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사르의 여자들 1~3 세트 - 전3권 - 4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4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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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부로 이루어진 로마 역사소설 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4번째 이야기까지 왔네요. 이번에 만난 4번째 이야기 ‘카이사르의 여자들’은 카이사르가 로마에서 보니 세력과 정치적 싸움을 벌이면서 자신의 세력을 어떻게 확장하고 있었는지를 상세히 보여주고 있었답니다. 상대편을 향한 계략과 모략들! 때로는 반대를 위한 반대도 하고, 소문과 선동으로 상대방을 몰아세우기도 하고, 정치적 협력과 뇌물을 이용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도 하네요. 지금이나 그때나 정치판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 보입니다. 인간이 하는 일인지라.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체제인지라. 어쩔 수 없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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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카이사르의 여자들’이라는 제목처럼 이번 책에서는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있었답니다. 기원전 60년대부터는 풍부한 자료들이 있었기에 여성들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었다는 작가의 말. 로마 귀족 여성을 만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는데요. 원로원에서 카이사르가 세르빌리아에게 받은 편지나, 카이사르가 브루투스의 파혼 대가로 세르빌리아에게 주었던 진주는 진짜 있었던 사건이라네요. 이 정도 세세한 내용까지 기록에 남아있다니!! 역시 로마 문명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나 봅니다. 이 역사소설도 그냥 풍부한 상상력으로 쓰인 것이 아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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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나요? 우리처럼 저 애들도 카이사르의 여자들이에요. 뒤에 머물면서 우리의 주인이 집에 오기를 기다려야 할 운명이죠./3권, p.301

 


 

대신관 카이사르를 주인으로 섬기는 베스타 신녀 여섯 명, 위대한 카이사르를 만든 어머니 아우렐리아, 카이사르의 영원한 연인 세르빌리아, 카이사르의 애정 어린 부인 칼푸르니아, 카이사르의 영원한 사랑 딸 율리아,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까지.. 이들 모두가 카이사르의 옆에 또는 뒤에서 함께하는 카이사르의 여자들이었답니다. 철저한 남성 위주의 사회였던 로마였지만, 그들 곁에는 항상 여자들이 있었군요. 각자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었고, 각자 카이사르에게 중요한 존재였던 거 같아요. 그녀들이 있었기에 카이사르의 이야기가 더 풍부해졌던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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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카이사르는 자신이 바라던 이탈리아 갈리아와 일리리쿰 총독으로 임명되어 떠납니다. 로마의 가장 위대한 정복자가 되기 위한 시간이 되었나 보네요. 로마의 모두가 알고 있었던 카이사르의 능력이 드디어 제대로 폭발하겠죠? 4부 ‘카이사르의 여자들’이 애피타이저였다면, 5부 ‘카이사르’는 메인 디쉬일 듯 합니다. 그것도 마쉘린 가이드 별 3개의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맛보는 코스요리가 아닐까 싶네요.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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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의 여자들 3 - 4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4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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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니 로마 역사소설 '마스터스 오브 로마'를 만난 지 벌써 1년이나 되었더라고요. 로마에 1도 관심이 없던 시절에 우연히 읽기 시작한 소설이었는데요. 너무 재미나서 푹 빠져버린 역사소설! 주변 사람들에게 반드시 추천하는 역사소설로 등극했답니다. 처음 보는 소설이라고요? 한번 믿고 읽어보시지 않으실래요?

 

총 7부로 구성된 시리즈 중에서 드디어 4번째 이야기를 만나봤는데요. 마리우스와 술라라는 걸출한 인물들이 로마의 최고 자리를 위해 치열했던 이야기를 지나, 드디어 카이사르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었답니다. 로마 최고의 인물 카이사르! 본격적인 활약에 앞서 하나하나 차근차근 준비가 되어가고 있었는데요. 세계의 중심 로마에서 점차 커가는 그의 모습과 그를 둘러싼 여자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었답니다. 폭풍 전의 고요였지만, 고요 속에서도 충분히 치열하고 정열적이며 열정적이었던 이야기들.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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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폼페이우스 마그누스와 마르쿠스 크라수스, 그리고 가이우스 카이사르가 힘을 합치면 세상의 모든 산을 옮길 수 있습니다.

