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생물 콘서트 - 바다 깊은 곳에서 펄떡이는 생명의 노래를 듣다
프라우케 바구쉐 지음, 배진아 옮김, 김종성 감수 / 흐름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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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물학자인 저자는 '탈라소필'이라는 한 단어로 자신을 표현해주고 있었답니다. 항상 바다와 함께 하는 삶은 어떤 즐거움이 함께 할까요? 사실 내가 마신 바닷물 한모금에 각종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해초, 물고기 유생, 바다고동, 갑각류, 해파리, 화살벌레들이 들어있다는 내용에 깜짝 놀랐어요. 아! 바다는 바라만 봐야하는 거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해주는 바닷속 이야기는 금새 이런 생각들을 사라지게 만들어주었답니다. 지구라는 행성에 바다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해양 생태계가 우리에게 말없이 주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새삼 느끼게 되었답니다. 바다는 그냥 바라보는 것보다, 그 안에 담긴 것들을 알고 바라볼 때 더 아름다울 수 있을 것 같더라구요. '탈라소필'인 저자가 잠깐동안 부러워졌답니다.

 

그런데, 우리는 바닷속 탐험보다 우주 탐험에 더 호기심을 가지고 뉴스 하나하나에 환호하는 걸까요? 우주선 발사 장면을 본적은 있지만, 심해 탐사선 출발 장면은 본 적이 없잖아요. 달에 처음 갔던 사람 이름은 알지만, 지구에서 가장 깊은 지점이 약 11km인 마리아나 해구라는 것은 아무도 모른다. 바다는 언제든지 눈 앞에서 볼 수 있기에 이미 잘 알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일까요? 우주는 우리가 사는 지구를 벗어난 뭔가 미지의 세계라서 그런걸까요? 하지만, 우주 못지 않게 바닷속에도 어마어마한 신비가 숨어있더라구요.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심해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 영원히 죽지 않는 불멸의 해파리, 성대도 없으면서 소리내어 대화하는 수염고래들, 무려 30분동안이나 소리치는 혹등고래들... 무궁무진한 신비로 가득찬 바닷속은 눈 앞에 놓인 보물상자일 듯 합니다. 저 멀리 태양계 밖에 있는 보물상자만큼이나 중요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서의 일이니까요.

 

바다는 거칠고, 너무나 아름답고, 결코 길들여지지 않고, 끝없이 무한하게 펼쳐져 있는 것만 같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첫인상은 착각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바다는 지금 현재 최대의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p.281

너무 많이 들어서 지겨울 수도 있는 인간에 의한 오염 이야기가 마지막 장에 들어있답니다. 지구 온난화, 미세 플라스틱, 수많은 쓰레기들, 화학약품들과 무차별한 남획.. 이미 그 위험성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생생하게 숫자들과 예측들과 리얼 현장 이야기를 접하니 실감나네요! 특히 세계생태발자국네트워크라는 기구에서 캠페인으로 이야기하는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이라는 개념이 독특하더라구요. 지구의 자원 공급능력을 초과하는 날을 이야기해주는 건데요.. 1987년은 12월 19일이었는데, 2018년에는 8월 1일에 다 써버렸다네요. 즉, 2018년에는 지구 한계의 1.7배를 사용했다는 거랍니다! 이러다가 정말 몇년안에 지구가 망가지겠더라구요.

 

