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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력 코드 - 인공 지능은 왜 바흐의 음악을 듣는가?
마커스 드 사토이 지음, 박유진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인간과 기계의 차이점은 창조력(창의력)이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알고 모르고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라는 흐름 속에 AI에 대한 언급이 많아졌다. 물론, 일각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부정도 많은 편이다. 한 예로 다보스포럼은 매년 스위스의 시골 휴양지 다보스에서 모이는 사교 클럽으로 명성에 비해 내용이 창의적이지 않다는 비난에 직면하여 클라우스 슈바프가 급조한 개념이라고 논하는 경우이다(김정운, 2019).
2016년 박사 과정 때, 바둑 프로그램을 만들어 인간 최고수에게도 뒤지지 않을 거라는 제작진의 확신있는 말과 함께 국내 프로 기사인 이세돌 선수와의 대결이 이루어졌다. 총 다섯판의 게임 속에 승자에게는 상금 100만 달러가 지급되는 빅 게임이였는데, 이세돌 선수의 상대는 알파고였다. 책에서는 알파고를 만든 데미스 허사비스에 대한 자세한 전기를 기록해두었다. 처음 접하게 된 그의 기록은 흥미롭다. 체스 실력이 뛰어나 열세 살 때 세계 유소년 랭킹 2위에 올랐던 경험이 있는 그가 어떻게 딥마인드를 창립하였는지 그리고 바둑 두는 기계를 만들었는지는 재미있게 읽었다. 흔히 이야기하는 머신러닝, 딥러닝을 2010년부터 준비할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특히 게임 49가지 중 29가지가 인간을 능가하는 기록을 작성한 논문이 2015년에 네이처에 실었다는 점을 새로운 정보였다(p.41-71).
저자는 창조력을 인간다움이 의존하는 코드라고 칭하며, 인간 코드라고 부른다(p.15).
마가릿 보든은 인간의 창조력을 탐구적 창조력, 융합적 창조력(책에서는 접목과 관련이 있다고 표현하기에 서평을 쓰는 나름대로의 단어로 칭하였다), 변혁적 창조력 세 가지로 구분한다(p.26). 단어 속에서 대략적인 의미를 유추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내가 가진 지식에 의하면, 미술 작품, 작곡 등 마저 가능한 상황이다. 즉, 창조력에 대한 부분이 무너진 사례가 아닐까 고민해본다. 이 책에는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다. 내가 즐겨봤던 얼음과 불의 노래(미드로 왕좌의 게임)에 대한 사례를 통해서 정답에 유추하는 상황을 설명하기도 한다. 수학교육을 전공하며 학생을 가르치다보면 항상 드는 생각이 "뭐에 써먹지?"였다. 가르치는 사람도 제대로 모르는 상황이다보니 배우는 입장에서는 참 막연했을 거 같단 생각도 든다. 실제 예를 들고 왔지만서도 학생들의 이해도가 그리 높진 않았던 거 같다. 이 책을 그 때 접했다면, 좀 더 수학을 재미있게 가르쳐볼 수 있지 않았을까란 고민을 해본다.
이 책을 쓴 저자 역시 수학을 전공한 사람으로 내가 그토록 변명하는 바를 잘 설명회준다. 수학을 전공했던 이유로 나는 암산 담당이 되었다.
그러나 암산도 잘 하지 못 해서 항상 듣던 이야기가 있다.
수학전공자가 왜 암산을 못해..? 라고, 그럴 때마다 항상 내가 잘못 배웠나라는 생각과 위축됨을 느꼈지만, 반론으로 수학교육과는 수학을 어떻게 잘 알려줄 것인가를 배우는 곳이라고 주장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 책에 나의 주장을 보완해줄 내용이 나왔다.
수학자는 결코 계산을 엄청나게 잘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일이라면 분명히 컴퓨터가 훨씬 정확하고 빠르게 할 수 있다.
수학자는 패턴을 찾는 사람이다. 수학을 패턴을 식별하고 설명하는 학문인 것이다.
기계학습의 개념은 무언가 잘못되어 갈 때 새로운 의문을 제기하는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p.109). 저자는 앞서 이야기한 데미스 허사비스를 왕립학회에서 옆에 앉아서 기계학습이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하던 때를 회상한다(P.341). 저자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읽는 내내 엄청난 사람의 글을 읽고 있는구나라는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뭔가 알파고의 뒷 이야기를 엿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창조력을 논하고, AI와의 차이를 이야기할 때도 빠질 수 없는 이야기 중 하나는 Self일 것이다. 기계와 사람의 현재까지의 차이를 논하는 중요한 내용일 것이다. 기계는 프로그래밍 된 바를 통해서 학습한다. 사람 또한 학습을 통해서 성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에게 있어서 종결교육은 앞으로 사라질 것이다. 평생교육, 평생학습의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다. 끊임없이 배우고, 끊임없이 성찰해야 하는 시대가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QED(Quod Erat Demonstrand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