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크리에이터 열전 2
히라사와 타카유키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10월
평점 :
품절


게임이라곤 초등학교 때 <슈퍼마리오>나 <테트리스>를 해 본 게 고작이며 플레이 스테이션이 정확히 뭐에 쓰는 기계인지도 잘 모르는 나였다. 그러나 주위에서 게임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들어대는 소릴 듣고있자니 흥미가 솟아났고, 그러던 차에 이 책이 눈에 들어와 읽게 되었다.

<게임 크리에이터 열전>은 말 그대로 게임 제작자들이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내기 위해 불철주야 매달린 다큐멘터리를 만화화한 것이다(배경은 일본). 작가는 게임 제작자들을 찾아가 인터뷰하고, 그를 토대로 이 만화를 그렸다고 한다. 나처럼 게임에 일자무식인 사람에게는 정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고나 할까, 아무튼 티비프로그램 <인생역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만화책 또한 취향에 맞을 것이다.

오락실의 대형오락기기에 삽입되는 소프트 중 한 때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스트리트 파이터>, 그것을 능가하는 격투대전게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첫 번째 에피소드로 등장한다. 당시의 뻣뻣하던 동작을, 인체 그래픽을 몇백 개의 입체상자로 전화함으로써 실제동작과 흡사하게 만든다. 실감이 상승한 덕에 인기도 최고가 된 이 게임이 바로 '버츄어 파이터'다. 흠..내 짧은 오락실 경력에도 확실히 이 두 게임은 본 적이 있는 것들이다. 아무 생각없이 '시끄럽다..치고박으면 뭐가 재밌지..'라는 생각으로 보던 그 게임에 이런 뒷사정이 있었을 줄이야. 내 생활과 직접 관련되어 있어서인지 읽는 동안 내동 흥미로웠다.

이 이에도 뻔한 게임을 벗어난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경주마 육성 게임'이라든가, '바이오 하자드'등 주위사람들이 모두 '안 팔릴거다'고 단언함에도 끝내 소신을 밀고나간 사례가 인상깊었다. 내가 별 것 아니라 여기는 게임에 인생과 꿈을 건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화면 위의 현란한 색채흐름일 뿐이라 여긴 게임들의 이면에 몰랐던 기술들이 숨쉰다. 아무래도 앞으로 나는 게임에 손을 댈지도 모르겠다. 흠, 중독되면 발 빼기 몹시 힘들다는 풍문인데 괜찮을까.

아, 그리고 또 하나 얻은 지식은 게임기에 관한 것! 솔직히 나는 슈퍼 마리오 팩을 꽂아넣던 기계의 이름이 <패밀리 컴퓨터>라는 것도 몰랐고, <플레이 스테이션>이 3D입체영상그래픽을 가능하게 만드는 소니사의 회심 게임기라는 것도 몰랐다. 플레이 스테이션에는 게임 CD를 넣는다는 사실에 놀라버렸다면, 설명 끝났을 것이다.

불필요한 영어의 남용이 거슬리긴 해도, 일본 실제의 현장감을 살리려고 그랬음을 안다(일본사람들이 영어를 변형해서 일상적으로 잔뜩 사용한다는 것은 유명한 사실이니까). 그림체가 뻣뻣하고 흔하지만 주된 것은 스토리니까 이 또한 넘어간다. 여하튼, 게임에 흥미가 있다면 이런 게임개발의 뒷얘기를 한 번 읽어보는 것도 재밌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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