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공부에 미쳐라 - 부와 성공에 직결되는 공부법 50
나카지마 다카시 지음, 김활란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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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의 저자는 20대의 공부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20대 이전에도 열심히 성의를 다해 공부를 하겠지만 그 이전의 공부는 스스로가 선택한 공부가 아닐 경우가 많을 것이다. 기본 과정이 정해져 있고 그 속에서 열심히 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결정할 수 있을 뿐일 경우가 대다수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20대가 되는 순간, 모든 것은 본인의 몫이다. 무엇을 공부할 것인지,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 언제 공부할 것인지 그리고 공부하지 않을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리고 그 선택에 따른 결과도 오롯히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 싱거운 변명은 아무도 귀기울여주지 않는다.  

그리고 공부하지 않으면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수도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또, 사회생활을 준비하거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필요한 공부를 하기 때문에 20대에는 자신의 선택한 공부를 할 수 있고 그런만큼 자신을 발전시킬 가능성도 큰 것 같다.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니 20대때 하는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한 작가의 문장들에 신뢰를 갖게 되었다.

작가는 사회생활을 하는 또는 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준비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요즘은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어서 공부를 통해서 자신을 발전시키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살아남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의 원하는 모습의 내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자세와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서술하고 있다.

스스로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어디서든지 두각을 나타낼 수 있고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누군가 반드시 알아볼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재차 삼차 강조한다.

이 책은 그가 강조한 능력을 기르기 위한 방법들이 잔뜩 나열되어 있다.

우리나라 20대 중에 공부에서 자유로운 사람을 없을 것이다.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하고 확고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는 것에 대해 부인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물론 이제껏 한 공부로 모자란 건가라는 생각과 함께 작은 한숨이 내쉬어질수도 있겠고 당장의 피로감도 어쩔 수 없겠지만 미래를 위해 그정도의 투자는 필수옵션이라는 생각이 든다.

'해야하니까 할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처음 들었을 때 말장난으로만 받아들였는데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하건데 상당히 강렬한 인상을 받았었나보다.

해야하니까 할 수 있다. 그리고 기왕 해야하는 거 즐겁게 하고 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잠도 조금 줄여야 하고 바쁘게 여기저기 쫓아다녀야 하겠지만 그게 다 경력이고 실력이 되는 게 아닐까.

미래를 준비하는 대한민국의 마음이 젊은 사람들 모두 스스로의 이상형에 가까워지길 바라며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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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가출 중
미츠바 쇼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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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족성잘소설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아빠가 가출하고 열네살의 달리는 꼬마 막내와 살짝 방황하는 열일곱살의 여고생인 둘째 딸, 스물 일곱살의 백수청년 맏아들과 마흔 두살의 알콜 의존증의 엄마, 그리고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한 일흔 세살의 할아버지가 같은 공간에서 자기만으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던 상처와 아픔을 보듬어가기 시작한다. 가족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힘을 얻게 되는 것 같다.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차리고 가끔 남같으면 등 돌렸을 것같은 다툼이 있어도 시간이 조금만 흐르면 진정되는 것을 보면 가족의 에너지란 엄청날 것이라고 짐작한다. 그리고 그런 힘이 이 가족에게도 미미한 작용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한 공간안에서 각이 반듯한 정육면체 같은 모습으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려고 몸부림치지만 시간일 갈수록 모서리가 깍여나가고 둥글어진다.

가장의 부재전에 아빠가 이 가정이 소통의 주체였던 것 같다. 그리고 그가 가출을 단행하면서 이들은 소통의 방법을 잃어버리고 당황하고 안절부절하게 된다. 그리고 그 모든 감정의 소용돌이가 행동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그들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간다. 방황의 끝에서 모멸감을 느끼는 대신 그들은 상황을 서서히 자기만의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정리해나가기 시작한다.

아빠는 가출중이라서 우정출연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족들이 그에 대한 기억을 따라가면서 그에 대한 대략의 인상을 잡아낼 수 있다. 자유를 꿈꾸고 세상을 구하고 싶어했지만 결국 한사람의 세상을 구하고 지구상의 로맨티스트로 존재하고 싶었던 남자가 아니었을까?

