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이동 매뉴얼 세기의 책들 20선, 천년의 지혜 시리즈 9
리처드 N. 볼스 지음, 서진 엮음, 안진환 옮김 / 스노우폭스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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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나"

위치를 묻는 질문이다. 그러나 지리적 위치로 이 질문을 받아드리는 사람은 없다. 실제로 그렇다. 이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 당황스러워 한다. 명료한 답을 내리기 어려워서 그렇다. 나또한 마찬가지다.

예전 중학교 시절 'G.O.D'의 '길'이라는 노래가 나왔다. 중학생이면 한창 멜로디를 따라 흥얼거리기 바쁜 나이다. 당시 학교 국어 선생님께서 이 노래가 '참 좋다'고 말씀하셨다. 노래가 좋은 이유는 '가사' 때문이란다.

당시 국어 선생님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정되되는 여선생님이셨다. 지금 생각하기에 꽤 어린 나이로 느껴지지만 당시에는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있는 '어른'이었다.

선생님께서 좋아하셨다는 '길'의 가사는 이렇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알 수 없지만....'

당시 이 가사에 심히 공감하지 못했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알겠으나 비유가 그닥 참신하지 않다고 여겼다. 어쨌건 국어 선생님은 그 뒤로도 몇 번을 이 노래에 대해 언급하셨다.

어렴풋 20년도 넘은 이 기억이 간혹 떠오를 때가 있다.

흔히 안정적인 직장을 가졌다는 '교사'가... 특히나 시골에서... 진로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까..

이제 와서는 많이 당연히 공감이 된다. 그때는 못했지만 말이다.

아무튼 리처드 N.볼스는 비슷한 고민이 있는 세계의 수많은 이들의 커리어에 대한 상담과 방향성을 제시한다.

볼스는 이동의 순간을 세가지로 나눈다.

첫째, 예상치 못한 변화. 둘째, 의도되 변화. 셋째,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

이렇다.

어떤 경우든, 변화는 분명 낯설고 불편한 일이다. 우리가 변화를 싫어하는 것은 '알고 있는 것'에 대한 안정감을 기본적으로 편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당연히 불규칙하고 불안정하고, 불완전함으로 뛰어드는 이 '변화'라는 상황에서도 '볼스'는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구조화된 사고 방식을 요구한다.

변화의 순간, 사람들은 감정에 휩쓸리고 자존감이 무너지며, 관계가 새로 정립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면 우리는 감정의 수렁에서 허우적 된다.

그는 이런 변화에서도 구조적 틀을 짜서 굳건하게 현실을 딛고 있기를 말한다. 그렇게 구조화 시킨 것이 바로 '꽃 다이어그램'이다. 7개의 꽃잎으로 구성된 다이어그램에 자기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넣는다.

가령 좋아하는 기술이라던지, 흥미 있는 분야, 선호하는 사람의 유형 등이 글허다. 그리고 기것들이 서로 겹치며 하나의 좌표를 형성하는데 그것이 GPS를 구성하는 좌표처럼 위치를 알려준다.

볼츠는 말한다.

'혼란스러운 시기일수록, 자기 자신으 기준점으로 삼아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부에서 기준을 잡는다. 시장의 상황이라던지, 부모님의 기대, 주변의 시선 등 그렇다. 다만 그렇게 움직이면 역시나 헤맬 수 밖에 없다.

이 꽃 '다이어그램'은 단순히 그 상황에 대한 이야기만 우리에게 전해주는 것은 아니다. 이는 계절 따라 꽃이 바뀌듯 상황에 따라 꾸준히 꽃잎의 내용도 달라진다. 고로 어디로 이동해야 할지를 꾸준하게 알려준다.

책을 보다보면 비상시에 가장 먼저 꺼내야 하는 것은 나침반이 아니라, 우리를 중심으로 담고 있는 '꽃 한 송이'일지 모른다.

