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 박찬일의 이딸리아 맛보기
박찬일 지음 / 창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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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SC에 일년 반동안 연재한 글 31편이 한 권의 책이 되었다. 

그리고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라는 멋진 제목이 붙었다.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씨칠리아 모디까의 식당 '파또리아 델레 또리'에서 일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일상분투기는 고되고 피곤한 것 같지만 분명 활기넘치고 즐거워 보였다.

아무래도 요리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익숙하다고 생각했었던 이딸리아 음식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점들이 잔뜩 있었다.

마늘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게, 다른 방식으로 사용한다는 점을 비롯해서

피자를 주문할 수 있는 시간대와 비슷하지만 다르고 다르면서 비슷한 한국와 이딸리아의 요리비교까지.

게다가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공간인 주방도 살그머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드라마에서 보이는 그 깔끔하고 정갈하기 짝이 없는 비현실적 공간과는 많이 달라보인다.

정신없이 분주하고 복잡하다는 느낌이 강하달까.

그리고 소소한 주방의 뒷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무엇보다 이 책은 재미있다. 쿡쿡 웃음을 자아낸다.

물론 질투의 화신이 어깨에 잠깐 내려앉아 일어난 사건 이야기는 무시무시하기도 했지만...

쿠스쿠스를 뒤집어쓰고, 소세지밥을 만들어 고추장에 비벼먹기도 하지만

그의 쉐프 도전기를 읽고 있노라면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들어있던

아니면 이젠 조금 늦은게 아닐까라고 생각했던, '꿈'이란 이름을 붙였던 많은 것들이 떠올라서

조금 설레기도 하고 두근거리기도 했다.

꿈은 가지고만 있어도 실현된다고도 하는데...그건 아마 이런 뜻이 아니었나 싶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꿈을 떠올리게 만들고, 그 꿈을 향해 움직이도록

마음을 뒤흔드는 무언가를 분명히 만나게 될 것이라는 확신에서 나온 말이 아니었을까.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평온하고 잔잔하지만 천편일률적이었던 일상에 던져진 돌맹이같다.

그 조약돌이 만들어낸 동그란 무늬로 내가 얼마큼 바뀔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전보다 조금은 상쾌하고 가벼워진 느낌으로 꿈상자를 뒤져볼 수 있지 않을까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도전의 이면을 살펴봤던 것 같다.

'무언가 해야한다, 할 것이다'와 같이 다짐으로 끝내버리는 게 아니라

'한다'라는 동사에 어울리는 장면을 세밀하고 과정되지않게 그리고도 미화시키지 않고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지만, 거기에서는 그 공간만의 세계가 또다시 펼쳐질 것이라는 것을...

거기에서도 도망치지 않으려면 각오가 필요할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아무튼 지금은 생각중...무조건 저지르기보다는

이성적으로 객관적으로 그리고 합리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

부록이 참 좋았다. 10가지 이딸리아 요리법이 담겨 있는데,

간단한 인터뷰와 요리방법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그다지 크게 어려워보이지 않아서 한번 만들어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전문가의 솜씨이기에 그렇게 간단해보이는 것이지

내가 직접 요리를 만든다면 어쩌면 주방을 쓰레기소굴로 만들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생겨나니까

근처 마트에서 장을 봐서 한번 도전해보고 싶기도 하다.

이딸리아 요리에 대해 갖고 있던 편견을 바로잡을 수 있었고

'요리'라는 세계의 매력과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려는 시도를 하게 만들었다는데서

참 재미있으면서 의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검색을 해보다가 이 책의 저자분의 요리와 와인책도 발견했다.

두번 생각안하고 장바구니에 담았다.

이제부터 이딸리아 요리도 내 손으로 뚝딱뚝딱 만들 수 있는걸까..?

그럴리가... ^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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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빛 매드 픽션 클럽
미우라 시온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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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등의 소설로 유명한 미우라 시온의 신작소설이다.

이전 소설들이 마냥 유쾌하고 즐겁기만 하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밝았다.

다소 과장된 상황설정을 하기도 했지만 이전 작품들은 성실했고 건강했다.

