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의 비밀 - 왜 나는 운이 없을까?
민광욱 지음 / 베가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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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린 침팬지를 바나나와 과자를 이용하여 천재 침팬지로 훈련한 실험이 있었다. 1973년 뉴욕 코롬비아 대학의 심리학과 허버트 테라스 교수의 실험이다. 그는 평범한 침팬지를 수학문제를 풀고 인간과 의사소통이 가능한 천재 침팬지로 길러냈다. 이 실험은 '프로젝트 님'이라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되기도 했다. 평범한 침팬지를 천재 침팬치로 길러내는 데는 아이러니하게도 바나나와 과자가 이용됐다. 밀폐된 공간에 굶주린 침팬지를 가둬 놓고 바닥에 선을 그려넣는다. 침팬지가 바닥에 그려진 선을 넘어갈 때마다 조그만 구멍을 통해 과자와 바나나가 지급돼었다. 침팬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선을 넘을 때, 먹이가 나온다는 사실을 학습했다. 이 훈련이 익숙해 질 쯤, 과학자들은 실험장을 바꿨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밀폐된 공간이었고 선 대신에 커다란 버튼이 설치 되었다. 굶주린 침팬치는 변화된 환경에 당황하였으나 얼마지 나지 않아 우연하게 누른 버튼이 먹이를 공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뒤로 침팬지는 배가 고플 때마다 버튼을 눌러 바나나와 과자를 공급받았다. 이런 비슷한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며 과학자들은 학습 난이도를 올렸다. 이 침팬지는 간단한 미국식 수화를 통해 인간과 소통하고 간단한 수학문제를 풀 수 있는 천재 침팬지가 돼었다.

이 침팬지는 천재로 태어나지 않았다. 다만 그렇게 학습되었다. 우리가 처한 상황과 환경은 우리를 학습시킨다. 우리는 모든 순간 환경과 상황에서 선택을 하고 학습된다. 상황과 환경이 변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이상 과거보다 특별한 존재로 길러지지 않는다. 이처럼 과거와 달라지는 상황과 환경이 변화를 '운'이라고 부른다. 운이란 행운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운이란 우리리를 둘러싸고 있는 분위기와 환경, 상황이 변하는 흐름을 이야기한다. 한자에서 운(運)에는 수레가 들어가 있다. 이 뜻은 움직인다는 것을 말한다. 운이랑 변화와 움직임을 이야기한다. 영어에서도 마찬가지다 운의 영어표현은 Fortune이다. 이 말의 어원은 Fort에 있다. Fort는 Force(힘)와 같은 어원을 갖고 있는데, 우리가 모르는 어떤 '힘'을 '운(Fortune)'이라고 부른다. 운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하게 존재한다. 겨울과 여름의 기온 차이는 분명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로 인한 현상은 분명 다르게 일어난다. 물이 얼거나 펄펄 끊는 온도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고 여름에서 겨울로의 이동 또한 가시적인 부분으로만은 설명할 수 없지만 분명 존재한다.

예전 중국의 한 국경 지방에 노인이 살았다. 이 노인은 말 한 필을 기르고 있었는데 어느 날, 기르던 말 한 필이 도망을 가버린 것이다. 이를 보고 낙담하고 있는 노인을 보며 '운이 좋으시네요'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런 일을 사람들은 불운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어느날 도망간 말 한 필이 암말을 끌고 함께 돌아온 것이 아닌가. 결과적으로 말이 도망을 간 것은 불운일까 행운일까. 행운과 불운은 주관적인 영역에 있다. 이를 명확하게 구분해서 알려주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간만사 새옹지마'의 어원을 살펴보자면 우리 인생은 불운과 행운이 번갈이 일어난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불운도 행운도 아니다. 새옹지마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보자면 이 말을 타고 놀던 아들이 말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는 불운을 겪고 이 부러진 다리 때문에 군대 징집을 당하지 않아 목숨을 건사할 수 있었다. 부러진 다리와 군대 징집을 피한 이야기는 과연 행운일까. 불운일까.

