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어휘력 - 말에 품격을 더하고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힘
유선경 지음 / 앤의서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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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어휘력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 본 적은 많이 없었던 듯 하다. 수 천 자 짜리 영어 단어장을 가지고 다니며 암기하면서도 아무도 모국어인 한국어를 공부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우리가 앞으로 인생에서 '중국어가 중요하다.', '영어가 중요하다.' 해도 결국은 모국어가 가장 중요하다. 영어와 중국어는 외국인과의 소통에 조금 더 수월해지기 위해 공부해야하는 도구일 뿐이다. 즉, 외국어는 플러스 요인이 되지만 못한다고 마이너스 요인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모국어는 다르다. 모국는 모자랄수록 마이너스가 된다.

대한민국 헌법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파면을 명하던 날, 나는 크라이스트 처치에 있었다. 69년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라는 대한민국 현대사 중 커다란 사건인 이 사건을 많은 사람들이 눈여겨 보는 것 같았다. 그런데 나는 솔직히 고개를 갸우뚱 했다. 탄핵 소추의결서를 법제사법위원장에게 전달 했다는 내용을 접할 때 쯤이었는데, 과연 누구에게 뭘 전달 했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의문에서 였다.

단순 감기 같은데, 어린시절 병원에 가면 나를 앉혀 놓은 의사 선생님이 종이에 영어인지 한국어인지 모를 말을 휘갈기곤 했다. 멀뚱하게 쳐바 본다. 나는 그냥 '목이 아프다.'라고 말했는데 의사선생님은 무언가 영어 같은 걸 휘갈겨 쓴다.

사회적 방언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사회 계층에 따라 다른 어휘를 사용하는 것이다. 아무리 같은 한국인이지만 변화사가 사용하는 어휘랑 의사가 사용하는 어휘가 다르고 사업가가 사용하는 어휘와 선생님이 사용하는 어휘가 다르다. 때문에 앞서 말한 탄핵 소추의결서를 법제사법위원장에게 전달 했다는 내용을 접하더라도 어떤 누군가가 접했느냐에 따라 천 가지, 만 가지의 다른 사고의 확장을 가져다 준다. 요즘 유튜브를 보면 어려운 정치나 경제 뉴스 기사를 쉽게 설명해주는 이들이 있다. 그만큼 사람들은 같은 한국어도 번역과 통역이 필요하다.

책에는 책 읽는 이유에 대해 굉장히 시적인 표현이 적혀 있었다. 책을 읽는 행위란 내가 사랑하거나 사랑할 이들에게 당도할 시간으로 미리 가 잠깐 산다는 대목이다. 책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 자유롭게 이동하고 유영할 수 있는 마법과 같은 일을 벌이게 하는 매개체다. 사용 가능한 어휘가 가능하다면 우리는 더 넓은 공간을 유영할 수 있고 더 많은 시공간을 뛰어 넘을 수 있다. 어휘는 그래서 중요하다.

책을 읽다보면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책을 붙들고 있으면서 어쩌면 이 시간 마저 시간낭비는 아닐지 고민하게 되는 순간도 있다. 책이 잘못 만들어진건지 내가 잘못 만들어진건지 알 수 없는 책장을 넘기며 비로소 이해하지 못한 한권을 마무리 짓는 때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해하지 못해도 어느날 문뜩 그것이 머릿속에서 이해될 날이 있을 거라고 한다. 그 때 다시 읽으면 그 이야기는 내것이 된다고 한다. 그렇다. 책을 읽다보면 도저히 이해 못하고 넘어가는 책들도 있다. 하지만 다른 책을 읽다보면,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들고 다시 이해 못했던 전 책을 봤을 때는 이상하게도 술술 읽힌다.