하지만 이번 소설은 많이 다르다.

미우라 시온이 매 작품마다 다른 분위기와 문체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지만

게다가 아직까지 그녀의 전작품을 읽어보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검은 빛'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색의 소설인 것 같다.

작가가 밝힌 이 작품의 중요 모티브는 폭력이라고 한다.

‘폭력을 폭력으로 되갚은 사람들은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하는 의문에서 시작된 작품이란다.

'폭력의 먹이사슬'이 소설속에서 문장으로 그려진다.

우선 시작은 쓰나미였다. 저항할 수 없는 강력한 폭력, 쓰나미는 작은 섬을 덮친다.

마을은 사라지고, 몇 안되는 생존자들은 그 폭력의 잔해마저 감당해야 한다.

섬에서 살아남은 3명의 아이였던 그들은 폭력에 노출된 채 살아간다.

시간이 흐르고 성장한 그들의 모습을 드러나는데...

어쩐지 그들은 쓰나미로 섬 전체가 날아가던 그 순간 성장이 멈추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들은 자랐고, 나이를 먹었고, 일을 하고, 가족을 꾸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년, 소녀의 모습에서 전혀 자라지도 성숙하지도 못한 것 같다.

다만 쓰나미가 휩쓸어간 마을의 모습과도 같은 척박한 마음으로 살아갈 뿐이다.

그런 그들은 어른의 모습이 된 이후에도 폭력의 손아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들은 폭력의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가해자가 되기도 하면서 시시때때로 그 모습을 바꾼다.

책을 다 읽고 그들에게 표정이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감정이 없었다고 해야할까. 감정이 마비된 모습이었다고 해야할까.

폭력 그 자체만으로 거부감이 들지만, 그 폭력의 후폭풍이 더 잔혹하게 그려진 소설이었다.

원제에다 '검은'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는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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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아의 서울대 말하기 강의 - 소통의 기술, 세상을 향해 나를 여는 방법
유정아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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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에 개설되어 5년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서울대 말하기 강의를 책으로 옮겨놓은 것이다.

부록으로 강의계획서까지 첨부되어 있어서 실제 강의를 책으로 보는 듯한 느낌을 더해준다.

이전까지 접했었던 화술에 관한 책과는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기술적인 방법론보다는 소통하기 위한 말하기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고 해야할까.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고나서 이제부터 정말 말을 술술 잘할 수 있겠군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만 이제부터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언어생활을 하게 된다면

나를 위해서도 나와 함께 말을 나눌 사람을 위해서도 훨씬 기분좋고 오해없는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마음과 생각을 그대로 전할 수 있는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세상은 어쩌면 좀 더 평화로워지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해본다. 그러면 상대를 좀 더 이해하고 그만큼 극단적 분쟁과 마찰을 줄어들지 않을까.

그리고 그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동시에 짐작하게 된다.

그래서 그 이상적인 소통의 단계에 이르기 위해서도 준비와 노력 그리고 공부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반성하게 됐다.

평소에 진심을 담아서 이야기하고 있는지, 이기적으로 생각없이 말을 뱉어내고 있지는 않은지를 말이다.

그리고 제대로 말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자했고 관심을 기울였는지 말이다.

그 모든 물음에 당당하게 대답할 수 없다는 점이 씁쓸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지금부터가 아니겠느냐는 생각을 한다. 지나간 시간과 행동은 어쩔 수 없으니까.

우선 '유정아의 서울대 말하기 강의'를 읽은 지금부터라도 속도를 내서 분발한다면

지금의 자신없는 말하기에도 봄날은 찾아오지 않을까...

라는 작은 희망을 가져보는 게 욕심은 아닐 것 같다고 스스로를 격려해본다.

말하기 위한 기본적인 자세와 마음가짐과 같은 기본적인 정보를 시작으로

정보 스피치와 설득 스피치, 대화, 인터뷰, 토론과 같은 특정한 말하기의 실전 노하우를 찾아볼 수 있다.

'말하기'라는 소재의 특성상 실습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 같다.

