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은 그립고 서른은 두려운 - 가지 못한 길은 후회되고, 가고 있는 길은 버겁지만, 세상의 중심에 서고 싶은 당신에게
이종섭 지음 / 베스트프렌드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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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정신없이 나가며 이 책을 챙겨 나갔다. 남는 시간과 지하철 안에서 보기 위함이었다. 우선 이 책을 잡은 이유는 책의 제목이 끌렸다. 스물과 서른의 가운데에 있는 나의 상황에서 이 책은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아직까지는 이것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대체 20대는 얼마나 나대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상에는 도전할 거 천지인데다가 20대는 강철체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20대라고 모두 강철체력이라면 세상살이가 너무 팍팍 하지 않을까. 그렇게 책을 읽다보니 20대에게 하는 말이 많은데 30대에게 하는 말은 좀 적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도 즐기라 하고 분류하면서 20대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편지의 형식으로 채워 나간다. 이 책에서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스펙에 연연하지 말아라.’ 이었다. 인적 자원이 가장 큰 자원이라는 우리나라에서 인간은 광물로 취급되고 있다. 그리고 스펙을 통해 사람을 열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많이 선호하는 것으로 안다. 그리고 20대들도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길 원한다. 20대에게 평생직장의 개념은 없으니 직장도 곧 스펙이 되니 말이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처음 이 문구를 보았을 때 어이없었다. ‘스펙이 없으면 어떻게 취업하지?’하고 말이다. 스펙에 목메는 것은 꿈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꿈이 없어 직장에 들어가기 위한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이 구절을 생각해 보았다. 안정과 모험, 취업과 창업의 기로에서 20대는 이 구절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나는 너무 심한 모험은 좋아하지 않는다. 작은 변화는 괜찮지만 너무 큰 변화,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변화는 거부한다. 이런 성격이다 보니 안정에 더 많이 치우친다. 그리고 ‘직장이라는 곳도 필요하면 뽑고, 필요 없음 버린다.’ 라는 구절도 마음에 와 닿았다.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이긴 한 거 같다. 소위 사람 피 다 빨아먹고 내보내지면 그 때 창업을 생각한다.

하지만 20대와 30대, 모험을 즐기기 전 안정을 느끼고 싶다. 배가 강한 풍랑을 만나기 전 그 잔잔함을 느끼고 싶다. 강한 풍랑은 30대부터 50대까지 느끼고 있을 테니 말이다. 그 때가 되면 나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정신없는 풍랑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나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이 책을 쓴 사람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 청춘이라는 이유로 얼마나 더 나대야 하냐고. 앞에서 말했듯이 나는 안정을 좋아한다. 내가 패기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초기에 너무 나대 지쳐버린 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다시 한 번 보고 있으면 좋겠다. 다시 책장을 넘기고 있노라면 그 때를 후회하고 있을까, 아니면 비웃으며 그 때에는 나보다 어린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젊은이여, 안정을 즐기고 풍랑에 대비하라!’ 하고 이야기 해줄 수 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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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죽는다는 것 - 개정판
야마자키 후미오 지음, 김대환 옮김 / 잇북(Itbook)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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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죽음이라는 단어는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사회의 통념 상 ‘재수 없는 소리’, ‘해서는 안 되는 소리’로 교육을 받고 자랐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한 번씩은 생각하는 게 바로 이 죽음일 것이다. 과연 어떻게 맞이하는 죽음이 가장 좋은 것일까?