"그... 뭐냐.. 지난 번에.. 걔가 말했던 그거 있잖아~"

혹시 살면서 우리는 이런 식의 문장으로 대화를 이어가고 있진 않을까? 저자가 말한 어휘력이 부족하면 발생되는 현상에서 지시대명사의 남발은 너무나도 공감되는 나의 일상이다. 글을 쓸 때도, 한참을 적합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네이버 검색창에 비슷한 단어가 뭔지 한참을 뒤지고서 적당한 단어를 찾아내기도 하는 나는 실제로 이런 식의 대화가 나만의 습관은 아닌 것 같다.

명확한 명사가 떠오르지 않아 지시대명사만 남발하는 언어 습관은 사람의 말에 신뢰를 잃게 만든다. 저자가 말한 73초만에 1만 4000미터 상공에서 공중 폭발한 챌린저호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이 챌린저 호에 탑승한 우주인들 중 의 한 가족이 챌린저 호를 바라보고 있던 사진이 있었다. 보도 사진에 있던 챌린저 호에 탑승자의 가족들의 슬픈 눈물을 흘리고 있는 사진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 사진은 폭발 직전에 찍힌 감격의 눈물이고 보도 자료에서 슬품의 눈물이라는 것은 거짓이었다. 이 이야기는 객관성을 증명하는 사진이라는 자료를 객관적이지 않다고 반박하는 듯하다. 슬픔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사진이 실제로는 폭발 전에 찍힌 감격의 눈물이었다니...

영상 매체가 커저가면서 활자 매체를 대체 할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영상 매체는 '시각'과 '청각'만 충족시킨다.

[어제 만난 진우는 성격이 고지식했다.]

라는 표현이나

[나의 슬픔이 투영된 유리구슬]

따위의 표현은 절대 영상매체로 표현할 수 없다. 이는 활자 매체만이 가능하다. 우리의 감각은 오감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주라고 한다.

듣고, 말하고, 느끼고, 맛보고, 냄새맡는다.

하지만 이는 실제 체험을 해야만 얻을 수 있는 감각들이다. 이 오감은 결국 이미지로 우리의 두뇌에 저장된다. 때문에 어차피 오감은 이미지로 가는 인풋의 재료일 뿐이다. 독서는 오감을 통하지 않고, 바로 뇌에 직접 자극을 주어 이미지로 연결 시킨다. 이런 작용을 활발히 하기 위한 어휘력은 갓난아이나 고3이 아닌 우리 성인에게 더 필요한 일일 지도 모른다.

책 하단에 있는 단어의 뜻을 정리해 놓은 부분은 또한 많은 도움이 된다. 마치 언어문제집을 보는 듯 하지만, 실제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문맥상 넘어가는 단어들의 진짜 뜻을 이해 할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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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 -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디자인경제
장기민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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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사뭇 호기심을 이끈다. 책의 표지에는 '디자인경제'라는 말이 있다. 나름 경제를 좋아하지만 처음 들어보는 용어이다. 책 제목과 앞에 기술된 '디자인 경제'라는 용어는 책을 읽으면서 추측컨데 쉽게 '생활 속 경제학'을 이야기 하는 듯하다. 쉽게 말해 '경제학'을 공부하지 않는다면 '경제학'은 꽤나 어려울 수 있는 학문이기도 하다. '실증경제학'이며, '규범경제학'이며 '이론경제학'이며 등등의 당최 국적을 알 수 없는 어려운 용어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 경제학이다.

하지만 경제학은 우리 인간의 경제 활동에 기초를 하고 있는 사회적 질서를 연구하는 사회과학이다. 때문에 우리의 삶과 뗄래야 뗄 수 없는 민첩한 학문이다.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평소 삶을 넘어서 관심의 범위를 넓혀간다. 이런 시기에 우리가 크게 관심을 갖게 되는 건, 환경과 질병, 경제, 국제관계 등이다.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 부터, 우리 시대의 키워드는 4차 산업혁명이나 사물인터넷과 같은 첨단 시대로 이끄는 단어들이었다. 그러면서 공유경제나 구독경제와 같은 사회 현상을 대변하는 경제 용어들이 신문과 언론을 통해 마구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경제학'은 이제 누군가의 '전공' 과목을 넘어 우리의 피부에 와닿고 있는 필수 학문이 되었다. 이런 경제학을 조금더 쉽게 접할 수 없을까 고민할 때 읽어 볼 만한 책인 듯 하다. 사실 실제 경제를 좋아하거나 관심이 많아 관련 서적을 읽거나 전공을 했던 독자라면 조금 쉽게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보편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야 한다면 쉬운 책에 대중적이다.