하지만, 인간은 지구라는 거대한 행성에 살고 있는 아주 조그마한 존재이기에... 이러한 큰 그림을 볼 수가 없는 듯 해요. 이산화탄소를 머금고 산소를 공급하고 대기 순환을 유발하며 생태계의 선순환을 담당하는 바다!! 너무 거대한 시스템을 인간은 너무 이기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듯 합니다. 바다 생물들이 들려주는 생명의 노래 콘서트의 불청객은 오직 하나... 인간이었네요! 플라스틱도 필요하고 해산물도 먹어야 하지만 조금은 자연을 위한 방식으로 접근해야할 듯 하네요. 오늘부터!!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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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세대 내 아이와 소통하는 법 - 지혜로운 부모는 게임에서 아이의 미래를 본다
이장주 지음 / 한빛비즈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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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너무 사랑하는 아들에게 이 책을 보여줬더니 냉큼 한마디 해주네요. "이 책은 모든 사람이 봐야하는 책이네!!" 그래서 읽어보기 시작한 책이랍니다. 그 모든 사람보다 제게 가장 필요한 책인 듯 해서요. 요즘 게임 싫어하는 아이가 있을까요? 아니 게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이미 손에 게임기를 하나씩 들고 다니는 이 세상에 말이죠. 스마트폰이라 쓰고 게임기라고 부르는 핸드폰을 들고 다니는 아이를 보면서 소리 한번 안 지른 부모 있으면 정말 만나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이런 게임세대 아이들을 어떤 시각으로 봐야하는 걸까요? 어떻게 지도하고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 걸까요? 자식 농사가 가장 어렵다던데, 이놈의 게임 때문에 더 어렵습니다.

 

다른 부모들과 만나면 이런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이제는 공부로만 잘먹고 잘사는 세상이 아니라서 공부하라고만 하지를 못하겠다고... 공부만이 답이 아닌 시대인거죠. 뒤집어서 말하면 공부가 가장 쉬운 세상일지도 모르겠지만요. 메타버스다 인공지능이다 하는 최신 뉴스들과 더불어서, 유튜버나 크리에이터들이 장래희망 1순위라는 이야기를 보면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은 피부로 느끼곤 합니다. 책에서도 다양한 사례들을 이야기해주면서 게임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이야기합니다. 게임 속에는 이미 명품들과 유명인들이 참여해서 자신들을 홍보하고 있고, 게임 경험을 통한 높은 창의력과 협업능력은 하나의 중요한 스펙이 되고, 다양한 기업에서 게이머들을 고용하고 있고... 요즘 시대 이야기들을 차근차근 논리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답니다.

 

절대로 틀린 이야기는 아니었어요. 몇가지 사실들은 놀라운 이야기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약도 잘못 쓰면 독이 되고 독도 잘 쓰면 약이 되듯이.. 게임이라는 놀이터에서의 경험들이 하나의 강점이 되기 위해서는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중요하답니다. 책에서는 그것을 지혜라는 단어로 이야기하고 있죠. 지식보다 더 포괄적인 지혜로운 부모가 되어야 한다고 하네요. 지시하고 제어하고 통제하고자 하는 부모가 아닌... 아이의 진정한 욕구를 바라봐주는!! 

 

게임에 관련된 마찰들을 단순히 게임의 문제로 볼 것인가, 생활습관으로 볼 것인가, 컴퓨터나 와이파이 사용을 막는 등의 기술로 해결할 것인가, 아니면 아이의 정체성을 자극해 해결할 것인가? 정해진 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p.205

저자가 강연에 가면 많은 부모들이 물어본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나요?"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알겠지만...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것은 게임에 몰두해있는 아이이니 답답할 수밖에 없지요. 아쉽게도 정해진 답은 없다고 하네요. 단지 이 말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답니다. 부모가 진정 원하는 것은 "게임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해야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는 이야기... 사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아이에게 해야할 일을 하라고 게임을 못하게 하는 건데, 아이는 게임을 안한다고 해야할 일을 하지는 않더라구요. 뭔가 부모가 보기에 못마땅할만한 다른 일을 하고 있을 확률이 99%이더라구요. 그렇기에, 아이가 게임을 못하게 하는 것보다 해야할 일을 하게 만드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추라는 이야기!! 동감하시나요?

