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영의 역설 - 왜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 외 지음, 이경식 옮김 / 부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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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영의 역설'

제목부터 관심을 끈다. 그 밑으로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왜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어떤 나라는 왜 번영하고, 어떤 나라는 번영하지 못하는가? 이에 대해 가장 중요한 한 가지 단어를 꼽으라면, 두 말 할 것 없이. '비소비'이다. '비소비'란 잠재적인 소비자가 자기 삶의 특정 측면에서 어떤 발전을 필사적으로 원하지만 해당 문제에 대한 간편하고 저렴한 해결책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다시 말해서 소비할 능력이 없는 계층을 타겟으로 소비계층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투자야말로 진정한 번영으로의 길이다.


이는 곧 혁신과 이어져 있다. 여기에는 '헨리 포드'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당시의 자동차는 부자들의 사치품이었다. 자동차 한 대를 만들기 위해, 많은 돈이 들어가기도 했지만, 오랜 시간이 들어가기도 했다. 위대한 혁신가들이 모두 그랬듯 핸리포드 역시 그것이 갖고 있던 역설의 틈을 파고든다.

'어느 정도의 봉급생활자면 누구나 탈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겠다.'

당시의 헨리 포드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비웃음을 샀다. 터무늬 없는 망상가는 언제나 우리의 비웃음거리지만, 결국 우리는 그들로 인해 변화를 얻는다. 아무것도 없던 중국인 영어 강사에게 대화를 나누자마자 단 6분 만에 204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던 손정의를 많은 사람들은 비웃었다. 하지만 그가 투자한 회사는 2020년 3월 기준 세계 5번째 규모로 구글 다음의 시가총액이 큰 회사로 성장했다. 이는 페이스북의 시가총액 보다 39조원이나 많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알리바바다.

사람들의 이런 허풍 진짜 허풍으로 끝날 때도 있지만, 대부분 이런 혁신가들은 세상을 바꾸어 내고 만다. 그런 혁신가들은 언제나 '비소비'를 타겟으로 했다. 1863년 태어난 헨리 포드의 혁신적인 기질은 천성이었다. 그를 보자면, 일론 머스크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그의 그런 혁신가 다운 기질 때문에, 고생스러운 말년을 보내긴 했지만, 현대인들 중 누구 하나 그의 영향권에 속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당시 자동차 생산 업체는 대부분 소비 경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때문에 당연히, 규모 면에서 대형화를 이룰 수 없었다. 이에 대한 고민을 하던 헨리포드가 대규모 생산 방식을 택하면서 산업은 광범위한 자원들을 끌어당길 필요가 생겼다.

그는 자동차 공장만 운영한 것이 아니라, 용광로를 가동해 철강을 생산하고, 삼림지를 관리해 목재를 생산하는 등 인프라와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노력했다. 뿐만아니라 석탄 광산, 고무 농장, 철도, 화물선, 주유소, 제재소 그리고 유리공장도 운영했다. 이런 인프라는 결국 그 사회의 인프라로 확대되고 미국의 인프라가 되었다.

그의 혁신적인 노력 덕분에, 미국의 도로 건설에도 붐이 생겼고, 그로인해 1년 동안 4만 8000개의 전업 일자리가 만드러 졌으며, 미국 시골 학교의 출석률을 20%나 향상 시키기도 하였다. 또한 운송 비용이 줄어들면서, 더 먼거리의 여행이 가능하게 되었고, 도시와 도시 간의 상업이 활성화 되었다. 이 책의 초반부에 소개되는 '헨리 포드의 예시' 하나 만으로도 이 책의 말하고자 하는 거의 대부분의 핵심이 설명이 가능하다.

우리는 가난한 나라를 구제 하기 위해 엄청난 돈과 막대한 노력을 투자하지만, 그들은 가난에서 조금도 낫아지지 못했다. 이런 가난에 대한 접근을 '원조'라는 측면 보다 '투자'라는 측면으로 이끌어보자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막연한 경제적 원조는 우리 속 사자에게 생닭을 던져 주는 행위와도 같다. 항상 인간이 던져 주는 먹이에 길들어진 사자와 호랑이는 야생의 습성을 잃는다. 사냥하는 법을 잃어버린 동물원 속 야수들은 방생 후 무탈한 삶을 살지 못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물고기를 잡아주지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라.'와도 같다.

