

수치로 밀리면 '졌다'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그런데, 숫자로는 알 수 없거나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중요한 것들의 존재를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그것도 전세계적으로!


자기 몸을 겨우 지탱하는 얼음 위에서 불안해 하는 북극곰이 불쌍했던 시절,

'심각하네~' 정도였던 지구온난화의 경고가 규모와 범위를 꾸준히 키워

이제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 재앙이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홍수, 태풍, 산불, 팬데믹까지.


생활은 또 어떤가?

불편을 줄여주기 위한 1회용품, 편의와 위생을 위한 플라스틱 제품,

0주년, 00데이, 00기념으로 '한정판'으로 욕망을 부채질한 온갖 굿즈에

싸고 빠른 패션으로 한껏 멋을 부리면서 그 모든 것들이 우리 손에 오기까지,

그리고 우리 손을 벗어나 재활용/폐품 처리가 될 때까지 어떤 과정을 겪는지

신경도 쓰지 않았던 것을 반성하며 바뀌려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G20국가 같은 곳들은 탄소배출권을 사고 팔며, 친환경 기업에 보조금을 주면서 

환경을 더 이상 착취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책을 만들고 실천하고 있고,

동참하지 않는 국가에게는 제재를 가하며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사실 우리 모두가 살고 있는 지구를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한 일등공신은

제 1세계라 칭해지는 서구(유럽과 북미)다.


저개발/미개발 국가 혹은 감히 '후진국'이라고 제 1세계의 편의로 부르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동의 일부 지역은 서구의 제국주의로 자원을 탈탈 털렸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제국주의가 지나가니 자본주의가 들어왔다.

자원을 뽑아갔던 것처럼 어이없을 정도로 싼 값에 노동력을 털렸다.

사람도 귀하게 여기지 않는데, 자기 나라도 아닌 곳의 환경을 신경이나 썼을까?


자국의 땅에 쓰레기를 매립할 곳이 없어지자 

제 3세계에게 돈을 주고 쓰레기를 팔고

밤을 환하게 밝히고 온갖 전기제품을 구동시킬 -그리고 이젠 코인 채굴까지..-

전력을 위해 원자력발전소를 세우고 필연적으로 나오는 부산물을 바다에 버리고

'기부'라는 명목으로 옷, 플라스틱 등의 생활 제품을 넘겨버리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그러면서 이제 막 개발하여 자생하려고 하는 제 3세계에 탄소배출권을 운운하는,

뻔뻔하고도 반성조차 안하는 제 1세계에 대한 반감이,

채식주의나 환경보호 운동을 '힙함'으로 보여주며 

다른 사람/나라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모습에 대한 빈정상함이,

<미래를 위한 새로운 생각>을 읽으면서 조금은 옅어졌다.


이 책의 저자인 마야 괴펠은 독일의 영향력있는 정치경제학자이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지구 환경을 지키자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유명 인사이다.




욕망을 부추기고 자본의 덩치를 키우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경제학에 대한 반성으로 '더 이상 성장하지 말아야 한다'고 선언하고

편리와 풍요를 위해 타인과 자연을 자연을 착취하는 모습을 외면했던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지금 당장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인적 차원에서 지구를 위해 'stop'해야 할 일들도 흥미로웠으나

<시장과 국가>, <새로운 정의>, <생각과 행동>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돈'과 '부'가 낳는 불평등, 공정, 분배, 독점, 차별, 혐오 등이

자연 뿐만 아니라 인류가 공들여 쌓아 올린 제도와 문화도 무너뜨릴 수 있음을

그리고 그것이 전 지구적인 문제임을 구체적인 예로 생생하게 보여준 것이었다.



지금은 팬데믹으로 이동이 자유롭지 않지만, 

이것이 극복되면 비행기를 덜 타고 여행을 덜 갈 수 있을까?

오픈런, 줄서기가 반복되는 굿즈 탈환의 게임에 무심해질 수 있을까?