아마 경제에 관심이 없던 분들이 이제 슬슬 어떤 건지 맛만 봐볼까? 한다면 이 책은 읽을만 하다. 중간 중간 일러스트가 들어가 있어 이해가 쉬울 뿐더러, 책에서 드는 예시들은 유튜브, 넷플릭스, 애플, 방탄소년단, 편의점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떤 것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 책 제목은 앞서 말한대로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사회 현상에 대한 물음이다. 이 물음이 있다면 사회현상에 대한 답을 구하고 싶어 할 것이고, 그 답에 대한 접근을 경제학으로 풀어낸다. 이 책의 저자인 장기민 작가는 한양대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한 뒤 국민대에서 공간 디자인과 경제학을 공부했다. 아마 책에서는 경제와 디자인을 적절하게 섞어 쉽게 많은 독자들에게 설명해주고 싶었던 듯 하다. 청소년을 위한 디자인경제 칼럼을 작성하는 그의 이력답게 책은 쉽게 간결하게 풀어낸다.

굳이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쉽게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우리 사회에 현재 이슈되어지는 여러가지 경제 현상을 훑어 봄으로써 다음 번에 그 용어를 만날 때는 대략의 감을 잡게 도와준다. 요즘처럼 세상이 격변하는 시기에는 더 많이 공부하는 사람이 더 많이보게 되고 세상의 흐름에 뒤쳐지지 않는다. 아마 이 책이 그 첫 발걸음을 떼어줄 좋은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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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세이(平成)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요시미 슌야 지음, 서의동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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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가 이미 꺾여 있던 2000년대에도 일본의 경제 위엄은 실로 엄청났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제에 대한 환상이 있었고 일본 패션이나 제품은 그 때까지도 많은 이들의 동경경의 대상이었다. 나의 첫 핸드폰은 '산요'에서 나온 폴더 폰이었다. 당시 75만원이라는 거금으로 구매했던 기억이 있다. 그 핸드폰은 당시 주변인들 사이에서 관심의 대상이곤 했다. '일제' 하면 일단 고품질로 인정하던 시기를 지나 우리는 지금 일본과 무역 전쟁을 할만큼 격세지감을 느끼고 있다.

내가 유학을 하던 시기에도 한국은 일본의 아류국가 정도였다. 마치 우리가 캐내다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미국'과 비슷하지만 작다라는 이미지 인것 처럼 한국은 일본과 비슷하지만 조금 저렴하고 규모가 작은 나라일 뿐이 었다.

88년 세계 10대 기업에서 IBM과 엑슨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일본 기업이었다. 그 뿐만아니라 전세계 50대 기업 중에서 34개가 일본 기업이었을 정도다. 지금 니케이 지수가 20,000포인트를 겨우 넘었던 것에 비해, 이미 89년도 니케이 지수는 거의 4만불에 육박할 정도였다. 정기예금 금리가 8%에 소비지출로 미국을 넘어서고 일본 국영기업인 NTT 하나만으로 독일의 모든 회사의 주식가치를 넘어서는 엄청난 시기를 거쳤던 일본은 이제 힘 빠진 호랑이 같은 느낌이 되어버렸다. 이 책은 잃어버린 30년을 맞이한 일본에 대한 뼈아픈 참회의 책이다.