변화는 공포의 대상이 아니다. 공포의 대상은 어디로 갈지 모른다는, 혹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다시 한번 생각이 든다. 비상시에 과연 나는 꺼낼 꽃 한 송이'를 가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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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되었지만 외로운 사람들 - 고독을 잃어버린 스마트폰 시대의 철학
다니가와 요시히로 지음, 지소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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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 배우가 말하길,

'심심한게 제일 고급진 거에요. 자극 없는 게 최고야.'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요즘 뭐하고 지내세요'라는 질문에 '심심한 삶'이 가장 고급지고 평화로운 삶이라는 의미로 대답했다.

시끄럽고 복잡해지기는 쉽다. 아무렇게 그려 흰종이를 더럽히는 방식은 무한대로 많다. 그러나 그 흰종이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누군가가 말하기를,

'침묵은 아주 비싼 능력이고, 고독은 매우 성숙한 경험'이란다.

음악을 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숙'이다. 독서할 때도 가장 중요한 것이 '고요함'이다. 대부분은 이런 환경 속에서 태어난다.

샤워하거나 거리를 걸을 때, 대부분 잠깐의 적막을 견디지 못하고 무언가 틀어 놓을 때가 있다. '혼자'라는 것을 부정하기 위한 행위다. 사람은 '외로움'이나 '고독'을 두려워 한다. 누군가가 함께 하고 있다는 감정을 인위적으로 만들기 위해 TV를 켜거나 음악을 재생한다.

그것을 견딜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단단하다는 의미인가. 실제 고독의 한자어는 '외로울 고(孤), 홀로 독(獨)을 사용한다.

고(孤)는 외롭다. 부모 없이 자라다, 의지할 데가 없다.

독(獨)은 홀로, 혼자, 외롭다, 고립되다, 떨어져 있다

의지할 사람없이 존재하는 상태, 그것을 다른 말로 '독립' 혹은 '자립'이라 부른다. 어딘가 의지하지 않고 존재할 수 있는 단단함이다. 아이들은 적막과 외로움을 견디지 못한다. 바로 부모를 찾거나 의지할 곳을 찾는다.

시끄럽고 현란한 게임, 음악에 현혹되고 또래와 무리짓길 좋아한다. 쉽게 '적막'을 지울 수 있는 시대다. 이와 반대로 많은 철학자들, 예술가들은 '고독'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았다. 깊이 있는 창작과 성찰, 자아와의 대화가 가능한 상태로 봤다.

요컨데, 파스칼은 '인간의 모든 불행은 혼자 조용히 방 안에 있을 줄 모르는데서 비롯된다'고 했다. 헤르만 헤세 또한 '고독은 마음이 깊은 사람들의 운명'이라고 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거나 글을 쓰도록 하는 것은 아주 고급지고 비싼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아이'뿐만 아니다. '자신'에게도 그런 능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은 글을 읽거나 쓸 때, 비로소 입을 다문다. 짧은 일기를 쓰는 동안도 음악소리는 소음이 된다.

서점과 도서관에 가면 수많은 이가 쌓아 올린 고독의 결정체들이 모여 있다. 단연코 그런 '시끄러운 환경'에서 쓰여진 책들은 아니다.

우리는 상대의 눈빛을 읽고 호흡을 예의주시한다. 다만 자신의 그것은 외면한다.

상사, 부모, 자식, 친구의 표정, 눈빛, 말투, 호흡을 보며 '오늘 기분이 안좋은가', '오늘 기분이 좋은가' 등을 꾸준히 살핀다. 그런데 정작 자신의 기분이 어떤지 살피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자신의 호흡 리듬은 어떤가. 자신의 안면 근육은 어떻게 모양 짓고 있는가. 자신은 현재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가.

그것을 지우고 잊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마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은 아주 광범위한 커넥션을 만든다. 지금 당장 흘러갔어야 할 과거의 흔적을 모두 잡아 놓는다. 고로 고독할 시간이 없다. 심심할 틈이 없다.

또한 스마트폰이 만들어낸 세상은 지나치게 목표지향적으로 바뀌었다. 사람들은 타인을 '경쟁자'로 둔다. 자신의 위치를 꾸준히 확인하며 경쟁 속으로 스스로를 밀어 넣는다.

