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준의 이너스페이스 - 나노로봇공학자, 우리와 우리 몸속의 우주를 연결하다
김민준.정이숙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과 계열을 나왔지만, 큰 관심이 없는 나인지라 이너스페이스 란 제목에 끌려 책을 펼치게 되었다. 저자는 자신이 고등학교 시절 난독증이 있어 아다다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는 이야기하는데 전반적으로 흥미롭고 쉽게 잘 읽힌다. 그동안 저자에 대해선 잘 몰랐는데, 나노로봇공학자로서 미국 국립과학재단 젊은 연구자상, 국제생체공학회 생체공학 최우수공헌상 등 분야에서 최고라고 할 만큼의 실적을 가지고 있었다.

유전공학과 나노공학, 로봇공학의 다학제 간 연구를 통해서 앞으로 세상이 얼마나 변할 지 기대가 되었다. 비단 과학 분야에서만이 아니라 교육학 등에서도 다양한 학제간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이긴 하나, 더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마이크로 나노로봇, 박테리아 나노모터, 박테리아 동력 마이크로로봇, 트랜스포머 나노로봇 등의 설명을 보면서 엄청나게 많은 발전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마치 은하철도 999에서 나오는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로봇으로 되는 시대가 어쩌면 후대에는 일어나지 않을까. 언젠간 광대한 우주를 빛의 속도로 항해하는 때도 올 것이다. 내심 불안하지만 기대되는 마음 또한 크다.                   

                                                            

1.

저자의 지도 교수가 했던 말이 개인적으로 인상 깊다(p. 38).

박사 학위는 운전면허증이라는 철학을 가진 지도교수는 운전하는 방법(연구하는 법), 자동차가 고장 났을 때 고치는 방법(연구 방향 재점검, 수정), 자동차 연료 채워 넣는 방법(연구제안서 쓰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항상 제자들에게 "나의 성공이 너의 성공이고, 너의 성공이 나의 성공이다."

나 역시 생각나는 일화가 있다. 박사 지도 교수님과 학술지 작업을 하던 중 당연하게(당시에는 나는 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던 거 같다) 될 거라고 생각했던 논문이 탈락된 적이 있다. 그 때 지도 교수님은 "학위 논문과 다르게 학술지 논문은 프로의 세계"라고 이야기를 하며, 낙담하는 나에게 자신도 많이 떨어져봤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항상 이성적인 분이라고 생각했던지라 그렇게 이야기해주었단 거 자체가 감동적이었다.

2.

기계공학 전공을 목표로 하는 수험생에게 나는(나뿐 아니라 입학 전형 요소 중 하나로) 물화생지 중 물리를 최우선으로 해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저자의 석사 논문을 보면 전기침투를 이용한 초미세유체 유동 제어라는 전기화학을 바탕으로 연구를 했다고 한다.

대입 전형 중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전공 적합성에 대한 세부 평가를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드는 내용이다. 고교학점제가 시행된다고 해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하나의 직업을 목표로 잡고 어떤 과목과 활동을 이수했는지에 대한 부분으로 예측을 얼마나 할 수 있을까? 물론, 대다수는 걸러지게 될 것이나 아주 특별한 학생들은 지금의 교육 체제에서는 탈락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3.

박사 과정 연구 주제가 갑자기 바뀌면서 자신이 유학 오기 전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는 속에서도 꾸준하게 나아감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근래 진로 상담에서도 무계획 혹은 우연 이론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는 분위기이다. 진로가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내가 만나는 분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여러 탐색(혹은 방황)을 통해서 지금의 모습으로 된 과정을 들어보면, 재미난 사례가 많다.

얼마 전 학교 앞에서 식사를 마치고 낯설지만 한 번 들어가보고 싶은 공간이 있어 들어가봤다. 여유가 되어 대표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서울의 한 대학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하고 싶은 일이 생겨 나와서 청소년 진로 교육이나 대학생 놀이 공간을 운영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오랜만에 설레였던 적이 있다. 추후 인터뷰를 요청해도 되냐는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과 함께 "오늘 날인가 봐요. 시청에서도 사실 연락이 왔었거든요."라며 웃는 모습이 기억이 난다. 참 멋진 청년을 알게 되어서 행복했던 하루였었다.

