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부업 - 누구나 하루 30분 투자로 월 100만 원 더 버는
김상은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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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로 딱히 부업을 하고 있진 않다. 다만 출판사에서 제공해주는 책 몇 권과 아이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장소와 음식 제공을 받기는 한다. 그것도 그것만을 위해 매달리진 않는다. 다만 불필요한 욕심으로 진행하지 않고 나와 공급자 그리고 수요자에 모두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있을 때만 진행한다. 그렇다면 나는 왜 이 책을 선택했을까? 얼마 전 나는 '디지털노마드'라는 책을 읽었다. 그 외로 '이제 개인의 시대다' 부터 시작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여러 미래의 변화에 대한 다양한 사람들의 시선을 읽었다. 내가 느낀 바는 하나였다. 이제는 개인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시기다.

우리는 대량생산의 시대를 넘어왔다. 공장에서 대량의 물량으로 물건을 찍어 공급하는 시스템은 공급가를 혁신적으로 낮췄다. 싸고 대중적인 물품이 전 세계로 쏟아져 왔다. Made in China는 그게 중국에서 만들었는지가 아니라 '공산품입니다'라는 의미로 해석 될 만큼, 중국제 싸고 가성비 좋은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이는 개성을 잃어버린 사회를 만들어냈다. 성냥갑 같은 아파트에 살며 요즘 유행한다는 옷을 교복처럼 입고 하루를 살고 요즘 핫하다는 영화를 보고 요즘 뜨고 있다는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개성이 하나도 없는 시대에서 사람들은 정체성을 상실했다.

이제 '가성비의 시대'는 지났다. 사람들은 조금 돈을 더 들여서라도 나만의 개성을 표출해 내고 싶어한다. 자기의 색깔과 목소리를 내는 시대로 들어왔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람들을 외출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똑같은 마스크를 쓰고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들을 공급 받으며 이런 '집단'과 '대중'이라는 이름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사람들은 TV나 기성 신문과 같은 '대중매체'를 탈피해 자신의 색과 잘 맞는 '개인'을 찾는다. 그런 개인들은 '팬덤'을 형성하고 '영향력'을 갖는다. 그들을 '인플루언서'라고 부른다. 이 책은 파워블로거가 되어 수 억을 버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지 않다. 작은 용돈을 벌며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팬덤을 형성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런 개인의 시대에 가장 큰 수혜를 보고 있는 플랫폼은 유튜브다. 방송이라는 플랫폼을 대형 기업에서 개인으로 옮겨 온 이 일은 거의 혁명과도 같다. 수신료를 조금 내는 공영방송이나 그마저도 내지 않는 여러 채널의 방송국 채널들을 보면서 저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청자 '수'라는 사실을 우리는 은연 중 학습했다.

시청자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닌데 어째서 시청자수에 목숨을 거는가? 모든 건 마케팅이다. 팔아야 할 물품이 쌓여가는 이런 자본주의는 어쨌거나 언제나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곤 한다. 그러다보면 결과적으로 경쟁이 생긴다. 쌓여 있는 재고는 새로운 소비자에게 한 번이라도 노출이 되어야 판매가 이루어진다. 그 노출성은 '시청률'로 집계한다. 이제는 방송채널보다 유튜브 채널이 더 많은 '시청자수'를 갖고 있다. 심지어 언제 어디서나 노출 시킨다.

대중매체는 서서히 사라져 갈 것이다. 그런데 왜 저자는 유튜브가 아니라 블로그를 추천했을까? 물론 시청각이 주는 자극은 글보다 뛰어나다. 하지만 편집하기 어렵고 시간도 오래걸리고 자신을 들어내야 한다는 점 때문에 블로그로 시작하는 편이 좋다고 저자는 말한다. 공감한다. 나는 수 개월 전 부터 1일 1포스팅을 하고 있다. 어떤 날은 일이 많아져서 밤 늦게 까지 포스팅을 못하는 날도 있다. 하던 일을 겨우 마무리하고 시계를 보면 11시 30분 정도가 겨우 지날 때도 있다. 그 짧은 시간에는 유튜브를 찍을 수 없다. 또한 밤늦게 찍을 수도 없다. 하지만 블로그는 쉽게 쓸 수 있으며 쓰고 난 뒤에도 쉽게 수정을 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다.

지금 핫한 플랫폼 기업은 한낫 거품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인공지능이 발달하고 인간의 노동시간이 줄어들어야 하는 필연적인 역사가 우리 눈 앞에 있다. 산업혁명 시기,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기계를 부수던 노동자들의 러다이트 운동처럼 인공지능은 어쩌면 빠르게 우리의 일자리를 잠식시킬 것이다. 하지만 공학과 경제학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세상은 수요와 공급이라는 두 가지에 의해 돌아가는 자본주의 시대다. 기계가 더 빠른 생산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영국과 프랑스 같은 산업국가는 내수를 빠르게 충족시키고 또 다른 수요처를 찾아야 했다.