실제로 2011년 스마트폰이 세상 밖으로 나오고 한국과 일본, 중국 등의 국가에서 가장 많이 팔린 도서의 종류는 '자기계발서'이다. 자기계발서는 '개인의 성공'을 위해서 '당신의 변화'를 가장 먼저 요구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성공은 '개인의 변화' 뿐만 아니라 '환경'이라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결합되어 발생한다.

즉 '너만 열심히 하면 나처럼 성공해 질 수 있어.'는 거짓 아닌 거짓이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의 인생 목표를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두지 않았다. 젊은 시절 그의 목표는 '선불교'를 공부하고 '일본'에서 승려가 되는 일이었다. 그가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한 시기는 되려 '사업 시작 후'에 가깝다.

'목표지향적 사고'란 무엇인가. '다기가와 요시히로'의 '연결되었지만 외로운 사람들'에는 관련한 내용이 나온다. 공감된다.

토끼 사냥에 나서는 사람에게 토끼를 건네거나 낚시를 즐기는 사람에게 낚을 물고기를 미리 건네는 일과 같다. 우리가 열중하는 활동의 결과는 실제로 활동의 목적이 아닐 수 있다.

인간 삶의 최종 목적은 '만인'이 같다. '죽음'이다. 우리는 매순간 '죽음'이라는 목적을 향해 나아간다. 그 와중의 성취란 사실상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가깝다.

그말은 무엇인가.

세상 가장 중요한 것은 밖이 아니라 안에 있다. 때로는 연결이 아니라 고독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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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지향성 - 성공한 사람들이 지키는 12가지 원칙
존 R. 마일스 지음, 임지연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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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저 작은 완두콩만 한, 아름다운 푸른 점이 지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엄지손가락을 세우고, 한쪽 눈을 감았다. 엄지손가락은 지구를 완전히 가려 버렸다. 그렇다고 거인이 된듯한 기분은 아니었다. 오히려 내가 너무나 작은 존재라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 -닐 암스트롱

지구보다도, 내 하루보다도, 내 고민보다도 더 작은 것이 '나'라는 사실. 그것을 깨우치게 하는 것은 '거리' 때문이다.

거리를 두고 보면 모든 것은 작아진다. 너무 가까이서 보면 본질을 잃는다. 그것이 바로 '조망효과'다. 조망효과란 어떤 대상이나 사건이 '거리를 두고 보면 다르게 느껴진다'는 의미다. 실제로 전체를 바라보면 애를 먹고 있던 작은 순간들이 하찮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대략 중학교 2학년 1학기 수행평가 같은 느낌이랄까.

그것은 인생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당시에는 커보이는 일이지만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그곳을 빠져나와 한참을 달려보면 그것이 얼마나 하찮은 것이였는지 깨닫게 된다.

'닐 암스트롱'의 이야기나, '칼세이건'의 '창백한 푸른점'이나 모두 그렇다. 모든 것은 뒤로 물러서면 한점 밖에 되지 않는 일들이다. 조금 떨어져보면 엄지손가락으로 가려 낼 수 있는 범위에서 아웅다웅 하고 있지 않은가.

다큐멘터리 '더시크릿'을 보면 이러한 내용이 나온다. 밤길을 운전할 때 우리는 어떠떻게 목적지에 도달하는가. 심지어 목적지가 수천 km라면 어떤가. 우리의 나약한 '자동차'에 달려 있는 헤드라이트는 고작해봐야 100미터 밖에 비추지 못한다.

100미터 밖에 비추지 못하는 헤드라이트를 가지고 수천 km의 목적지에 도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바로 앞에 비추는 100미터만 보고 달리는 것이다. 인생도 그렇다. 전부 보여야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일단 보이는 만큼만 믿고 가면된다. 믿고 나아가면 우리이 헤드라이트는 다음 100미터를 비춰낸다. 모든 불빛이 환하게 켜지고 모든 구간이 명확하게 보이면 움직이겠다는 생각이라면, 목적지와 대비되는 헤드라이트의 성능이나 탓하고 그자리에 멈춰설지 모른다.