빌 게이츠는 그의 막대한 재산 만큼이나 기부와 자선 활동으로도 유명한데, 2000년에 그의 부인 멜린다 게이츠와 자신의 이름을 딴 기부단체인 '빌 앤 멜린다 게이츠재단'을 만들고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 지원 하고 있다. 게이츠 재단이 갖고 잇는 자산만 약 56조원에 달하는데, 이는 게이츠 부부와 오랜 친구인 워렌 버핏 화장이 내놓은 기부금등을 통해 마련한 금액이다.

그들은 아프리카의 빈민과 기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의 국가들을 지원하기 시작했는데, 무조건적인 지원의 한계를 인식하고, 나중에는 그 국가의 농업 및 산업에 대해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그가 말하는 것 또한 일종의 '번영의 역설'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그는 오래전 부터 전 세계의 빈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업혁명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개발 국가, 개발도상국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농업 투자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농업이 발달하게 되면, 사람들의 자녀는 더 좋은 교육을 받은 아이를 육성시킬 수 있고, 좋은 직장을 찾을 수 잇다는 것의 그의 뜻이다.

이 책은 사회 문제의 해결책에 대해 이야기 하는 듯 하지만, 철저하게 자본주의적인 입장에서 그들의 미래를 살핀다. 그는 이 책을 쓰는 목적에 대해 이야기 하며, 개발 산업 종사자들과 신흥 시장에서 기업을 세워 성공하고자하는 투자자 혹은 혁신가나 기업가들을 위해 쓴다고 밝혔다. 작가인 클레이튼 M,크리스텐슨은 이 책에서 좋은 예시로 한국에 대해 많이 언급한다. 왜그런고 하니, 그는 1970년초에 한국에 선교사로 2년을 보내는 일 부터 시작해 한국과 인연을 맺고 왔다. 꽤나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하니 그의 한국 사랑이 얼마나 각별했는지 알 수 있다.


아마도 그의 철학이 세워지는 과정에는 한국이라의 성장을 지켜보는 일이 매우 크나 큰 작용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여러 차례 한국의 예시를 드는데, 한국인의 입장에서 글을 읽는 몰입도가 높아지게 하기도 했다.

책은 꽤나 두껍다. 대략 450쪽 정도의 분량이다. 열심히 일하면서, 아이를 보며 책을 읽느라 거의 4일~5일 정도가 걸렸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시간은 너무나 즐거웠다. 경제서적은 아니면서 그렇다고 사회문화 서적도 아니고, 인문서적도 아닌 모호한 매력이 이 책에 담겨져 있다.

이는 비단 국가에만 적용 가능한 이야기라고 볼 수도 없다. 우리 개인사에서도 번영의 역설은 언제나 존재한다. 빈곤과 결핍이 주는 성장 동력은 국가를 운영하고 경제를 성장시키는데에만 있지 않다. 우리 스스로가 성장하기 위해, 남들이 놓치고 있는 빈곤과 결핍의 빈틈을 얼마나 잘 이용할 수 있는지 또한 매우 좋은 교재가 되어준다.

책을 읽다보니, 꼭 표시 해두고 싶은 부분이 많아서 표시를 하다보니, 더덕 더덕 지저분 하게 스티커가 붙어 있다. 언젠가 분명 다시 이 책을 재독하고 또 재독할 날이 있을 걸 알기 때문에, 붙어있는 표시가 자랑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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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승자의 법칙 - 디지털 전환시대 경영 레볼루션 전략
홍기영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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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신문사에서 발간한 '플랫폼 승자의 법칙'이라는 책을 읽었다. 책을 읽다가 중간에 글을 쓰고 싶어 안달이 날 정도로 좋다. 가장 핫한 주제이자, 가장 궁금한 주제이기도 한 플랫폼 사업의 미래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이 부풀었다. 책은 얼핏 보기에 굉장이 얇다. 하지만 야무지게 알찬 내용으로 구성했다. 구성이 깔끔하고, 책질감이 좋다. 내용은 더할 나위가 없다.