이 책에서는 환자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라고 한다. 환자가 원하는 것을 다 이루고 난 뒤 맞이한 죽음은 한 없이 편안해 보인다고 한다. 마음의 돌을 내려놓았다는 안도감으로 떠나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해 이렇게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는 요즘 나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려 한창 학원에 다니고 있다. 배우다 보니 이론 책에서 치매나 암 등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요양보호를 배우며 이 책을 보니 나의 노후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노후는 요양원이나 장기 요양센터에 들어가 나의 숨이 멎을 때까지 지낼 수 있는 돈을 지불해 놓아 케어를 받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일본만큼 아직 국가적 노후 대책의 수혜자는 없다. 일정부분 지불해야 하는 것이 많고 국가는 그만큼 해줄 능력이 없다고만 한다. 그러니 나의 노후는 바람 앞의 촛불 신세이다. 게다가 집에서 가스나 전기 등의 사고가 나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참 나쁜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부모를 맡겨놓고 유기를 하는 이들이 많으니 앞으로 법으로 정해두면 좋겠다. 최소 한 달에 한 번 무조건 찾아오라고. 안 그러면 무조건 모셔야 한다고 말이다. 저소득층은 좀 더 생각을 해보아야 하겠지만 중, 상층의 사람들이 안 찾아오는 게 부지기수라 하니 마음이 아프다.

이 책을 통해 배우고 있는 요양보호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과연 어떠한 것이 환자를 우선하는 것인지, 그들을 어떤 마음으로 대해야 할 지 생각할 수 있었다. 텍스트적인 친절이 아닌 정말 진심의 친절과 관심으로 그들을 대해야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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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지식in 사전
조병일.이종완 지음 / 연암서가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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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실 국사에 더 관심이 많았다. 중학교 때 배우던 사회에서 배운 세계사가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의 전부였다. 아마 중학교 때 하던 수업이 물건의 용도 위주로 배우다 보니 세계사에 대한 흥미가 많이 떨어졌다. 그리고 그 때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이 있었다. 왜 갑골문자라 하는지, 왜 메소포타미아 문명이라 불리게 되었는지, 소크라테스는 제자들을 양성하면서 어떻게 먹고 살았는지, 왜 클레오파트라를 미인으로 만들어 놓았는지, 기타 등등. 많은 의문이 나의 머릿 속을 떠돌아 다니고 있었다. 그 때는 그 숙제를 풀지 못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다. 그 후 나는 의문과 함께 세계사와 점점 멀어져 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우연찮게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졸업한 지 몇 년이 된 지금 나는 다시 세계사를 접하게 되었다. 읽으면서 중학교 때 배웠던 갑골문자, 메소포타미아 문명, 프리메이슨 등 익숙한 단어들이 많이 나와 반가웠다. 다시 한 번 잠들어 있던 세계사의 영역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하였다. 이 책에서 꼭 빼놓지 말고 읽어야 하는 것은 박스 안의 내용이다. 박스 안에는 그들이 왜 그렇게 하였는지. 그들 보다 앞 선 시대에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등 새로운 사실에 눈을 뜰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장점은 첫째, 교과서와 같이 딱딱하지 않다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 책의 구성은 별책부록 정도에 해당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교과서에서 잘 다뤄주지 않는 내용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까?’,‘~이었다.’로 질문을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책을 읽다가 ‘왜?’, ‘진짜?’ 등의 반응이 즉각 나올 수 있게 되어 있다. 책이 우리의 질문에 답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먼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래서 읽는데 지루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여기에 자신 나름대로의 생각까지 첨가된다면 ‘이 책을 재미있게 즐기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한글의 어순대로 정리가 되어 있어 찾아보고 싶은 내용만 찾아볼 수 있어 읽기 쉬웠다. 역사라는 장르를 읽으면서 많이 범한 실수가 있다. 열심히 읽다가 여기저기 삼천포로 빠지는 경향이 있는 책들이 더러 있다. 그래서 자칫 한 줄이라도 놓치게 되면 다시 돌아가야 하는 수고로움과 집중력이 떨어진다. 한 마디로 활활 타오르던 열정이 물벼락을 맞은 셈이다. 내가 싫어하는 글 작법 중 하나이기도 한데 이 책은 그럴 일이 없다는 것이다. 지문 하나에만 집중하여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어 삼천포로 빠지는 대참사는 일어나지 않는다.