책 속의 가족은 특수한 사정상 미묘한 거리를 가지고 있어서 마음을 터놓은 대화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서로 곰살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식탁에 둘러앉은 화목한 모습은 기대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불건전 정보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즐거운 추억 같은 것에서 얻는 안식같은 것도 없다.

하지만 아빠의 가출 이후 모여 살게 되면서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은 힘들지만 천천히 자리를 찾아간다. 그런 과정동안 가족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털어내는데 그것을 종합해보면 이 가족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누군가는 아는데 상대는 알지 못하고, 때로는 불건전 정보를 철썩같이 믿고 마음의 평온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세상이 다 그렇지 않겠는가? 모든 것을 다 알 수 는 없으니까. 단지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판단의 기초로 삼아 살아갈 수 밖에 없어서 마찰과 충돌은 필연적인게 아닐까?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현명하게 굴 수 있다면 행복에 한걸음 다가서는 게 아닐까 싶다.

재미있는 책이다. 파트마다 화자가 바뀌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래서 이전에 생겼던 궁금증들이 이야기하는 사람이 바뀌며서 속시원히 해결된다. 연령에 맞는 고민과 생각들을 잘 풀어낸 거 같다.

'아빠는 가출중'이라는 제목과 책 표지를 보면서 섣부른 판단을 내리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다. 솔직히 제목이 조금 유치하다고 생각하면서 크게 기대하지 않고 읽어나간 책인데,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의 원제는 염세 플레이버!

각자 조금씩 염세의 향기를 풍기기는 하지만 모두 기본적으로 좋은 사람들이다. 그러니까 그 상황속에서 그 정도의 평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만약 현실속의 사람들에게 이 가족의 상황을 적용시키고 생활하게 만들었다면 얼마전 티비에서 본 가족문제해결프로그램에 출연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모습을 만들어놓지 않았을까?

마음속에 몇가지씩 고민과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지만 기본적으로 선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식구로 묶이고 서로를 가족으로 받아들여가는 모습이 따뜻하다.

아빠가 컴백했을 때...왠지 이 아저씨에게는 컴백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그들이 좀 더 발전된 관계를 형성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보는 사람 눈이 그 풍경에 익숙해진 것뿐일지도 모르지만 확실히 이질적인 것의 경계선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흐릿해진 것 같았다.  
     



책을 읽고나서 이 가족에 참 어울리는 구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소개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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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영혼 최재형
이수광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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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가는 것도 엄청난 일인데 나라를 위해 자신의 생명조차 지키려 들지 않는, 생의 본능마저 무릎 꿇게 만든 그들의 뜻과 의지에 새삼 감동을 받게 된다.

이 나라의 독립과 자존을 위해 소리치고 투쟁한 분들을 존경한다.

그리고 일년 364일 동안 일상의 번잡함을 핑계로 별다른 생각없이 지내다가 3월 1일이 되어서야 그들을 떠올린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최재형이라는 이름은 생소했다. 텔레비전에서 하는 3.1절 기념 특집 다큐멘터리를 놓쳤더라면 아마 그의 존재를 알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가난한 농노의 아들로 태어나 국경을 건너고, 러시아인 선장을 만나 그의 양자가 되어 교육받으며 러시아인으로 성장한다. 큰 부를 이루면서 러시아 정치에도 참여하고 짜르로부터 훈자을 수여받는다. 그리고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를 재정적으로 지원한 사람도 최재형, 그였다. 일본의 강세로 결국 러시아마저 등을 돌린 상황에서 재판도 없이 일본군의 총탄에 의해 대륙의 바람이 된 사람이 최재형이다. 다큐멘터리를 보고나서 소설로 그를 만났다.