발빠르게 찾지 못하는 수요처는 공급력 폭발에 의해 공황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 그런 이유로 산업혁명 이후, 유럽은 공황을 벗어나기 위해 배를 타고 남는 잉여물을 팔기 위해 해외로 뻗어 나갔다. 그리고 식민지로 부터 원자재를 공급받고 다시 그들에게 공급물량을 팔아치웠다. 그러다 더 이상 나눠 먹을 식민지가 부족하게 되자, 세계의 열강들은 서로의 식민지를 빼앗기 위해 전쟁을 치루어야 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에 의한 자본주의가 세계화되면서 우리는 '소비'의 시대를 열었다. 옷 한 벌이면 한 계절을 무난하게 보내던 시기에 미국은 '마케팅'이라는 전략을 이용했다. 그리고 문화를 만들어냈다. 미국이 만들어낸 마케팅과 문화는 식사는 3끼를 먹어야 하고 누구나 자동차를 구매해야하며, 멋들어진 주택과 마당을 갖게 했다. 입지 않는 수 십 벌의 옷을 만들고 그래도 넘쳐나는 잉여 생산물을 '유행'이라는 이름으로 꾸역 꾸역 소비자에게 집어 넣었다.

사람은 밥을 무한정으로 먹을 수 없다. 옷도 무한대로 사서 입을 수 없다. 그런 소비의 시대가 종말하고 이제는 플랫폼의 시대가 왔다. 사람들은 이제 0과 1로 이루어진 디지털 신호에 기꺼이 돈을 쓰기 시작했다. 생산하고 소비하는 문화에서 소비가 턱 끝까지 차오르자 이제는 컨텐츠로 갔다. 넷플릭스를 보는 일에 사람들은 1만원을 쓴다. 점심을 한끼 억지로 먹이지 않아도 자본주의는 이상없이 돌아간다.

소비가 새로운 물길을 찾았다. 돈은 플랫폼 기업으로 쏟아져 들어간다. 누군가가 써야 원활하게 돌아가는 자본주의는 이제 모두가 과하게 소유하던 시기에 대한 갈증을 풀고 무형의 컨텐츠에 소비하게 했다. 인공지능이 더 많은 생산물을 만들어 내도 좋다. 이제는 인간은 무형의 공급을 만들어 내고 소비한다. 소비 패턴이 천지가 개벽하듯 달라진다. 지금 이런 시기에 우리는 온고지신 해야한다. 생산물과 컨텐츠가 교묘하게 뒤섞이는 오묘한 시기다. 우리는 새로운 부의 움직임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이제는 컨텐츠의 시대이자 개인의 시대다. 지금부터 온라인 세상에 지분을 쌓고 있기 시작해야한다. 그 세상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기반을 다지길 시작해야한다.

TV가 생기고 나서도 라디오와 신문은 사라지지 않았다. 자동차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자전거는 사라지지 않았고 비행기가 있어도 배가 사라지지 않았다. 블로그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나는 블로그를 이용하여 돈을 벌고 있지는 않지만, 나의 생각을 표출하고 저장하는 매체로 유용하게 사용 중이다. 꾸준히 사람들과 소통하다보니, 유튜브를 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긴다. 가끔 말로 '휙~'하고 설명하면 쉬울 만한 걸 글을 쓰려니 몸이 근질 거릴 때가 있긴 하다. 다소 '상업적'으로 보이는 이 제목은 자극적이지만, 우리 모두가 혹할만한 내용이기도 하다.

커다란 부를 가져다 주진 않지만, 즐거운 취미를 하며 용돈이 생기는 일은 마다할 일이 없다.

책은 내가 적은 추상적인 이야기를 도입으로 실제 대입가능한 여러 실용적인 내용을 후반부에 소개한다. 목적이야 어쨌던 기왕 하는 블로그라면 제대로 배우고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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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5번의 무역전쟁 - 춘추전국시대부터 팍스 아메리카나까지
자오타오.류후이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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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완독하고 언제 쓰여진 책인지 다시 살펴보았다. 책의 마지막에는 최소 '미중무역전쟁'에 관한 언급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없었기 때문이다. 책의 저자는 '자오타오'와 '류후이'라는 작가다. 둘 다 중국 작가들로써 무역 전쟁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은 의미가 다르지 않을까 싶다. 무언가 '미중무역전쟁'이라는 현대 세계의 흐름에 메시지를 보내고 싶은 눈치가 가득 보이는 제목이었지만 작가 둘은 '미중무역전쟁'의 언급을 끝까지 하지 않았다.