요즘은 '언택트'라는 말이 유행한다. 언택트란 콘택트의 반댓말이다. 영어를 조금 공부하면 우리는 접두사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 물론 영어 뿐만 아니라, 다른 언어들도 마찮가지다. contact라고 하는 단어는 con(함께)이라고 하는 접두사와 tact라고 하는 접미사가 붙어 생긴 말이다. contact(접촉하다)말고도, intact(온전한, 전혀 다치치 않은)이라는 뜻도 있다.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언택트 또한 Untact이다. tact는 touch에서 나온 말이다. 접촉을 뜻한다.

어린 시절 제5원소 영화를 본 적 있다. 거기에 인간을 알뜰 살뜰 챙겨주는 인공지능 비서가 나온다. 어린 마음이었지만, 그 장면은 콧방귀가 뀌어졌다. 전자레인지 같이 생긴 깡통 로봇이 인간의 말을 알아듣고 말한다니...

'정말 영화 같은 설정이군'

하지만 지금 나의 핸드폰 측 면에는 제5원소의 인공지능보다 훨씬 가벼운 녀석이 달려 있다. 버튼만 누르면 언제든지 내가 묻는 질문에 대답해준다. 시원찮은 성능이라는 것은 함정이지만,

다시 영화를 보면 소름 돋을 만큼 우리는 그 영화배경의 초입에 서 있다. 이런 도서가 공상과학스럽지 않고, 코 앞에 닥친 경제와 시장을 설명하고 있다는 자체가 그 당시의 미래가 우리 코 앞에 왔음을 알려준다.

세계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변했다. 세계의 경제는 플랫폼 기업들이 쥐고 있다. 때문에 FAANG과 같은 대형 플랫폼 회사들이 우리나라에는 없는지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카카오나 네이버 등과 같은 우리나라 플랫폼 회사의 능력에 대해 적지 않은 의심의 시선을 보낸다. 하지만, 왜 우리나라의 플랫폼 시장이 미국처럼 커지지 않는지에 대한 고민도 해봐야한다. 과연 그것이 그 기업만의 문제일 뿐일까?

이는 플랫폼 기업의 수익 구조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플랫폼 기업의 수익구조는 제조업과는 다르다. 대부분의 수입이 광고 등에서 발생한다. 즉,광고주는 노출이 많이 되는 플랫폼에 그에 합당한 금액을 지불하고 이용자들은 플랫폼 기업에 금전을 지불하지 않는다. 수익을 내야하는 기업과 이용자 사이에 금전관계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자는 이 편리하고 값 싼 플랫폼을 아무런 제약 없이 사용한다.

되려, 더 많이 쓸수록 광고주와 플랫폼 기업, 그리고 이용자 셋이 만족하는 결과가 이루어진다.

이런 구조가 유지 되려면, 가장 먼저 기업이 만든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용자 수가 절대적으로 많아야 한다. 한 페이지에 머무는 사람이 100명일 때와 1만 명일 때의 광고주가 기업에게 지불하는 광고 수입이 달라진다. 또한 많은 이용자 확보가 곧 수익으로 연결되는 플랫폼 회사의 경우에는 자신의 플랫폼이 무료로 더 많이 배포될 수록 노출빈도가 높아지고 그 노출 빈도가 광고수입으로 연결된다.

이러한 구조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언어와 인구이다. 이는 몹시 중요하다. 한국어로 써 놓은 페이지에 아무리 많은 사람이 찾아간다고 해도, 이용자는 5000만명을 넘기 힘들다. 하지만 영어 가능 인구가 15억 명이 넘는다. 이와 마찮가지로 중국어 사용 인구도 15억명이다. 이 두 언어사용 인구만 30억이 넘는데, 광고주 입장에서 굳이 노출 빈도가 적은 한국어 사용 국가에 광고료를 지불할 이유가 없다.

때문에 영어나 중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나라이자 인구가 많은 국가에서 플랫폼 기업이 성장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같은 페이지를 올려도 미국, 영국, 인도, 호주에서 노출이 가능하다면, 광고를 부탁했던 제조회사는 어렵지 않게 영어권을 선호할 것이다. 이는 광고의 효과를 다국적으로 늘릴 수 있게 해준다.

