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잘 풀리는 인생
김새해 지음 / RISE(떠오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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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심하게 부는 어느날 제주의 바다는 심하게 일렁였다. 제주를 떠나는 그날, 비행기에서 내려 본 제주의 바다는 이상하리 만큼 고요하다. 인터넷을 보면 우주에서 내려다 본 '태풍'을 볼 때가 있다. 비바람이 몰아오고 엄청난 소음과 혼돈이 우주 밖에서는 잠잠하고 때로는 평화스럽기도 하다.

전쟁, 기아, 차별, 폭력 등 이렇게 시끄러운 지구별을 떠나 태양 공전면 32도 쯤을 지나가던 보이저 1호는 카메라를 돌려 61억 킬로미터 떨어진 지구별을 찍었다.

'창백한 푸른 점'

1990년 2월 14일 보이저 1호가 창백한 푸른점.

그 푸른점은 고요하다 못해, 적막할 정도다. 같은 해, 지구별에서는 독일이 통일을 했고 소련의 위성국들이 자본주의 체제로 전향하기도 했다. 또한 걸프 전쟁과, 유고슬라비아 내전이 시작되기도 했다.

한걸음 멀어 질수록 삶은 침묵을 닮았다. 다시 한걸음을 다가서면 삶은 수다쟁이가 된다. 오늘의 하루가 마음에 들지 않았더라면 시선을 정수리 위로 수 십 킬로쯤 들어올려 신의 시선으로 바라보자. 스스로 치열하다고 생각했던 어떤 것들은 사실 출렁임을 표현하기에도 미약하다. 삶을 이렇게 전체적인 맥락으로 바라보면 모든 것은 별 것 아니며 때로는 더 원대한 방법으로 지금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운전을 하다보면 속도를 높일수록 시야가 좁아진다. '사이버 포뮬러'라는 일본 만화가 있다. 이 만화는 자동차 레이싱 스포츠에 관한 내용이다. 여기에는 '제로의 영역'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제로의 영역'은 레이스 도중 운전자가 도달하는 영역이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극도의 예민한 감각이 생기는 구간. 레이서는 차의 컨디션과, 노면의 느낌, 바람의 상태까지 가늠할 수 있어진다. 인간의 감각이 모두 열린다. 그렇게 초월적인 능력을 갖게 된다. 만화가 아니더라도 실제로 운전을 오래하다보면 신경이 예민해진다. 또한 시야는 좁아진다. 사람이 신경질적으로 변하는 경우도 적잖다. 시야가 좁을수록 더 예민해진다. 앞서 말한 바와 같다. 우리의 인생은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출렁거리고 넘실거리는 높은 파도 혹은 쓰나미도 아주 먼 거리에서 보기에는 잔잔한 파고일 뿐이다.

언젠가 나쁜 일이 있을 때, 친구는 말했다.

"새옹지마라고 있어."

크게 별 위로가 되지 않는 그 말에 친구는 덧붙였다. 자신은 좋은 일이 있으면 이제 곧 나쁜 일이 있을 수도 있겠다고 마음먹고, 나쁜 일이 있으면 이제 곧 좋은 일이 있겠다고 즐거워 한다는 것이다.

좋은 일이 있을 때는 더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기대감이 생기고, 나쁜 일이 있을 때는 더 나쁜 일이 생길 것 같다는 불안감이 생기는 것이 이치다. 사람의 마음이 그렇다. 그러나 친구의 말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게 박혀 들었다.