강의계획서에서 실습이 꽤 큰 비중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실제 강의가 아니라 지면으로 강의를 접할 수 밖에 없다면

혼자서라도 꾸준히 연습을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때로는 거울을 보면서 말하기 연습도 해야 할 것이고

친구를 만나서 잡담을 나눌때도 책의 내용을 연상해서 적용해본다는 시도도 중요할 것 같다.

인터뷰나 프리젠테이션를 할 때를 책의 내용들을 고려해서 준비를 한다던지하는 식으로

평소의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활용해보는 것으로 실습을 대체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말을 잘하고 싶다고만 생각했지, 제대로 말을 해보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삼스럽지만 깨달았던 것 같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잘하겠다고 욕심내는 게 어리석은 짓인지 알면서도

매번 그걸 반복하는 것 같다. 그건 말하기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씁쓸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신중하게 그리고 진심을 담아서 말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다음에 기술적인 부분을 보충해야 겠다.

그러면서 말을 참 잘하는 사람, 진실로 무장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에

조금씩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말하기 학습에의 의욕을 한껏 북돋아주는 책이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연습을 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 같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책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의 나의 말하기 연습에 달려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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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타임스 - 21세기 코믹 잔혹 일러스트판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하나자와 겐고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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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카 코타로가 새로운 스타일의 소설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소설과 만화의 독특한 접목인 일러스트 소설 '모던 타임스'에서는

소설 속의 내용을 세심한 100여컷의 일러스트로 그려내고 있어서 장면을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다.

검색으로 이 책에서 펼쳐질 모든 사건이 시작된다.

몇 가지 단어를 검색하는 순간 그들은 누군가의 추적을 받게 되는데

그 추격자는 그들을 교묘하고 빈틈없이 위기의 상황으로 몰아넣는다.

일에서만큼은 능력 출중한 고탄다 선배는 쪼르르 도망치고

순진하고 심약한 후배 오이시는 강력범죄의 주도자로 지목된다.

영원히 군림하고 생존할 것만 같은 상사 가토는 느닷없이 자살을 하고

친구인 소설가 이사카 코타로(작가와는 한자가 다르다)는 칼에 찔린다.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특정 단어들을 검색 했다. 그리고 그런 일을 당하게 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와타나베, 무서운 와이프에게 강도높게 불륜여부를 추궁당하는 샐러리맨이다.

그가 이번에 맡게 된 일은 고탄다 선배가 도망치면서 내팽개친 것이다.

그와 후배 오이시가 작업에 착수하게 되고, 의도하지 않게 그들은 판도라의 상자를 열게 된다.

그리고 상상도 못할 일들이 마구마구 쏟아져나온다.

그 엄청난 소용돌이에 휩쓸린 와타나베 무리, 맞서 싸울 것인가 도망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내린 결정에 따라 사건들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그들의 목을 죄어오는 세력의 정체를 파헤칠수록 거대한 존재감만을 발견해간다.

정보화된 사회와 시스템에서 가치를 잃어버린 인간상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인 시선이 날카롭다.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흥미를 잃을 짧은 시간조차 허용하지 않는 속도감에 한번 놀라고

사회성 강한 메시지를 무겁지 않게 전달하는 솜씨의 정교함에 감탄한다.

이번 소설에서도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몇가지 요소들이 숨어있다.

우선 비틀즈가 나오고, 익숙하고 반가운 그들이 등장한다.

특히 '골든 슬럼버'와 유사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연재와 병행해서 '골든 슬럼버'를 썼다고 한다.

골든 슬럼버에 있는 것이 모든 타임스에는 없고, 골든 슬럼버에 없는 것은 모던타임스에 있다고 하니

두 작품을 비교하며 읽으면 색다른 묘미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역시 이사카 코타로다 싶다. 언제나 색다른 시도를 하고 이전보다 더 나은 글로 돌아오는 그의 다음 소설이 벌써 기대가 된다.

다음번 소설은 또 얼마나 진화되어 있을지 기대하게 될 정도로 '모던 타임스'는 이전보다 기발하고 재치있는 소설이었다.