 

대부분의 육아서가 그렇듯이 책을 끝까지 읽었지만 어떻게 해야하는 지는 모르겠더라구요. 제가 지금 아이를 대하는 방식이 괜찮은 지, 안 좋은지도 모르겠더라구요. 그래도 몇 가지는 조금 써먹어볼 수 있겠더라구요. 어제는 아이에게 게임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장점들을 이야기해주었어요. 나중에 너의 포토폴리오에, 너의 자기 소개서에 이런 것들을 멋지게 써볼 수 있을거라고요. 그리고, 오늘은 아이가 하는 게임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져보려고요. 어떤 게임을 하고, 어떤 점이 재미나고, 누구랑 하는지 말이에요. 이게 바로 소통의 시작이지 않을까요? 동의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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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신장판 2 - 듄의 메시아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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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상대는 어쩌면 메시아인지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p.20

 

폴이 프레맨과 함께 하코네 가문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왕위에 오른 지 12년이 흐른 시점. 이 시점에서 2번째 이야기는 시작하고 있답니다. 제국을 다스리는 폴과 신성한 대모가 된 알리아. 하지만, 어느 곳이든 동지가 있으면 적도 있는 법! 처음부터 폴을 향한 음모로 이야기는 시작하고 있네요. 폴의 아내인 이룰란 공주를 비롯하여 조합의 대사, 모히암 대모, 틀레이랙스의 얼굴의 춤꾼...

 

이들은 던컨 아이다호를 부활시켜 폴에게 데려갑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던킨의 유전자를 가진 틀레이랙스의 정신적인 무기! 폴과 알리아, 능력자 오누이는 그를 끊임없이 의심합니다. 하지만.... 그는 결국에는 던킨이었던 걸까요? 마지막까지 궁금하고 궁금하게 만듭니다. 뭔가 큰 계략이 있는거 아닐까요? 자신의 능력에 갇혀 흔들리는 폴에게는 과거의 망령을... 고대 대모들의 기억을 받아들였지만 육체는 십대일 뿐인 알리아에게는 매력적인 유혹을... 훌륭한 계략인듯 합니다. 성공한다면요. 

 

 

 

뭐? 나 자신의 예언을 부정하라고? 그 예언이 실현되는 것을 수천 번이나 보았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겠나? 사람들은 그걸 능력이라고, 재능이라고 부르지. 그건 고통이야! 그건 내가 내 인생을 원래의 자리에 남겨두는 걸 허락하려 하지 않아!

p.341

 

피할 수 없는 슬픔의 미래에 괴로워하는 폴. 그리고 이러한 오빠의 슬픔을 함께 보게된 알리아 역시. 과연 폴은 어떤 결정을 해야하는 것이었을까요? 도망쳐야하나요? 그냥 기다려야하나요? 미래를 본다는 것이 그렇게 행복하고 즐거운 일은 아닌가 봅니다. 하지만, 그는 다가올 미래로부터 도망치지 않습니다. 비록 그 미래로 인해 큰 슬픔이 생길 것을 알지만 더 큰 아픔을 방지하기 위해서였죠. 마침내 그가 보았던 예지는 실현됩니다. 그리고 이제 폴은 두 눈과 함께 예지력도 잃어버리죠. 이제 그는 자유로워진 것입니다! 예지와 환영으로부터 말이죠. 이제 그는 신이 되었답니다.. 메시아가 된거죠.

 

그가 본 미래는 무엇이었길래 어떻게든 바꾸려고 하는 것일까요? 하지만, 정해진 운명은 그대로 흘러갈 뿐입니다. 그렇기에 더욱 더 슬프기만 하죠. 그러나, 나쁜 일이 발생하면 아주아주 작은 것이라도 희망을 찾으려는 것이 바로 인간. 폴도 자신이 보았던 미래와의 아주작은 차이점들에서 미래가 변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바로 그 희망이 우리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일 겁니다. 비록 아주아주 작은 것일지라도 말이죠. 과연 폴의 희망은 이루어질까요?