책은 경제로 시작한다. 나는 일본 경제를 좋아한다. '일본의 경제' 그 자체를 좋아한다기 보다, 일본 경제가 담고 있는 스토리를 좋아한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거나 유럽의 변방인 포르투칼이 세계 패권을 쥐거나 떠돌이 유목민이었던 몽고가 세계를 지배하듯, 우리는 반전을 좋아한다. 이것이 역사가 재밌는 이유이다. 일본의 반전은 아래에서 위로의 반전도 있지만, 그 반대의 반전도 있다. 현재 진행형인 우리나라를 비롯해 근현대사 100년 가장 다이나믹한 흥망성쇠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가 바로 일본이다.

2차 세계대전에서 기세를 세우던 아시아 패권국에서 1950년대 영국GDP 50% 수준까지 떨어졌던 일본 경제는 다시 반등 하시 시작하여 결국 40만에 영국의 3배 가까운 GDP를 기록할 정도로 급성장한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일본과 경제 전쟁에서 '해볼만하다'라는 의견들이 들려온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성장도 있겠지만 가장 크게는 일본의 빠른 속도의 몰락이 이유이다.

일본의 버블경제와 잃어버린 30년을 이야기할 때 대부분은 '플라자 합의'를 이야기한다. 마치 미국이 일본의 경제만 망치기 위해 한 것 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는 철저히 버블경제의 영광에서 벗어나지 못한 일본인의 그리움일 뿐이다. 사실 플라자 합의는 미국의 대규모 재정적자에 대한 조치가 명분이었다. 달러화의 가치 상승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에, 마르크화도 엔화와 마찮가지로 7% 이상 가치 절상되며 경제에 타격이 가해졌다. 하지만 현재 독일과 일본은 전혀 상황이 다르다. 힘든 구조조정을 통해 노동의 건전성을 유지하였던 독일과는 다르게 일본은 기존 자신들에게 영광을 안겨 준 여러가지 방식을 고수했다. 화폐개혁이나, 구조조정 혹은 정권교체도 없이 일본은 가진 것에 대해서만 유지하기 위한 보수적인 정책을 폈다. 이는 일본을 최강국의 자리에서 유지하게 했지만, 성장없이 머물거나 조금씩 침체하게 만들기도 했다.

유럽은 유럽통합이라는 커다란 이벤트를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는 행운 적인 요소도 있다. 하지만 그 요인은 결코 그저 행운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독일은 패전 후 각 국가들에 사죄와 반성의 뜻을 빠르게 내비췄고 그로인해 타 국가와의 교역양이 늘어나면서 생필품 가격이 낮아지고 물가 안정과 주택가격 안정이 일어났다. 독일의 실질 부동산 가격은 1975~2007년 사이에 지속적으로 하락하였다는 점에서 일본과는 전혀 다르다. 이는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정치 뿐만 아니라 외교와 경제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한다.

부동산 가격 뿐만아니다. 그와 함께 농산물 가격도 낮게 유지 되었다. 이 또한 남유럽 등지에서 저렴한 가격의 농산물 유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또한 동유럽에서 저렴한 노동자들도 유입되었다. 실질적으로 2차세계대전 전범국이던 독일이 주변 국가들에게 커다란 도움을 받았단 것이다. 과거에 대한 사죄나 반성의 자세가 외교의 힘으로 그리고 그것이 경제의 힘으로 이어졌다. 일본의 주변국은 중국과 한국이다. 사실상 한국을 제외한다 하더라도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과 노동력은 일본의 물가와 임금을 안정시킬 수 있는 좋은 곳이다. 하지만 일본은 독일과 반대로 주변국 간의 꾸준한 마찰이 있어 왔다.