이것도 엄밀히 말하면 '조망효과'와 비슷한 맥락이다. 공간적으로 아무리 먼 도착지라고 하더라도 그 방향을 바라보며 엄지손가락을 갖다대면 목적은 반드시 그 범위 내에 존재한다.

바로 앞을 비추는 백미터를 나아가고 다시 백미터를 나아가며 엄지손가락이 가르치는 방향으로만 나아갈 때, 어느 순간에는 방향을 조절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출발할 때가 아니라 도착할 즈음에 해야 할 일이다. 그것도 엄밀히 말하면 조망효과가 아니던가.

그래서 중요한 건, 방향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태도다. 지구를 가리키는 손가락 처럼, 거대한 목표 앞에서 그 추상적인 '거리'와 '크기'를 생각할 것이 아니라, 단지 그 윤곽과 방향을 바라볼 뿐이다.

헤드라이트가 비추는 백미터가 전부인 것 처럼 보이더라도, 실은 그 백미터야말로 우리가 당장 발을 내딛을 수 있는 '유일한 땅'이다. 즉 수 킬로 미터 앞에 존재한다고 여겨지는 어떤 곳은 '현실'이 아닌 '망상'의 영역에 있을 뿐이다.

두 눈은 이상을 향하고 두 발은 현실을 딛고 있으라는 말이 있다. '눈'의 역할이 과하면 '발'은 멈춰지게 되어 있다.

조망효과는 말한다. 너무 가까이에서 보면 본질이 흐려지고, 너무 멀리서 보면 막막해진다. 성공이나 성장이라는 개념은 너무 크게, 혹은 너무 멀리, 너무 복잡하게 보려 할 필요가 없다.

성공은 조망의 문제이자 실행의 거리다. 보이는 만큼만 걷되, 걷는 동안에는 그 길위에서 만큼 두려워 하지 말고 멈추지 않는 것이다.

어찌됐건 저찌됐거 그게 그 엄청난 '안드로메다 은하'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도달하고자 하는 곳은 '지금 향하고 있는 그 방향 속에 있다. 일단 엄지손으로 방향이 전부 가려질 만큼 두고 그 방향으로 걸으면 된다. 중학교 2학년 1학기 수행평가던, 혹은 내가 일어나기까지 10초 동안의 싸움이든

엄지손가락으로 가릴 수 있는 모든 것들 안에, 우리는 이미 도달 중이다. 단지 우리가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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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 나를 흔들다 - 붓다를 만나 삶이 바뀐 사람들, 2006 올해의 불서
법륜 지음 / 샨티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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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예전 인도에 한 '비구니'가 있었다. '비구니'는 삭발하고 낡은 장삼을 입는다.

삭발과 낡은 장삼이지만 그녀은 매우 아름다웠다. 그러다 마을에 한 젊은 청년이 '비구니'를 보고 반한다. 그녀의 눈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청년은 '비구니'의 눈을 찬미하며 다가갔다. '비구니'는 청년의 고백을 정중하게 거절한다.

"외모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비구니의 맑고 고요한 그녀의 눈에 대한 청년의 찬미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청년은 그녀가 '비구니'로 사는 것이 아깝다고 여겼다. 그녀의 눈은 여전히 보석처럼 맑고 아름다웠다.

청년은 다시 '비구니'에게 구애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비구니는 계속해서 거절 의사를 비친다.

그래도 청년은 포기하지 않고 날마다 같은 말을 반복하며 '비구니'를 찾왔다.

말을 해도 통하지 않는 청년을 그녀는 조용히 바라봤다. 그러고는 앉은 자리에서 자신의 한쪽 눈을 뽑아 청년 앞에 내던졌다.

"그렇게 아름다우면 가지고 가십시오."

청년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쳐 버렸다. 그리고 다시는 그녀를 찾아오지 않았다.