운이랑 좋고 나쁨이 있다기보다, 상황과 환경의 변화에 따라 선택할 기회가 주어지는 것을 말한다. 누구나 좋은 운을 바라지만 실제로 좋은 운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어떤 상황에 어떤 방식으로 나에게 다가왔고 나는 어떤 대처를 했는지가 그 '운'의 성격을 '좋고', '나쁨'으로 규정하게 한다. 만약 나에게 승진운이 들어왔다고 해보자. 그렇다면 이것은 나에게 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이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승진을 바라는 직장인의 입장에서는 좋은 운에 속해져 있지만,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 않다면 나와 하등 상관없는 운이다. 우리가 운이라는 동양철학의 모호한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를 '비과학의 영역'이라 치부하고 '미신'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가 절대적이라고 믿는 과학의 영역에서조차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인정하고 있다. 거시물리학에서 보자면 세상은 암흑에너지 73%로 구성되어 있고 암흑 물질은 23%다. 우리가 관측 가능한 물질은 4%에 불과하다. 과연 우리가 진리라고 믿는 '눈에 보이는 진실'은 얼마나 진리에 속하는가. 반대로 미시물리학에서 보자면 원자를 구성하고 있는 원자핵과 전자는 서로 엄청나게 떨어져 있다. 만약 원자를 축구 운동장이라고 가정하면 원자핵의 크기는 모래알 정도의 크기가 되고 전자는 그보다 훨씬 작은 먼지와 같은 크기로 운동장을 돌고 있는 것과 같다. 우리의 상식처럼 우리가 보고 만지는 물질 또한 실제로는 빈공간 투성이다.

운이란 무엇인가. 운은 눈으로 보이지 않지만 분명한 흐름이고 기회이다. 이 것은 나의 환경과 나의 상관관계에 의해 정의되며 어떤 상황에 따라 행운이 되고 어떤 경우에 따라 불운이 되기도 한다. 오늘 찾아온 당신의 운은 행운인가? 불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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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
이용덕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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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뇌에는 860억개의 세포가 존재한다. 또한 각 세포마다 100조개 씩의 원자가 들어 있다고 한다. 원자는 물자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를 말함으로, 결국 우리의 뇌에는 860억 X 100조 개의 기본 입자가 존재한다. 우리의 뇌 속에 있는 이 기본 단위들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부여 받은 본능들을 처리한다. 이 수 많은 기본 입자가 서로 상호작용하며 협업한다는 것은 참으로 고차원적인 프로세스가 진행 중이라는 것을 말한다. 우리 생물은 작업을 합리적이고 효율으로 처리하기 위해 진화되어 왔다. 특히 가장 고차원적인 작업을 요하는 기관인 '뇌'에서는 다른 하드웨어 기관과는 다른 차원의 업무량을 필요로 한다. 다양한 정보를 저장하고 해석하고 출력하는 과정에서는 '삭제'와 '왜곡'이 필수적이다. 4k 고화질 영상은 시력 0.5인 사람에게 불필요하다. 모든 영상이 필요에 따라 화질을 줄여 저장할 필요가 있다. 뇌는 이런 효율화, 최적화를 위해 기억과 사고를 삭제하고 왜곡한다. 이런 와중에 일어나는 현상은 '일반화 본능'이다. 인간은 규칙과 불규칙이 산재되어 있는 현상과 물질에 대해 끊임없는 범주화와 일반화를 진행한다.

