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 눈물 2
히다카 반리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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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다카 반리의 신작, <양의 눈물>은 전작인 <세상에서 제일 미워>와는 같으면서도 많이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같다는 것은 유쾌발랄 떠들썩한 대화신과 간간이 들어간 개그컷, 그러면서도 진지한 주제의 큰 흐름이 연결된다는 것이다. 다른 점은, 스토리다![...]라는 것은 물론 농담이고 주인공에게 감춰진 비밀이 꽤나 어둡고 그와 연관된 것들이 <양의 눈물>의 주축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제일 미워>식의 매력을 가졌지만 보다 진지하다고 할 수 있겠다. 처음에는 전작의 가벼움이 그리웠지만 보면 볼수록 양의 눈물의 매력에 눈뜨게 된다. 양갈래머리의 귀여운 케이, 그녀의 목에 걸린 반지와 잃어버린 또 하나의 반지에는 과연 어떤 일들이 얽혀 있는 것일까? 추리의 묘미 또한 느낄 수 있는 썩 괜찮은 만화라고 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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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마시는 새 1 (양장) - 심장을 적출하는 나가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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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휘자가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는 자리에 착석한 청객에게 순간 자신이 음악당 안에 있음을 망각하게 한다. 선율을 따라 어느샌가 혼이 빠져서는 '어디'라고 정의내릴 수 없는 다른 차원에서 노닐게 된다. 이영도님의 <눈물을 마시는 새>를 읽고 나는 같은 경험을 했다.

황금가지라는 출판사의 위명답게 썩 훌륭하게 제본된 책을 기대를 품고 펼쳐들었다. '주막'이라는 뜻밖의 단어가 '펍'대신 등장한 에필로그의 순간부터, 나는 <눈물을 마시는 새>에 몰입해버렸다. 이젠 거의 정석화되다시피한 '펍'이니 '주점'은, 판타지 소설에서 등장인물들이 모험이나 여행 중 거치는 휴식공간이다. 그런데 <어사 박문수>나 <장희빈>같은 tv사극도 아닌데 '주막'이 등장한 것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과연 뒤로 갈수록 하나 둘 드러내는 '도깨비', '중', '니름', '닢(동전 단위)'같은 한국 특유의 요소라니! 놀라운 발상의 전환을 해낸 이영도님께 박수를 보낸다. '별 것 아니잖아' 할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그건 콜럼버스의 달걀과 같지 않을까.

인간/도깨비/레콘/나가 라는 4대종족도 새롭다. 인간/엘프/드래곤/드워프, 더 나아가면 +하프엘프/요정(페어리)/마족/신족의 종족구성이 일반적인데 비해, 이 얼마나 신선한가! 특히 도깨비라는 종족의 씨름과 장난을 좋아하는 전통적 유쾌함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모른다. 일본의 '뿔 달린 무서운 귀신'이 식민시대를 거치며 우리네 '도깨비'의 이미지를 대신한 현 상황에서, 본래적 의미로 부활한 도깨비를 보기란 무척 즐겁다. 3m신장의 강대한 레콘이라던가 꼭 뱀같은 이미지의 나가 역시 굉자히 흥미를 자극하지만 팔이 안으로 굽어서인지 어째 도깨비에게 끌려버렸다. 뭐어- 실상 이야기의 중심 축은 '나가'와 '인간'에게 맞춰져 있는 듯하지만, 어떻게 보는지는 개인의 자유 아니겠는가.

아무튼 '심장 적출'이라는 방법으로 반불사를 영위하는 나가 종족과 '셋이서 하나를 상대'해야 하는 인간, 도깨비, 레콘 종족이 얽혀서 상상치도 못했던 초흥미진진한 판타지 세계를 경험했다. 사건도 캐릭터도 뭐하나 예상가능한-일명 뻔한- 것이 없다. 그래서 책장을 넘기며 하나하나 알아가는 기쁨이 더욱 커진다. 나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작가의 정신세계를 경험하는 것은 언제나 그렇지만 너무도 즐겁다. <눈물을 마시는 새>가 드래곤 라자 못잖게 한국판타지계에 새로운 도약을 제공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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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땅 - 단편
강경옥 지음 / 시공사(만화)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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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땅과 레이블 호수의 두 작품이 수록된 이 책에서, 나는 무척이나 가슴이 미어졌다. 내가 지지하는 커플링(-ㅅ-;)이 비극으로 끝나버렸기 때문이다. 나는 언해피엔딩을 싫어하고, 작가의 연출실력이 뛰어날수록 가슴이 답답해지기 때문에 강경옥님의 이런 류의 단편이...밉다;;;