나도 이렇게 읽느냐 이 책을 읽는데 평소보다 오래 걸렸다. 하지만 다시 꺼내어 읽어 보았을 때 내 생각이 적혀 있는 메모들을 본다면 즐거운 추억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재미있는 별책부록이다. 별책부록의 가장 큰 본분은 무엇이겠는가? 읽거나 만들거나 즐겨주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이 세계사라는 딱딱한 교과서를 말랑하게 만들어 주는 존재라고 느꼈다. 그래서 유연해져 교과서와 함께 세계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의 길잡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국사도 이렇게 편찬되어 나왔으면 좋겠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국사를 어려워 하지 않고 흥미를 붙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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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작가에게 - 글쓰기 전략 77
제임스 스콧 벨 지음, 한유주 옮김 / 정은문고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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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라는 직업은 로망과 같다. 그리고 티비에도 나온다. 보통은 두 종류로 많이 나온다. 첫째가 늦은 밤, 안경을 끼고, 아무렇게 묶어 놓은 머리, 고뇌하며 한 문장, 한 문장 만들어 나가는 모습. 둘째가 이미지로 환기도 되지 않는 지하방, 며칠을 안 감은지 모를 떡 진 머리, 정리라곤 하나 안 되어 있는 방 안, 나뒹구는 술병. 보통 생각하는 게 이런 상태이다. 그것이 나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는 작가의 이미지이다. 작가라는 직업은 드라마에서 단골 소재로 써먹기도 한다.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서, 드라마의 중심 역할을 하기 위해서 사용된다. 주인공의 친구나 지인 중에 작가가 많이 등장한다. 그 가운데 그들은 시니컬하고 직설적이다.

대중에게 노출빈도가 많아진다는 것은 곧 환상에 사로잡히기 쉬워진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티비에선 아름다운 집에서 성공한 작가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나라에서 책만 내서 먹고 살 수 있는 인세를 벌어들이는 사람이 몇 명일까? 그렇게 성공하는 작가는 과연 얼마나 될까?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난 사람이 한 명 있었다. 올 초 요절하신 작가 故 최 고은 씨.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하고 추도의 물결로 인터넷을 달궈 놓았다.

‘시나리오를 쓰지 못하면 돈이 벌리지 않는다.’

‘제작에 들어가기 전까진 작가에게 나오는 돈은 없다.’

‘그녀는 지병이 있었다.’

‘옆집 문에 붙은 남은 밥이라도 있으면 문 두드려 달라.’

그리고 거기에 달린 댓글

‘아르바이트라도 하지.’

‘32살이면 일해서 먹고 살 수 있잖느냐.’

‘네가 거지냐?’

적은 의학지식으로 이해할 수 없던 그녀의 지병을 인터넷에 검색해 보았다. 갑상선 기능항진증은 내가 알고 있는 건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장애분류에 제외되기 때문에 장애 연금이나 장애 수당에서 제외된다. 장애 분류표 DSM-Ⅳ라는 것이 있다. 그것을 기반으로 장애 분류가 이루어진다. 현재 우리나라는 15개의 장애만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니 할 줄 아는 일이라곤 글을 쓸 줄 밖에 모르는 그녀에게 이 일이 생계였다. 게다가 갑상선은 굉장히 중요한 곳이다. 신진대사 조절이 이루어지는 거기가 망가졌으니 일을 할 수도 없었다. 아마 글을 쓰면서도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다. 피곤하고, 먹어도 체력이 딸렸을 것이다.