자연스럽게 제멋대로 자라고 있는 풀을 뜯고 아무렇게 놓여 있는 돌들을 주워다 오와 열을 맞춰 정리해 놓는다. 이런 정리본능은 우리의 뇌의 작용에 기인한 것으로 비슷한 것들은 조금 다르다고 하더라도 같은 범주로 묶어 정리한다. 여러 사람이 있을 때, 가장 본능적으로 나눌 수 있는 건 '성별'이다. 나와 비슷한 성과 다른 성은 명확하게 구분이 가능하다. 또한 다양한 국적의 사람을 만났을 때는 인종에 의해 나눈다. 중국인인지, 프랑스인인지. 또한 같은 인종이라면 언어로 나눈다. 한국어를 사용하는지, 사용하지 못하는지. 일반화는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일반화는 분명 효율적일 처리를 돕고 외부의 적으로 보호받는데 탁월한 본능이다. 인간은 수 만년 동안, 외부의 총, 균, 쇠로부터 심각한 피해를 입고 살았다. 내부 결속의 중요성과 외부인에 대한 철저한 경계심은 우리의 DNA 속에 각인되어 있다. 여러가지 사회 문화, 생물학적인 특성들은 우리에게 '혐오'의 감정을 만들어 냈다. 16세기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떼죽음을 당한 것은 스페인군이 갖고온 천연두 등의 새로운 병균 때문이다. 아프리카를 방문한 유럽인들은 아프리카를 식민지화하고 노예를 착출하여 거래하였다. 산업화 시기에는 외부에서 현지의 자원과 자본을 노리는 이들이 찾아오기도 했다.

'난민혐오', '무슬림혐오', '남성혐오', '여성혐오'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혐오는 외부에 대한 철저한 경계를 통해 내부결속을 다지는 일이다. 현대 사회에서 지탄받는 이런 비문명적인 감정은 실제로 근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국가의 존속을 위해 필수적일지도 모르는 감정이기도 했다. 이런 혐오의 감정은 그렇다면 언제 극도에 치닫는가. 인간은 불안해지면 그를 해결하기 위한 생존본능이 극도로 발휘된다. 혐오의 감정은 생존 본능과 같이 불안과 공포의 분위기에서 치솟는다. 1923년 9월 1일 일본 간토, 시즈오카, 야마나시 지방에서 큰 지진이 일어났다. 이 사고는 40만명의 사망자와 행방불명을 발생시켰다. 12만 가구의 집이 무너졌고, 45만의 가구는 불에 탔다. 이 사건은 사회를 공포로 몰아세웠다. 인간이 갖는 공포와 불안의 감정은 집단이 되었을 때, 비이성적인 역사를 만들어 내곤 했다. 언젠가 나와 가족의 안전이 위협받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다수의 일본인들은 공포와 불안의 감정이 극도로 치솟았다. 이런 시기에는 외부에 대한 혐오의 감정이 치솟기 마련이다. 일본인들은 한국인들과 사회주의자들이 폭동을 일으킬 것이라는 소문에 쉽게 선동되었다.

일본은 '절대악', 조선전 '절대선'이라는 이분법적인 논리를 벗어나, 자신의 가족과 사회를 지키기 위한 인간들의 혐오 본능이 비성적으로 작동했다. 불안과 공포에 휩싸인 무지한 일본인들은 이 감정에 휩싸였다. 쥐도 궁지에 물리면 고양이를 무는 법이다. 이성일 잃은 일본인들은 조선인에 대한 혐오 감정을 노골적으로 키워나갔다. 그들은 자경단을 조지하고 관헌들과 같이 조선인들을 무조건 체포하거나 구타, 학살 하였다. 한반도인들이 발음하기 어려워하는 몇몇 일본어를 발음하도록 하고 이에 어눌한 발음을 할 경우 가차없이 학살, 구타, 체포하였다. 이 사건에 2~6천명에 가까운 조선인이 학살되었다. 사회가 불안하고 공포의 분위기가 있을 때 혐오의 감정은 극도에 치민다. 1948년에는 일본이 나가고 난데없이 미군이 들어왔다. 미군은 치안을 목적으로 군정경찰을 배치했다. 민생은 피폐해졌고 부정부패는 극에 달했다. 여러가지 사회문제들이 일어났고 그 와중에 이념 갈등까지 더해지며 사회는 더욱 불안과 공포분위기가 조성됐다. 이 사건은 제주4.3사건으로 불려지며 사망자 숫자로는 한국전쟁을 제외하고 우리나라 단일 사건에서 가장 많이 희생자가 나온 사건이 됐다. 수 만의 제주도민이 학살당한 이 사건은 관동 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자 수의 수 배의 가까운 사상자가 났다.