좋은 일이 있을 때, 더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있다. 나쁜 일이 있을 때, 더 나쁜 일이 있을 것 같다는 불안감은 거의 확실한 감정이다. 고로 이런 방식으로 생각하면 결국 이래도 저래도 부정적인 감정으로 심신이 약해진다. 반면 좋은 일이 있을 때는 앞으로 이만큼의 굴곡만큼 나쁜 일이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거나, 나쁜 일이 있을 때, 앞으로 이만큼의 굴곡만큼 좋은 일이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전자보다 조금 더 단단한 심리적 토양을 갖게 한다. 누구나 뻔히 알고 있는 새옹지마는 가까이에서 보기에 집채만한 파고의 높이라 하더라도 멀리서 보기에는 아주 조그만 출렁임도 되지 않는다. 당연히 위와 아래가 번가르며 움직이는 이치에도 바로 앞을 보지 못하는 이유는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시야'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에 속도를 높이고 매몰되어 있으면 시야가 좁아진다. 참선하는 스님이나 기도를 하는 목사 혹은 신부 님의 시야는 전지적으로 넓어진다. 그들은 불안과 스트레스에 비교적 자유롭고 나무가 아닌 숲을 볼 수 있게 된다. 인터넷 밈 중에 가장 좋아하는 말이 있다.

'오히려 좋아'라는 밈이다. 나쁜 일이 생겼을 때, '오히려 좋아'라는 혼잣말을 내뱉는 것이다. 이렇게 내뱉고 나면 상황에 대한 변명을 찾기 위해 '뇌'는 풀가동하여 좋은 면을 찾게 된다. 모든 것은 어떻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고로 삶이란 아름다운가? 끔찍한가, 무엇이라 말하던 당신의 말은 곧 정답이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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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 대디, 플라이
가네시로 가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예춘추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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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딸바보 아빠의 이야기.

불의에 사고를 당한 딸을 위해 복수를 준비하는 아버지에 관한 소설이다. 소설은 7월 9일에서 9월 1일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최근 글을 읽는데 집중이 되지 않는다. 과부화 상태라 글이 안 들어오는 듯하다. 글이 읽어지지 않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육아'도 있다. 쌍둥이 아이들의 입은 눈을 뜨는 순간부터, 눈을 감는 순간까지 멈추는 법이 없다. 그 짧은 순간에 싸우고 화해하고 울고 웃고가 다이나믹하게 흘러가면 옆에서 중재하고 달래고 혼내다가, 나중에는 멍하고 멈춰진다.

예전 예능에서 아이들은 '자는 모습'이 가장 예쁘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다. 아이가 없을 때 그것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지 못했으나, 이제는 무슨 말인지 공감은 된다.

아이의 감정변화는 워낙 드라마틱하고 변화무쌍해서 성인인 내가 쫒아가기 힘들 때가 있다. 싸운 아이를 앉혀 놓고 화해를 시키려고 머릿속으로 이야기를 정리하고 있으면 벌써 화해하고 있다.

어쨌건 이런 급변하는 감정 변화와 정보의 과다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는지, 글을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고 좀처럼 글 자체를 읽지 않게 된다. 멍하게 초점을 비우고 가만히 시간을 두는 일이 많아진다. 귀와 눈에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차단하고 시간을 죽이는 시간이 많아지던 어느날, 아이들과 제주 북앤북스를 들렸다.

최대한 가볍고 쉽고 얇은 책을 골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서점에가면 읽고 싶은 책은 상당히 많다. 그러나 그것을 내가 읽어 낼 수 있을지, 몇 차례 시뮬레이션하고 나면 도로 제자리에 넣고 나오게 된다.

그날도 아이들과 서점을 방문한 날이다. 아이들과 서점을 방문하는 이유는 훗날 '아버지와 다녔던 서점의 기억'이라는 것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서점에 들어오면 당연히 책보다는 문구, 장난감에 더 관심을 가지지만 말이다.

만화책보다 재밌다는 '플라이, 대디, 플라이'라는 소설을 골랐다. 자기 전에 가볍게 읽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일과가 끝나고 어떤 이야기에 몰입하고 싶었다.

소설은 재일교포 작가인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이다. 비슷한 류의 소설을 자주 출간하는 작가로 팬층이 있는 듯하다. 소설의 시작은 매우 몰입도 있게 시작한다. 아주 평범한 아버지의 일상으로부터 시작한다.