책의 처음을 폈을 때, 몹시 신선했다.'현대 국가의 갈등 표출법'으로 인식하던 무역 전쟁의 역사가 오래되었음을 단번에 알았다. 책은 '고대'부터 '중세', '근대', '현대'의 시간 순으로 동양과 서양을 오가며 무역전쟁의 일화들을 열거해 나간다. 사실 따지고 보자면 전쟁을 치루면서 '무역전쟁'이 아니라 하더라도 '경제 전쟁'이 없을 수는 없다. 고대나 중세 전쟁에서는 화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보급'이고 '보급'이란 군량미와 같은 식량의 대다수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당시 왜병이 20일 만에 한양에 도달했던 건, 육로의 보급을 피하고 남해를 돌아 인천 방향으로 해로 보급을 받기 위해서 였던 것도 있다. 조선의 이순신 장군이 이끈 수군이 이 해군 보급로를 차단하면서 고립된 일본군들이 패전했던 것 처럼, 전쟁의 기본은 보급에 달려 있기도 하다.

책에서는 언급이 안됐지만, 1차 세계대전은 전쟁의 양상을 크게 바꾼 사건 중 하나였다. 야전에서 서로 총을 쏴 대던 전쟁에서 1차 세계대전에 '참호'라는 것을 이용하게 된다. 단순히 땅을 파서 땅 밑에 들어가 있어서 경계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참호는 '전쟁을 장기화' 시켰다. 양쪽 군대가 참호 안에 들어가 전쟁 물자를 쏟아 부으며 대치를 하는 건 보급을 얼마나 오래 할 수 있는지, 그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전쟁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근, 현대가 되면서 경제력은 더욱 중요해진다. 그 중 '아편전쟁'은 매우 흥미로운 전쟁 중 하나였다. 그 이유는 바로 '동양의 패권'과 '서양의 패권'이 대립하는 전쟁이었기 때문이다. 이 전쟁은 정보가 서로 부족하던 시기에 동양의 얼마나 무능한지 몰랐던 서양이 마음 것 동양으로 시장을 확장 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방적기로 찍어내는 값싸고 질 좋은 모직물을 만들어내던 영국의 동인도 회사는 아프리카를 비롯해 여러 식민지를 두며 자신의 시장을 확대시켰다. 예나 지금이나 전 세계의 대부분의 시장으로 확대하더라도 가장 탐나는 시장은 인구대륙의 '중국 시장'이다.

영국은 중국 시장으로 야심차게 진출했다. 하지만, 중국은 영국의 생각보다 문화국이었으며 청나라의 신문물이 영국에 소개되면서 획기적인 돌풍이 불었다. 그 중, 책에서도 소개된 '차'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결국 해가 지지 않는 나라의 영국에서 은이 무자비하게 방출되는 상황까지 벌어지게 되었다. 영국인들은 '차'의 매력에 푹 빠졌다. 거의중독 수준으로 영국이 청나라의 '차'에 빠져들자. 영국은 더 강한 중독성이 있는 상품을 '청'에 소개했다. 이것을 발단으로 청과 동양이 힘 없이 무너져 내렸다.

한국과 일본,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 사우디 현재 세계는 꾸준한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 전쟁은 거시적이고 정치적인 것 같지만, 이제 우리 실생활에서 피부로 느낄 정도의 깊이로 다가온다.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는 건, 다만 정치적인 이유만이 아니라 경제적인 이유가 크다는 사실은 이 책은 말하고 있다. 후추에서 은으로, 은에서 석유로 사람들이 원하고자 하는 욕망을 표출하는 대상에 따라 무역이 일어나고 경쟁이 일어났다. 이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후추나 은, 석유가 아닌 '데이터'와 '플랫폼'의 시대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이유도 중세를 움직이던 후추나 차도 아니고, 은도 아니다, 근대를 이끌던 석유도 아니다. 이제는 데이터이다. 하웨이와 5G 그리고 Tictoc이 끊임없이 대두되고 넷플릭스나 우버가 언급되는 이런 세상 속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고 살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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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10주년 개정증보판)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니콜라스 카 지음, 최지향 옮김 / 청림출판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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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력 추천!!!! 오늘도 꽉찬별 하나 나왔네요~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월스트리트저널, 시카고트리뷴, 보스턴그로브 추천', '주요 언론사 대서특필' 화려한 수식어로 휘장을 둘러 맨 책을 한 권 집었다. '10주년 개정증보판'이라는 확실한 보증 수표를 '떡'하니 붙인 이 책은 얼핏 보이기에도 분량이 조금 있었다. 스마트 시대 우리가 더 똑똑해 지고 있느냐의 물음을 예비 독자에게 던지며, 우리가 현재 어떤 상태인지 스스로 생각해보게 한다.

제목은 직관적이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책을 집으면 그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함축된 단 한 개의 명사가 책의 제목이 되는 경우가 많다. '코스모스', '사피엔스', '총균쇠' 등 하지만 이 책의 한국어판 제목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다소 이름이 길다. 하지만 책의 중앙에는 책을 대표하는 단 한가지의 단어가 적혀 있다. 'The Shallows'

Shallow는 '피상적인', '얇은'의 뜻을 가지고 있는 형용사이다. 이를 복수명사로 사용함으로 저자는 여타 다른 책들 처럼 '깊게 생각하지 않는 이들'이라는 뜻의 제목을 썼을 것이다. 다만 그 단어를 번역하는 과정에 많은 사람이 공감할 만한 단 한가지의 단어를 찾기 힘들었을 것이다.