4.

해외의 교수 채용 방식처럼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이고, 학생 선발에 있어서도 신중을 기할 수 있는 구조가 갖춰지면 좋겠다. 특히 면접 날짜를 정하는데 있어서 처리 하는 방식에서도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결과에서도 저자의 모교에서 항공료 50만만 입금된 상황에 대해 섭섭함 마음이 큰 듯 하다.

나 역시 모교에 처장 면접까지 간 적이 있으니 후에 들러리였단 사실을 알고 많이 서운했던 적이 있다. '차라리 부르질 말지'란 생각도 들었고, 그 뒤론 모교에서 일하고 싶단 마음이 많이 사라졌던 기억이 있다. 저자의 성과 등을 책을 통해 살펴보면 국내에서 아까운 인재를 놓쳤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5.

전반적으로 읽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다. 물론, 저자에 대해선 잘 몰랐다.

저자가 연구하는 분야는 중학교 때 접한 영화를 통해서 이루어졌는데, 작은 로봇이 인체 안에 주입디어 암세포를 제거하고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기술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길을 걷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연구를 통해 사회에 이바지하는 모습이 멋져보였다. 끈끈한 사제 관계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p.s 대학원 과정을 꿈꾸는 분들은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문과 계열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이 든다. 나 역시 학부는 수학교육 전공이지만, 대학원 과정에서는 교육학을 전환했으나 배울 부분이 많았다.

p.s 2 출판사를 통해서 받게 된 이너스페이스를 주관적인 관점에서 서평이 진행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범죄 심리의 재구성 - 연쇄살인사건 프로파일러가 들려주는
고준채 지음 / 다른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심리학 지원자 중 프로파일러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이 많아졌다. 이유가 뭘까?에 대해 고민해보면, 시대적으로 정서적인 문제로 발생되는 사건이 많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영화로도 제작되어 사회의 분노를 거세게 만들었던 2008년 조두순은 징역 12년을 채우고, 곧 출소를 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국민들은 온라인으로 청원을 넣을 정도로 그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한 아이의 인생을 무너뜨리고, 12년이란 형도 과하다는 그의 발언은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나는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은 "선함"이다.

그러면서도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대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이 이야기는 법조인을 비난하는 것은 아님을 우선 밝힌다. 비난한들 나 같은 사람을 거들떠 볼려나 쉽지도 하지만. 형사소송법상 판결이 확정된 사건에 대해 다시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는 대학원 진학을 안 두고 심리학과 교육학으로 고민을 잠깐 했었다. 심리학 중에서도 상담 심리학, 인지 심리학, 범죄 심리학에 관심이 있었고, 교육학은 학부에서 배운 내용을 확장시키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최종적으로는 교육학을 선택했지만, 심리학에 대한 갈망은 여전했다.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을 졸업하신 선생님을 만나 관련 프린트물을 받기도 하며 혼자만의 공부를 진행했다.

 

그 중 사회과정 이론에서 사회 구성원이 범죄자가 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이론이 있는데, 같은 사회 구조 속에서도 모든 사람이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은 개인적으로 현대 사회에 꼭 필요한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흔히 남 탓을 많이 하는 시대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이렇게 된 건 누구 누구 때문이다라는 주장은 너무나도 많다.

 

제가 대학원을 교육학과로 정한 이유도 범죄 심리학에서도 예방적 차원이 존재하지만, 애당초 교육을 위한 사회가 된다면 범죄가 줄지 않을까란 이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괴물과 싸우는 동안 자신 역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당신이 깊은 심연을 바라보면 그 괴물 역시 당신을 바라본다.