소설은 물론 재밌다. 다만 나에게는 맞는 것 같진 않다. 말 그대로 가벼운 소설이라 만화책처럼 쉽게 읽힌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만화책을 좋아하진 않았다. 딸의 복수를 위해 고등학생에게 싸움을 배우는 소재다. 주인공을 자신과 몰입하고 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 소설의 경우는 나와의 간극이 큰 편이라 몰입이 되지 않았다. 조금 유치한 느낌이랄까... 비현실적인 소재에 문화적인 거부감도 약간 있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의 평을 보니, 재밌다는 평이 꽤 많다. 아마 책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어떤 시기에 어떤 책을 읽는지에 따라서 그 책의 평이 달라지니, 이건 나의 문제같다.

이 책을 서른 후반인 지금 읽었다는 게 오류가 아닐가 싶다. 조금 어린 나이의 내가 읽었다면 재밌게 읽지 않았을까. 모쪼록 그래도 가벼운 마음으로 문자를 접할 수 있게 된 구분에 있어서 '킬링 타임용'으로 나쁘지 않았다.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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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전쟁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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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나이지리아, 이란,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멕시코, 터키.

이 나라들은 구매력 평가 지수 기준으로 2050년에는 대한민국보다 국내 총생산이 높을 거라 전망되는 나라다. 원인으로는 가파른 인구 절벽이다. 인구 절벽은 대한민국의 경제를 최단 시간 축소 시킬 것이다.

이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세계 1위의 다국적 회계 감사 기업, PwC의 전망이다.

반면 이런 전망도 있다.

영국 싱크탱크 경제경영연구센터인 CEBR에 따르면 한국의 명목 GDP는 7위까지 올라설 것이며, 한국의 제조업 의존도가 크게 줄고 점차 기술 의존 국가가 될 것이라고 봤다. 또한 경제 대국 클럽에 합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인적으로 저출산은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다만 저출산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미국 심리학자 매슬로우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기본적으로 5대 욕구가 있다.

첫째, 생리적 욕구

둘째, 안전의 욕구

셋째, 사회적 욕구

넷째, 존경의 욕구

다섯째, 자아실현의 욕구

인간은 충분하지 않은 욕구를 갈구하도록 되어 있다. 고로 배고픈 이들이 음식을 탐하고 안전하지 않은 이들이 안전을 탐하는 것은 기본적인 욕구이자 본능이다. 이것이 충족되면 인간의 욕구는 상위로 넘어간다. 사회적 욕구, 혹은 존경의 욕구 그리고 자아실현의 욕구로 나아간다.

현대 대한민국에서 생리적 욕구에 심각한 위협이 생기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것은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고도산업국가일수록 그렇다. 대표적으로 한국과 일본, 유럽 등이 그렇다. 이런 국가들은 기본적으로 치안이 안정적이고 의료보건서비스가 훌륭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국가가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하고나면 인간은 상위 욕구의 부재에 촛점을 맞춘다. 이로써 소속감에 대한 욕구를 가장 중요한 욕구로 생각한다.

어떤 대학교, 어느 직장, 어느 지역이라는 소속감의 욕구가 충족되고 나면 명예와 권력에 대한 존경의 욕구를 갈구한다.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하고 사람들에게 인정받고자 한다. 상위 욕구로 올라갈수록 하위 욕구에 대한 욕구 본능의 점차 줄어든다.

가령 명예와 권력을 쥔 이들일수록 하위욕구에 대한 욕구의식이 줄어드는 것이다. 독일의 통계학자 '에르스트 엥겔'에 따르면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가계 총지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감소하는 현상을 발견한다. 이처럼 경제 생계비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엥겔 지수'라고 부른다.

사회가 고도화 되면서 인간의 욕구를 충족하는 방식은 많아진다. 수면욕, 식욕과 더불어 '성욕'은 생리적 욕구에 속한다. 또한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은 사회적 욕구에 속한다. 대체로 이런 욕구는 '반려동물', '게임'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체 되기도 한다.