'팩트풀니스'나 '코스모스', '사피엔스'와 같은 명작을 볼 때 항상 드는 생각이다. 명작들은 보통 소주제에 아주 탄탄한 주장을 일관적으로 서술한다. 그리고 한 주제를 이끌어가면 그 주제에 대한 어떠한 판단 없이 다시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전혀 상관 없을 것 같아 보이는 이런 소주제들은 결론적으로 저자가 말하고자하는 근거가 되고 주장하는 바를 마지막으로 정리하며 그 모든 소주제들이 결국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말한다. 이 책도 그러한 전개 방식이다.

책은 최초 뇌가소성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뇌가소성'에 대해 저자는 우리의 뇌는 몰캉몰캉하니 유연하다고 말한다. '나이가 먹으니 머리가 굳었다.' 등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기방어적 거짓말에 대해 '그것이 거짓'이라고 명확한 근거를 갖다 댄다. '뇌가소성'은 성인의 뇌도 변한다고 말한다. 우리의 뇌는 신체적 성장이 멈추며 뇌의 성장도 멈춘다고 알려졌지만 기계에 익숙해진 우리가 기계와 같은 방식으로 뇌를 대하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꾸준하게 바뀐다. 우리가 어떤 도구를 사용하는지에 대하여 우리의 뇌는 맞춤으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이는 '니체의 타자기' 이와 엮어 나온다. 니체는 종이를 눌러쓰는 필기체 형식에서 타지기를 사용함으로써 글을 쓰는 방식을 바꾸었다. 이 집필도구의 방식은 니체의 문체에도 영향을 미쳤다. 나체의 글은 짧게 끊어지는 문체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동굴 벽화에 뭉뚱한 돌모서리를 긁어 표현하는 방식과 화려한 색도화지에 물감을 뿌려 그림을 그리는 두 방식은 모두 표현하는 자의 표현력을 바꿀 것이다. 쓰는 방식의 변화는 곧 읽는 방식의 변화이다. 우리는 그 밖에 시계, 지도 등과 같이 다양한 도구의 변화를 통해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었다. 모르는 길을 갈 때, 우리는 깊은 생각 없이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전방 100m나 신경쓴다. 깊은 사고를 하지 않는다면 기억이 감퇴한다.

나는 지금도 싱가포르 도심에 덜어 놓으면 대략의 구석 구석을 찾아갈 수 있다. 내가 싱가포르를 방문한 건, 두 세번이 고작이지만 싱가폴의 구석 구석을 알 수 있는 건, 시장 조사와 문화를 겪어보기 위해 두발로 직접 걸어봤기 때문이다. 나는 일반 관광객들이 결코가지 않을 듯한 싱가포르의 구석과 구석을 모두 다녔다. 단 2일의 거주기간이지만 지금도 걸어다니며 보았던 간판과 공사하는 도로까지 모두 기억에 남는다.

반면 5일이나 거주했던 베트남은 하나도 기억에 나지 않는다. 편리한 자동차를 이용하여 더 넓은 지역을 다녔고, 더 오래 있었으며 더 많은 것을 보았지만 일반 단체 관광 상품을 통해 구경했던 베트남에 대한 기억은 그닥많지 않다. 우리는 좋은 도구를 이용하여 더 효과적인 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빠른 자동차는 더 넓은 지역을 답사하게 해주고 더 시간을 아껴주며 걸어서 수 시간 가야할 거리를 수 분 만에 도착하게 해준다. 단, 그 구석 구석에 대한 이해가 떨어진다.

책에서 들었던 예시는 아니지만 나는 여행의 경험이 책의 내용과 상당수 일치한다는 사실을 깨닳았다. 10년 전 내가 처음 서울에 혼자 살게 되었을 때, 나는 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 대림을 거쳐 강남구 논현동까지 걸어왔던 적이 있었다. 그 단 하루의 기억으로 나는 서울의 위치에 대해 꽤나 빠삭해졌다. 물론 강북으로 넘어가서는 아직도 잘 모르지만 그래도 지금도 눈을 감고 하나 하나 떠올리자면 버스를 타고 지나다녔던 기억보다 훨씬 더 선명하게 서울의 구석 구석을 묘사해 낼 수 있다.

나는 새로운 도시를 가게 되면 가장 먼저 그 도시 구석구석을 직접 걸어본다. 그러면 그 마을에 있는 편의점이나 공중화장실 쓰레기통 등의 위치가 파악이 된다. 그냥 택시를 타고 이곳 저것을 많이 다니는 것 보다 단 하루 날을 잡고 걷는 것이 이렇게 소중한 기억이 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고생스러운 단 하루를 꼭 한 번 거친다.