대략의 줄거리와 굵직한 행적은 거의 유사했다. 세부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어서 자료를 찾아보고 싶었는데 책 뒤쪽에 참조문헌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팩션이 역사적 사실이나 실존인물의 이야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덧붙여 새로운 사실을 재창조하는 문화예술 장르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분명히 사실과 상상력의 경계가 존재하는 것만큼 책을 읽는 사람에게 그 경계를 확인할 기회는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최근에 읽은 소설중에서 참고문헌이 제시되어 있는 책을 드물어서 아쉬워하고 있었던 참이었다. 만약 참고문헌이나 좀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을 책에서 친절하게 제시하고 있다면, 재미있는 책 한권 읽었구나하며 끝나는 게 아니라 책을 다 읽고나서 비로소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관심있는 자료를 찾아보고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 작가의 본래 의도와 부합하지 않을까?

처음에는 두꺼워서 다 읽어낼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기우였던 것 같다. 어떤 내용이 이어질 지 궁금해서 페이지를 넘기는 손이 빨라진다.

책을 읽는 동안 포레스트 검프를 떠올렸다. 그가 살아가는 동안 발생한 굵직한 사건들 속에 그가 자리잡고 있어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후반으로 가면서 지금부터 흥미진진할 거 같은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점프하듯이 흘러서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 책으로 인해 이전까지 모르고 있었던 인물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되어 의미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기억해야 할 많은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 역시 무엇인가 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용기 필요한 것 같다.

책을 읽으며 너무 모르고 있었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고등학교 시절에 국사를 공부한 이후에 쉽게 나온 역사에 관련된 책을 몇권인가 읽었을 뿐이다. 역사관련 다큐멘터리를 보고 궁금한게 있으면 인터넷을 조금 뒤져본 게 전부였다. 이제 도서관에 들렸을 때 역사관련 책도 조금 빌려 읽고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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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메르 VS. 베르메르
우광훈 지음 / 민음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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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이벤스...

시대를 잘못 만난 비운의 화가.

인정받지 못해서 스스로를 파멸시키다 자신의 그림마저 버린 그가 가여운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 대한 복수극을 벌이는 그를 비난하고 싶지 않았다.

책은 재미있다. 베르메르는 우리나라에서도 영화나 책을 통해서 많이 알려진 화가이다. 하지만 그의 그림을 위작한 인물이 실재로 있었다는 것은 이번 책을 읽고나서 궁금한 것들을 찾아보다가 처음 알게 되었다.

요하네스 베르메르 특별전을 준비하던 리가 가브리엘 이벤스의 딸을 만나면서 이야기를 시작된다. 그리고 가브리엘이 재판을 받을 때와 화가이던 시절, 그리고 그림을 떠나고 위작을 준비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림에 소질있는 꿈많은 청년이  명성을 위해 맞지 않는 옷에 몸을 끼워넣는 것과 같은 과정을 거쳤지만 아무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자 점차 파멸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시대에서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위작을 선택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그림과 부유함을 맞바꾸었다.

그리고 그는 괴링과의 거래로 체포되고 그 과정에서 위작임을 고백하게 된다.


     
 
이번 저의 위작행위가 비록 나치 독일을 향한 분노에서 출발하였지만 솔직히 그 이면에는 좀 전 제가 언급한 부분들, 즉 저의 재능과 작품에 대한 세상의 무시와 냉대, 그로 인한 반감과 중오의 감정도 내재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이 비록 기형적인 결과를 초래해 이번 사건을 엉뚱한 방향으로 몰아가 버렸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기존 미술판에 약간의 혼란과 충격을 안겨 주고 싶었습니다.

소수의 다양한 시도들에 대해 좀 더 주의를 기울이고 따뜻하게 수용할 수 있을 때 문화는 비로소 진보하리라고 많은 사람들은 믿고 있습니다. 그 선두에 서야 하는 사람들이 유행과 물질적 가치만을 절대적으로 여기고, 그 외의 시도들은 고루하고 격이 떨어지는 허황된 것으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정규 미술학교에서 퇴학당한 저는 아카데미뿐만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도 언제나 열외자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벽이 창작의 현장에서 저를 내몰았고, 결국 전 약삭빠른 장사치로 전락해야만 했습니다. 제 위작은 결국 이러한 세상에 대한 분노요, 복수극에 다름 아니었던 것입니다.
 