청년이 사랑한 것은 '그녀'였을까. 그녀의 '눈'이었을까. 그것도 아니면 언젠가 자신이 만들어낸 '환상'이었을까.

이 이야기는 '백유경'에 나온다. 외적 아름다움이란 얼머나 허멍한가. 붓다의 이야기를 보면 육체란 '똥자루'와 다르지 않다는 구간이 자주 등장한다. 우리의 육체란 실제로 배속 가득 오물을 싣고 다니는 '똥자루'와 같다. 그 외형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사실 중요치 않을 수도 있다.

'청년'이 사랑한 것이 '외모'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은 우리가 '사랑'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떤 사랑은 '외형'만큼 부질없고 때로는 조건이 있을 수 있다.

조건이란 언제나 변화무쌍하다.

고로 우리의 사랑은 얇디 얇다. 대부분 나이가 들면서 사라지거나 의미가 없어지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진정한 사랑은 어쩌면 '무조건적인 사랑'인지 모른다.

이성간의 사랑 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사랑이 그렇지 않은가.

청년은 자신이 그토록 찬미하던 상대의 '눈'을 얻었지만 도망치지 않았던가. '사랑'의 대상이 '공포'의 대상이 되는데 몇분도 걸리지 않았다.

'사랑'의 모양을 오해하면 일어나는 일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살인 사건은 배우자 혹은 연인 등을 상대로 범죄가 일어난다. 대한민국의 살인 사건 4건 중 1건은 친밀한 파트너에 의해 일어난다.

사랑의 모양을 오해하면 일어나는 일이다. 실제 대부분의 살인 사건은 왜곡된 애착과 집착에서 비롯된다.

사랑이라 믿었던 감정이 상대를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으로 변질될 때, 종종 이야기는 비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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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로 다시 읽는 자본주의 세계사 - 자본주의는 어떻게 이동하며 세계의 미래를 바꿔왔는가?
이동민 지음 / 갈매나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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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에서 종교적 율법에 따라 육식을 금하는 것은 상당히 일반적이다. '힌두교'는 소를 신성시 여겨, 소고기를 먹지 않는 금기 풍습을 인도에 만들었다. '이슬람'은 돼지고기를 부정한 것으로 여겨 섭취를 금지했고, '유대교'는 돼지고기나 갑각류 등의 특정 동물 섭취를 금지했다. 불교에서는 계율에 따라 채식주의를 권장하며, 천주교의 사순절에는 전통적으로 고기를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관습이 있었다. 그리스도교의 경우에도 육식을 금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농업혁명'이라 불리는 농업기술 혁신이 일어나기 전까지, 생선이 유럽인의 식단을 지배했다. 프랑스 부르봉왕조의 창시자인 '앙리 4세'가 '모든 평민이 일요일마다 닭고기를 먹을 수 있는 살기좋은 나라로 만들겠노라 공언한 때가 16세기다.

인류 역사에서 닭고기가 현대와 같이 풍족하게 식단에 올라온 것은 비교적 최근이라는 의미다. 돼지의 경우에는 가뜩이나 물이 부족한 '이슬람 문화권'에서 무섭게 물을 해치우는 가축이다. 얼마나 위협적이냐면 사료보다 물을 더 많이 마실 정도다. 종교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집단 전체를 위협에 빠뜨릴 수 있을 정도다.

어쨌건 사료나 물도 들지 않고 저렴하며 단백질과 열량이 풍부한 식단이라면 '생선'이라고 볼 수 있다. 알프스 북쪽 유럽에서는 대륙 서쪽의 북대서양에서 잡히는 대구와 청어를 즐겨 먹었다. 이곳의 청어는 가격도 저렴하고 어획량도 많았다. 이 물고기를 잡아다가 이들은 염장하고 훈제하여 보관하고 운송,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것은 이들에게 막대한 경제적 이윤을 만들어 냈다.

