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자의 지도 교수가 했던 말이 개인적으로 인상 깊다(p. 38).
박사 학위는 운전면허증이라는 철학을 가진 지도교수는 운전하는 방법(연구하는 법), 자동차가 고장 났을 때 고치는 방법(연구 방향 재점검, 수정), 자동차 연료 채워 넣는 방법(연구제안서 쓰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항상 제자들에게 "나의 성공이 너의 성공이고, 너의 성공이 나의 성공이다."
나 역시 생각나는 일화가 있다. 박사 지도 교수님과 학술지 작업을 하던 중 당연하게(당시에는 나는 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던 거 같다) 될 거라고 생각했던 논문이 탈락된 적이 있다. 그 때 지도 교수님은 "학위 논문과 다르게 학술지 논문은 프로의 세계"라고 이야기를 하며, 낙담하는 나에게 자신도 많이 떨어져봤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항상 이성적인 분이라고 생각했던지라 그렇게 이야기해주었단 거 자체가 감동적이었다.
2.
기계공학 전공을 목표로 하는 수험생에게 나는(나뿐 아니라 입학 전형 요소 중 하나로) 물화생지 중 물리를 최우선으로 해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저자의 석사 논문을 보면 전기침투를 이용한 초미세유체 유동 제어라는 전기화학을 바탕으로 연구를 했다고 한다.
대입 전형 중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전공 적합성에 대한 세부 평가를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드는 내용이다. 고교학점제가 시행된다고 해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하나의 직업을 목표로 잡고 어떤 과목과 활동을 이수했는지에 대한 부분으로 예측을 얼마나 할 수 있을까? 물론, 대다수는 걸러지게 될 것이나 아주 특별한 학생들은 지금의 교육 체제에서는 탈락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3.
박사 과정 연구 주제가 갑자기 바뀌면서 자신이 유학 오기 전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는 속에서도 꾸준하게 나아감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근래 진로 상담에서도 무계획 혹은 우연 이론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는 분위기이다. 진로가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내가 만나는 분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여러 탐색(혹은 방황)을 통해서 지금의 모습으로 된 과정을 들어보면, 재미난 사례가 많다.
얼마 전 학교 앞에서 식사를 마치고 낯설지만 한 번 들어가보고 싶은 공간이 있어 들어가봤다. 여유가 되어 대표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서울의 한 대학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하고 싶은 일이 생겨 나와서 청소년 진로 교육이나 대학생 놀이 공간을 운영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오랜만에 설레였던 적이 있다. 추후 인터뷰를 요청해도 되냐는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과 함께 "오늘 날인가 봐요. 시청에서도 사실 연락이 왔었거든요."라며 웃는 모습이 기억이 난다. 참 멋진 청년을 알게 되어서 행복했던 하루였었다.
4.
해외의 교수 채용 방식처럼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이고, 학생 선발에 있어서도 신중을 기할 수 있는 구조가 갖춰지면 좋겠다. 특히 면접 날짜를 정하는데 있어서 처리 하는 방식에서도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결과에서도 저자의 모교에서 항공료 50만만 입금된 상황에 대해 섭섭함 마음이 큰 듯 하다.
나 역시 모교에 처장 면접까지 간 적이 있으니 후에 들러리였단 사실을 알고 많이 서운했던 적이 있다. '차라리 부르질 말지'란 생각도 들었고, 그 뒤론 모교에서 일하고 싶단 마음이 많이 사라졌던 기억이 있다. 저자의 성과 등을 책을 통해 살펴보면 국내에서 아까운 인재를 놓쳤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5.
전반적으로 읽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다. 물론, 저자에 대해선 잘 몰랐다.
저자가 연구하는 분야는 중학교 때 접한 영화를 통해서 이루어졌는데, 작은 로봇이 인체 안에 주입디어 암세포를 제거하고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기술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길을 걷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연구를 통해 사회에 이바지하는 모습이 멋져보였다. 끈끈한 사제 관계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