니체 - 선악의 저편 중

넷플릭스를 통해서 한니발 이란 미국 드라마를 본 적이 있다. 한니발 렉터 박사와 월 글레이엄 박사의 심리극이다. 월 글레이엄은 프로파일링은 하며 자신이 범인과 동일시 하거나 몽유병 등 어떻게 변해가는 지에 대한 부분도 다룬다. 범인이 눈 앞에 있으나 극 중 인물은 그의 존경 받고 권위 있는 전문가의 모습 등에 매료되어 그를 용의선상에서 제외시킨다. 참 답답하면서도 본질을 바라보는 눈을 키워야겠다고 다짐했던 순간이었다.

 

또한, 범죄 심리에서도 IT 융합의 시대가 다가옴을 느낀 게 피해자의 휴대전화 통신 내역, SNS 등의 인터넷 활동을 통해서 파악하고, 앞으로는 AI가 분석해줄 것으로 기대한다(p.85)는 저자의 기대였다. 어떤 식으로 분석이 될 지 참 궁금하다. 우리 나라는 2009년 경찰청에서 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인 지오프로스가 있는데, 이를 통해 범죄 수사 데이터에 적용하며 수사 대상자를 선정한다고 한다. 융합의 시대답게 지리적 프로파일링은 캐나다 경찰관 킴 로스모가 개발을 했는데, 수학적 재능이 뛰어났었다고 한다(p.156). 앞으로 더 안전적이고 예방적인 곳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이수정 교수님의 묻지마 범죄자 심층 면접을 통한 실증적 원인 분석 및 대응 방안 연구에 따르면 범죄자의 40%가 어릴 때 시작한 비행을 멈추지 못해 성인이 되어서도 범행을 지속한다고 한다. 묻지마 범죄자들은 어릴 때부터 가족에게 보호받지 못한 채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 배움을 멈추거나, 소년원과 소년교도소를 들락거리다가 군대도 가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p. 162)는 부분에서 교육이 필요한 또 하나의 이유를 찾았다.

 

추가적으로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볼 거리는 미술 작품 같은 속지이다. 문양 등을 좋아하는 나로선 반가움이 크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어떤 작품이 있을까 상상하게 되었다.

 

 

 

p.s 프로파일러가 목표인 청소년들은 꼭 읽어보면 좋을 거 같다. 어렵지 않게 다양한 사례를 토대로 작성되어 있다. 또한, 위증죄, 무고죄 등의 법적 지식도 함께 얻을 수 있을 것이다.

 

p.s 2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동체 경제학 - 맨큐의 경제학 이데올로기를 대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스티븐 A. 마글린 지음, 윤태경 옮김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멘큐의 경제학은 경제학도가 아니더라도 알만한 유명한 책이다. 그 책의 이데올리기를 대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하니 어렵더라도 궁금하여 도전하게 된 책이다. 경제학은 유럽 이후에는 북미에서 발전한, 근대성이라는 맥락에서 진화한 학문이다. 그런데 공동체라는 세 글자가 붙으니 뭔가 새롭다.

"경제를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어르신들의 주된 술 안주였다. 도대체 경제가 뭐길래 어르신들은 만나면, 경제 이야기를 할까? 어린 시절 아버지의 주된 프로그램은 뉴스였다. 뉴스를 보면 경제가 돌아가는게 보인다는 것이였다. 물론, 어머니께서는 매 시간마다 같은 뉴스를 본다며 핀잔을 아끼지 않았지만, 아버지는 매 시간마다의 특징이 있다고 주장하며 퇴근 후 9시 뉴스까지 챙겨 보셨던 기억이 있다. 최빈국 중 하나였던 나라가 국가 주도의 경제 개발에 성공한 사례를 어쩌면 그 시대를 겪은 어르신들은 긍지와 자부심으로 삼지 않을까.

