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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발견 - 예일대 감성 지능 센터장 마크 브래킷 교수의 감정 수업
마크 브래킷 지음, 임지연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8월
평점 :
대학원 진학 후 집단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참 어색했던 시간이였는데, 조언 받았던 것 중 하나가 "나무님. 그건 감정이 아니고, 생각인 거 같습니다."였다. 수학을 전공했고, 자연계열이기에 감정 표현은 미숙하다는 것은 통하지도 않았다.
'아, 힘들게 고민하던 찰나 심리학을 배우고 싶어서 왔는데, 이마저도 나와 맞지 않은가.'란 생각이 하염없이 들었다. 그 뒤로도 지긋지긋하게 들었던, "지금 기분이 어때?"라는 말은 절대 듣기 싫은 질문 중 하나였다. 그랬던 내가 수련을 마친 후 한 고등학생과의 첫 상담에서 "어떤 기분이야?" 라고 묻는 내 모습을 보며, 소름이 끼쳤다. 학습의 힘인지, 아니면 상담사가 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딛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지만, 당시의 느낌은 다소 답답함도 있었다.
내용 중 우리는 자신에게든 타인에게든 감정 표현을 허락하지 않는다(p. 7). 감정 표현이 불편하고 어색한 건 당연하다(p. 24)라는 문구는 ' 나 뿐만 그런 건 아니구나' 라며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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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센터에서는 감정 과학자가 되는 데 필요한 능력(p. 34)을 찾아냈다.
- 겉으로 드러나는 생각, 느낌, 말의 내용뿐 아니라 표정, 몸짓, 어조를 비롯한 비언어적 신호를 통해서도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인식할 수 있다.
- 감정 자체와 감정의 근원을 파악하고 그것이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할 수 있다.
- 적절한 단어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 문화적 규범과 사회적 맥락에 의거해 듣는 사람이 공감하도록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
-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다루는 실용적 방법을 찾아내 감정의 노예가 아닌 주인이 될 수 있다.
책에서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제시한다. 감정과 학습, 의사 결정, 건강, 창의성 등의 상관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관계가 있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기에 실렸다고 생각해도 좋을 듯 하다.
기분이 어떤가. 까다로운 질문이 아님에도 답하는 것이 연습되지 않으면 참 어렵다.
지금은 어느 정도 연습이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감정 표현이 부족하다.
감성 능력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p. 84)에 대해 저자는 RULER이라는 약자를 통해서 풀이한다. 감정 인식하기, 감정 이해하기, 감정에 이름 붙이기, 감정 표현하기, 감정 조절하기 단계이다(p.105~p.239). 특히 무드 미터라는 도구는 처음 보는 도구이다보니 흥미롭다. 보스턴 칼리지 제임스 러셀 교수가 개발한 원형 감정 모형을 토대로 제작했다고 하는데, 빨강, 노랑, 파랑, 초록의 색이 사분면을 토대로 나눠져 있다. 그 후 감정 기술 적용법을 가정, 학교, 직장이라는 부분으로 정리하고 있다. 실천적인 내용이라 도움이 될 듯 하다.
오랜만에 예전 생각이 많이 나는 책을 접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추천사가 매력적이여서 더 읽고 싶었다.
추천사를 한 3명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반가움과 함께 신기했던 거 같다. 그릿의 캐럴 드웩과 마인드셋의 앤젤라 더크워스, 그리고 국내의 곽금주 교수님까지 추천을 한 부분은 속는 셈 치고 읽어봐도 좋을 듯 하다.
책에서 자주 묻는 질문인, 기분이 어떤가에 대해 책을 덮으며 고민해봤다. 처음에는 그 질문이 어찌나 짜증이 났는지, 그러나 시간이 지나니 익숙해지고, 내면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이성과 감성. 무엇이 더 필요한 역량인지에 대해 정답은 없을 것이다. 상황에 따라 이성이 더 필요할 떄도, 혹은 감성이 더 요구할 떄도 존재할 것이다. 그 속에서 잃지 말아야 할 것은 인간에 대한 존엄을 지닌 감성임은 분명하다.
예전에 들었던 노래 가사 중 사람 냄새가 나서 니가 너무 좋아져라는 구절이 귓가에 맴돈다. 얼마나 정 없는 시대이길래 혹은 얼마나 사람다움이 그리운 시대이길래 한 구절의 가사가 마음을 울리는지..
불법에서는 모든 사람에게 불성(부처의 생명)이 있다고 바라본다. 그렇기 때문에 내 생명처럼 상대의 생명을 소중히 해야한다고 나는 배웠다. 상대에 대한 존중, 상대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공감 능력을 더 향상시킬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 그러다보면 지금보다 사람 냄새나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p.s 이 책은 육아를 준비하는 부모, 상담을 배우고자는 대학원생, 학부생, 아동을 접하는 일, 감정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