 

 

어떻게 된 일인지 그가 본 미래와 약간의 틀어짐은 발생합니다. 챠니는 환영에서 보지못했던 쌍둥이를 출산합니다. 그녀를 닮은 딸 ‘가니마’와 폴을 닮은 아들 ‘레토’. 게다가, 방금 태어난 아이들이지만 신비로운 능력을 보여줍니다. 이미 선택받은 아이들!! 어떠한 능력으로 어떤 새로운 세상을 보여줄런지요? 이제부터는 이 아이들의 이야기가 시작되려나 봅니다. 폴과 알리아, 그들이 시작한 듄의 세계를 그들의 아이들이 어떻게 변화시켜나갈지 궁금해집니다! 이제 3권으로 가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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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 감는 새 연대기 2 - 예언하는 새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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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거장에서 마미야 중위를 배웅했던 그날 밤, 구미코는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p.13

아내의 가출로 시작되는 <태엽감는 새 연대기> 2번째 책이었답니다. 기다리는 줄 알면서도 연락도 없이 늦게 들어오고, 그날 아침 갑자기 처음 보는 비싼 향수를 뿌리고 나간 아내 구미코. 뭔가 느낌이 이상했는데 그 느낌이 현실이 되어버렸네요. 그녀를 전적으로 믿었던 주인공 도오루는 의외로 담담해보입니다. 하긴 최근에 계속 이상한 일들만 생기다보니 이제는 내성이 생겼나봐요. 전화해서 대뜸 서로의 감정을 알아보자는 이름없는 여자, 예전에 알던 점술가의 유산을 전해주러 왔다가 몽골에서 잔인한 경험을 이야기해주는 퇴역 군인, 물의 순환이 중요하다며 이상한 조언을 해대는 기노 마르타와 가노 크레타, 학생인데 학생같지 않은 옆집의 여학생... 그리고 혼자만의 생각을 해보겠다며 비어있는 옆집 우물에 들어가 몇일동안 있던 주인공!!

 

현실과 꿈을 오가는 이야기들이 뭔가 따로 노는 듯하면서도 연결되고 있기에 더욱 헷갈리는 이야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답니다. 뭔가 흘러흘러 이야기는 계속 되고 있는데, 도대체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요? 다행이도 이렇게 엉키고 엉킨 이야기 실타래가 2권부터는 조금씩 풀리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떠나버린 아내 구미코의 편지를 통해.. 우물 명상과 주변의 이상한 일들로 인하여 무엇인가 숨겨진 비밀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이제 누구 말처럼 '기다려야' 하나 봅니다. '태엽감는 새'라고 불리기 시작한 주인공 도오루는 이곳에서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기다리기로 합니다.    

 

태엽 감는 새는 이 근처 나뭇가지에 않아서 세계의 태엽을 조금씩 감아. 끼익끼익 하는 소리를 내면서 태엽을 감지. 태엽 감는 새가 태엽을 감지 않으면, 세계가 움직이지 않아. 그런데 아무도 그걸 몰라.

p.295

 

세상의 태엽을 감아서 움직이게 해주는 '태엽감는 새'. 아무도 모르는 그 새를 아는 사람은 그와 그의 아내뿐이었답니다. 그리고 이제 토오루 자신이 '태엽감는 새'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하네요. 옆집 여학생에게..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버린 가노 크레타에게도.. 직장을 그만두고 아무런 일정도 없고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으로 무덤덤하게 살아가던 그의 세상의 태엽이 느슨해진건 아닐까요? 그래서 태엽감는 새가 그 집에 찾아오던 것은 아닐까요?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태엽감는 새'와 '태엽감는 새 아저씨'가 어떤 관련성을 가질지..

 

좋은 뉴스는 조그만 소리로 전해진다는 가노 크레타의 말처럼.. 이제 주인공은 조용히 세상의 소리를 들으려고 하는 듯 합니다. 아내가 말하고자 했지만 말하지 못했던 그 이야기! 아내가 홀로 병원에 가서 아이를 제거하던 날에 말해주려했던 그 이야기! 모든 것의 시작은 그 이야기인 듯 하네요. 3권에서는 이 모든 것들이 시원하게 밝혀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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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맨 브라운
너새니얼 호손 지음 / 내로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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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럼의 해가 넘어갈 즈음 젊은 굿맨 브라운은 거리로 발을 내디뎠다.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자 그는 몸을 돌려 아내에게 다시 한번 입을 맞췄다. 그가 '신념'이라 부르는 여인이었다.