조금은 불편한 방식인 책읽기는 동영상 보기보다 수고스럽다. 더 빠르게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도구를 두고 왜 고리타분한 책을 읽어야 하느냐는 걷기와 차타기와 비슷하다. 책을 읽는 건, 걷는 훈련과도 같다. 누가 뭐래도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보다 걷는 행위가 더 소상한 기억을 도출해낸다. 하지만 체력이 없다면 걷지 못한다. 책을 읽는 행위는 자꾸 걸어줌으로써 체력을 단련시키는 일과도 같다.

책에서는 인터넷과 신문물이 뇌를 쇠퇴시킬 거라는 우려를 꾸준하게 보여준다.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한다. 우리는 자동차와 전철, 비행기 등의 좋은 문물을 만들지만, 결국 운동량이 부족하게 된다. 운동량이 부족해도 해외여행이 언제나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운동량의 부족은 결국 '기술이 도달하지 못한 부분'을 미지의 영역으로 둘 수 밖에 없게 한다. 보통 남들과 다른 지식들은 소수에게만 발견된다. 남들이 쉽게 가보지 않는 것에 대한 인지는 경쟁력으로 작동한다.

파리 에펠탑에서 손가락으로 'V'자 표시를 하고 사진 한 컷 찍고, 콜로세움에서 V를 표시하고 한 컷을 찍은 빠른 두 개의 기억보다, 에펠탑 근처에서 머물며 그곳 주변 사람들의 구매성향이나 문화, 억양, 외국인을 대하는 태도, 맛있는 음식집 등을 하나하나 천천히 겪은 이는 경쟁력에서 차이가 난다.

누구나 맘만 먹으면 전자의 기억을 얻을 수 있지만, 체력이 단련되지 않았다면, 후자의 기억은 얻을 수 없다. 이에 빠르고 편리한 인터넷은 우리의 뇌를 게으르게 만든다고 한다. 책을 읽지말고 소리를 통해 사람으로부터 정보를 직접 전달 받는 것이 진짜 지식이라고 주장하던 소크라테스와 책의 중요성을 설파한 플라톤의 경쟁구도도 재밌었다. 결국은 소크라테스 보다 플라톤의 주장이 옳았지만 책에서는 소크라테스의 주장에 상당한 동의 또한 한다.

웅변가 소크라테스와 작가 플라톤의 싸움이라는 표현이 너무 재밌다. 이 부분을 읽을 때 상당의 도움이 됐던건 지난 책인 '책의 책'이다. 역시 이 책과 저 책의 묘한 고리가 생기며 서로 지식이 연결되어지는 것도 독서의 매력이다. 책의 책에서는 노예에게 책읽기나 필사를 시키는 일을 시키기도 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결국 노예들은 필사하고 책읽기를 했지만, 그들의 주인보다 더 많은 지식을 쌓았을 가능성이 높다.

책에서는 대중매체가 이제는 인터넷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사람들은 이제 긴 스토리에 대해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대부분이 긴 이야기보다 짧게 편집이 가능한 이야기를 방송으로 볼 수가 있다. 요즘 유행하는 트롯열풍 또한 그렇다. 대중매체는 이제 유튜브에 '짤'로 올릴 수 있는 짧은 컨텐츠 재생산이 가능한 컨텐츠를 생산해 내기 위해 노력한다. 스토리보다는 즉흥적이고 짧은 영상과 음악이 사랑받는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길게 들어주는 집중력을 잃고 빠르게 여러 이야기를 훑어보는 산만한 뇌로 진화하고 있다. 고요함의 의미와 사고의 일부였던 깊이 읽기의 관행은 점차 사라지고 계속 감소하다. 이는 소수 엘리트만의 영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 모두가 편리하다고 자동차를 타고 다니던 시대에 매일 아침마다 운동장 한 바퀴를 더 돌던 사람이 더 많은 기회를 얻으러 돌아다닐 수 있는 체력이 생기는 것처럼 꾸준한 독서력이 얼마나 요즘 같은 시대에 더 중요한지 알려준다.

모두가 뛰어갈 때는 내가 더 전력으로 뛰어야 하지만 모두가 뒷 걸음칠 칠 때는 조용히 걷는 것 정도만으로도 커다란 진보를 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한 권의 책을 읽은 사람은 두 권의 책을 읽은 사람에게 지배 당한다.' -에브라헴 링컨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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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 모든 것이 가능한 나는 누구인가?
김선중 지음 / 원너스미디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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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은 '시크릿'과 같이 어떤 깨닳음으로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서술한다. 다만, 시크릿 보다 조금 더 현실적이고 스케일은 더 작다. 책에서는 셀리와 머피라는 명명으로 긍정과 부정을 나눈다. 그리고 하고자 하는 말은 둘러 둘러 듣고보자면 '발견'이라는 것에 초첨이 맞춰져 있다. 작가 개인의 인간관계에 대한 변화를 서술한 이 책은 읽는데 한 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다만 얼마나 빨리 읽고 넘어가느냐의 문제를 넘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느낌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좋다.