아, 그리고 이 책을 읽다보면 채플린 자서전이 읽고 싶어진다. 채플린의 영화도 다시 보고 싶고...

채플린, 이사카 코타로를 검색하면 어떻게 될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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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의 용어사전
나카야마 겐 지음, 박양순 옮김 / 북바이북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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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서를 읽을 때면 고민이 된다. 아니 걱정이 된다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나 지금 제대로 읽고 있는거니?

잘못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안그래도 얕았던 집중력을 더 분산되게 되고

마침내는 한숨 한번 크게 푹 쉬고 몇페이지 넘기지 못했던 책을 덮게 된다.

그리고 책장에 꽂아둔다. 언젠가 꼭 읽을것이라고 다짐하면서...

하지만 이 책을 다시 읽게 되는 경우는 이제까지 없었던 것 같다.

이제는 그 책들을 꺼내도 되지 않을까 한다.

'사고의 용어사전'을 읽었으니까. 그래서 조금은 자신이 붙었으니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철학에 대한 기본적은 개념과 그를 중심으로 넓게 가지를 뻗고 있는 지식을

이 책을 통해서 괴롭지않게 그리고 쉽게 잠들지 않으면서 접할 수 있었다.

제목에서 눈치챌 수 있듯이 이 책은 철학적 사고를 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 개념을 숙지할 수 있는 책이다.

철학책을 읽다보면 분명히 내가 읽고 쓰고 말할 수 있는 언어로 쓰여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책을 이해할 수 없어 난감할 때가 적지 않다.

이 책을 차근차근 읽어나가면서 그동안 철학의 기본적인 개념을 알지 못하고

오히려 '무시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싶을 정도로 간과하지 않았나라는 반성을 했다.

철학이 원래 어려운게 아니라 철학을 접하는 자세가 바르지 못했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분야든 처음 시작할 때에는 우선 명확하게 중요한 개념들을 정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잘 지켜지지 않는다. 대충 이렇지 않을까하고 넘어갈 때가 비일비재하지 않았을까.

철학분야에서도 같은 실수를 저질렀던 것 같다. 
철학이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는 행위라면, 여기에서도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개념을 파악하는 것이 겠지만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100개의 사고용어 중에서 사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시원스럽게 그 뜻을 말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철학적 사고를 위한 기초적은 개념을 미약하게나마 정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참 좋았고 뿌듯했다. 

이제부터 철학책을 고를 때 그다지 겁먹거나 망설이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물론 완벽한 이해를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책을 읽고 공부해야 겠지만

시작하기도 전에 슬금슬금 뒷걸음치는 일은 줄어들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영영사전을 펼친 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모르는 단어를 찾아 펼쳤는데 그 설명에도 모르는 단어가 잔뜩있어서 좌절했던 그 날이...

'사고의 용어사전'을 읽으면서 그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몰라서 펼치긴 했는데, 그 해설을 읽으면서 또 다른 사전이 필요하다는 느낌이 스친다.

하지만 사전의 원래의 목적이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도움을 주기 위한 책, 사전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어떤 것을 이해하기 위해 꼭 필요한 책...

'사고의 용어사전'도 그런 책인 것 같다.

철학의 첫걸음을 위해서 꼭 옆에 두어야 할 책이라고 해야할까.

다른 책을 읽으면서 아리송한 개념을 발견했을 때 이 책을 뒤져서 찾아보고

이 책을 읽다가 흥미로운 내용을 발견하면 관련도서를 읽어보는 식으로...

'사고의 용어사전'이라는 한 권의 책으로 '이제 독서 끝!'을 선언하는 게 아니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제대로 읽기 시작!'을 마음먹을 수 있는 책이랄까.

그런 의미에서 참 고마운 책인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복잡하고 어려워서 몇 번을 다시 읽을 부분도 있었다.

그리고 평소에 무관심하던 참고문헌을 꼭 참조하리라 굳게 다짐했던 책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철학에 대해 조금 더 다른 형태로 관심을 가지게 된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앞으로는 좀 더 제대로 철학책 읽기에 도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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