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 나를 흔들다 - 붓다를 만나 삶이 바뀐 사람들, 2006 올해의 불서
법륜 지음 / 샨티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예전 인도에 한 '비구니'가 있었다. '비구니'는 삭발하고 낡은 장삼을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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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과 낡은 장삼이지만 그녀은 매우 아름다웠다. 그러다 마을에 한 젊은 청년이 '비구니'를 보고 반한다. 그녀의 눈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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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비구니'의 눈을 찬미하며 다가갔다. '비구니'는 청년의 고백을 정중하게 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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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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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니의 맑고 고요한 그녀의 눈에 대한 청년의 찬미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청년은 그녀가 '비구니'로 사는 것이 아깝다고 여겼다. 그녀의 눈은 여전히 보석처럼 맑고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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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다시 '비구니'에게 구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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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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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니는 계속해서 거절 의사를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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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청년은 포기하지 않고 날마다 같은 말을 반복하며 '비구니'를 찾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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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해도 통하지 않는 청년을 그녀는 조용히 바라봤다. 그러고는 앉은 자리에서 자신의 한쪽 눈을 뽑아 청년 앞에 내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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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름다우면 가지고 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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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쳐 버렸다. 그리고 다시는 그녀를 찾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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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사랑한 것은 '그녀'였을까. 그녀의 '눈'이었을까. 그것도 아니면 언젠가 자신이 만들어낸 '환상'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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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백유경'에 나온다. 외적 아름다움이란 얼머나 허멍한가. 붓다의 이야기를 보면 육체란 '똥자루'와 다르지 않다는 구간이 자주 등장한다. 우리의 육체란 실제로 배속 가득 오물을 싣고 다니는 '똥자루'와 같다. 그 외형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사실 중요치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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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사랑한 것이 '외모'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은 우리가 '사랑'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떤 사랑은 '외형'만큼 부질없고 때로는 조건이 있을 수 있다.

조건이란 언제나 변화무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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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우리의 사랑은 얇디 얇다. 대부분 나이가 들면서 사라지거나 의미가 없어지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진정한 사랑은 어쩌면 '무조건적인 사랑'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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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간의 사랑 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사랑이 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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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자신이 그토록 찬미하던 상대의 '눈'을 얻었지만 도망치지 않았던가. '사랑'의 대상이 '공포'의 대상이 되는데 몇분도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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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모양을 오해하면 일어나는 일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살인 사건은 배우자 혹은 연인 등을 상대로 범죄가 일어난다. 대한민국의 살인 사건 4건 중 1건은 친밀한 파트너에 의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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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모양을 오해하면 일어나는 일이다. 실제 대부분의 살인 사건은 왜곡된 애착과 집착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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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 믿었던 감정이 상대를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으로 변질될 때, 종종 이야기는 비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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