책에서는 명확하게 셀리와 머피가 무엇인지 정의하진 않는다. 다만 머피의 법칙처럼 어떤 일이 꼭 나만 안되거나 셀리의 법칙처럼 꼭 잘 되는 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듯 하다. 책에서 공감되는 부분은 바로 '시선'이다. 우리는 어떤 상황이라도 양쪽이 모두 존재하는 상황을 맞이한다. 다만 그 상황을 마주할 때, 우리는 이미 학습되거나 본능이 이끄는 방향으로 그것을 바라본다. 그 방향은 대다수가 부정적인 방향이 많다.

여러 책들은 '긍정적인 생각'을 강조한다. 하지만 무조건 적인 긍정적인 생각은 해답이 아니다. 강도에게 돈을 빼앗기고도 "돈이 빼앗기다니, 행운인데?" 라고 억지 긍정을 하는 건 긍정이 아니라 망상일 뿐이다. 진정한 긍정이란 같은 상황에서 펼쳐져 있는 단면 중 좋은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다. 가령 '다치지 않고 돈만 뺏겼으니 얼마나 다행인가?'와 같은 상황을 말한다. 이런 시선은 멀리 있지 않다. 언제나 모든 상황은 양면을 갖고 있다.

이 책 또한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측면에 집중하라는 말을 한다. 어느 날 나의 딸, 다율이가 나에게 다가온다. 다율이는 스스로 '공주 님'이라 불림을 당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이유로 나는 아이를 보면 '공주님이네?'라고 칭찬을 자주 해 주었다. 어느 날 다율이가 성큼 성큼 다가오더니, 책을 읽고 있는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빠, 왕자 님 같아~"

그렇게 말하자, 나는 다율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다시 말했다.

"우리 다율이도 공주님이네~?"

그 다음부터, 다율이는 스스로 공주 님 같다는 말을 듣고 싶을 때면, 어김없이 아빠를 찾아와 아빠를 칭찬한다. 나는 어김없이 '공주님이네~?'하고 말해준다. 모든 상황은 상대적이다. 상대에게 칭찬을 했는데 욕이 돌아오는 일은 흔치 않다. 절대 그렇지 않다거나, 무조건 그런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모든 건 확률적이다.

상대에게 욕을 하면, 칭찬보다 욕이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상대에게 칭찬을 하면 욕보다 칭찬이 돌아 올 확률이 높다. 그런 상대성은 내가 좋은 이야기를 하고 좋은 영향을 미칠 수록 나에게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여 소비되어 주면, 그 사람은 나에 대해 기쁜 감정을 가져준다. 그 감정은 나에게 돌아온다.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고 자연히 경제의 수요공급 원칙에 따라 나의 몸값이 높아지는 것이다.

반대로 내가 상대를 이용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상대는 불쾌해한다. 그런 불쾌한 감정은 도로 나에게 돌아오고, 나도 상대도 서로 원하지 않게 된다. 역시나 경제학의 수요 공급의 원칙에 따라 아무도 나를 찾지 않으니 나의 몸값은 내려간다.

'부'라는 것도 자연스럽게 상대적인 것이다. 빌 게이츠가 돈이나 벌기 위해 윈도우를 만들었다면 부자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여러사람의 필요에 맞는 서비스를 공급했기 때문에 그는 부자가 될 수 있었다. 간단한 논리다. 나는 이제 태어나 35개월 됀, 딸 아이에게서 세상이 돌아가는 원칙을 배웠다.

아이는 '자아'를 아는 것이다. 발견하는 것이다. 스스로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다. 책에서 언급한 시크릿 처럼 '우주의 법칙'이라거나 '큰 부'를 얻을 수 있는 마법이는 식의 글은 아니다. 이 책은 '나'를 깨닫는 일과 '나'를 관리하는 일로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우주에게서 영향을 미치고 세상을 움직이는 시크릿과 반대로 내부에서 일어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꿈으로써 세상을 바꿔가는 것이다. 책에서는 언급이 없지만, 이는 붓따의 가르침과도 일맥한다. 이렇게 지금을 있는 그대로 깨어 있는 것을 해탈이라고 하고, 해탈된 경지를 열반이라고 하며 그것이 가능하도록 연습하는 마음훈련을 '수행'이라고 한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두가 머릿속으로 알고 있다. 긍정적인 삶이 행복한 인생을 불러줄 것이고, 조금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 살이 빠지는 원리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자리에 앉아서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암기하는 것이 좋은 공부법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삶을 사는 방법에 대한 책을 많이 읽어보고, 다이어트 성공 방법에 대한 책과 영상을 찾아보며, 훌륭한 공부법에 관한 서적도 읽는다. 그 밖에 성공한 직장인이 되는 법, 장사 잘하는 법, 친절한 사람이 되는 법, 말 잘하는 법, 잘 듣는 법, 인기 있는 사람이 되는 법 등등..

우리는 이미 모든 걸 알고 있다. 이는 정보을 갖고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건 실천의 문제이고, 실천이라는 첫번째 단계 이후에 지속이라는 두번째 단계의 문제이다. 다만 그것이 어렵기에 다른 방법을 찾아 보는 것이다.