고도산업국가일수록 여성의 사회진출이 많아지고 사회적 지위가 높아진다. 제조업 중심국가 였던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제조업'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국가다. 산업의 구조상, 대한민국 경제 성장시기에 여성의 사회진출 여건이 좋지 못했다. 다만 산업구조가 변해가며 점차 제조업 비중이 적어진다.

미국의 예를 들면 1970년대 미국의 제조업 산업 비율은 25%에 달했으나 현재는 10%까지 내려왔다. 비슷한 시기, 대한민국의 제조업 근로자수도 6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회가 고도화 되면 피하지 못한다. 과거 농업과 공업 산업 시기에 사람은 노동력이었다. 다만 현대 시대에 가족 구성원이 하나 더 있는 것은 노동력이 높아지는 것과 크게 상관 없어져 간다. '사람'이 '생산자원'이 아니라 '소비자원'이 된 시기다. 여기에 '생산자원'은 '자본'이 된다. 고로 '사람'보다 '자본'을 모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심각한 저출산은 '국가경제' 뿐만 아니라, '국가안보'에서도 문제를 일으킨다. 스위스와 같은 강소국이 되고자 해도 쉽지 않다.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중국, 러시아, 일본'과 같은 초강대국과 국경을 맞닿고 있다. 고로 국가 안보적으로 인구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대 전쟁은 '보병 숫자'로 하는 것은 아니다.

이지스함을 운영하기 위해서, 함장과 레이더 기술자, 센서 기술자, 무기제어 담당자, 통신 담당자, 전술 요원, 정비원 등이 필요하다. 단순이 많은 머릿수가 아니라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과 기술력이 더 중요한 시기다.

북한 최고 전투기로 알려진 미그-29나 수호-35호는 대한민국의 KF-21과 비교조차 할 수 없다. 북한의 최고 전투기들은 스텔스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고로 부족해지는 인구에 대한 대비는 '기술'로 보완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기대수명은 세계 최초로 90세를 넘겼으며 세계 1위다. 세계에서 덜 태어나지만, 덜 죽는 나라이기도 하다. 자본과 기술이 쌓이려면 시간은 필요하다.

토마스 맬서르의 '인구론'에 따르면 인구 증가와 자원, 토지 등의 후생의 가용성의 관계를 보면 후생 가용성은 산술적으로 증가하지만,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고로 인구 증가가 자원의 공급을 따라잡고 나면 사회는 빈곤, 자원 부족, 불안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기술증가'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기술증가는 자원증가가 필수적이다. 아이러니 하지만 이런 의미에서 꼭 저출산이 나쁜 것도, 저출산이 좋은 것도 아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최근에 일어난 베이비붐은 1946년에서 1964년으로 '스페인독감'과 세계대전' 이후의 세대들이다. 이들이 태어난 시기는 생명과 안전에 위협에 직면한 직후이며, 이런 사이클은 대체로 돌고 돈다. 어느 시대와 세대가 될지 모르지만 이런 변화의 폭을 완곡하게 바꾸는 것은 꽤 필요해 보인다.

*참고로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거의 하지 못했는데, 역시 김진명 작가의 글은 몰입력이 좋다. 다만 '킹메이커'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처럼 실존 인물과 실제 역사, 허구의 이야기가 구분없이 혼재되어 있어 읽는데 주의가 필요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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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도 읽은 게 아니야! - 핵심을 파악하고 생각을 더하며 읽는 방법
이승화 지음 / 시간여행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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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다른 호르몬을 분비한다. 호르몬이라는 것이 온도와 밝기에 따라 분비량이 변화하느라 아침, 점심, 저녁 사람은 각기 다른 생체 리듬을 갖는다. 아침에 드는 생각과 저녁에 드는 생각이 다르다. 아침이면 사람의 이성은 차가워 졌다가, 밤이되면 뜨거워지는 탓에 저녁의 행동을 아침에 후회하는 일이 적잖다. 사람의 생체리듬이 이처럼 워낙 변화무쌍한 탓에 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아침에 볼 때와 저녁에 볼 때는 완전히 다르다.

