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돈의 세계지도 - 세계3대 투자가가 예측하는 저무는 나라, 성장하는 나라
짐 로저스 지음, 오시연 옮김 / 알파미디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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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 가장 유동성 높은 통화, 가장 신뢰받는 채권을 발행하는 나라였다. 다만 이제 재무부는 매년 수천억 달러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2025년 현재,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는 36조 2,20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간 이자 비용만 1조 달러를 넘는다. 특히 올해는 약 1조 1,600억 달러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 국방 예산인 8,860억 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다시 말해, 미국은 이제 '국방력'을 유지하는 것보다 부채를 유지하기 위해 '이자' 갚는데 더 많은 돈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채권은 단지 돈을 빌리는 수단이 아니다. 국가의 생존 전략이나 다름없다.

미국은 시장을 관리한는 방식에서 단순 경제 논리를 넘어서기 시작했따. 지정학적 이점을 활용하여 위기를 관리하고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채권 시장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려고 한다. 즉, 시장을 흔들되,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위기 국면을 이용하고 자 한다. 달러와 미국 국채로 자금을 유도하고 그것으로 재정 압박을 버틸 수 있는 임시적 장치를 두고자 한다.

2025년 현재, 세계는 여전히 금리 인상기의 끝자락에 있다. 미국 연준(Fed)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2022년부터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그 효과는 실물 경제의 둔화와 채권 시장 변동성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예측할 수 있는 트럼프의 행보는 '긴출 탈출'일 가능성이 높다. 그는 1기 당시에 낮은 금리와 강한 달러, 높은 증시를 자신의 정치적 성과로 포장해왔다. 아마 2기에서도 비슷한 기조를 유지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금리'나 '재정 정책'이 아니다. 지금도 뉴스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이슈 중 하나는 '무역'이다. 그는 '보호무역주의자'이다.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라던지 멕시코와의 국격 장벅, 동맹국들에 대한 방위비 협상 등 너무 다양한 이슈들이 하루가 멀리하고 터져 나온다.

개인적으로 역사를 공부해보면 '보호무역'이 도래한 시기의 결과가 그닥 긍정적이지는 않았다. 아무튼 트럼프는 자유무역주의에서 잃게 된 국가 경쟁력을 회복하고자 한다. 미국 제종버을 되살리고, 공급망을 재편하여 글로벌 무역 질서를 재구성하고자 한다.

이 흐름은 지정학과 직결된다. 트럼프는 시장 혼란을 감수하면서도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자 한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곧 안전자산의 선호를 의미한다. 금값은 오르고,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는 늘어난다. 트럼프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외부'보다는 '내부'에 있다. 자신들이 쌓아올린 막대한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전통적 의미의 '세계질서'는 의미를 상실했다. 고로 그는 자국 내 제조업을 부흥시키고 관세를 높여 보호 무역을 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앞으로 공급망은 지역화되고 국경은 더 높아질 것이다. 또한 중앙은행은 더 이상 전통적인 역할만으로 경제를 조율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이런 구조적 불신은 하나의 새로운 대안을 떠오르게 만든다. 기존 통화에 대한 회의와 정부 재정, 채권 구조에 대한 피로감, 중앙은행의 신뢰 상실.

이 모든 흐름이 결국 시장의 일부를 어쩌면 '탈중앙화된 대체 자산'을 필요로 하지 않을까 생각되게 한다.

꽤 진보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어쩌면 그 현상이 '비트코인'이지 않을까 싶다.

국가가 흔들릴수록, 부채가 누적될수록, 정부에 의존하지 않는 가치 저장 수단에 대한 수요는 커질 수 밖에 없다. 그것이 금일 수도 있고,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일 수도 있다. 트럼프의 귀환과 미국의 전략변화는, 어쩌면 비트코인 같은 대체 자산에게 새로운 무대를 열어주는 신호일 수도 있다.

아무개는 이 '암호자산'을 외면하거나 '없애버린다'는 선택지를 이야기 할 수도 있다. 다만 비트코인은 '기술적으로' 없애기 상당히 어려운 구조다.

비트코인은 '전 세계 수천 개의 노드'가 탈중앙적으로 유지하는 네트워크다. 다시말해서 비트코인을 없애기 위해서는 '전세계 노드 즉 컴퓨터의 51% 이상을 동시에 무력화 시켜야 한다.