늦은 밤 침대에 누웠다. 항상 불을 끄는 스위치는 침대 반대 쪽 벽에 붙어 있다. 고민해본다. 불을 끄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나 마나 아닌가? 불을 끄는 방법은 한 가지 뿐이다. 그냥 이불을 걷고 두발로 걸어가서 불을 끄는 방법 밖에 없다. 게으름은 꾀는 그저 시간을 지연시킬 뿐이다. 우리는 이런 자기계발서를 읽지만 어쨌던 필요한 자극을 한 번더 받는 것으로 그쳐선 안된다. 그리고 그것이 단 한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첫 두 발 자전거를 타던 느낌으로 몇 번을 넘어지며 훈련되어야 한다.

긍정적인 삶을 살고 싶다면, 긍정적인 시선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안되면 머리를 세차게 흔들어 현실세계로 돌아오고 다시 긍정적인 부분은 무엇이 있는지 연구하자. 우리가 공부해야 할 이 시험의 시험기간은 기한이 없다. 인생이라는 무한의 시간대에서 꾸준히 연습하고 실패하고 연습하고 실패하며 성장해나가자.. 안된다고 좌절하지말자. 앞으로 이것을 연습할 시간은 수 십년이나 남아 있다.

이 글은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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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리포트 - 소설로 읽는 안중근 이야기
유홍종 지음 / 소이연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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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택배를 받은지는 꽤 지났다. 역사를 좋아하는지라, 아껴두고 이제야 읽었다. 하얼빈 리포트는 '유홍종 작가님'의 글이다. 유홍종 작가님은 언론계에서 일하다 소설을 쓰고 있는 인물이다. 그가 쓴 소설에는 '명성황후'에 관한 소설이 있었다. 근데 역사를 주로 소재화 하는 듯하다.

소설로써 이 책은 재밌었다. 전개가 빠르고 속도감과 스릴도 있다. 다만,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민감한 시기의 역사 소설이기에 역사적 고증이 더 있어야 하지 않나 아쉬움이 있다.

동아시아 역사에서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사건은 꽤나 비중있다. 이토 히로부미가 조선 식민지화 정책에 상대적으로 온건했기 때문에, 그가 죽으면서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통치 방식이 무단 통치로 넘어가고 식민지화가 가속됐다는 주장도 있다. 그런 이유로 '안중근 의사'의 평가는 해석이 극과 극으로 나눠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모든 해석들은 '가정'에 기반한 해석일 뿐이다. 역사에서 가정은 없다. 어쨌거나 이토 히로부미는 대한제국의 초대 통감이고 일본제국주의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였다. 그가 타겟이 된 다는 건 어쩌면 당연했다.

덜 아프게 맞을 뻔 했는데, 더 아프게 맞았다고 상대의 범죄가 무죄가 되진 않는다. 스스로의 자존심도 살아나는 것도 아니다. 어쨌거나 우리는 제대로 된 전쟁 없이 조약 몇 개와 협박 몇 차례로 나라를 넘겼다. 이런 무능한 역사에 안중근은 티끌 같은 자존심을 지킨 인물이다. 너무나 수월하게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지는 과정은 경이로울만큼 무능하고도 무능했다. 순조롭게 나라가 넘어가는 과정을 보며 '안중근 의사'의 의로운 행위가 없었다면, 과연 우리는 '정의'에 대해 단 1의 희망이라고 품을 수 있었을까.

이 책은 안중근에 대해서만 서술하고 있진 않다. 시대 전반을 이야기하며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가 간혹 주가 된다. 다소 역할이 없던 세계근대사에서 우리나라가 '독립'하는 과정은 문화적으로 굉장한 '소스'가 되기도 한다. 규모가 큰 전쟁은 없지만 꽤나 흥미진진한 첩보물을 만들 수 있는 소재를 우리나라도 갖고 있다.

조선의 '멸'은 일본에 의한 것이 아니다. 스스로 자신들을 지킬 의지도 능력도 없기에 당한 스스로에 의한 '멸'이다. 자신을 지킬 군인에게 지급할 '쌀'도 없어, '돌'을 섞어 지급하고, 배고파서 들고 일어난 백성을 막기 위해 외국으로 파병을 요청하던 한심한 나라였다.

자신들의 밥그릇에나 관심이 많던 이들이 바글거리는 시대에 세도정치는 나라를 잃는 그 순간까지 무능하고 바보 같았다. 청과 조선은 둘 다 썩을 대로 썩은 종이 호랑이 같은 존재였다. 아편전쟁 당시, 단순히 사정거리가 차이나던 화력으로 영국 군은 '청'을 전진하듯 밀고 올라왔다. 같은 역사는 한반도에서도 일어났다. 터지지 않는 콩과 숯이 잔뜩 들어간 청나라 포탄은 온갖 부정 부패의 산물이었다. 비싸게 수입해 온 독일제 연습용 포탄은 불량이었다. 그런 군비리는 나라가 망국이 때, 일어나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군비리 문제도 가벼이 넘어갈 수는 없다.