'헤이세이'와 '쇼와'는 이는 일본의 연호이다. 이는 아키히토 일왕 시대의 연호인데, 우연찮게도 일본이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1989년부터다. 책은 이 시대를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라고 부른다. 첫번째 장에서 경제를 설명하고 두번째 장에서 정치를 설명한다. 경제는 참으로 재밌게 읽었다. 하지만 정치부분을 읽을 때는 조금 어렵긴 했다. 아무렴 일본에 대해 정치는 관심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책을 중반부까지 읽으면서 느꼈던 건, 우리가 생각하는 잃어버린 30년에 관한 관념이다. 우리가 잃어버린 30년을 이야기할 때 보통, 경제에 관하여만 떠올린다. 하지만 일본은 정치, 경제, 문화, 생활 전반적으로 후퇴해가고 재난을 겪는다.

그무렵 동일본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포함하여, 일본 사회 전반에 암울한 기운을 만드는 여러가지 이벤트들이 연달아 발생한다. 일본은 경제 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가 잃어버린 30년이라는 가혹한 시간을 맞이한다. 이런 가혹한 시간에 대해 일본인들은 '옴 진리교'를 포함하여 이색적인 돌파구를 찾았는다. 그 괴이한 사회적 활동들이 일본사회에 일어나며 일본이 얼마나 암울하게 변했는지를 대변해 준다. 이책은 일본사회가 갖고 있던 두려움을 전반적으로 훑어준다. 얼핏 미야자키 사건과 같은 극단적인 사건들이 많아지며, 우리는 극단적인 사건과 일본을 동일시 하기도 한다.

책이 단순 경제 서적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판단을 자세와 함께 고쳐앉고 저자가 말하려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간의 사회 상실감에 대해 접했다. 격차사회나 소자화 사회 등 일본의 몰락은 여러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 더욱 무서운 것은 그 현실이 과거가 아닌 현재 진형이라는 것이다. 지금 일본은 해결되지 않은 원전 문제와 코로나라는 국제적인 이슈에 대한 부담도 껴앉고 있다.

얼핏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부유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누구나 있는 듯하다. 하지만 막상 일본의 참혹한 내면을 바라보니 그런 일본에게도 동정심이 생기기도 한다. 어쩌면 썩어가는 내부를 숨기기 위한 자격지심이 외교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일본은 어쨌거나 지리적으로,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우리에게 뗄래야 뗄 수 없는 동반자이다.

주변 국가가 모두 망하고 나서는 대한민국이 혼자 그 대륙에서 스스로의 역할을 다하기는 쉽지 않다. 마치 아프리가 대륙 한 가운데 일류국이 생성되지 못하는 것 처럼 우리가 더욱 잘되기 위해서는 주변국가들이 함께 상생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다만, 일본의 완전한 몰락보다는 비등비등하지만 대한민국이 조금 더 살기 좋고 외교력이나 경제력에서 일본에게 큰소리 칠수 있는 위치가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우리는 흔히 일본을 '악'이라고 분류하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곤 한다. 하지만 '일본'이라는 국가의 관념에서의 라이벌은 존재할지라도 일본인 개개인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일반인일 뿐이다. 이 책은 일본인이 일본을 바라보는 가감없는 반성문이다. 읽고서 괘씸한 일본사회가 빠져있는 절망에 통쾌하다고 시작했다가 결국은 연민의 마음이 한 켠에 들게 했다. 조금 안타까운 게 있다면, 일본 한자 식 번역이 가끔 눈에 거슬리긴 했지만, 그 또한 일본의 저자가 썼다는 감정이입이 되어 나쁘다고만 할 수도 없다. 어쨌던 싸우지 않을 수 있다면 싸우지 않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일단 싸우게 된다면 이겨야 한다. 일본은 우리의 적이 아니지만 동아시아의 국제적 위상을 함께 드높이는 라이벌 국가로써 두 국가가 함께 공생하고 자라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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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인공지능이다 - 하룻밤에 읽는 AI(인공지능)의 모든 것!
김명락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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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1980년대 중반 이래 제임스 왁슨이 주축이 되어 인간의 게놈지도를 완성하려는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었따. 이는 1990년부터 공식적으로 시작하여 전세계 연구팀이 참여 했다. 이는 2000년 6월 26일, 밑그림을 완성하는데 성공하였으며 유전자들이 구성하는 30억 쌍의 화학 염기 중 97%를 해독했다. 이 프로젝트는 2006년 공식 종료가 되었다.