아침에 공포영화를 보면 차갑게 식은 이성은 그것에 몰입하지 못한다. 저녁에 계발서를 읽으면 뜨거워진 감성은 그것에 몰입하지 못한다. 고로 아침에 읽던 책을 저녁까지 같은 감정으로 읽는다는 것은 어렵다.

하물며 그저 시각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달해주는 영상 매체도 이럴지인데, 능동적인 해석이 필요한 활자 매체는 오죽할까.

진득하니 한 책을 완독하고 다른 책으로 넘어가는 것은 고로 적당한 때가 아니면 반드시 정답은 아니다. 사람의 흡수력은 스펀지와 같다. 가장 메마른 상태일 때, 가장 빠르고 많은 것을 흡수할 수 있다. 메마르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가장 갈구하는 상태일 때를 말한다. 고로 적정한 시기, 적정한 장소에 적정한 책을 읽는다면 그 흡수력은 같은 책을 읽어도 남다르다 할 수 있다. 아침에는 자기계발서를 읽는다. 하루에 열정을 지펴 줄 장작을 몇 단어 장착하고 시작한다. 인간의 호르몬 분비는 유통기한을 갖고 있다. 도파민이건, 세르토닌이건 한 번 분출하고 나면 서서히 그 농도가 줄어든다. 고로 작심 하루짜리 뗄감 한 단어를 매일 아침마다 집어 넣고 시작한다.

점심에는 나눠 읽을 수 있는 것들을 챙겨 나간다. '시집'이나 단원 별로 짧게 쪼개진 계발서, 가벼운 인문서적을 가지고 다니며 읽는다. 반드시 필요한 '청소', '운전', '걷기' 등의 시간에는 오디오북을 활용한다. 오디오북을 선정할 때는 최대한 가벼운 것을 선정한다. 오디오북을 듣다가 놓치면 안되는 부분을 만나게 되면, 잠시 멈춰서 그것을 노트해야 하는데, 될 수 있으면 메모도 필요 없을 정도의 가벼운 것들을 선택한다. 시기성을 갖고 있고 유행 혹은 베스트셀러 등을 선택하는데 이유는 소장하기에는 아쉽고 읽지 않기에는 더 아쉽기 때문이다. 오디오북을 듣다가 괜찮다 싶으면 냉큼 서점으로 가서 종이책으로 구매한다. 혹은 종이책으로 있는 책 중 가독성이 떨어지는 책들은 '오디오북'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혼자 읽어서 절때로 이해도 안되고 어렵다고 느껴지면 일단 오디오북으로 진도를 나가서 흥미를 유발한 뒤에 종이책으로 넘어간다.

책을 읽을 때는 날개 부분에 있는 작가 소개를 가장 먼저 본다. 어떤 누가 썼는지를 알고 읽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작가의 성향을 미리 알고 읽으면 책을 읽는 내내, 단순히 정보만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와 대화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어떤 작가가 썼는지에 따라 책의 맛은 달라진다. '슬픈 조선'이라는 근대 역사를 다룬 소설은 아주 상세하고 객관적인 기술이 되어 있다. 그저 읽어도 놀라울 그 책의 작가는 놀랍게도 '가타오 쓰기오'라는 일본 작가의 글이다. 일본작가가 일본인들을 위해 집필한 이 책이 한국에 소개된 것, 그 뿐만 아니라 꽤 객관적이고 상세한 묘사가 놀랍다. 책을 읽는 도중 몇 번이나 돌아가는 페이지는 역시 '작가 소개'다. 읽다가 몇 번이나 작가 소개란으로 넘어가서 누구의 글인지 확인한다. 그런 과정이 있다보면 다음 지나가다가 만나게 되는 작가의 이름에 그의 전 작품이 떠오르고 다음 책을 집을 지, 말지를 쉽게 정할 수 있게 한다.