p.88

아무리 카이사르라도 혼자 힘으로는 힘들었나 보네요.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도 함께 할 동료들이 필요한 법이니까요. 로마 최고의 전쟁 영웅 폼페이우스, 로마 최고로 똑똑했던 카이사르, 로마 최고의 부자 크라수스.. 이렇게 로마 최고의 세 명이 함께 집정관 돌려 막기 시연했던 1차 삼두정치가 바로 이렇게 시작되었군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것은 카이사르의 작품이었잖아요. 상대적으로 세력이나 명성이 부족한 카이사르의 멋진 계략이었잖아요. 절대 친해질 수 없던 폼페이우스와 크라수스를 카이사르는 이렇게 동료로 만드네요. 공동의 적과 싸우기 위해.. 로마의 최고 자리에 오르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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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누스는 자네가 로마의 가장 위대한 정복자라는 영예를 빼앗기로 결심했다는 걸 알기나 할까?

p.226

정략결혼이라고 아시죠? 권력자들에게 필수 코스일까요? 어느 나라든, 어느 시대든 최고의 전략인가 보네요. 카이사르는 하나뿐인 사랑하는 딸 율리아를 무려 30살이나 차이 나는 폼페이우스와 결혼시켜버리네요. 지금 당장 자신의 목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인물, 로마가 인정하는 최고의 인물이었으니까요. 믿거나 말거나 다행히 이 둘의 결혼에는 사랑이 있었답니다. 다만, 폼페이우스가 모르는 것이 하나 있었네요. 위대한 정복자 폼페이우스는 이제 카이사르가 나아가는 미래의 밑거름이 되겠군요. 그러나 말거나 아름다운 부인 덕분에 폼페이우스는 정신이 없으니.. 딱히 불쌍하진 않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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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로마에서 해야 할 일은 모두 끝났네요. 그를 괴롭히던 방해꾼들의 모략에도 불구하고 삼두 세력을 만들어내고, 자신만의 세력과 지략으로 원하는 것을 얻었으며, 잠시 로마를 떠나도 안심할 수 있는 든든한 지지세력을 확보했네요. 카이사르 고생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인 거 아시죠? 당신을 위한 무대가 기다리고 있답니다. 카이사르를 사랑하는 여인들에게 작별 인사도 없이 떠나버린 카이사르! 몇 년 후가 될지 모르겠지만, 로마의 가장 위대한 정복자로 돌아올 것을 알기에 그녀들은 믿고 기다릴 겁니다. 저도 그녀들과 같은 마음으로 기다려봅니다. 마리우스와 술라의 시대도 있었지만, 역시 로마에는 카이사르만큼 막강하고 매력적인 인물은 없을 테니까요. 최고의 역사소설 마스터스 오브 로마! 이제 5권에서 만나요! 함께 시작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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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문
가와카미 미에코 지음, 홍은주 옮김 / 책세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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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시점에 계절과 너무 잘 어울리는 제목의 책이 나왔네요. 여름 하면 어떤 추억들을 가지고 계시나요? 시골 친척 집에 놀러 가서 놀던 방학이 떠오르시나요? 모래밭이 펼쳐진 바닷가에 놀러 갔던 기억은요? 저는 학창 시절 친구들과 함께 놀러 갔던 어딘가의 수돗가에서 물놀이하던 기억이 불현듯 떠오르네요. 시원했던 물방울과 소란스럽던 친구들의 웃음소리.. 그 친구들이 보고 싶어집니다.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일본 작가 '가와카미 미에코'의 작품에서는 어떤 기억들이 담겨있을까요? 여름의 문을 열고 들어가 봅니다.

 


 

2008년 배경인 1부와 그로부터 8년 후 이야기인 2부로 나누어진 소설이었는데요. 주인공인 나쓰코에게 특별한 순간들이었나 봅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 언니와 어렵게 자란 오사카 토박이 나쓰코는 작가의 꿈을 갖고 도쿄에 올라와 전전긍긍하던 시절이었는데요. 무슨 바람인지 가슴확대수술을 하겠다며 언니 마키코는 12살 딸 미도리코와 상경을 합니다. 엄마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던 사춘기 미도리코과 철부지 엄마 마키코의 관계가 1부 이야기였는데요. 나쓰코에게 30살의 여름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아이를 갖고 싶다는 건.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말인가요? 아니면 낳고 싶다는 얘기일까요? 그도 아니면 임신하고 싶다는 걸까요." (중략) "저도 나름대로 열심히 생각해 봤는데요. 그걸 전부 포함하는 '만나고 싶다'라는 기분인지도 몰라요./p.392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16년부터 2년간의 이야기가 담긴 2부에서는 나쓰코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책 한 권을 출판했고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며 간간이 쓰는 연재 글로 나름 자리를 잡은 그녀. 갑자기 그녀는 아이를 갖고 싶어 하죠. 남편도 애인도 없고, 남자와의 관계도 불편했지만.. 아이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 어떤 의미였을까요? 어떤 생각이었을까요?