국가가 인터넷을 차단해도 이런 암호 자산은 위성이나 라디오 신호로도 전송이 가능하다. 중국과 같이 채굴과 거래를 법적으로 금지시킬 수도 있다. 다만 이는 VPN을 통해 여전히 사용가능하다. 미국이 국가적으로 나서서 이 자산을 없애고자 달려들어도 이는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

다시말해서 '비트코인'은 정치적으로 '통제 불능의 자산'이다. 세금 회피나 자본 도피의 수단도 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이 자산이 결코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코인'에 대해 '전략 비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정부는 이 골치거리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이미 현실적으로 받아들였다. 어떻게하면 이것을 제도권으로 유입시킬 수 있을지, 통제권에 둘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바가 느껴진다.

2030년, 돈의 세계지도는 비록 '암호화폐'에 관한 책이 아니지만.. 어째서 나는 '비트코인'이라는 키워드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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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전쟁이다 - 전 세계를 집어삼킨 아마존의 단 하나의 원칙
다나 마티올리 지음, 이영래 옮김, 최재홍 감수 / 21세기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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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잘 모른다.

'다나 마티올리'라는 사람도 낯설고, 그녀가 쓴 '모든 것이 전쟁이다'라는 책도 아직 생소하다. 하지만 이 책은 지금 미국에서 아주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아마존 이라는 기업은 정말 그게 전부인가'

일단 그전에 알아야 하는 것이 있다.

'다나 마티올리'는 누구인가.

그녀는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오랜 기간 기업들의 내부 사정을 추적해온 저널리스트다. 그녀는 기업들이 감추고 싶어하는 비밀을 끈질기게 파고든다. 수년간 그녀는 아마존 내부 관계자들을 취재하고, 수백 건의 문서를 분석하여 '모든 것이 전쟁이다'에 담았다.

아마존은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기업이다. 직구를 할 때, 경제 관련 뉴스를 볼 때도 종종 접하게 된다. 다만 여타 다른 미국 기업들에 비해 한국에서 그 영향력에 비해 인지도가 크지는 않다. 다만 이 기업의 세계적 영향력이라는 것은 꽤 엄청나다. 이 책은 아마존을 단순한 기업으로 보지 않는다. 하나의 '전쟁 기계'처럼 본다. 고객의 클릭 하나, 직원의 움직임하나, 심지어 정책 결정 하나까지도 모두가 전쟁의 일부라는 것이다.

아마존은 초기에 단순한 온라인 서점이었다. 다만 월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아마존은 경쟁에 속도를 높인다. 회사를 인수하고 경쟁자를 압박하고, 심지어는 플랫폼 안에서 경쟁자의 제품을 모방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협력자로 함께하던 아마존이 어느순간 경쟁자가 되어 있는 모습은 아마존의 성장과정에서 풍기는 분위기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꽤 익숙한 여러 멤버십 중 일부는 '아마존'에서 대중화 된 경우가 있다. 특히 '쿠팡'과 '쿠팡 플레이'가 그렇다. 아마존은 고객을 '프라임'이라는 이름의 멤버십으로 묶는다. 편리함이라는 당근 뒤에 잠금 장치를 작동하여 고객을 묶어두는 것이다. 물건을 더 빨리, 더 싸게 주는 대신에 더 자주 사야 하고, 더 오래 아마존에 머물러 있게 된다. 그것은 아마존이 시장을 독점할 수 있었던 성장 동력 중 하나다. 시장을 독점하는 것에 대해 여타 다른 플랫폼에서도 흉내를 내는 경우가 있다. 아마존이 퍼스트무버로써 전략을 어떻게 짜고 있는지가 여타 패스트 팔로워들에게도 중요한 자산이 되는 셈이다.

아마존은 얼핏 물류회사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아마존은 물류회사는 아니다. 그럼에도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물류망을 가지고 있다. 그 안에서는 AI가 사람을 관리하고 작업자는 초 단위로 움직인다. 어떤 직원은 화장실 갈 시간이 없다고 말할 정도다. 이처럼 치열함 속에 아마존은 생존하고 있다.

안으로 뿐만 아니다. 아마존의 생존은 밖으로도 치열하다. 아마존은 정부와 계약하고, 국방부와 클라우드 계약을 맺는다. CIA의 데이터를 처리하기도 한다. 단순한 '플랫폼'을 넘어서 '인프라'를 만들어 가고 있는 셈이다.