우리는 일본의 극악무도한 만행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4.3사건'에 대한 인지는 부족하다. 일본에 대한 반일 감정이 치솟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는 북한에 대한 적대의식이 극에 달했고 또 언젠가는 미군에 대한 혹은 조선족에 대한, 난민에 대한 혐오 의식이 커져가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이용덕 작가 님의 들어가는 말과 같이 이 책은 '일본인과 혐오'를 연결 짓고자 한 책이라고 볼 수 없다. 불안한 사회에 혐오라는 감정이 만들어낸 비이성적이고 괴기한 사건과 현상에 대한 책이다. 국가에 따른 DNA와 악의 유전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일본인의 DNA에 있는 침략의 본능이 숨어져 있다거나 극악무도한 '악의 축'이라는 생각이 사회에 만연해가고 있지만, 실제 이런 감정마져 '혐오'의 감정이다. 수 백 만의 유태인을 학살한 독일민족이지만 현재 독일은 가장 많은 난민을 수용하는 국가 중 하나다. 민족과 국가에 따른 DNA가 그 국민성을 나태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대한 불안간 시선과 공포에 쌓인 무지하고 나약한 인간과 그것을 이용하려는 정치인들에 의해 일어나는 비극적인 사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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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자유로워지기까지 - 스스로 만족하는 자유로운 삶을 향한 작은 용기
케이엠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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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없는 청년의 시대'

국민학교 시절부터 학교는 꾸준히 '장래희망'을 적어 내도록 했다. 기억이 나질 않는 과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면 아마 유치원이나 그 이전부터 어른들은 '이 아이'가 사회에서 어떤 직업을 가지게 될 지 궁금했던 모양이다. 그 과거에도 분명 있긴 했다. TV에서는 꿈을 꾸라는 이야기를 한다. 꿈 없는 세대에 대한 한탄스러운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지만 세상에 태어나 말 배우는게 5년, 글과 숫자를 배우는게 5년인 고작 10세를 겨우 넘은 아이들에게 20~30년 뒤에 '뭐 먹고 살래?'를 생각해 보라는 것은 참 참을성 없는 어른들의 보챔일 뿐이다. 청소년은 '뭘 하고 먹고 사는지' 보다,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과 태도를 형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어린 아이들이 어른이 될 때쯤, 직업은 대게 현재는 존재하지도 않는다. 사람의 가치관은 입으로 뱉고 글로 쓰면서 정의되어 버린다. 어린 나이부터 꾸준하게 직업에 대한 미래를 묻는 것은 그 아이가 커 나갈 미래 사회에 뒤쳐지길 바라는 지도모른다. 현재의 직업이 수 십 년 뒤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철지난 좋은 직업에 연연하게 만들 수도 있다. 아마 저자와 나의 생각은 상당히 비슷한 듯 하다. '꿈'을 이야기 할 때, 나는 '주체적인 삶'을 항상 이야기했다. 정체성을 이야기 할 때 사람들은 '직업'을 묻곤 한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 '주체적인 삶'에 대해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집요하게도 '직업으로써의 목표와 꿈, 비전'을 듣고 싶어 한다.

모호한 대답에는 '사람은 꿈이 있어야 한다.'며 직업적인 방향을 끝으로 정해두길 은연 중 바란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의 꿈이 더 모호한 경우가 많다. 제2의 빌게이츠, 스티브잡스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이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전공하거나, 한국의 워랜버핏이 되겠다는 목표를 가진 이가 '주식매매기법서적'을 구매한다. 정작 빌게이츠나 스티브잡스는 각각 법학과 철학을 공부했으며 워렌버핏의 투자법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은 '주식매매기법'이 아니라 '현명한 투자자'라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 원칙과 태도에 대한 책이다. 직업을 꿈으로 착각하면 '본질'을 잃어버리는 이런 아이러니 한 상황이 발생한다. 현재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전 회장의 직업은 무엇인가. 현재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직업은 무엇인가. 그들은 현재 특별한 직업을 부를 만한 사회적 활동을 하고 있지 않음에도 사람들에게 꾸준하게 존경받는다. 그리고 희안하게도 그들을 존경하는 이들의 꿈이란, 이미 그들이 하고 있지 않은 직업들이다. 그 누구도 도서관에 파뭍여 사는 17살의 빌 게이츠를 보며 동경의 눈빛을 보내지 않는다. 그는 누구에도 존경받지 않는 17살과 18살 그리고 19살 등의 평범함들을 쌓아가며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해 냈다. 사람들은 그가 만들어낸 결과물에 대한 동경을 가질 뿐이다.

