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본주의 세상아래 우리 인간들이 암묵적으로 합의하는 <대안없음>에 대한 태도를 날카롭게 일깨우는데, 저자의 논박이 계속될 수록 대안없음의 불행한 냄새만 더 자욱해지고 걍 존나 우울하고 마음 아퍼짐요…….
나는 참.. 서간체 소설을 좋아하네 미국인들은 참.. 영국을 좋아하네…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인간이 인간임을 잊지 않게 해주는 순간들에 대한 묘사 같은 것들에 언제나 굴복하여 눈물 한 줄기 또르르 흘리게 되지만… 이런 종류의 이야기들은 유럽에만 너무 많다는 데서 약간; 기분 구려짐<채링크로스 84번지>가 안 떠오를 수 없는 이야기인데 이 책은 로맨스양념이 너무 쳐져서(픽션의 원죄.) 내게 채링크로스만 못하게 읽혀졌다.
가수원에서 유년을 보냈다는 게 축복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이 책 도비라에서 내가 나온 중학교 모습을 알아볼 때나, 소고기볶음밥을 기막힌 맛으로 만드는 김밥집의 냄새를 내가 이미 알고 있을 때, 코요태 노래가 아니면 숨통이 조여온다는 서한나의 말이 어떤 속에서 나오는 건지 단박에 느낄 때 기타등등…. 이 인간이 이런 책을 썼다는 게 왠지 콧잔등이 시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