민족문화추진회와 세종대왕기념사업회가 1968년부터 착수한 '조선왕조실록'의 1차 번역은 26년이 걸린 1993년이 되어 끝이 났다. 30살인 학자가 56살이 되는 나이까지 긴 시간이 걸리는 이 번역작업은 어쩐지 1980년 대에 미국에서 이루어진 인간 게놈 프로젝트와 어딘가 닮아 있다.

우리는 유전공학과 같은 최첨단 용어가 사용되는 과학을 받아드릴 때,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공상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 염기 서열을 하나 하나 살피고 기록하는 일은 무언가 그럴 듯 해보이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그냥 사람이 '하나 둘 셋...' 하고 세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선왕조실록 번역 일 또한, 실로 엄청나게 의미있는 프로젝트임에도 사실상 그냥 페이지 한장 한장일 누군가 읽고 연필로 꾹.꾹. 눌러 적는 일에 불과하다.

모든 건, 속된 말로 '노가다'이다. 신약을 개발하거나 식품에서 새로운 물질을 찾아내는 것 또한, 이것 저것을 여러번 시도하며 같은 일을 반복하는 일이다. A라는 물질을 투여했을 때, 암세포가 얼마나 사라졌는지를 확인하는 일일이 끝나면, B라는 물질을 넣어보고, C라는 물질을 넣어볼 뿐이다. 그 엄청나게 고귀한 실험실에서 누군가는 현미경에 눈을 꼬라박고 엄지손가락에 채워진 카운팅 기계를 '하나, 둘. 셋...' 하고 누르는 단순함이 반복일 뿐이다.

인공지능은 단순하다. 기본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그 다음에 대한 예측을 하는 일이다. 쉽게 말해, A라는 사람이 어제와 오늘 담배를 피웠으면 내일도 담배를 피울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내일 담배를 피울 것이라는 예측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오늘과 어제에 대한 데이터가 필요하고 사실성 그 데이터는 많으면 많을수록 예측력이 높아진다. 이러한 데이터베이스들의 총합을 빅데이터라고 부른다. 이런 빅데이터는 인터넷을 통해 혹은 SNS를 통해 공급되고 사용한다. 그런 이유로 알파고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구글'이라는 검색기관을 통해 나온 것이다.

책의 50쪽에는 인공지능과 머닝러신 그리고 딥러닝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그림이 나와있다. 우리가 이러한 용어를 부담없이 듣고 말하는 시간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용어에 대해 자세하게는 모른다. 이 책은 시작기점에 인공지능에 대해 여러가지 기본적인 상실을 알려주고 마지막으로 가면서 그 활용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와같은 초보들은 뒷부분보다 앞부분이 훨씬 도움이 많이 되는 듯 하다. 인공지능의 한계에 대한 설명 또한 나도 공감이 많이 가는 부분이기도 했다. 인공지능이 만능이라고 착각하고 사는 우리 인간들이 인공지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산물일 뿐, 사실상 인공지능은 인간의 보조자의 역할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예전 친구의 부탁으로 인공지능(?)관련 어플을 개발하는 일에 대한 간단한 소일거리를 도와 준 적이 있다. 내가 한 일이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인공지능에 사용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은 간단했다. 보여지는 사진 중 '차'를 '클릭'하는 일이었다. 사진은 수 십장 수 백장이 됐다. 잘은 모르지만, 내가 찾은 차는 아마 데이터 베이스로 활용되지 않을까 추측하기는 한다.

사실 모든 건 노가다이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경기에서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수백, 수만가지의 경우를 단순하게 돌려보면서 대입해보는 것이다. 단순한 대만의 GPU 파운드리 공장인 TSMC는 인공지능이 화두가 된 이후 갑작스럽게 성장하기 시작한다. 지금은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가 총액 면에서 세계 최대의 반도체 제조사가 되었다. 시가총액이 무려 3063억 달러로 삼성전자의 261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미 시가총액 면에서는 세계 10위로 올라섰다는 기사를 지난 주에 접했다.