레드땅, 미남 가수 청년과 유령..이라기보다 사념체(?)인 소녀의 서정적인 사랑의 멜로디..라고 말할 수 있으면 얼마나 기쁘랴! 청년을 초대한 백만장자 중년 귀족은 소녀의 이복남매로 입신양명을 위해 정통핏줄인 그녀를 죽였다. 사랑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소녀는 원래 약간 정신이 이상했기에 수월하게 사고사로 처리된다. 이렇게 배신을 때렸으면 룰루랄라 잘 살 것이지 음험한 정열의 집합체인 이 남자는 소녀를 생각 또 생각해서 기어이 사념체를 만들어내기에 이른다. 자아를 가진 이 사념체는 그러나 젊은 날 남자의 모습에만 집착하는데...금발에 초록눈의 미남청년이 바로 그것. 자- 이제 약간의 배경설명은 되었다. 이 세 사람(?)의 운명은 과연 어찌 될 것인가...두근두근하지 않은가. 강경옥님의 초기물은 특히나 감성이 흘러넘침을 알고 있다면, 레드땅을 안 볼 수 없을 것이다. 참고로 그렇게 이렇다할 스토리가 없음에도 나는 이걸 볼 때마다 새롭게 가슴 싸하게 보고 있다.

레이블 호수는 정말이지 어린 날에 봤을 때 엄청나게 섬뜩했고, 또 다 큰 후에 볼 적에도 스산한 공포를 느꼈다. 가닿지 않는 엇갈린 사랑의 행로에 또 어찌나 가슴이 아프던지...아이린 이 나쁜 것!ㅠ_ㅠ 약혼자가 과거의 망령보다 더 중요하단 걸 왜 모르냐..!!커피타임 같이 따뜻하고 아기자기한 단편도 매력적이지만 레드땅류의 단편도 역시나 강경옥님!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한다. 문득 이 카드입니까, 등등 경옥님 초기작품들이 죄다 보고파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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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발도르프 학교의 감성교육
고야스 미치코 지음, 임영희 옮김 / 밝은누리 / 199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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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 수업을 들으면서 교수님이 읽고 레포트를 써오라고 한 책이 고야스 미치코의 발도르프 학교의 감성교육이다. 일본의 교육도 우리네와 그다지 다를 것 없고, 따라서 일본인인 그녀가 일본과 독일의 발도르프 학교를 비교해 놓은 것은 우리에게도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딸아이가 학교에서 배운 것을 학부모의 눈으로 날카롭고 또 애정넘치게 관찰한 기록기(?)라고도 볼 수 있는 이것은 현실적인 정감과 생생함이 하나가득한 교육얘기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정말로 독일 발도르프 교육을 받아보고 싶다고, 그리고 그런 교육을 받은 고야스 미치코의 딸과 독일 애들이 부럽다고 생각했더랬다. 기술, 가정, 음악, 미술, 이제는 사회와 과학마저 외면받는 우리네 교육현장. 교육자의 탈을 뒤집어쓴 정치가(교육행정가들)에게 꼭 좀 이 책을 읽게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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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돌프 슈타이너의 인지학과 발도르프학교
정윤경 지음 / 내일을여는책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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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발도르프 학교(또는 슈타이너 학교)는 요즘 우리나라 교육계에서 이상향으로 각광받고 있는 학교운영체제다. 중등교육에서보단 초등교육에서 특히나 혁신적인데, 몸을 최대한 이용하며 예체능적 자질을 계발하는 면이 가장 특징적이다. 포트폴리오와 같은 작품집이 각 교과의 노트가 되는 것이 개인적으론 가장 인상깊고... 어쨌든 이런 발도르프에 대해 조명한 책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는데 이 책은 그 중에서 단연 수작이라 할만큼 특징적인 무엇은 가지고 있지 않다. 일본인 학부모가 쓴 책은, 수필과 개인사가 섞어들여가 소설적인 재미가 첨가되어 흥미로웠는데 이 책은 그냥 교육이론가 실제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핵심에 대한 리포트를 쓰기 위해서라면 이 책도 나쁘지 않겠지만 그냥 한 번 발도르프 학교가 뭔지 읽어보고 싶어서라면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다. 아무튼 목적에 맞추어 책을 선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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