400년간 경제학 이데올로기는 이기적 개인과 시장 시스템을 키우고, 공동체를 훼손했다(p.25). 한 예로 경제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덜 협동적이고 덜 이타적인 경향이 있음(p. 28)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연구 결과로 단정지을 순 없을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이과 라는 이유로 경제 수업을 제대로 들었던 적은 없지만, 이기심을 바탕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은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이 책의 원제는 우울한 과학이다. 아마도 경제학은 시장 친화적인 학문으로서 존재하다, 대공황이 발생하며, 주요 교리에서의 허구성을 나타냈기 때문에 우울하다는 표현을 쓰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 책에서 처음 받은 인상 깊었던 점은 표지의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한다는 문구이다. 첫 장을 펼쳐 저자의 약력을 상펴보면, 저자는 하버드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한 경제학자이다. 즉, 기존의 전통적 경제학이 공동체에 미치는 좋지 않은 영향(악영향)에 대해 논한다. 내가 전공한 평생교육도 기존의 교육학에 대한 하나의 대안을 위한 교육학이기도 한 지라 흥미로웠다. 주류 경제학이 권력의 언어이기 때문에, 꼭 알아야 한다. 이해하지 못하는 대상을 제대로 비판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저자의 표현에 동의를 표한다.

 

함께 살아가지 않느다면 무슨 삶을 산다고 하겠는가?

공동체에서 살지 않는 삶은 삶이 아닐지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동체의 구성원은 쉽게 가입, 탈퇴, 해산을 허용한다면 이또한 유지될 수가 없다. 경제학에서는 외부성의 문제(p.71)로 무임승차자의 문제를 논한다. 마지막까지 저자는 훌륭하고 의미있는 삶을 살기 위해 공동체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근래 보여지는 사회 현상, 갈등 등을 고려한다면, 저자의 관점에서 본다면(혹은 전통적 경제학적 관점) 개인의 이기심의 결과이다.

협업이 강조되고, 화합이 강조되는 시대이다. 개개인의 이익보다는 구성 사회를 먼저 생각하는 시대가 오길 바란다. 물론, 구성 사회를 먼저 생각한다는 것이 집단 이기주의로 변질될 수도 있기 때문에 각자가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 함께 살아갈 마음을. 자연을 아끼기 위한 환경 활동 등 여러 차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재의 상황들과 단체를 보면 가히 이타의 마음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제학도들은 새로운 이념의 경제학을 한 번 접해보면 좋을 듯 하다.

p.s 개인적으론 쉽지 않은 책. 번역이 직독된 느낌도 든다. 좀 더 시간을 두고 다시 읽어볼 것을 마음먹음.

 

p.s 2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역 다빈치 노트 - 역사상 가장 비범한 인간의 7가지 생각 도구
사쿠라가와 다빈치 지음, 김윤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어린 시절 선망의 대상이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 흔히 말하는 못 하는 게 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는 그는 유연에서 "내게 주어진 시간을 허비했다."는 말도 안 되는 한탄을 하였던 인물이다. 흔히 국내로 치면, '엄친아'가 아니였을까?

그렇지만, 다빈치의 생애를 살펴보면 엄친아이기 보단 평범한 인물로 기록을 한다. 다빈치가 다른 사람을 질투했다는 사실은 놀라우면서도, 내 머릿 속에는 '그래도 다빈치는 천재야'라는 생각은 저버릴 수가 없다. 그리고 신혼 여행 때 그의 작품을 직접 보고 싶어 파리까지 갔으나. 센강의 범람으로 인해 박물관 앞까지 갔던 아쉬움이 문득 떠오른다.

그가 남긴 8,000장의 노트를 연구하여 저자가 책으로 출판을 했다. 저자는 다빈치스트가 되자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어서 구경을 하러 가니, 무언가 준비는 많이 한 사람으로 보이긴 한다. 그렇지만. 다빈치의 생애가 담긴 노트를 어떤 식으로 엮었을까 라는 우려와 함께 용두사미가 되지 않을까 다소 걱정을 가지고 책을 펼쳤다.