한 학자는 '아마존'은 이제 미국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가 됐다고 말한다. 그 말은 즉, 누가 이 이 회사를 견제 할 수 있느냐 하는 질문과 같다.

우리가 쇼핑을 하는 행위는 현대에 와서는 '취미'처럼 소비된다. 자유롭게 물건을 고르고 여러 물건을 비교하며 최대한 억압받고 있던 사회의 업무에서 벗어나 '자율성'을 마음껏 누리는 '해방'의 취미로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진실일까.

우리가 자유롭게 '쇼핑'을 즐기고 있는 사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자유를 잃고 있었다. 자신의 데이터를 빼앗기고, 일정하지 않은 알고리즘의 '룰'에 갇히고, 말없이 밀려나는 중소 셀러들도 있었다. 휴식없는 물류 현장의 노동자들 또한 있다.

그 한가운데, 우리는 웃으며 장바구니를 클릭한다. 다나 마티올리는 말하지 않는다. '우리가 잘못하고 있다고 혹은 당신이 나쁘다'하고 말이다. 다만 이렇게 묻는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이 편리함이라는 것은 과연 누구의 비용 위에 세워져 있는가'

책은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감춰진 질문을 끄집어낸다. 우리가 그동안 보지 못했던 풍경을 보여준다. '모든 것이 전쟁이다'는 단순히 아마존에 관한 책이 아니다.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기술'이라고 불렀다. 또한 '시장'이라고 믿었다. '자유'라고 생각했다. 다만 어떤 면에서 이것은 거대한 '통제'이기도 했다.

기업으로써 아마존은 얼마나 치열하게 성장하고 있는지, 소비자로써는 또 무엇을 느껴야 하는지... 책은 정리하여 말하지 않지만 여러가지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무심코 클릭한 하나가 어떤 세계를 만들고 있는지를, 이책은 묵묵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말해주고 있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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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의 심리학 - 예술 작품을 볼 때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오성주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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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초상화 50여점 중 80% 이상이 왼쪽을 향하고 있다. 그들의 왼쪽을 택한 것은 단순한 우연일까.

흥미롭게도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당시 동양화에서 인물을 그릴때는 오른손 잡이 작가가 왼쪽 얼굴을 그리기 쉬웠다. 게다가 권위와 중심감을 왼쪽 방향을 통해서 표현했다는 시각적인 관습이 작동한 결과이기도 하다.

반대로 서양은 어떨까.

서양 회화에서 자화상의 경우 인물이 오른쪽을 향하는 예가 더 많다. 이는 대부분의 화가가 오른손잡이인데다가, 동양과는 다르게 그들이 '거울'을 통해 자신을 그렸기 때문이다. 오른쪽 고로 오른쪽 얼굴이 더 자주 보였을 것이다. '반 고흐'의 '자화상'이나 '렘프란트'의 여러 자화상에서도 이런 경항이 나타난다. 이러한 방향성의 차이는 단순히 구도적인 문제가 아니라, 문화와 도구, 제작 방식이 감상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예시다.

시선의 방향만으로도 우리는 인물의 감정을 유도받는다. 구도가 어디로 흐르느냐에 따라 감정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시선이 멈추는 지점에서 감상의 촛점이 정해진다. 방향성은 그림의 구조를 지탱하는 축이다.

우리는 이제 사진처럼 사실적으로 재현된 그림에 큰 감동을 받지 않는다. 이유는 이렇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진술'의 발달로 인간 능력이 '기술'을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현실을 복사해내는 '사진'과는 다른 '차별점'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실제로 사진술이 발달한 시점부터 인간의 예술은 '모방'보다는 '표현'에 집중하게 된다. 현대 미술에서 자주 보이는 왜곡과 생략, 과장은 그런 의미에서 발달했다고 보여진다. 이런 표현은 감상에 더 큰 흥미를 준다. 이는 단순한 형상의 변형이 아니다. 작가는 왜곡을 통해 본질을 강조하고 감정을 우선시한다.

직선은 강직함이나 냉정함을, 곡선은 부드러움이나 감정을 유도한다. 굵고 무거운 선은 무게감과 진지함을, 얇고 가벼운 선은 섬세함과 유연함을 상징한다. 이처럼 형태의 왜곡은 단순한 스타일이 아니라, 감상의 핵심 장치다.