저자는 학창시절 전교1등, 서울대학교 입학, 로스쿨과 대형로펌 입사 등의 화려한 스펙을 갖고 있다. 세상이 정의내린 정답에 정확한 정답을 내려 그의 진로 또한 모든 이들이 정답으로 내놓는 방향으로 정했다. 그런 그는 '주체적이지 못한 직업'에 대한 회의감을 갖기 시작한다. 결국 사회가 정답이라고 하는 직업이 스스로에겐 정답이 아니였다는 사실이다. 사회의 물음에 성실하게 정답을 고민하던 그 이지만, 정작 자신에 대한 질문과 고민이 부족했었을 것을 보자면 나와 다르면서도 비슷한 결을 갖고 있는 듯하다. 우리 사회가 말하는 삶의 정답이란 좋은 직업을 갖고 무난한 배우자를 만나 아이를 키우고 평범한 일생을 사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이 있다. 사회가 내린 일반화 된 모범적 삶이 아닌 나에게 꼭 맞는 삶을 찾기 위한 노력은 사실상 아주 오랜 시기부터 학업과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다. '의사가 될텐가.', '변호사가 될텐가', '선생님이 될텐가.' 주어진 목적지를 정해두고 열심히 걸어가도록 채찍질을 하는 것은 소를 타고 있는 사람의 의지이지, 소의 의지는 아니다. 소를 모는 사람은 소에게 의견을 묻지 않는다.

만 스물에 해외로 유학을 떠나고 현지에서 취업을 했다. 괜찮은 조건으로 취업하여 일상을 보내던 중 여러가지 사건으로 현재는 제주도에 거주하고 있는 나의 모습과 그의 모습이 상당히 닮아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 매일,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진 미션을 완성하고 나의 성장과는 상관없이 사업주의 성장을 고민하는 나의 모습에서 나는 주체성을 잃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누군가에게 더 많은 수익을 안겨주고 그에게서 떨어지는 일정 할당량을 나눠 받는 모습에서 초기 계급제 형성 어느 시기와 닮아 있는 것을 보게 됐다. 매달 만근 시 1일씩 발생하는 연차를 모아 겨우 다른 직원들과의 스케줄 조율을 통해 휴가일을 정하고 상사의 허가 하에 겨우 쉴 수 있는 직장인의 삶은 전혀 주체적이지 않았다. 그가 말하는 것과 같이 현재까지 존경받아오던 전문직들의 종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전문직들이 독점해 오던 고유한 지식의 소유가 무한대로 공유된다. 전문가들의 영역이 허물어지면서 사람들은 더 댜앙한 분야로 직업형태가 변형되어가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가령 엄청난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변호사가 있기도 하고 사업을 하고 있는 가수나 연예인들도 쉽게 볼 수 있으며 학교 교사가 작가이기도 하다. 우리는 너무나 쉽게 다른 이들이 높게 쌓아왔던 지식의 장벽을 쉽게 넘나들며 다양한 직업을 가질 수 있다. 강사나 작가, 유튜버, 모델 등 본업과 상관없이 여러 직업을 가질 수 있다.