또한, 미국의 화폐과 기축통화라는 것도 그렇다. 내가 뉴질랜드에 있을 때, 한국으로 송금하기 위해서는 뉴질랜드 달러를 미국달러로 바꾼 뒤, 다시 미국 달러를 한국 원화로 환전해서 송금했다. 환전의 절차가 2번이나 발생하는 이러한 시스템이 국가마다 상황이 다르다. 때문에 비지니스할 때 우리는 귀찮음 없이 바로 달러를 기축통화로 사용한다. 이는 상업이나 광고에서도 마찮가지로 발생할 것이다.

미자막으로 그 국가 산업의 파이다. 이미 그 국가가 상당한 수준의 내수경제를 지니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또한, 그 산업이 갖고있는 기본적인 데이터 베이스 또한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는 내수만으로 경제 성장을 하기 힘들다. 하지만 미국은 내수 시장의 규모가 상당하다. 때문에 자국에서 발생된 플랫폼으로 자국의 광고를 이용하면 초기 성장단계에서 빠르게 시작 할 수가 있다. 또한 이미 시장의 자본 축적이 충분한 미국이 가장 유리하다.

플랫폼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충분한 이용자가 있어야 한다. 충분한 이용자가 기업이 개발한 플랫폼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야 광고가 붙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의 노동시간이 적어야한다. 코스타리카와 멕시코가 아니면, 가장 많은 근로시간을 사용하는 대한민국은 플랫폼 기업이 살아가기 쉬운 생존 조건은 아니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의 성장에 이득을 보는 것은 플랫폼 기업만아 아니다. 광고주는 광고효과를 볼 수 있고, 이용자는 생산성 극대화를 이룰 수 있다. 즉, 플랫폼 생태계에서 기업이 아니라 하더라도 우리는 그 안에서 이득을 볼 수가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인터넷 환경이 가장 발달한 나라이다. 때문에 우리 국민 대부분은 스마트폰을 이용하며, 최첨단 플랫폼을 사용한다. 내가 뉴질랜드에 있을 적에 내 집은 Rangiora에 있었다. 영화에 보는 아름다운 정원에 깔끔한 마을이었는데 충격적이게도 이 내가 살던 마을 전체가 인터넷은 커녕 전화통신 안테나도 잡히지 않았다. 그런 환경에서는 넷플릭스가 아무리 저렴한 영화를 서비스 한다고 하더라도, 인터넷 비용이 거의 DVD를 빌려보는 수준으로 나온다.

이런 저렴하고 고품질의 인터넷은 다양한 플랫폼 기업의 상품을 빠르게 적용할 수 있게 한다. 우리 산업의 확장과 효율을 극대화 시키고 소비와 생산 모두에 적극 기여한다.

세계 최초로 주식회사의 개념을 선보였던 네덜란드는 소유의 공동화를 통해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이런 네덜란드의 패권은 얼마 후 영국으로 넘어간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그 패권을 다시 앗아오기 위해 전쟁을 버리거나, 자국 산업을 더 키우기 위해 발악하지 않았다. 그들은 더욱 현명하게도 떠오르는 영국이라는 패권국에 과감한 투자를 하며 또 다른 문명의 발전을 이루었다. 한국의 역할은 자신의 갖지 못한 플랫폼 산업에 열등의식을 갖기보다 플랫폼 산업의 확대를 지지하고 조력하는 보조자의 역할로 부상해야 할 것이다.

플랫폼 기업이 규모가 커질수록, 반도체나 소재, 배터리 산업 등의 규모가 커질 것이고, 우리가 플랫폼 산업에 뛰어들고자 기존 제조업을 내핑게 칠 경우, 그 산업은 중국이나 일본과 같은 경쟁국에 기회가 될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미국의 플랫폼 산업의 확산에 가장 큰 수혜국이 될 수도 있다. 넷플릭스가 전 세계로 확장하면서 넷플릭스는 아시아 시장을 노리기 시작했다. 북미와 유럽 시장을 다 합친 것 보다 훨씬 많은 아시아 시장은 플랫폼 기업에게는 열지 않은 꿀단지 같은 곳이다.

