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의 용어사전
나카야마 겐 지음, 박양순 옮김 / 북바이북 / 200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학서를 읽을 때면 고민이 된다. 아니 걱정이 된다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나 지금 제대로 읽고 있는거니?

잘못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안그래도 얕았던 집중력을 더 분산되게 되고

마침내는 한숨 한번 크게 푹 쉬고 몇페이지 넘기지 못했던 책을 덮게 된다.

그리고 책장에 꽂아둔다. 언젠가 꼭 읽을것이라고 다짐하면서...

하지만 이 책을 다시 읽게 되는 경우는 이제까지 없었던 것 같다.

이제는 그 책들을 꺼내도 되지 않을까 한다.

'사고의 용어사전'을 읽었으니까. 그래서 조금은 자신이 붙었으니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철학에 대한 기본적은 개념과 그를 중심으로 넓게 가지를 뻗고 있는 지식을

이 책을 통해서 괴롭지않게 그리고 쉽게 잠들지 않으면서 접할 수 있었다.

제목에서 눈치챌 수 있듯이 이 책은 철학적 사고를 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 개념을 숙지할 수 있는 책이다.

철학책을 읽다보면 분명히 내가 읽고 쓰고 말할 수 있는 언어로 쓰여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책을 이해할 수 없어 난감할 때가 적지 않다.

이 책을 차근차근 읽어나가면서 그동안 철학의 기본적인 개념을 알지 못하고

오히려 '무시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싶을 정도로 간과하지 않았나라는 반성을 했다.

철학이 원래 어려운게 아니라 철학을 접하는 자세가 바르지 못했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분야든 처음 시작할 때에는 우선 명확하게 중요한 개념들을 정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잘 지켜지지 않는다. 대충 이렇지 않을까하고 넘어갈 때가 비일비재하지 않았을까.

철학분야에서도 같은 실수를 저질렀던 것 같다. 
철학이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는 행위라면, 여기에서도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개념을 파악하는 것이 겠지만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100개의 사고용어 중에서 사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시원스럽게 그 뜻을 말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철학적 사고를 위한 기초적은 개념을 미약하게나마 정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참 좋았고 뿌듯했다. 

이제부터 철학책을 고를 때 그다지 겁먹거나 망설이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물론 완벽한 이해를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책을 읽고 공부해야 겠지만

시작하기도 전에 슬금슬금 뒷걸음치는 일은 줄어들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영영사전을 펼친 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모르는 단어를 찾아 펼쳤는데 그 설명에도 모르는 단어가 잔뜩있어서 좌절했던 그 날이...

'사고의 용어사전'을 읽으면서 그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몰라서 펼치긴 했는데, 그 해설을 읽으면서 또 다른 사전이 필요하다는 느낌이 스친다.

하지만 사전의 원래의 목적이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도움을 주기 위한 책, 사전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어떤 것을 이해하기 위해 꼭 필요한 책...

'사고의 용어사전'도 그런 책인 것 같다.

철학의 첫걸음을 위해서 꼭 옆에 두어야 할 책이라고 해야할까.

다른 책을 읽으면서 아리송한 개념을 발견했을 때 이 책을 뒤져서 찾아보고

이 책을 읽다가 흥미로운 내용을 발견하면 관련도서를 읽어보는 식으로...

'사고의 용어사전'이라는 한 권의 책으로 '이제 독서 끝!'을 선언하는 게 아니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제대로 읽기 시작!'을 마음먹을 수 있는 책이랄까.

그런 의미에서 참 고마운 책인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복잡하고 어려워서 몇 번을 다시 읽을 부분도 있었다.

그리고 평소에 무관심하던 참고문헌을 꼭 참조하리라 굳게 다짐했던 책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철학에 대해 조금 더 다른 형태로 관심을 가지게 된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앞으로는 좀 더 제대로 철학책 읽기에 도전해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