나답게 살기 위해선 특정 직업을 가질 필요가 없다. 그보다 더 중요한 삶에 대한 가치관을 확실하게 형성해야 한다. 가수겸 프로듀서인 박진영의 꿈이 '가수'였다면, 현재 대한민국 최고 엔터테인먼트 기업인(하이브 논외) JYP는 탄생할 수 없다. 박진영이라는 인물은 앞으로 우리 사회가 바뀌어 나갈 방향을 미리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는 현재도 가수이기도 하고 작곡과 작사를 하기도 하며 후배양성과 경영, 집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철학을 있는 인플루언서'다. 앞으로 이와같은 삶의 형태가 더 보편화 된다고 볼 때, 저자가 앞으로 겪을 경험과 이력에 굉장히 큰 기대가 된다. 물론 나 또한 저자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삶을 살고 있는 입장에서 볼 때 저자의 삶을 응원하는 것이 곧 나의 삶을 응원하는 모양이 되니 다른 독자들 보다 더 간절하게 그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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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말하지 않을 것
캐서린 맥켄지 지음, 공민희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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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의 살인 사건... 살해 피해자는 있지만 범인은 없다. 가장 편해야 할 곳이 불편한 곳이 되고, 가장 가까워야 할 사람들이 적이 된다. 불쾌한 사건사고는 즐거워야 할 20년 전의 어느 날을 악몽으로 만들었다. 소설은 두껍지만 사건이 일어난 20년 뒤에 3일 간,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년 전 맥알리스터의 가족은 여름 캠프를 떠난다. 여기서 '아만다'라는 한 소녀가 몽둥이를 맞은 채 보트 안에서 발견되는 끔찍한 사건을 겪는다. 소설은 3일 간의 기록을 인물별로 관점을 다르게 하며 서술한다. 중간 중간에는 20년 전, '아만다의 관점'이 들어가며 과거이 현장과 현재의 이야기가 교차 서술된다. 얽히고 섥혀 있는 문제가 과거와 현재가 교차로 힌트를 주어가며 이야기를 풀어낸다. 소설의 표지 분위기는 얼핏 스릴러 같지만 추리소설에 가깝다. 분위기와 다르게 유머도 섞여 있다. 모두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몇 번을 뒤집으며 범인을 좁혀 나간다.

소설을 읽은지는 꽤 됐다. 500쪽 가까이 되는 분량 탓에 독서를 시작한지 꽤 시간이 지나 완독을 했다. 제주도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아지면서 사회적거리두기 4단계가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실시가 되고, 본의 아니게 2~3주간 나 또한 여유 시간이 생겨버렸다. 더할 나위 없이 책읽기 좋은 기회를 맞아 진도를 나갔다. 비가 추적추적 내린는 날들이 계속 되면서 소설 속 분위기를 현실이 좀 더 풍부하게 만들어줬다. 나는 웬만한 책은 '정독'으로 읽는다. 물론 비슷한 분야의 책을 몇 권 읽다보면 저절로 속도가 붙거나 속독이 되는 경우도 있다. 가끔 책에서 얻을 정보가 대략적으로 파악 가능한 경우에는 속독으로 넘겨 읽기도 한다. 하지만 '소설'의 경우는 결코 속독할 수 없는 분야이기도 하다. 상황과 감정에 대한 적절한 이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읽기 시작하고 일주일이 넘게 밤마다 읽었던 책이다. 아이들이 잠에 들고나면 겨우 조용해진 시간에 먹먹한 귀를 잠시 진정시키고 몇 장의 책장을 넘기곤 했다.