그러다가 만난 것이 바로 정자 기증이었는데요. 불임부부가 아닌 이상 일본에서 쉽지 않은 방법이었기에 그녀는 고민을 합니다. 아니, 그것보다 정체불명의 남자가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될 아이가 걱정되죠. 자신의 탄생은 전적으로 누군가의 선택일 뿐, 본인의 의지가 아니었기에 일방적인 폭력이라는 주장까지 들으면서도 만나고 싶었던 아이. 잊는 것보다는, 틀리는 쪽을 택하겠다는 나쓰코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녀는 여름의 문을 열고 아이를 만나게 될까요?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 따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존재를, 이렇게 당당히, 자기들 멋대로, 막무가내로 끌어들일 수 있나, 그걸 모르겠다고요, 그뿐이에요. /p.460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리들 세상에 찾아오는 새로운 생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느님의 축복인가요? 세상에 내 존재를 남기기 위한 흔적인가요? 인류 멸망을 막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인가요? 가족의 완성을 위해 필수 조건인가요? 불행과 아픔만 존재하는 세상에 또 하나의 불청객인가요? 다양한 생각과 입장이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누구에게나 인생 최대의 사건이지 않을까 합니다. 누구나 각자의 입장이 있기에 뭐라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더라고요. 막연하게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이 아닌, 새로운 존재를 만나기 위해서는 이 정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정답은 없겠지만요.

 


 

드라마틱한 큰 사건이 있거나, 하늘높이 치닫는 갈등이 있는 술술 읽히는 소설은 아니었어요. 오히려 저에게는 여름날의 뜨거운 햇살과 한방울씩 흐르는 땀방울, 길에서 올라오는 아지랭이가 느껴지는 이야기였는데요. 책 속의 여름은 표지의 파란 상쾌함이 아니었어요. 아마 삶과 죽음, 그리고 생명에 대한 깊고 깊은 고민과 생각들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지금도 누군가는 새로운 생명을 만나기 위해 다양한 선택을 하고 있을 듯 한데요. 그런 분들께 이 책을 살짝 권하고 싶네요. 어떤 생각과 의견과 선택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조금 더 생명의 의미를 깊이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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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라수마나라 1
하일권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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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웹툰으로 만나왔던 하일권 작가님의 또 다른 명작이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네요. <삼봉이발소>와 <3단합체 김창남>에서 그만의 감성과 재미, 감동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마술사 이야기라고 하네요. ‘태양의 서커스’ 천막 안에서 만났던 환상의 세계! 그곳에서 느낀 두근거림을 만화로 남기고 싶었다는데요. 어떤 인물들과 어떤 이야기로 그 두근거림을 담았을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수리수리마수리가 아닌 안나라수마나라 주문으로 완성되는 마술 이야기! 두근두근합니다!!

 


 

빚더미에 도망간 아버지를 대신해 동생과 단둘이 살고 있는 소녀 가장 윤아이. 윤아이의 짝꿍인 대한민국 0.01% 수재 전교 일 등 금수저 나일등. 오래되고 허름한 유원지에 사는 미스터리 인물 자칭 진짜 마술사.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인물들이 우연히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이런 인연 자체가 하나의 마술이 아닐까 싶은 이야기가 담겨 있더라고요. 속임수가 아닌 진짜 마술을 부린다는 마술사는 윤아이에게, 그리고 나일등에게 어떤 마술을 걸은 걸까 궁금하더라고요. 신기하고 놀라운 마술 이야기. 하지만, 현실 속의 삶 이야기.

 


 

왜? 뭐가 그렇게 힘든데? 마술 좋아하면 그냥 하면 되잖아!… 응? /p.189


 

마술 같은 일이 정말로 일어날까요? 마술을 좋아했던 윤아이에게 마술사는 너무 쉽게 이야기합니다. 그냥 하면 되잖아! 정말 그냥 하면 되나요? 삶의 무게를 견디기에도 힘든 아이에게 너무 무책임한 어른의 한마디 아닌가요? 누구보다도 마술 같은 일이 벌어지기 원하는 사람은 바로 윤아이일 텐데 말이죠. 쉽게 던지는 한마디! 하지만, 그 한마디가 아마 마법 주문이었나 봅니다. 안나라수마나라! 안나라수마나라!

 


 

당신.. 마술을 믿습니까?