세상이 인공지능이라는 최첨단 세계로 인도하기 위해서, 단순작업을 해야할 GPU의 엄청난 수요가 필요했다. 비트코인 신드롬이라는 말을 유행하면서, 누군가는 100만원이 1억이 됐다거나 1000만원이 10억 100억이 됐다는 이야기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비트코인'은 우리가 맞이할 새로운 세상에 대한 첫 신호탄이었을 뿐이다.

비트코인이며, 인공지능이며, 알파고며 모든 건 사실은 단순 노가다를 얼마나 가능하는지를 따지는 문제이고, 이런 단순 노가다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인 GPU의 수요는 꾸준하게 늘어난다. 현존하는 세계 최강의 슈퍼컴퓨터는 IBM의 '서밋'이다. 이는 1초에 33경 번의 연산능력이 있다. 또한 77만5000개의 CPU와 3만 4000개의 GPU를 갖고 있다. 사실 따지고보면, 1개가 할일을 1만개가 하면 더 빨라지는 건 단순한 이치다.

이세돌 9단을 이긴 건 알파고이지만, 실제 알파고 대신 바둑알을 올렸던 건 알파고 엔지니어로 아마 6단이었다. 누구나 인공지능을 등에 엎으면 세계최고를 쓰러뜨릴 수 있다는 걸 전 세계가 관찰했다. 우리의 역할은 단순하게 인공지능이 내린 지시에 정확하게 따르는 일이 세계 최고가 되는 일일지도 모른다.

다만, 인공지능의 완벽함은 세상을 대체 할 수 없다. 우리는 아무도 100만 단위 수를 제곱해주는 '엑셀' 프로그램에게 감탄하지 않는다. 다만 그 같은 일을 인간이 해냈을 때 감탄해 낸다. 아무도 시속 100km로 달리는 자동차에 감탄하지 않지만 시속 36.8km로 달렸던 몽고메리의 단거리 기록에 대해 놀라워 한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불완전하고 인간이기 때문에 기적을 바란다.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해주길 바라면서 한편으로 그들의 한계를 느끼게 해주는 인공지능에 대한 기초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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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성 인간을 위한 지적 생산술 - 천재들이 사랑한 슬기로운 야행성 습관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윤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사이토 다카시'의 글이다. 나는 책을 읽을 때, 표지를 훑어 후 바로 저자가 누구인지 살핀다. '사이토 다카시'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 어디서 들어본 듯 했다. 나는 역시나 그의 책을 몇 권 읽었던 적이 있다. 그는 다작을 하는 작가이다. 내가 그의 책을 처음 접한 건 2017년 발매된 '메모의 재발견'이라는 책에서다. 그는 보통 메모나 독서, 공부법에 대해서 글을 쓰는 편이다. 이 또한 그런 그의 특색에 맞는 주제이다.

어린시절 SBS의 '호기심천국'이라는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다. 밤에 공부하는 학생과 낮에 공부하는 학생을 두고 결과를 비교하는 주제로 방송이 된 적있다. 결과는 이렇다. 아침 공부가 저녁 공부보다 3배 이상 집중력이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그 뒤로부터 아침 일찍 일어나는 사람은 성실하고 효율적인 사람이라고 인색했다.

책은 데카르트의 죽음의 원인을 이른 아침 기상과 연결시켜 이야기를 끌어낸다. 사실 조금 억지 비약일 수도 있지만, 이야기 전개 방식에서 호기심을 자극하기는 충분하다. 나는 이 책에 일부 공감하고 일부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하지만 책의 중반부까지 읽으면서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야행성이 되면 뭐가 좋다는지는 말 안하고 딴소리만 자꾸하네?' 그러다 다시 책의 제목을 들여다봤다. 책은 야행성이 무엇이 좋은지를 말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야행성 인간이라면, 어떻게 지적 생산을 하는 게 좋은지를 말하는 책이다.