청나라가 그 정도로 영양가 없는 나라였는지는 아편전쟁 당시의 영국도 몰랐지만, 일본은 더 더욱 몰랐다. 질과 양적으로 한참 열세로 평가하던 일본이 러시아와 청에 승리하면서 상대 국가의 정보력이 부족하던 시기에나 가능한 사건들이 줄지어 일어난다.

일본은 섬나라다. 대륙에서 보기에 영양가 없는 점령지다. 어떤 민족도 일본열도를 점령하기 위해 침공하지 않는다. 그런 지리적 이점은 일본이 스스로 국방력을 다질 수 있는 원인이 되었다. 일본 군은 전쟁 시점을 자신들이 결정할 수 있는 이점을 타고 났다. 아무도 탐하지 않는 땅에 살면서 언제나 다른 지역을 나가고 싶어하는 욕구는 섬나라의 특징이다.

1899년에 국제 만국 평화회의에서 상호 전쟁에 있어 '선전포고'를 해야 한다는 규정은 일본에게 불리했다. 그들은 자신의 이점을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일본은 러일 전쟁 중, 혹은 청나라와의 전쟁에서도 선전포고 없이 선제공격을 감행했다. 전쟁은 어차피 승리를 위해 벌어지는 무자비한 사건이다. 어쨌거나 청과의 전쟁 결과로 일본은 시모노세키 조약을 맺는다 .이 통해 일본은 타이완과 랴오둥 반도를 획득했다. 이는 전략적으로 엄청난 위치다. 또한 '청'으로 부터 전쟁 보상금 명목으로 2억냥을 받았다. 이는 일본의 4년 국가예산에 비하는 금액이었다.

2차 세계대전은 문명국과 비문명국의 격차가 극심한 희안한 시기다. 조선이 노새나 가마를 타고 있을 때 일본은 철도를 달리고 있었고, 조선배가 목재로 만든 판옥선일때 일본배는 군함과 상선등 대형 증기선이었다. 이는 청나라도 마찮가지다. 비교적 산업혁명이 늦게 일어난 청나라와 조선은 주요 생산물이 '쌀'이었으며, '기계'가 아닌 '노동력'이 생산 기반이었고 국가가 산업을 주도했다. 일본이 운 좋게 그 반대였다는 사실은 동북아의 근대사를 바꾸었다.

1882년 우리는 미국과 최초의 근대 조약인 한미수호통상조약을 맺였다. 심지어 그마저도 스스로의 맺은 조약이 아니다. 청의 중계로 맺은 조약이다. 그토록 국제감각이 없던 조선은 영악한 일본 정부에 너무나 쉽게 휘둘렸다. 지금 생각해보자면 일본이라는 국가가 대처를 잘했다기 보다 일본이 먼저 근대 국가의 모습을 갖췄기 때문이다. 지금으로써는 가장 기본이 되는 외교력들에 의해 쉽게 넘어갔으니 말이다.

미국편에 서야 하는냐 중국편에 서야하느냐에 대한 고민은 작금의 우리도 함께하는 고민이다. 우리는 항상 임진왜란 당시에는 '명'나라와 '청'나라 사이에 갈등하고, 근대 시기에는 '러시아'와 '일본'사이에 갈등했다. 이렇게 스스로에 지금의 정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민족은 단 한 번도, '실리' 쪽을 택해 본 역사가 없다. '명분'에 의한 선택은 항상 우리의 역사를 비극으로 만들곤 했다. 이제 우리나라의 외교는 비교적 '실리'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움직여 가는 듯 하다.

책에서 의야한 부분이 꽤나 있었다. 60페이지에서 일본군으로부터 전봉준의 동학농민들이 무력 지원을 받았다는 내용이 있었다. 내가 알기론 동학농민은 일본으로 쌀이 수탈되면서 빈곤해지자 일어난 일로 일본에 안좋은 감정을 가진걸로 알고 있는데, 잘은 모르겠지만 소설적 허구나 상상력이 들어간 내용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또한 책에서는 흥미롭지만, 명확하지 않은 몇 가지 설들을 소개하곤 했는데, 을미사변 이 후에 러시아 공사관에 명성황후가 숨기를 요청했다는 등을 근거로 명성황후 생존설을 잠깐 소개하기도 했다. 그리고 책에서 '훈남'이라는 현대용어가 등장해서 흠짓하고 놀라기도 하고, 약간의 오타가 있기도 했다. 내용을 이해하는데 있어서는 크게 불편하진 않았지만, 몰입이 방해되는 몇 가지 문장들이 있어 안타깝기는 하다. 책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썼다고 인식하고 읽기에는 약간 부족한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김진명' 작가 님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나 영화 '광해'처럼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소설로 읽기에는 꽤나 재밌는 소설인건 사실이다.

이 글은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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