 

우리 삶에 마법이 있다면 어떨까요? 램프의 요정 지니가 옆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신데렐라를 변신시켜주었던 착한 마녀가 있다면 어떨까요? 저는 세상 어딘가에 마술 같은 일들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고 믿어요. 하늘에서 돈다발이 쏟아지고, 못된 사람이 사라지고, 멈췄던 유원지가 반짝반짝 돌아가는 그런 마술은 아니겠지만.. 우리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작은 마술들. 아무도 모르게 벌어지는 작은 마술들이 있을 거예요. 아마 안나라수마나라도 이런 이야기가 아닐까요? 이제 1권만 읽었지만 그런 느낌이 드네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방영 시작과 함께 출간된 단행본이었는데요. 사실은 살짝 유치한 내용일 듯해서 드라마는 패스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와! 이런 내용이었군요! 하일권 특유의 감성뿐만 아니라 재미와 감동, 그리고 현실까지.. 드라마에서 어떻게 표현했을지 궁금해지더라고요. 현실 고등학교 어딘가 있을 법한 아이들과 신비한 비밀의 마술사는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궁금하더라고요. 저는 오늘부터 드라마부터 정주행해 보렵니다. 안나라수마나라! 마술을 믿어보려고요. 안나라수마나라! 마술 같은 이야기 만나러 가보려고요. 같이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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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일록의 아이들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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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일록’이란 사람을 아시나요? 책의 제목을 읽으면서 샤일록이 누구?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어요. 그의 아들들 이야기라니까요. 알고 봤더니 셰익스피어 희곡인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냉혈하고 탐욕스러운 고리대금업자가 바로 샤일록이었답니다. 누군지 아시죠? 빌린 돈의 무게만큼 심장을 내놓으라던 그 인물! 그럼 이 책은 살인자들 이야기? 아니요. 은행 이야기랍니다. 은행 미스터리의 창시자 이케이도 준의 작품이었거든요. 은행 미스터리라??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도쿄제일은행 나가하라 지점에서 어떤 사건이 벌어질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저는 톱니바퀴가 아닙니다. 제 생각이 있고 의지가 있는 은행원입니다./p.22


 

상하 복종 문화를 지향하는 고지식한 부지점장 후루카와, 가족을 위해 은행원이라는 직업에 매진하는 다키노, 돌아가신 아버지 대신 가장인 여자 행원 아이리, 실적에 대한 압박으로 실성해버린 업무과 엔도, 프로야구를 꿈꾸다 한순간의 불규칙 바운드로 은행원이 된 융자과 다케모토까지.. 대출 성공 하나에 일희일비하고, 실적과 평가 하나에 목 매이는 조직 안에서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답니다. 톱니바퀴처럼 돌고도는 인생 속에서 서로 맞물려서 돌아가는 인물들의 삶은 재미나면서도 안쓰럽네요. 우리 모두 작든 크든 이런 톱니바퀴 하나하나로 살아가고 있을 테니까요.

 


 

<안일함이 유착 구조를 부른다> 아주 재미있는 표어라고 생각했다. 설마 자신이 그 표어처럼 되리라고는 그 당시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채/p.337


 

이런 톱니바퀴 속에서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 소설은 삶을 돌아보는 인생서나 자기계발서가 아닌 미스터리잖아요. 역시 모든 것의 발단은 돈이었나 봅니다. 돈이 쌓이고, 돈이 오가고, 돈으로 장사하는 은행인지라.. 100만 엔 실종사건이 발단이었는데요. 누군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지점의 평가를 위해 사건을 조용히 덮어버렸지만.. 누군가는 끝까지 진실을 파헤쳐 봅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살해당하고 누군가는 다시 의심하고.. 결국에는 모든 것이 밝혀지는데요. 범인은 바로 당신!!!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충격적인 결말이군요!!! 나가하라 지점 망했네요!!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었네요… 생각지도 못한 반전!!!! 역시 이것이 미스터리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겠죠?

 


 

열 개의 이야기에 20여 명의 주인공들의 사연들이 담겨있는 옴니버스 같은 일본추리소설이었는데요. 일본 국민작가로 자리매김한 이케이도 준이 스스로 ‘내가 소설을 쓰는 방식을 결정지은 기념비적인 책’이라고 언급할 만한 이야기였답니다. 각각 인물들에게 부여한 특징도 뚜렷했고, 각자의 사연도 흥미롭고 재미나면서도 이야기의 큰 줄기에 잘 스며들어 있었으며, 은행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긴장감까지.. 은행 미스터리도 독특하면서도 재미난 장르인 듯하네요. 책을 덮으면서 그의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지더라고요. 이케이도 준 정주행 한번 가야 할 듯합니다! ^^

 


 

 

 

출판사 지원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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