p.13

주인공 '굿맨'이 어둑어둑해지려는 저녁에 어디론가 가야하나 봅니다. 결혼한지 석달밖에 안된 사랑하는 아내 '신념'을 집에 두고 말이죠. '굿맨'과 '신념' 뭔가 이름 하나로 큰 의미를 내포한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하고 있었답니다. 왠지 안좋은 일이 있을 거 같다며 가지말라는 아내의 말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아침에 만나자며 떠나는 굿맨. 아내가 알면 안좋을 일이라면서 왜그리 고집스럽게 떠나야하는 걸까요?새카만 어둠의 길을 통해 숲속에서 만난 이는 굿맨과 분위기가 닮은 어떤 이였답니다. 그만 돌아가겠다는 굿맨을 유혹하고 설듯해서 깊은 곳까지 데리고 가는 이 남자는 악마? 도대체 무슨 일인거죠? 선하고 순결한 기독교인들이 모여살고 있는 이 곳에 악마라니요? 게다가 교회의 권사, 목사, 장로 모두 악마의 모임에 참석하려고 옵니다. 그에게는 신념이 필요했어요!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믿음을 굳건히 지켜줄 그녀와 함께 악마에 맞서서 싸우자며 외칩니다. 우리 함께 싸워보는거야!!!

 

무시무시한 밤을 지낸 후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절망에 빠진, 아니, 어딘가 우울하고 음침하며 의심이 많은 사람이 되었다.

p.99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기에, 약간의 의심만으로도 무너질 수 있어요. 아니라고 부정하면서도 의심은 의심을 낳고, 조금씩 조금씩 커지다가 펑! 그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 씨앗이 심겨졌느냐가 중요한거랍니다. 무시무시한 밤은 다행히 지나갔고, 신념과 함께 악마와 맞서 싸우기로 했건만!! 그날 밤에 보았던.. 아니 보았다고 느끼는 것들은 이제 굿맨의 마음 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자라나기 시작하나 보네요. 아무리 아니라고 하지만 말이에요.. 이게 바로 악마의 계략이었을 겁니다.

 

실제 이 이야기는 작가인 "나다니엘 호손"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것이 아닐까 해요. 실존하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항구 도시인 세일럼은 작가의 고향이었고, 천국과 악마에 대한 이야기는 그의 청교도 집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네요. 어릴적부터 청교도적 생활로 자연스럽게 생성된 '신념'은 세일럼에서 발생한 마녀사냥으로 인하여 '재구성'되었을 겁니다. 다들 뭐에 씌웠는지 무려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마녀로 고발되고, 그 중 25명은 사형을 당한 사건이라는 세일럼 마녀사냥!! 호손의 조상은 이 마녀 사냥의 특별 재판관이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는 조상과의 인연을 끊어버리기 위해 자신의 성을 바꾸기까지 했다고 하니.. 얼마나 충격이었을까요. 믿어오던 것들에게 배신당하는 느낌이었을텐데요. 선이라고 믿었던 이들이 악을 행했다는 사실에 말이에요. 그 고통과 심정이 이 이야기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듯 합니다.

 

짧은 단편소설이지만 항상 생각할거리를 주는 <월간 내로라>. 이번 6월호는 믿음과 신념에 대한 이야기였답니다. 주변의 영향과 삶의 경험을 통해 생성되는 자신만의 고집인 신념! 그 신념은 새로운 것들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겠지만, 약간은 유연하고 융통성도 있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어떻게 내 생각, 내 의견, 내 판단.. 내 신념이 100% 옳다고 자신할 수는 없잖아요! 하지만... 요즘은 너무 강대강인 세상인 듯 하여 모두가 힘들어 보입니다. 아시잖아요? 갈대는 바람에 꺾이지 않는다는 걸요. 우리 조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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