책은 감상이라는 것이 얼마나 조작화된 과정인지를 밝히는 것으로 시작한다. 요컨데, 캐리커처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이다. 우리는 실제 인물보다 캐리커처처럼 특징을 왜곡한 얼굴을 더 잘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인들은 자신들을 상징하는 캐리커처를 항상 가지고 있다. 즉 평균적인 것보다 왜곡과 과정적인 요소가 감정과 기억을 더 자극하고 오래 기억나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이 현대 미술을 감상하는데 꽤 도움을 준다.

감상은 결코 순수한 개인의 반응이 아니다.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고 있거나, 지는 해를 바라보는 것은 자연에서 언제나 가능하다. 이런 감상을 두고 굳이 평면에 그려진 예술작품을 바라 볼 이유가 따로 있을까.

실제 자연과 예술작품의 차이는 바로 여기서 시작한다. 형상과 비례, 방향과 색채처럼 구조적으로 배치된 요소들은 '작가'에 의해 의도된 장치들이다. 이것은 감상자의 판단을 유도한다. 박수근 작가의 선은 투박하고 건조하다. 그러나 그 거친 선이 오히려 진정성을 담고 있다고 여겨진다. 이는 형태가 아닌, 형태의 선택에 담긴 맥락이 감상에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작가가 본 그것을 그대로 카피해내는 것이 아닌, 작가가 대상에서 찾아낸 본질과 감정을 감상자에게 넘겨주는 행위다. 고로 작가는 어떤 기술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를 생각한다.

선의 굵기와 방향, 생긔 농도와 명도, 화면의 구도는 감정의 방향을 암묵적으로 이끈다. 구도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흐르면 불안과 낯설음을 자극하고, 반대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려면 자연스럽고 익숙한 감정을 유도한다. 이러한 시각적 요소들은 감상자가 작품을 어떻게 읽을지를 미리 설계해놓은 장치다. 감상이란 결국 이 장치들을 얼마나 잘 감지하느냐에 대한 문제다.

감상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언어와 문화, 기대와 선입견 속에서 만들어진다. '왜 로스코의 그림을 보고 사람들은 눈물을 흘릴까'라는 질문은 '왜 황혼을 보면 울컥할까'하는 질문과 닮았다. 색조주의처럼, 특정한 색과 분위기는 사람의 감정을 자동적으로 자극한다. 이는 예술이 아니라 생리적 반응에 가깝다.

미술 감상의 기술은 이처럼 감정의 매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으로 출발한다. 단지 '느끼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느끼게 되었는지를 의식하는 것이다. 명암의 대비, 신선의 유도선, 색의 대비와 반복, 구도의 대칭과 파괴. 이 모든 시각적 언어들은 감상자에게 끊임없이 힌트를 던진다. '감상의 심리학'은 그 힌트를 해석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오성주 작가'의 '감상의 심리학'은 당신의 감상 뒤에 숨은 '타인'의 '기획'에 대해 말한다. 결론적으로 감상이란 작가가 심어둔 장치를 감상자가 발견하고 되짚어가는, 서로의 심리를 서로 마주보게 되는 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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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노 리조트 스토리 - 컨셉이 뛰어노는 호텔
윤경훈.전복선 지음 / 예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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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한 기업에서 '인사담당자'로 일한 적이 있었다. 그때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관리자'로 일할 때도 분명하게 느꼈던 생각이 하나 있다.

근시안적인 생각이 때로는 보이지 않는 비용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이다. 어떤 '사장'과 '대표'는 '최저임금법'도 지키지 않으며 직원을 소모품 대하듯 한다. 아무개가 면접을 보고 들어오면 최대한 부릴 수 있는 정도를 최저임금 수준으로 부린다. 근로법 중 일부는 간단히 무시한다. 그러다 문제가 발생하거나 불만이 생기면 간단하게 퇴사를 기다리고 다른 직원을 고용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비용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아주 크다. 사실상 어떤 회사는 '트레이닝 기간', 즉 임금의 일부만 지불하고 똑같은 시간을 일을 시킬 수 있는 그 시간에만 사람을 쓰고 그만두게 만든다. 그렇게 하면 단순히 소모품 갈아끼우듯 사람을 바꿔가며 이득을 취할 수 있겠지만 내부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효용'이 쌓이지 않는다.

