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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법 - 아주 천천히, 느리지만 완벽하게
윌리엄 안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11월
평점 :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경제에 관해 혹은 '돈'에 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세이노의 가르침'이라는 책을 들어봤을 것이다. 출판한 책은 아니고 돈에 관심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아름아름 '제본'되어 어둠의 경로로 판매되는 책이다. 그 책을 접했을 때의 충격이 기억났다. 이 책 또한 그런 책이다. 저자 소개에 적혀 있는 '윌리엄 안'은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이민자로 추정된다. 그의 소개에서 그에 대해 알 수 있는 부분은 많이 없다. 모호한 소개로 고개가 갸우뚱 하며 책의 첫 장을 폈지만, 페이지를 넘기면서 모호한 소개를 상회할 만한 내용들이 따라왔다.
'해빙'이나 '시크릿'과 같이 우리가 알지 못하는 기운이나 현상으로 돈이 저절로 많아진다는 건, 믿고 싶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꿈 같은 이야기다. 상상만으로 이루어진다거나, 내가 어떤 감정을 갖고 소비하느냐가 부자가 되는 지름길이라는 내용 말이다. 그 책들이 제시하는 방식에 대해 '그걸 다르지 않겠다'라고 선언하는 것은 아니다. 이루지 못하는 꿈이라고 하더라고 갖고 살아갈 수는 있다. 나는 지금도 시크릿을 신임하고 긍정의 힘을 믿고 있다. 다만, 그런 이상적인 이야기와 더불어 중요한 것은 '현실'의 이야기다. 당장 소득 300만원에 각종 대출금과 카드값으로 250이 고정지출이고 이미 연소득의 두, 세배가 넘는 대출금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상상만 해라. 이루어진다'라는 메시지는 이미 성공의 궤도에 올라선 이들의 사다리 걷어차기로 들린다. '나는 올라섰다. 너희들은 상상이나 하거라.' 정도로 들린달까.
책은 매우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가계부채 1000조 시대, 뉴스에는 온갖 빚투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세계적인 금융 추세인 양적완화, 쏟아지는 포퓰리즘 정책과 도무지 명분히 확실하지 않는 '코로나 지원금 뿌리기' 전세계는 저금리 혹은 제로금리를 넘어 마이너스 금리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시대를 살면서 시원하게 썩어들어가는 경제의 뿌리에 직접 마약을 쑤셔 넣고 있다. 실물경제와 자본경제의 괴리가 터무늬 없이 커져가는 가운데도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 후진할 생각은 없다. 이미 너무 많이 진행되어 버렸다. 그래서 후진할 수 없는 지도 모른다. 경제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 보더라도 실물 경제를 반영하지 못하는 자산 거품들이 터무늬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거품의 정점으로 달려가다 못해, 되려 추진을 받고 날아가는 눈치다.
이제 누구나 안다. 끝 없는 상승이란 없다. 신나는 파티를 했으니, 처절하고도 깊은 계곡을 우리는 만나게 될 것이다.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로 끌어올린 거품이 꺼지는 순간, 우리는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를 경험할지도 모른다. 코로나19가 좋은 재료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든다. 그저 돈을 풀기 위한 좋은 재료가 좋은 시기에 일어났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건 '빚'에 관한 내용이다. '철저하게 처절한 시간을 보내라.' 그가 보내는 메시지이자, 내가 매우 공감하는 메시지이다. 깊은 계곡을 만나게 될 때, 승자는 단순하다. 얼마나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던지는 상관 없다. '빚 없는 사람이 승자이다.' 워렌 버핏이 말한, 썰물이 빠져나가면 누가 옷을 벗고 수영하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들어차오는 밀물로 우리는 온갖 빚 투성이인 채, 허황된 거품 자산을 들고 부자 행세들을 하고 있다.
밀물이 들어오는 시대가 지나고, 썰물이 오게되면, 수영하고 있는 평화로운 해변에 웃는 얼굴로 포장해 있던 이들이 처절하게 맨몸을 들어내기 시작할 것이다. 그 기간은 밀물의 기간만큼 길 것이고, 혹독한 시간을 버텨낼 사람들은 잘 차려진 장비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다. 레버리지나 빚투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는 얼핏 좋은 이야기로 보이지만, 그들은 들어오는 밀물에 속옷조차 입을 생각도 없이 수영을 즐기고 있을 뿐이다. 곧 들이닥칠 썰물의 기간이 되면 그들에게 들이닥칠 현실은 비참하다. 개인적으로 해빙을 읽고 조금 깨림직함을 느꼈다. '소비할 때, 기분이 좋으면 괜찮다...'라니... 거품의 정점에 있는 시기에 들어맞는 베스트셀러라는 생각이 든다. 거품이 정점에 달하면 사람들은 '소비'에 관대해진다. '빚'에 무덤덤해진다. 많은 사람들이 '레버리지'라는 말을 자신의 가치보다 더 큰 가치를 끌어들여 더 큰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열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열매는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그것을 망각하는 것이 위험하다.