소설은 너무나 극명한 모순과 반전을 두고 있다. 추리소설의 특성상 이것을 적는 건 맞지 않다. 다만 가까워야 할 이들사이에서 벌어진 사망사건에 그들 모두는 서로 알면서 모르는 척, 모르면서 알면 척. 불완전한 관계를 이어가며 살아간다. 사건이 현장 또한 그렇다. 사망 사건이면서 휴양지이기도 하고 추억이 있으면서 악몽같은 여러 감정을 복합적으로 상기시키는 곳이다. 20년이라는 세월 간, 입을 열지 않은 이들을 바라보며 해결되지 않는 오해를 갖고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는 일들은 어쩐지 추리소설의 배경설정이라고 하기에 너무나 우리의 삶과 같다. 가장 가까워야 할 사람들의 속마음을 가장 모르고서 우리는 표면적으로 '그럴거야' 싶은 일들을 '그럴거야' 인지하고 살아간다. 그것이 꼭 살인 사건과 같은 중대한 일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각자 다르고 복잡한 생각을 갖고 살고 있다. 가장 가까운 이들이 가장 멀다는 설정이 감정이입 되는 건, 어쩌면 비현실적일 것 같지만 가장 현실적인 설정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얼핏 이 20년 전의 하루의 오점만 지우고 난다면 평온하고 평범한 가족들이 됐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조부모님이 부모님에게 물려주고 부모님이 다시 5남매에게 물려주기로 한 캠프의 소유에 문제와 추도식 참여를 위해 캠프를 찾아왔다. 20년이 지나 다시 모인 그들은 20년 전의 찜찜한 하루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서로와 서로의 과거와 비밀을 하나씩 들쳐내야 했다. 결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어쩐지 지난 2018년 개봉한 '완전한 타인'을 생각나게 했다. 말하지 않으면 일상을 이어 갈 가까운 인물들끼리 모여, '진실'을 빙자한 '과거'와 '비밀'을 서로에게 밝혀내며 결국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흉터를 만들어 낸다. 책의 제목 'I'LL NEVER TELL(절대 말하지 않을 것)'은 추악한 진실을 가려 거짓 평화를 가지는 것에 대한 일종의 '상호합의적 비밀'을 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절대 말하지 않겠다'는 상호 간의 호의와 불완전하지만 안정적인 평화를 원하는 이들의 암묵적 합의. 책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독자를 과거 현재를 끌고 다닌다. 그리고 거의 마지막에 와서야 책이 말하고자하는 바가 정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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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뇌 - 뇌의 신비로움을 알면 인생이 즐거워진다
최성범 지음 / 밥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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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을 보면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 사람에게 언제나 고통을 안겨주는 것은 '파란 하늘'이다. 그는 낮이되면 언제나처럼 고통에 시달리다, 밤이 되면 다시 편안함을 되찾는다. 이런 과정은 이 사람의 평생에 걸쳐 이뤄진다. '파란색'은 그를 고통스럽게 하는 요인이고 안타깝게 지구의 시간에서 절반은 파란 마주칠 수 밖에 없다. 그가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주변을 에둘러싸고 있는 파란 환경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세상 모든 빛을 빨간색이나 노란색으로 바꾸는 노력은 가능하지도 않지만, '파란하늘'을 바라보며 '치유'를 얻는 다른 이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일이다. 그에게 필요한 변화는 밖이 아니라 안에 있어야 한다. '프라이밍'이라는 효과가 있다. 장기기억에 저장된 정보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무의식에 쌓여있는 정보를 촉진시키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경험하고 학습했던 대부분의 것들은 단기로 우리에게 머물다가 중요도에 따라 잊혀질 것들은 잊혀지고 기억되야 할 것들은 장기기억, 즉 무의식으로 넘어간다. 이렇게 기억할 수 없지만 무의식에 쌓여간 장기기억은 컴퓨터에 설정된 '기본설정값'처럼 '디폴트(default)'되어 우리가 쉬거나 먹거나 심지어 자고 있는 순간까지도 꾸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냥 싫어!'라고 치부해 버리는 것들을 따지고 보자면, 숨겨진 장기기억 속에서 기본설정값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태어나기 훨씬 이전 부터 존재했던 '밖'의 환경을 모두 바꾸는 불가능에 에너지를 쏟는 일보다, 스스로 깨우치고 변화가 가능할 수 있는 '안'의 것을 확인하는 편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의 어떤 사건에 의해 그 사람이 '파란색'을 싫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면 우리는 그가 당시 처했던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지와 인식변화를 통해 그의 취향의 변화를 점진적으로 가질 수 있다. 어쩌면 단지 어떤 오해나 사소한 일로 인해 그 취향이 결정되었다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단순한 오해와 사소한 원인으로 인해 그 사람의 인생 절반은 우울과 고통으로 살아야 할 지도 모른다. 세상을 고통으로 살아갈지, 행복으로 살아갈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세상의 색깔이 '파란빛'이냐, '노란빛'이냐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눈과 그것을 인지하는 '뇌'의 역할 일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우리를 학습시킨다. 환경은 뇌를 변화시키고, 뇌는 다시 환경을 변화시킨다. 이런 뫼비우스의 띠와 같이 무한대로 돌아가는 영원의 고리에 '환경'과 '뇌' 중 어떤 고리를 먼저 바꿔야 한다. 여기, 주어진 옵션에서 '환경'을 선택하는 바보같은 일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언제나 좋은 환경과 그것이 학습시키는 건강한 뇌, 다시 건강한 뇌가 만들어가는 좋은 환경의 선순환 무한의 고리를 가질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뇌는 곧 환경이 되고, 환경은 곧 뇌가 된다. 이 순환은 하나의 자아가 된다. 이 자아는 집단이 되고 집단이 흘러 온 과정은 '역사'가 된다. 1966년 8월, 텍사스 주 오스틴 텍사스 대학에서 미국역사에 기록될 만한 총기난사 사고가 일어났다. 예비역 해병대원인 찰스 하이트만은 총기 난사 후 경찰에 의해 사살되었다. 이 사건에서 어머니와 부인을 포함한 15명이 사망하고 31명이 부상을 당하는 결과가 일어났다. 찰스 하이트만의 집을 수사한 경찰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이 청년은 결코 이와 같은 사고를 일으킬 만한 인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는 범행 직전에 책상에 유서를 남겨놨는데 이 유서는 '무의식'이 현실세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확인 시켜주는 사건이 되었다. 그는 유서의 마지막에 그의 행동과 극심한 두통에 대한 생물학적인 원인을 밝혀달라는 요구를 했다. 그 후, 그의 시신을 부검한 뒤, 그의 뇌에 작은 종양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이 종양이 압박하고 있던 뇌의 부위는 편도체였다. 편도체는 감정적 반응의 조절을 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인간의 역사는 이처럼 어떤 이들의 무의식 속에 숨어 있던 정보가 외부적으로 영향을 끼치며 발현 됐을 것이다. '손'과 '발', '간'과 '위' 또한 우리 신체 중 가장 중요한 기관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지만, 인간의 역사와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뇌'를 아는 것은 단순히 '의학'의 영역을 넘어서는 어떤 경이로운 활동일 지도 모른다.