                            

 

이 책은 크게 존중

 

, 몰입, 통찰, 창조. 인간관계. 실천, 행복으로 나눌 수 있다. 다빈치 노트를 분석하여 분류화시킨 것이 일본만의 특유의 느낌이 풍긴다. 위의 표현은 실용주의적인 일본 서적에 대한 개인적인 평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빈치 마을의 레오나르도라는 의미인데, 빈치 마을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서쪽으로 약 30Km 떨어진 곳의 마을이다. 다빈치가 앞서 열등감이 있었다고 이야기한 구체적 사례는 시스티나 성당의 일화다. 학습 동기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쓰던 일화이기도 한데, 다빈치가 연결이 될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당시. 시스티나 성당의 벽화를 제작하는 프로젝트에 여러 화가를 소집했는데, 다빈치와 같은 공방에 있던 선배이자 라이벌인 산드로 보티첼리만 선발되어 그가 낙담했던 사례이다. 다빈치는 "나는 성공하지 못했다."라는 놀라는 말을 한 적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 현재 누구도 다빈치의 업적, 실력에 대해 부정하지 않겠지만, 당시 그는 지적 모임인 플라톤 아카데미에 초대 받지 못 한 소외감에 자신이 주최가 되어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카데미를 창설하기도 한다. 몰랐던 그의 모습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단 점이 좋았다.

또한, 다빈치 노트가 분야별로 여러 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코덱스 아틀란티쿠스라는 지도책과 같은 대형 노트, 새의 비행에 관한 코덱스, 파리 매뉴스크립트 A라는 회화론, 학습법, 대인관계에 대해 작성한 노트, 파리 매뉴스크립트 B라는 무기에 대한 노트, 파리 매뉴스크립트 C라는 빛과 그림자의 관계에 대해 작성한 노트, 최후의 만찬과 같은 작품의 밑그림이 담긴 코덱스 윈저, 빌 게이츠가 1994년 경매를 통해 구입한 코덱스 레스터(이 노트는 유일하게 개인이 소장한 것)로 물과 우주에 대해 고찰이 담겨있는 등 엄청나게 많은 노트가 있다는 것이다.

                        

다빈치 노트에 쓰인 내용의 대부분은 우선 비판으로 시작하고, 그 뒤에 자신의 의견을 서술하는 식으로 돼 있다(p. 44).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가 상상력 사전이란 책이 있는데, 일류의 습관은 비슷한가 보다. 다빈치 역시 자신만의 사전처럼 정의를 내린 문구가 있는데, 한 예로 빛에 대해 어둠의 구축자이며 그림자는 빛의 차단이다 라고 정의한 것은 기가 막힌다. 그리고 저자는 다빈치의 노트를 통해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 정리하였다( p. 194). 메모한다, 분류한다, 읽는다, 기억한다, 경청한다, 행동한다, 쓴다, 그림으로 설명한다, 알려준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을 모은다는 식이다.

끝으로 가장 인상 깊은 구절은 코덱스 포스터에 담긴

스승을 넘어서지 못하는 제자는 한심하지 않은가(p. 85)

라는 것이다.

내가 인생에서 내가 교육의 길을 걷는 이유 중 하나는 스승의 존재이기도 했다. 어린 시절 교육자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에 대해 사색한 점이 있다. 결국 한 사람의 행복이라는 것을 그 속에서 배웠다. 앞으로도 갈 길은 멀다. 지금까지 왔던 길보다 나아가야 할 길이 더 길다는 생각도 든다. 끊임없이 정진할 수 있는 내 자신, 지치지 않을 수 있는 힘을 길러야겠다. 나아가 먼 훗날 청출어람에 걸맞는 제자가 되어야겠다는 결의도 해본다.

p.s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생에 대해 궁금한 사람은 월터 아이작슨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접해보길 추천한다. 참고로 700쪽이 넘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하면 좋을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감정의 발견 - 예일대 감성 지능 센터장 마크 브래킷 교수의 감정 수업
마크 브래킷 지음, 임지연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학원 진학 후 집단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참 어색했던 시간이였는데, 조언 받았던 것 중 하나가 "나무님. 그건 감정이 아니고, 생각인 거 같습니다."였다. 수학을 전공했고, 자연계열이기에 감정 표현은 미숙하다는 것은 통하지도 않았다.

'아, 힘들게 고민하던 찰나 심리학을 배우고 싶어서 왔는데, 이마저도 나와 맞지 않은가.'란 생각이 하염없이 들었다. 그 뒤로도 지긋지긋하게 들었던, "지금 기분이 어때?"라는 말은 절대 듣기 싫은 질문 중 하나였다. 그랬던 내가 수련을 마친 후 한 고등학생과의 첫 상담에서 "어떤 기분이야?" 라고 묻는 내 모습을 보며, 소름이 끼쳤다. 학습의 힘인지, 아니면 상담사가 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딛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지만, 당시의 느낌은 다소 답답함도 있었다.