작가 소개를 보고 난 뒤는 목차를 본다. 군에 있을 때, 선임이 이렇게 시켰다고 해보자.

"삽으로 땅을 파"

맹목적으로 일단 진행하는 것과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알고 하는 것은 천지 차이다. 맹목적으로 하게 될 때, 중요한 것은 '목적'이 없다. 사람은 '목적'이 있을 때, 창의적이게 된다. 어떻게 하면 더 빠르고 쉽게 그 일을 할 수 있을까. 그 고민을 하게 하는 것은 '목적'이다. 목적은 쉽게 말하면 '길라잡이'다.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상세한 가이드 라인이 잡혀 있어야 하며 전체를 환하게 밝혀주는 환한 지도는 '목차'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읽는다고 해보자.

'사피엔스'의 첫 문장은 '별로 중요치 않은 동물'이다. 이어 '약 140억 년 전, 빅뱅이라는 사건이 일어나 물질과 에너지,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게 되었다.'이다.

다짜고짜 제목은 '사피엔스'이고 첫문장은 '별로 중요치 않은 동물'이다. 이어 다음 키워드가 '빅뱅'이면 이 글의 주제는 무엇이고 어떤 방향으로 갈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목차를 보면 대략 어떻게 진행하려 하는지 그 방향과 길을 알 수 있다.

사피엔스는 '인지혁명' , '농업혁명', '인류통합', '과학혁명'이라는 큰 주제 아래 하위 소주제가 이어지며 '사피엔스'라는 동물이 어떻게 현대까지 왔는지 설명한다. 이렇게 커다란 숲을 보게 되면, 아무리 어려운 책이라고 해도, 아무리 어려운 어휘가 나온다고 해도 가벼운 마음으로 넘길 수 있다. 커다란 항해를 하는 선박은 작은 파도를 신경쓰지 않는다. 그것은 어려운 책을 쉽게 시작할 수 있게 하고 벽돌의 장벽을 별것 아닌 것 처럼 넘기게 도와준다.

글자가 읽히지 않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호기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해당 책을 고르기 전에 비슷한 주제의 영상이나 글을 몇 번 접하는 것이 좋고 읽기 전에 어떤 방식으로 전개 될지 스스로 기대가 된다는 자기 최면을 거는 것도 좋다. 나의 경우, 가장 오랫동안 책이 기억나게 하는 이유는 '기억하지 말아야지'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것과 '이 책을 소재로 글을 쓸 때, 어떤 식으로 쓰면 좋을까'라는 두 가지를 고민한다. 책의 내용을 요약하려고 하지 않고 나의 생각을 담고자 한다. 책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한 문장이 나오면 잽싸게 사진을 찍고 간단한 메모 한 줄 남긴다. 그 한 줄은 독후감을 시작하는 첫문장이 되는 경우가 많다. 첫문장을 시작하면 두 번 째 문장부터는 매우 쉽다. 고로 책은 '소재'가 되어 완전히 다른 생각을 이끌어 나오게 한다. 현재 읽고 있는 책을 소재로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읽는 것은 집중력을 높이고 사색의 시간을 깊게 하며 읽는 속도를 빠르게 한다. 고로 그저 읽기 위해 읽는 것이 아니라 쓰기 위해 읽고, 읽기 위해 쓰는 것이 좋다.

요즘 유튜브가 대세가 된 시대다. 그래서 글보다는 영상매체가 중요하다고 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가만히 보면 영상매체를 보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은 영상매체를 보는 사람에게 유리한 것이 아니라, 그 매체를 만드는 사람에게 유리하다. 뭐든 공급자가 되려면 '글'을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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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와 약사는 오늘도 안 된다고 말한다 - 의사 약사 친구가 필요한 당신에게
강준.조재소 지음 / 박영스토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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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홍수 속에 우리는 올바른 건강 지식을 갖고 있을까?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자. 나는 맥주를 좋아한다. 맥주의 효능이다.

비타민B 성분이 풍부하여 몸의 신진대사를 도와주고 피로회복을 빠르게 한다.