사람은 살다보면 무언가에 미쳐있을 때가 있다. 사실 어떤 걸 이루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다. 노력하면 된다. 하지만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는 건 더 간단하다. 우리가 단지 그것을 이루기 위한 방법의 방법을 찾기 때문이다. 살빼는 방법은 덜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다. 하지만 덜먹는 방법과 많이 움직이는 방법을 고민하게되고 다시 덜 먹는 방법에 대한 방법을 고민하고 많이 움직이는 방법에 대한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가령, 어떤 음식이 칼로리가 몇인지? 자전거를 타는게 운동이 되는지? 빠르게 걷는게 좋은지? 몇 시부터 몇시까지 얼마나 움직여야 하는지? 먹기 전에 운동하는게 좋은지? 운동 후에 먹는 게 좋은지?등을 고민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는 방법은 그 방법의 방법을 찾게 되고 다시 그 방법의 방법의 방법을 찾으며 점점 쉽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성공하려고 따지고 들게 된다.

하지만 기본으로 돌아가야한다. 아침에 공부하는지와 저녁에 공부하는 지는 중요하지 않다. 정말 절박하게 해야 할 일이 있으면, 밤에는 잠이 오지 않고 아침에는 일찍 눈이 떠질 것이다. 그럼 그때마다 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렇게 접근한다면 이 책을 읽으려는 예비독자들의 희망을 무참히 짋밥는 일일지도 모른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은 이쯤 접어두고 책에서 말하는 밤이 좋은 이유에 대해 함께 공감해보자. 아마 우리의 대부분은 야행성이다. 때문에 사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 하고 싶어할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밤에 활동하는 일에 좋다는 근거를 이 책에서 찾고, 마음것 자신의 스타일대로 살아가 보는 것도 좋다.

책은 기억은 밤에 더 잘 정착된다고 한다. 자는 동안 뇌에서 하루의 기억을 저장하는 최적화 작업이 일어난다고 하는데, 이 부분에서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인 '잠'이라는 소설이 생각난다. 이 소설에서는 자는 동안의 뇌의 작용에 대해 이야기한다. 물론 소설을 가지고 근거로 삼는 것에 고개가 갸우뚱 해질 수도 있지만, 사실 그의 소설은 뇌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집필했던 흔적들이 있다. 그런 걸 보자면 밤이 훨씬 더 유리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의 소설에서는 소설 속 주인공이 잠을 자면서 꿈을 통해 공부를 하여 의사가 되는 장면도 매우 설득력있게 나온다.

그의 책을 읽다보니, 그의 전공 처럼 굳이 '밤'과 상관 없이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도 한다. 그의 전공답게 그는 독서의 중요성과 방법에 대해 계속 이야기 한다. 그리고 마무리로 그런 독서를 하는 가장 좋은 시간은 밤이라고 말한다. 역시나 책을 좋아하면, 다만 밤낮 없이 보게 되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사실 이 책의 내용에 공감하는 내용 중 가장 큰 건, 밤이 주는 감성이다. 사실 어떤 글을 쓴다고 할 때, 밤에 쓰는 글이 조금 더 감성적이다. 같은 책을 고르더라도 아침에 고르는 책과 저녁에 고르는 책이 다른 것 처럼 우리의 생체 리듬에 맞는 감성이 존재하고 그 감성에 맞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아무래도 아침에 읽는 계발서가 훨씬 마음에 와닿고 저녁에 읽는 시가 더 감성에 와닿는다. 필요에 의해 선택이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싶다.

다만, 이미 야행성이라면 내가 야행성이라서 좋은 점을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밝은 면을 찾는 행위다. 아마 자신을 더 잘 알아가는 독자들이야 말로 미래가 밝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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