'욜로'나 '소확행' 등의 이야기가 인생의 미학처럼 유행하는 시기에 우리는 우리에게 들어닥칠 현실의 차가움을 망각하고 있다. '인생이 한 번 뿐이니, 하고 싶은 것을 하라.' 자신을 위해 노동해 줄 노동자들의 일탈이 불편한 '자본가'들의 선동으로 들린다. 하고 싶은 것을 하게 되면, 하기 싫은 것이 뒤따라온다. 그것은 진리이다. 자석을 사면 S극만 따로 주문해서 살 수 없다. S극과 N극의 양면은 따라온다. 하기 싫은 것을 미리 해 버려야,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 인생이 한 번 뿐이니, 쓰고 보자는 식의 소비가 미덕이 되는 시대는 재수 없으면 100세를 살게 되는 우리의 미래 희망을 끌어쓰는 행위다. 어짜피 사지 못할 집이라면, 1억짜리 차를 타고 다니자는 젊은이들은 혹독한 계곡을 만나게 되면 앞서 갖지 않았던 다른 극을 받아들일 차례를 맞이한다.
소비가 나빠지면, 기업은 구조조정이 필요한다. 그렇게 많은 노동계층들이 일자리를 잃고나면 그들은 소비여력을 상실한다. 그들이 소비여력을 상실하면 소비가 나빠지고 그럼 다시 기업은 구조조정이 필요한다. 실업률은 굉장히 중요한 경제지표이다. 지금 실업률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묻혀 실업률에 무감각해지고 있다. 취업이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지난 10월 1673만명으로 통계작성 이후 최고를 기록한다. 이 것이 우리나라만의 문제인가?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들의 실업률은 모두 비슷하다. 본격적인 인구 감소가 시작한 일본의 실업률이 부럽다 할 수도 없다. 그들은 이미 일자리의 질이 형편 없다.
세계적인 이런 추세는 양적완화라는 돈풀기로 눈가리고 아웅 중이다. 이제 세계를 지탱하고 있던 거대한 거품이 터지면 어쩌면 우리는 자본주의 역사상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를 경험해 볼 수도 있다. 나는 지금도 국내외 주식을 단 한 주도 소유하고 있지 않다. 금시세가 폭등하고 비트코인이 전고점을 돌파하고 부동산이 최고점을 찍고 코스피가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단순히 미국 연준이 쏟아 붓는 돈에 취해 다함께 일본의 거품 경제를 답습하고 있는 중이다. 어떻게 모든 자산이 전부 오를 수가 있나? 실물 경제가 이토록 엉망인데 자산가치만 올라간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가. 주가당 적정 가격이라는 것이 있다. '내가 사도 남이 더 비싸게 사줄 테니까'의 투자는 마지막 폭탄을 남에게 넘기는 일종의 폭탄돌리기다. 우리는 지금 마지막 곧 터질 걸 알고 있는 얼마나 남지 않은 시한폭탄을 너와 내가 넘겨 받아 들고 있는 것이다.
어제 아이들에게 자동매수되는 증권통장을 하나 계설해 주었다. 앞으로 혹독한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하고 증권을 계약한 건 단순하다. 돌아오는 2021년 부터 향후 최소 수 년 이상 우리는 터져가는 증시를 지켜볼 것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제거되는 거품들을 매월 일정 금액 씩 15년을 구매하도록 설정했다. 나는 2020년까지 좋은 수익을 내다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적자가 나왔던 '카지노' 관련 주식을 아이들에게 사주기로 했다. 빚덤이로 욜로라 외치며 구매했던 마지막 폭탄을 들고 있던 이들은 자신이 갖고 있던 것들이 자신을 부자라고 착각하게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다시 썰물의 시간이 오면, 그들은 자신이 비싸게 구매한 상품들을 투매하기 시작할 것이다.
나는 이 책의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잘은 모른다. 하지만 확실 한 것은 그는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눈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우리는 '복지'라는 달콤함 속에 숨어 있는 '자본가'들의 세상에 살고 있다. 그것을 거부할 수는 없다. 우리는 '자본주의'를 살고 있다. 세상은 노동자들의 편인 듯하지만, 결국 사회 경제는 자본주의를 버리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는다. '소비하라. 괜찮다. 소비하라. 빚 내어 너희들의 미래를 저당받아라. 소소한 것에 행복을 느껴라. 만족하라' 등의 이야기는 자신을 위해 일해줄 노동자들을 잃어가는 자본가들의 달콤한 속삼임일 뿐이다. 누구나 기회가 된다면, 일하지 않고 돈을 벌고 싶어한다. 자본이 돈을 만들어주는 세상을 살고자 한다. 노동은 신성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세상이 자본주의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책의 여러 내용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내용이 '빚'과 '속도'에 관한 내용이다. 빠르게 부자가 되려고 하면 안된다. 급하게 먹은 음식은 아무리 산해진미라 하더라도 탈이 나기 마련이다. 꼭꼭 소화하며 그것이 내 몸에 흡수되도록 시간을 두어 먹어야한다. 빚을 내어 자신의 인생을 저당잡혀 타인의 일이나 거드는 삶으로 방치해서는 안된다.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이 연구하고, 더 많이 공부해야한다. 정말 좋은 시기에 좋은 책을 읽은 듯 하다. '돈'은 '현실'이다. 듣기 좋은 말에 현혹되지 말고, '쓴'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 글을 읽는 많은 사람들도 부디 이 책을 읽고 좋은 자극을 받기를 희망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