어떤 업종이던 내부적으로 쌓여야 하는 데이터와 노하우, 경험이 필요하다. 직원이 자주 바뀌는 직장은 이런 내부적 경험이 쌓이지 않는다는 의미이고 '대표'가 지나치게 많은 이익을 가져가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이런 곳은 어느 한계까지는 성장할 수 있지만 그 이상으로 성장하지 못한다.

실제로 직원이 자주 그만두고 바뀐다는 것은 내부적으로 시스템에 문제가 있음을 방증한다. 이런 경우 대개 서비스의 질이 좋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가 내부적으로 쌓여 있어야 한다. 다만 계속해서 구성원이 바뀐다는 것은 일정 수준의 노하우가 내부적으로 쌓이지 못하고 있음을 말한다. 이는 시스템이 불안정해진다는 의미이고 이는 '고객'의 '서비스'도 안정적이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호시노 리조트 스토리'는 성공한 경영자 한 명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들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한 조직, 손님의 기억에 남는 체험을 만들고자 했던 이들의 노력, 그 시스템, 일하는 사람도, 방문하는 사람도 모두 즐겁다고 여길 수 있는 환경에 관한 이야기다.

호시노 리조트는 일본 나가노 현 가루이자와에 자리한 100년 전통의 료칸에서 시작한다. 호시노 요시하루는 이 료칸의 4대 경영자이다. 그가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그는 이곳의 경영이 정체 되어 있음을 깨닫는다.

이후 그는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결정하는 구조를 버리고 운영은 운영 전문가에게 맡긴다. 리더로써 자신은 방향만 제시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다시말하면 자율 경영 시스템이다.

호텔마다 보통 지배인이 존재한다. 다민 이곳에서는 현장 단위의 팀이 움직ㅇ니다. 운영은 독립적으로 이뤄지고 본사는 방향만 제시하고 조율한다. 기존 일본식 수직 조직 문화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방식이다.

이곳에서는 '고객'에게 객실이 아니라 '시간'을 판다. 손님이 그곳에서 어떤 경험을 하는지가 핵심이라는 말이다. 그들은 고로 지역성과 체험을 중심에 두었다. 도쿄에서 할 수 있는 건 하지 않고, 그 지역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위주로 설계한다.

가령 도호쿠 지역에서는 논 속 온천욕과 설산 요가를 엮고, 오키나와에서는 현지 어부와 함께 배를 타고 아침 어장을 돈다. 가루이자와에선 소형 전기차를 타고 지역 예술가의 작업실을 방문한다.

이는 단순 액티비티와 다르다. 지역과의 연결, 손님과의 소통을 통해 브랜드의 기억을 만들어낸다. 호시노는 이것을 '지역 연계 체험 콘텐츠'라고 부른다.

'내가 없어도 돌아가는 조직을 만든다'는 리더의 철학은 이 곳을 자율적이고 책임있는 환경으로 만든다. 직무 이동을 하고 싶으면 해당 부서 팀원들은 투표를 거쳐야 한다. 같이 일할 동료를 스스로 결정하는 구조다.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리더'라는 호칭도 없앴다. 이곳에는 '리더'가 없다. 대신 책임과 역할을 중심으로 '팀'이 운영된다.신입 직원은 입사 전, 한 달간 실제 호텔에서 '투숙자 겸 직원'으로 체험한다. 이를 '한 달 살기 인턴제'라고 부르는데, 이때 일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지내도록 한다. 그런 후에야 이 일을 정말 하고 싶은지를 묻는다. 입사도, 배치도, 이동도 모두 자율성과 합의의 원칙에 따라 움직인다.

책의 소재는 분명 '호텔'이지만 실제로 아루고 있는 이야기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들의 '동기'에 대하 맗나다. 살마들은 어떤 환경에서 스스로 움직이는가. 어떤 시스템이 있어야 책임을 피하지 않고 어떤 분위기에서 눈치가 아닌 아이디어가 살아나는가.

책은 '좋은 일'을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조직을 바꾸고 싶은 관리자나 일의 의미를 다시 묻는 모두에게 꽤 괜찮은 청사진을 제시한다. 무엇을 바꾸어야 할지 모를 때, 사람이 아니라 구조를 먼저 보라고 말한다.