다만 청어의 경우에는 서식지를 옮겨 다니는 습성이 있다. 고로 당대의 청어 어장의 변화 위치가 유럽 국가의 세력 판도를 바꿀 정도로 영향을 미쳤다. 근해에 청어 어장이 형성되면 해당 국가는 큰 돈을 벌었고 국력을 키울 수 있었다. 다시 근해의 청어 어장이 사라지면 이들은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보며 국력이 약해질 정도였다.

11세기부터 13세기 사이에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 대규모 갯벌과 진펄 간척사업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간척과 제방 공사는 북해 연안, 특히 네덜란드 지역에서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이러한 간첩사업으로 북해에 거대한 청어 어장이 형성된다. 이로써 저지대 땅에 인구가 증가하기 시작진다. 이 땅이 낮은 지역은 오늘날 '네덜란드' 지역이다. 네덜란드는 청어 무역을 기반으로 경제적 번영을 이루었다. 13~14세기에는 한자 동맹과 연결되어 유럽 북부의 경제 중심으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이로써 네덜란드가 해양 강국이 되는 계기가 된다.

참으로 무력할 정도로 어이 없게도, 인간의 역사를 결정 짓는 것이 대로는 '지리', '태양의 흑점활동' 혹은 '청어 서식지 변화' 따위에 의존되는 경우도 많다.

이후 네덜란드는 영토나 인구에 비해 조직적인 경제 성장을 이룩한다. 이로써 이들은 아시아 등의 해양 무역을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한다. 다만 아시아 항해는 카리브해나 아프리카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적게는 두배에서 많게는 네배까지 들었다. 또한 이들의 선박은 여러 이유로 대략 20%가 침몰하곤 했다. 이런 이유에서 네덜란드는 원양 무역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주식, 보증, 채권'과 같은 신용거래를 활성화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시작한 것이 바로 '동인도 회사'다. 이들은 해상 무역을 독점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 받았고 막대한 이윤을 창출했다. 이로써 정부로 부터 군대 편성 같은 군사적 권한도 위임받는다. 이 '회사'들이 병력과 함대를 앞세워 아시아, 아메리카 각국을 '식민지화'하기 시작한다.

14세기 후분 부터 청어 어장이 서서히 북상하기 시작한다. 해류의 변화나 과도한 어획, 해양 환경의 변화등으로 어장 중심지가 서서히 북상한 것이다. 이어 이들의 서식지는 네덜란드 해안에서 점차 멀어진다. 이로써 청어 서식지가 영국 동해안과 덴마크, 노르웨이 북쪽으로 옮겨진다. 영국이 새로운 청어 어업의 중심지가 된 것이다.

물론 '청어 서식지'가 변해서 '세계 패권'이 옮겨갔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실제로 네덜란드는 어장 쇠퇴로 경제적 타격을 입었으나, 이미 축적한 자본과 항해술을 기반으로 이후 무역과 상업 중심의 해양 국가로 자리잡았다. 다만 영국과 북유럽 국가들이 청어 어장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새로운 경제적 이익과 성장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영국은 네덜란드와 달리 인구가 풍부하다. 또한 육군을 유지할 필요가 없는 섬나라다보니, 소규모의 상비군을 운영해도 될 정도로 군비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이런 지리적 배경으로 내실을 다져온 영국은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재정혁명을 이어받아 17세기 후반에서 18세기에 완성했다. 그리고 국력면에서 월등했던 프랑스를 제치고 서구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더니 18세기 후반에는 산업혁명을 일으키며 역사상 최초의 본격 자본주의인 산업자본주의의 서막을 연다. 이후 칠련 전쟁에서 영국이 승리함으로써 영국은 인도의지출을 가로막을 유럽의 경쟁자가 없어졌음을 알게 된다.

당시 무굴제국은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었다. 인도는 목화의 원상지이기도 하고 당시 세계 최대 면직물 생산지였다. 다만 무굴제국은 아우랑제브 사후 급속히 몰랍하며 해체됐고 이곳에 영국의 동인도 회사가 진출하면서 산업혁명으로 만들어진 증기기관과 면직물 생산방식의 변화로 급격한 세계 역사의 판도가 바뀐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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