     


 가브리엘의 최후진술은 책의 마지막 부분에 자리잡고 있어서 최신효과를 일으켰나보다. 책을 읽고나서 그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브리엘 이벤스의 실재 모델인 반 메헤렘이라는 화상을 알게 되었다.

유화물감이 내부까지 마르는 데 걸리는 30~50년의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내열성이 강한 합성수지를 사용한 물감을 사용하고 그림을 완성한 후 오븐에 구웠다고 한다. 그리고 수분이 증발해 생긴 틈에 검은 잉크를 채워넣어서 진품에 가까운 모습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시대의 나무판을 구하기 위해 싼 가격의 그림을 구해다가 물감을 지우고 그 위에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메헤렌이 베르메르의 작품이라고 속여서 판 그림들의 엄청난 금액들,  수년간의 연구를 통해 기술을 익히는 치밀함을 보며 가브리엘의 최후진술을 읽으며 느꼈던 그에 대한 안타까움을 색이 바래기 시작했다. 그리고 책 속에서 가브리엘의 다른 모습을 찾아 내기 시작했다.

정보에 따라 팔랑거리는 모습이 우습기도 해서 가브리엘 이벤스와 반 메헤렘을 분리시키기로 했다.

그들은 비슷하지만 다른 존재로 인식하기로 하고 캐릭터에 대한 평가는 후에 하기로 했다.

세상의 인정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야만 당당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작가님이 내가 사는 지역에서 교편을 잡고 계신 것 같은데...길가다 만나면 싸인해주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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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종의 라틴화첩기행 문학동네 화첩기행 5
김병종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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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동안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책속에 사진이 아닌 그림이 있었기에

남미를 내멋대로 상상하며 자유롭게 거닐수 있었다.

처음에는 세계지도를 꺼냈고 그 다음에는 음악을 틀고

시도 몇편인가 찾아보고 책장에서 미술사책도 끄집어 냈다.

소설들과 체 게바라 평전도 슬쩍 꺼내봤다.

한참 걸려 먼지가 뽀얀 노인과 바다도 찾아냈다.

몸치에 가까우면서 탱고와 삼바를 동경하며 학원이라도 다녀볼까

잠시 고민하기도 했다.

두어시간이면 다 읽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것 저것 꺼내고 다른 책도 뒤적이면서 이 책을 읽다보니

토요일 반나절이 훌쩍 지나 있었다.

몇 편의 영화와 다큐멘터리, 책들, 몇 곡의 음악만이 인식의 전부였던

남미를 문장과 그림으로 만나면서 조금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거의 반대편에 있는 나라..그래서 더욱 낯선 나라들이

이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이 책의 힘인 것 같다.

햇볕이 뜨거운 오후에 읽었으면 더 좋았을거라는 아쉬움이 생긴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

떠나기 전의 설레임과 들뜸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다가도

막상 여행지에 가서는 너무 큰 기대를 해서인지 큰 감흥을 얻지 못한다.

사진으로 봤던거랑 같네..사진보다 못하네...이런 생각을 하면서

책 바깥쪽으로의 여행은 현실에서 자유롭지 못해 이내 피곤해지고 만다.

그래서 한번쯤 들려보고 싶은 곳이 생겨도

짐 꾸리기, 교통수단에서의 장시간 체류 같은 것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다보면 

슬며시 귀찮아지기 시작해서

사람 사는 곳이 다 똑같지 뭐...라고 마음을 접어버린다.

꼭 다녀야 하는 건 아니야...여행을 공간에만 한정하는 편견을 버려야해..

이런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여행경비로 책이나 잔뜩 사버리기 일수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서 그 번거로움을 감수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남미의 공기, 색감, 음악. 사람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게으름을 단박에 날려버리다니!

그림도 문장도..그리고 책을 읽은 후 느낌도 멋진 책이다.

김병종 화백은 이번 『김병종의 라틴화첩기행』을 시작으로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 북유럽과 지중해 연안의 이름모를 섬과 강과 그 안의 사람들의 이야기로 자신의 빈 화첩을 채워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다음 책이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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