뇌는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기관 중 하나다. 인간의 역사에서 문명의 발달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인간의 문명은 사회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발달했다. 우리가 말하는 사회적 성공이란 그런 이유로 사회성을 기반으로 한다. 인간의 성장은 양보와 갈등해결, 공감 능력을 빠른속도로 배우며 일어난다. 2020년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번지면서 정부와 사회분위기는 외출 자제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에 아이들은 사회적 학습기회를 상실했다. 2017년에 태어난 우리 아이들은 세상에 태어난 4년의 기간 중 절반을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했다. 어떤 연구에서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빈도와 지능의 상관관계를 이갸기 하기도 했다.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과 감정적 추론 능력은 학교나 사적인 인간관계를 비롯해 직장에서도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고 관리하는 능력은 언어능력을 발달시키고 이는 사회적 소통 능력에도 영향을 준다. 쉽게 말해, 문자와 대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이 길러진다. 실제, 사회적 인지능력이 발달한 아이들이 학업 성적이 더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조금 자극적인 연구 결과를 인용해보자면 국제의학지인 랜싯은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했던 이들은 이전에 비해 지능지수IQ가 최대 7포인트나 낮아질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과연 이런 환경적 요인이 뇌에 끼치는 영향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암시한다. 아마 이런 뇌의 변화는 다시 또 환경에 영향을 끼치며 역사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갈 지도 모른다. 지난해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는 중3 수학을 제외하고 모든 영역에서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이 전년보다 증가했다. 뇌는 환경이고 환경은 뇌다. 우리는 이처럼 외부와 직접 소통하는 유일한 신체을 가지고 있다. 뇌의 신비로움을 알면 환경을 바꿀 수 있고, 환경을 바끌 수 있다면 인생을 바꿀 수 있다. 거시적인 생각으로 범위를 확대해 보자면 한 사람의 인생이 모이면 사회와 역사를 바꿀 수 있으니, 과연 '뇌'가 가지고 있는 신비로움은 알면 알 수록 궁금해지고 알고 싶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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