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우
권교정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권교정님은 창작물에도 다시없이 능하시지만, 패러디에도 재주가 탁월하시다. 자신만의 감각으로 원작을 새롭게 재창조해내시는 그 탁월함이라니..[메르헨, 백설공주의 계모에 관한]이나,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은하영웅전설 패러디]에서도 느꼈던 바지만 <붕우>에선 특히나 더 감탄하게 된다.

손자병법을 쓴 손무의 손자 손권. 그에게는 방연이란 동문수학한 친구가 있었으니, 일찍이 그 성품이 좋지않아 그 할아버지인 손무가 그를 경계하라 일렀다. 그러나 손권(손서하)은 그 말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후 배신당해 다리를 잃게 되며, 나중에 적국 모사가 되어 뛰어난 전술로 복수한다.

이상이 원래의 스토리지만, <붕우>에선 다르게 나온다. 즉 방연은 간교하고 나쁜 놈이 아니라, 진정으로 친구를 사랑하는 착한 남자로 나온다는 것이다. 다만 방연의 아내가 방연보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서하를 경계하여 그를 함정으로 몰아넣고, 이후 방연은 그런 오해를 풀지 못한 채 친구의 손에 만족스럽게 죽는다는 슬픈 이야기..게다가 방연의 아내가 보낸 진실을 쓴 서찰도 전해지지 못한다는 정말로 안타까운 이야기..

ㅠ_ㅠ 붕우를 보고 방연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아, 정말 이럴 수도 있지 않았을까. 우리가 아는 역사란 것이 겉만 보고 씌어진 것이니 진실과는 다를 수 있지 않나'라고 말이다. 권교정님은 역시 캡~>_<이라며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멋진 패러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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