회사만이 아니라, 가게, 학교, 공동체 그리고 자신의 삼ㄹ에서도 같은 방식이 적용된다. 좋은일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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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이동 매뉴얼 세기의 책들 20선, 천년의 지혜 시리즈 9
리처드 N. 볼스 지음, 서진 엮음, 안진환 옮김 / 스노우폭스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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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나"

위치를 묻는 질문이다. 그러나 지리적 위치로 이 질문을 받아드리는 사람은 없다. 실제로 그렇다. 이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 당황스러워 한다. 명료한 답을 내리기 어려워서 그렇다. 나또한 마찬가지다.

예전 중학교 시절 'G.O.D'의 '길'이라는 노래가 나왔다. 중학생이면 한창 멜로디를 따라 흥얼거리기 바쁜 나이다. 당시 학교 국어 선생님께서 이 노래가 '참 좋다'고 말씀하셨다. 노래가 좋은 이유는 '가사' 때문이란다.

당시 국어 선생님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정되되는 여선생님이셨다. 지금 생각하기에 꽤 어린 나이로 느껴지지만 당시에는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있는 '어른'이었다.

선생님께서 좋아하셨다는 '길'의 가사는 이렇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알 수 없지만....'

당시 이 가사에 심히 공감하지 못했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알겠으나 비유가 그닥 참신하지 않다고 여겼다. 어쨌건 국어 선생님은 그 뒤로도 몇 번을 이 노래에 대해 언급하셨다.

어렴풋 20년도 넘은 이 기억이 간혹 떠오를 때가 있다.

흔히 안정적인 직장을 가졌다는 '교사'가... 특히나 시골에서... 진로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까..

이제 와서는 많이 당연히 공감이 된다. 그때는 못했지만 말이다.

아무튼 리처드 N.볼스는 비슷한 고민이 있는 세계의 수많은 이들의 커리어에 대한 상담과 방향성을 제시한다.

볼스는 이동의 순간을 세가지로 나눈다.

첫째, 예상치 못한 변화. 둘째, 의도되 변화. 셋째,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

이렇다.

어떤 경우든, 변화는 분명 낯설고 불편한 일이다. 우리가 변화를 싫어하는 것은 '알고 있는 것'에 대한 안정감을 기본적으로 편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당연히 불규칙하고 불안정하고, 불완전함으로 뛰어드는 이 '변화'라는 상황에서도 '볼스'는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구조화된 사고 방식을 요구한다.

변화의 순간, 사람들은 감정에 휩쓸리고 자존감이 무너지며, 관계가 새로 정립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면 우리는 감정의 수렁에서 허우적 된다.

그는 이런 변화에서도 구조적 틀을 짜서 굳건하게 현실을 딛고 있기를 말한다. 그렇게 구조화 시킨 것이 바로 '꽃 다이어그램'이다. 7개의 꽃잎으로 구성된 다이어그램에 자기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넣는다.

가령 좋아하는 기술이라던지, 흥미 있는 분야, 선호하는 사람의 유형 등이 글허다. 그리고 기것들이 서로 겹치며 하나의 좌표를 형성하는데 그것이 GPS를 구성하는 좌표처럼 위치를 알려준다.

볼츠는 말한다.

'혼란스러운 시기일수록, 자기 자신으 기준점으로 삼아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부에서 기준을 잡는다. 시장의 상황이라던지, 부모님의 기대, 주변의 시선 등 그렇다. 다만 그렇게 움직이면 역시나 헤맬 수 밖에 없다.

이 꽃 '다이어그램'은 단순히 그 상황에 대한 이야기만 우리에게 전해주는 것은 아니다. 이는 계절 따라 꽃이 바뀌듯 상황에 따라 꾸준히 꽃잎의 내용도 달라진다. 고로 어디로 이동해야 할지를 꾸준하게 알려준다.

책을 보다보면 비상시에 가장 먼저 꺼내야 하는 것은 나침반이 아니라, 우리를 중심으로 담고 있는 '꽃 한 송이'일지 모른다.

변화는 공포의 대상이 아니다. 공포의 대상은 어디로 갈지 모른다는, 혹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다시 한번 생각이 든다. 비상시에 과연 나는 꺼낼 꽃 한 송이'를 가지고 있는가.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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