이뇨작용을 통해 피로 물질과 노폐물을 배출한다.

식물성 에스트로겐 성분을 포함하여 유방암과 전립선암을 예방할 수 있다.

코틴산아미드와 리보사이트란 성분이 있어 대사조절에 좋고 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규소 성분이 많아 뼈를 튼튼하게 해주고 골절 예방과 새로운 뼈를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

섬유질이 풍부하여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당뇨병 예방에 좋고 항산화제가 풍부하여 심장을 건강하게 해준다.

휴물론이라는 성분이 함여되어 감기에 좋다.

함유된 비타민이 피부미용에 좋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을 줄여준다

이제 맥주를 마시면 건강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과연 그럴까.

이번에는 담배의 효능이다.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을 분비시킨다. 이 둘은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중추신경을 자극하여 도파민을 분비하게 한다.

각성효과가 뛰어나 문학, 예술, 음악, 과학계의 거장들이 애용품이다.

도파민은 운동능력을 향상하고 의욕과 기억인지를 돕는다.

스트레스에 탁월하고 식욕을 억제한다.

감마아이노낙산이 포함되어 불안감과 긴장감을 해소한다.

베타 엔돌핀 또한 긴장감을 완화하고 불안해소를 돕는다.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을 분비하여 식욕억제를 돕고 기분조절에 도움을 준다.

글루타메이트는 기억력과 학습능력을 증진시키고 아세틸콜린은 인지력을 향상시킨다.

이제 담배를 피면 건강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알기 힘들다. 정보가 없어 곤란을 겪는 시기를 넘어서 너무나 많은 정보가 쏟아져 무엇이 진실인지 확인하는 것이 더 어려운 시대다.

자기가 믿고 싶은 것을 믿고 그 신념을 확인하는 경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자신은 자신이 믿고 싶은 정보만 편집적으로 받아 들인다. 과거 다이어트를 시작하고자 인터넷에 검색해 본 적이 있다.

혹시나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하는 방법은 없을까? 한참을 인터넷을 찾아보고 깨달은 것이 있다.

어떤 음식 뒤에 '효능'이라는 키워드만 넣으면 뭐든지 검색이 된다는 것이다.

'치즈 다이어트'를 검색해보자.

치즈는 혈당치를 막아,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는 정보가 나온다.

'초콜릿 다이어트'를 검색해보자.

초콜릿은 하루 식사 전에 적당량을 먹어주면 식욕을 억제하여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이번에는 커피와 숙면에 대해 검색해보자.

'커피와 숙면'을 검색해보자.

고려대 안산병원 효흡기내과 신철 교수 님의 영상이 나온다.

아침이나 낮에 마시는 커피는 오히려 밤에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영사잉 나온다. 뇌와 신체가 카페인 효과로 인해 활동성이 높아지고 이로인해 숙면에 도움이 된다는 영상이 나온다.

작정하고 효능을 찾아보면 언제든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이와 반대의 경우도 있다.

산삼의 경우에는 피부발진과 열감, 눈충혈, 홍조 등이 발생할 수 있고 그밖에 설사, 어지럼증, 두통과 불면증, 보통과 설사를 유발할 수 도 있다.

홍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홍삼은 혈소판을 응집하고 억제하여 혈압을 높이고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피부발진이나 가슴 두근거림을 느낄 수도 있으며 구토, 설사, 두통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인터넷 사용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여 제공된 필터 내에서만 정보를 취득하는 것을 '필터버블'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자신이 믿고자하는 정보만 취합하는 확증편향적인 모습을 보이며 그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네트워크는 그가 검색하는 내용에 알맞은 정보를 취합하는 알고리즘을 작동시켜 '필터버블' 속에 가둔다. 고로 믿고 싶은 것을 찾아 다닐 것이 아니라, 믿고자 했다면 안 된다고 말하는 의사나 약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쓴맛, 단맛을 모두 삼킬 준비를 해야한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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