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엽 감는 새 연대기 2 - 예언하는 새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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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거장에서 마미야 중위를 배웅했던 그날 밤, 구미코는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p.13

아내의 가출로 시작되는 <태엽감는 새 연대기> 2번째 책이었답니다. 기다리는 줄 알면서도 연락도 없이 늦게 들어오고, 그날 아침 갑자기 처음 보는 비싼 향수를 뿌리고 나간 아내 구미코. 뭔가 느낌이 이상했는데 그 느낌이 현실이 되어버렸네요. 그녀를 전적으로 믿었던 주인공 도오루는 의외로 담담해보입니다. 하긴 최근에 계속 이상한 일들만 생기다보니 이제는 내성이 생겼나봐요. 전화해서 대뜸 서로의 감정을 알아보자는 이름없는 여자, 예전에 알던 점술가의 유산을 전해주러 왔다가 몽골에서 잔인한 경험을 이야기해주는 퇴역 군인, 물의 순환이 중요하다며 이상한 조언을 해대는 기노 마르타와 가노 크레타, 학생인데 학생같지 않은 옆집의 여학생... 그리고 혼자만의 생각을 해보겠다며 비어있는 옆집 우물에 들어가 몇일동안 있던 주인공!!

 

현실과 꿈을 오가는 이야기들이 뭔가 따로 노는 듯하면서도 연결되고 있기에 더욱 헷갈리는 이야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답니다. 뭔가 흘러흘러 이야기는 계속 되고 있는데, 도대체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요? 다행이도 이렇게 엉키고 엉킨 이야기 실타래가 2권부터는 조금씩 풀리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떠나버린 아내 구미코의 편지를 통해.. 우물 명상과 주변의 이상한 일들로 인하여 무엇인가 숨겨진 비밀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이제 누구 말처럼 '기다려야' 하나 봅니다. '태엽감는 새'라고 불리기 시작한 주인공 도오루는 이곳에서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기다리기로 합니다.    

 

태엽 감는 새는 이 근처 나뭇가지에 않아서 세계의 태엽을 조금씩 감아. 끼익끼익 하는 소리를 내면서 태엽을 감지. 태엽 감는 새가 태엽을 감지 않으면, 세계가 움직이지 않아. 그런데 아무도 그걸 몰라.

p.295

 

세상의 태엽을 감아서 움직이게 해주는 '태엽감는 새'. 아무도 모르는 그 새를 아는 사람은 그와 그의 아내뿐이었답니다. 그리고 이제 토오루 자신이 '태엽감는 새'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하네요. 옆집 여학생에게..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버린 가노 크레타에게도.. 직장을 그만두고 아무런 일정도 없고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으로 무덤덤하게 살아가던 그의 세상의 태엽이 느슨해진건 아닐까요? 그래서 태엽감는 새가 그 집에 찾아오던 것은 아닐까요?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태엽감는 새'와 '태엽감는 새 아저씨'가 어떤 관련성을 가질지..

 

좋은 뉴스는 조그만 소리로 전해진다는 가노 크레타의 말처럼.. 이제 주인공은 조용히 세상의 소리를 들으려고 하는 듯 합니다. 아내가 말하고자 했지만 말하지 못했던 그 이야기! 아내가 홀로 병원에 가서 아이를 제거하던 날에 말해주려했던 그 이야기! 모든 것의 시작은 그 이야기인 듯 하네요. 3권에서는 이 모든 것들이 시원하게 밝혀지겠죠??? 

 

<이 글은 리딩투데이 선물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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