그런데 언론이 슬쩍 내보이고 만 그녀의 생활고. 그리고 그렇게 지내는 작가들은 부지기수. 최 고은 작가의 요절로 시스템을 뜯어고치겠다더니 조용해졌다. 이러면서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참으로 우울했다. 나도 내가 동화책이든 뭐든 써서 내가 아끼는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게 꿈이다. 그리고 작가로 이름 한 번 남기는 게 나의 최대의 유토피아이다. 현실과 결부되어가다 보니 과연 뛰어들어도 되는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실 나도 작가의 꿈을 생각하긴 하였다. 77가지를 이야기 하고 싶어하는 저자의 생각을 읽어보았다. 참으로 깨알같은 정보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외국인이라 그런지 어쩌면 우리나라의 정서와 안 맞는 게 많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에이전트와의 계약, 책 홍보에 열을 올리지 말라고 하는 게 과연 우리나라에도 적용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알려지지 않거나 사인회라도 하지 않으면, 책을 알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번이라도 더 메스컴을 타야 사람들의 뇌리에 남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가 궁금한 게 생각이 났는데 작가들의 임금 같은 건 어떻게 협상할까? 월급처럼? 한 편당?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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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소설 쓰기 - 하루 1시간 원고지 3매로 제2의 인생을 꿈꿔라!
한만수 지음 / 한스앤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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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글을 멋지게 썼으면 한다. 그리고 드라마를 보면서, 감동적인 책을 읽었을 때 그러한 욕구는 더욱 용솟음친다. 나 또한 그렇고 그렇게 해내는 사람들이 부럽기까지 하다. 나의 상상의 작물에 사람들이 연기를 하고 호평을 보낸다. 이런 상상만으로도 나는 우쭐해질 때도 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나는 글이라곤 노력한 게 별로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로지 티비나 책으로 나오는 작가들의 책을 보며 부러워하기만 하였다. 그렇다, 나는 욕구만 있었지 그것을 어떻게 요리해야 하는지를 몰랐다. 게다가 그런 걸 쓰려고 생각을 해도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게다가 어떻게 구성하는 게 가장 좋은지, 다른 작가들은 아이디어가 생기면 그것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등 모든 걸 다 생각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렇다, 나는 그야말로 나는 초짜인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보게 되었다. ‘하루에 원고지 세 장 정도로 글쓰기가 그렇게 많이 늘까?’하는 생각도 했다. 물이 바위를 뚫듯이 이것 또한 노력의 대가는 하루 원고지 세 장일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써서 내가 과연 당선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레시피가 아닌 나의 레시피로 고치는 과정에 덜컥 겁이 난 것이다. 이렇게 하면 좋은 아이디어를 망치는 게 아닌지, 이러다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게 아닌지 등등 점점 나는 걱정만 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책은 자신의 스타일이 담겨야 하지 않겠는가? 이외수 할아버지도 자기 스타일이 있고, 공지영 아줌마도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으니 말이다. 아마 인고의 세월을 표현하는 게 책을 쓰는 일이 아닐까 싶다. 20대에 매의 눈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은 책을 쓸 때 참으로 축하받을 일이 아닌가? 하지만 그만큼 거만해진다면 그러한 능력이 있다고 해도 글을 잘 써내지 못할 것이다.

모든 것에는 시간이 곁들여진다. 사람이 커가는 것에도, 나무가 크는 것에도, 일의 능숙함에도, 그리고 글을 쓰는 것에도.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첫 술에 배부르고 싶어 한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다. 한 번 넣은 응모에 단박에 당선이 되서 출간하게 된 나의 책을 상상해 본다. 나의 레시피도 없이 말이다. 가장 위험한 상상을 나도 하고 있었다. 아마 나의 현실에서 탈피하고 싶은, 그야말로 이상적인 곳을 찾아 나는 집착하고 부러워하고 화를 내고 있었던 것이다.

책을 한 번 읽었으니, 이제 다시 읽고 이 책대로 한 번 해보려 한다. 그러면서 나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연습을 해보려고 한다. 즐거운 책을 만나서 다행이다. 아마 사전만큼 두꺼운 대법전을 받아보았다면 박박 뜯어서 뗄깜으로 쓰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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