고기나 일 년 내내 계절감 없이 즐길 수 있는 (하우스)과일을 좀 덜 먹고, 

전기와 석유를 덜 사용하는 불만족과 불편감을 꾸준히 참을 수 있을까?


책을 읽고 더 생각이 많아졌다.

한꺼번에 바꾸려니 솔직히 암담하긴 하지만

당장 지금 바로 내가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겠다는 다짐은 강해진다.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미래를위한새로운생각 #마야괴펠 #나무생각 #지속가능한성장이라는달콤한거짓말

#미래를위한성장의멈춤 #문화충전200 #문화충전이벤트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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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철학 - 소란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인문학 편지
윤성희 지음 / 포르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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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어보를 보면서 이미 유명한 조선의 천재 정약용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자산어보>의 저자이자 정약용의 형님인 

정약전에 대해 알게 되어 좋았다.


시험 보기 전, 암기해야하는 많은 책을 집필한 정약용님의 

왕성한 활약이 학창시절에는 썩 반가운 것은 아니었다.

어느정도 나이가 들어 그의 삶을 생각해보니 정말 대단하다는 감탄과

어떻게 저렇게 하는 것이 가능한지 놀라움이 커질 뿐이다.


다산에 대한 많은 책들을 통해 엄청나고 빛나는 업적에 가려져 있던

'신념을 가지고 중심을 지키며' '행동으로 세상을 바꾸'고 

'배려하여 타인과 공존'하기 위해 일생을 통해 노력하고 스스로를 다듬은,

벼랑 끝 태풍 속에 서서도 불안에 굴복하지 않은 '사람'의 모습을 알게 되었다.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시대 속의 인물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지혜와 가르침을 주는 좋은 스승이 되고 

지치고 힘든 마음을 보듬어주는 벗이 되는지 알고 싶다면

<다산의 철학>을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실사구시'로 세상을 개혁하고자 했던 혁명가이자,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학자.

500여 권의 책을 남긴 저술가인 개인의 업적에 더해

형제들도 모두 다 이름을 떨친 내노라하는 명문가문이며 임금의 총애를 받던 신하.

하지만 부인 홍혜완과 6남 3녀를 낳고 4남 2녀를 가슴에 묻은 아버지.

서학을 공부했다는 이유로 18년 동안이나 반대 세력의 땅에 갇힌 유배인이 되고, 

함께 수학하던 동료와 형 정약종이 고문을 받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것을 본 사람.

자신도 뼈가 부러지고 살이 터지는 고문을 당하고 유배를 떠나며

다시 못 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나주에서 오열과 눈물로 헤어진 형이자 

사상을 나누고 '지기'였던 정약전의 죽음으로 좌절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라기에는 드라마틱하고 파란만장한 생애였기 때문에

머리로만 얻은 지식이 아닌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온 마음으로 사무친 

삶에 대한 철학이 편지글의 형식으로 지금의 독자를 만나게 된 공은

일차적으로 다산 원문 옮긴이인 임자헌님의 노력에

편지를 소개하는 편지 큐레이터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윤성희님의 덕분이다.


어려운 본문을 쉽게 풀어주고 적절한 주석을 함께 달아 독자의 이해를 돕고

그리고 다산의 모습과 연결지을 수 있는 현대의 일, 인물, 상황을 적절하게 들어

과거와 지금을 매끈하고 연결지어 생동감마저 느낄 수 있다.

 




읽다보면 예나 지금이나 바뀌지 않은 구습은 너무나도 많았다는 것도 

새삼스럽다.

그럼에도 예전보다는 조금이나마 달라지고 변화하고 개선된 이유는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소란한 세상 속에 휩쓸리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을 지킨,

다산같은 인물들이 어둠 속에서 빛을 밝혀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드럼 세탁기처럼 탈탈 털어대는 세상의 풍파 속에서

위로와 희망을 얻고자 할 때 마음의 진정제이자 영양제처럼 펼쳐보면 좋을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다산의철학 #포르체 #윤성희 #정약용 #인문학 #다산의편지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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