내용 중 우리는 자신에게든 타인에게든 감정 표현을 허락하지 않는다(p. 7). 감정 표현이 불편하고 어색한 건 당연하다(p. 24)라는 문구는 ' 나 뿐만 그런 건 아니구나' 라며 위안이 된다.

                            

 

저자의 센터에서는 감정 과학자가 되는 데 필요한 능력(p. 34)을 찾아냈다.

- 겉으로 드러나는 생각, 느낌, 말의 내용뿐 아니라 표정, 몸짓, 어조를 비롯한 비언어적 신호를 통해서도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인식할 수 있다.

- 감정 자체와 감정의 근원을 파악하고 그것이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할 수 있다.

- 적절한 단어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 문화적 규범과 사회적 맥락에 의거해 듣는 사람이 공감하도록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

-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다루는 실용적 방법을 찾아내 감정의 노예가 아닌 주인이 될 수 있다.

책에서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제시한다. 감정과 학습, 의사 결정, 건강, 창의성 등의 상관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관계가 있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기에 실렸다고 생각해도 좋을 듯 하다.

기분이 어떤가. 까다로운 질문이 아님에도 답하는 것이 연습되지 않으면 참 어렵다.

지금은 어느 정도 연습이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감정 표현이 부족하다.

감성 능력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p. 84)에 대해 저자는 RULER이라는 약자를 통해서 풀이한다. 감정 인식하기, 감정 이해하기, 감정에 이름 붙이기, 감정 표현하기, 감정 조절하기 단계이다(p.105~p.239). 특히 무드 미터라는 도구는 처음 보는 도구이다보니 흥미롭다. 보스턴 칼리지 제임스 러셀 교수가 개발한 원형 감정 모형을 토대로 제작했다고 하는데, 빨강, 노랑, 파랑, 초록의 색이 사분면을 토대로 나눠져 있다. 그 후 감정 기술 적용법을 가정, 학교, 직장이라는 부분으로 정리하고 있다. 실천적인 내용이라 도움이 될 듯 하다.

                              

오랜만에 예전 생각이 많이 나는 책을 접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추천사가 매력적이여서 더 읽고 싶었다.

추천사를 한 3명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반가움과 함께 신기했던 거 같다. 그릿의 캐럴 드웩과 마인드셋의 앤젤라 더크워스, 그리고 국내의 곽금주 교수님까지 추천을 한 부분은 속는 셈 치고 읽어봐도 좋을 듯 하다.

책에서 자주 묻는 질문인, 기분이 어떤가에 대해 책을 덮으며 고민해봤다. 처음에는 그 질문이 어찌나 짜증이 났는지, 그러나 시간이 지나니 익숙해지고, 내면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이성과 감성. 무엇이 더 필요한 역량인지에 대해 정답은 없을 것이다. 상황에 따라 이성이 더 필요할 떄도, 혹은 감성이 더 요구할 떄도 존재할 것이다. 그 속에서 잃지 말아야 할 것은 인간에 대한 존엄을 지닌 감성임은 분명하다.

예전에 들었던 노래 가사 중 사람 냄새가 나서 니가 너무 좋아져라는 구절이 귓가에 맴돈다. 얼마나 정 없는 시대이길래 혹은 얼마나 사람다움이 그리운 시대이길래 한 구절의 가사가 마음을 울리는지..

불법에서는 모든 사람에게 불성(부처의 생명)이 있다고 바라본다. 그렇기 때문에 내 생명처럼 상대의 생명을 소중히 해야한다고 나는 배웠다. 상대에 대한 존중, 상대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공감 능력을 더 향상시킬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 그러다보면 지금보다 사람 냄새나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p.s 이 책은 육아를 준비하는 부모, 상담을 배우고자는 대학원생, 학부생, 아동을 접하는 일, 감정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