이런 아시아의 시장을 열기 위해서는 여러 아시아를 아우르는 문화 컨테츠가 있어야 한다. 그들이 분석한 그 컨텐츠는 한류이다. 중국에서도 통하고, 인도네시아에서도 통하며, 싱가포르에서도 통하는 문화 컨텐츠 하나를 발전 시키면, 그 컨텐츠를 보기 위해 몰려드는 아시아 시장의 구독자들이 늘어날 것이다. 때문에 넷플릭스는 한국의 문화산업에 아낌 없는 투자를 하며, 우리는 '킹덤'과 같은 블록보스터 대작을 한국인이 만들고 한국어로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책을 읽다보니, '타다'에 관한 언급이 있었다. '타다'와 '기존 택시'와의 갈등은 지난 시간 동안 우리를 시험에 들게 했다.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에 동력이 될 미래 산업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있는가에 대한 시험으로 여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은 시대 변화의 변곡점에 있는 우리에게 피할 수 없는 갈등이기도 하다. 비슷한 문제는 비단 우리에게만 일어나지 않았다. 지금의 많은 사람들은 역사를 배울 때, 흥선대원군을 답답한 노인네로 평가한다. 하지만 흥선대원국의 쇄국정책은 당시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어쩌면 당시의 최선일 수도 있다. 서양 문물이 국내로 들어오는 시기를 늦춰 근대화를 지연 시켰다는 평가 또한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생산성 낮은 국가가 생산성 높은 국가와 FTA를 체결 하는 것은 자국 산업을 망치는 일이다.

국민 대다수가 농업을 하던 조선이 프랑스, 미국, 영국 등과 자유로운 무역을 했다면, 상대국의 사치품이나 질 좋은 상품을 이용하여 상류층의 삶이 조금더 윤택해지고 국가의 근대시기를 앞당겼을지는 모르겠지만, 값싸고 질 좋은 수입품은 국내 산업을 망가트리고, 국외로 반출되는 쌀 값이 폭등하면, 백성의 삶이 빈궁해진다. 변화되는 산업 시대에 피할 수 없는 갈등이다.

책을 읽으면서 놓치면 안되겠다 싶은 부분을 표시하다보니, 상당히 촘촘히 표시가 되었다. 고로 하고 싶은 말도 많다. 독후감에 다 쓰지 못한 부분은 블로그 '경제'란에 작성하여 다 풀지 못한 분을 몇 회로 나누어 풀어야겠다.

진짜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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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에 묻다
이주숙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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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은 광주 북구 금곡동에 실제 하고 있는 산이다. 산 외로 실제 소설에 나오는 대부분의 배경이 존재한다. 이는 북구 뿐만 아니라, 동구와 화수군 이서면, 다양군 남면에 걸쳐 있다. 때문에 광주 전남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잘 아는 살이라고 한다. 책의 제목은 '무등산의 묻다'이다. 스릴러라는 정보 하나만 갖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의 표지에는 삽이 땅 속에 꽂혀 있는게 보인다. 의심할 여지 없이 땅에 '묻다'라는 표현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무등산'이 주는 의미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었다면, 아마도 나는 '묻다'가 주는 중의적인 표현을 더 잘 알고 읽기 시작했으리라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등'이라는 말은 불교 용어라고 한다. 이는 '평등'이 크게 이루어져 '평등'이란 말 조차 사라진 상태를 말한다고 한다. '평등'을 넘은 아주 평등한 상태...

사실 광주 시의 옛 이름은 무들골이다. '무등산'의 '무등'은 이 마을 방언인 '무들'에서 왔다. 사실 광주 시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평등'이다. 우리 사회는 '광주'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이미 역사적으로 알고 있다. 이런 광주라는 도시가 갖고 있는 전통적인 메시지가 '민주'가 특혜를 얻는 다는 생각과 함께 하여, 어저면 또 다른 내적갈등을 일으키는 요소가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 소설이 담고자 하는 내용과 어느정도 일맥상통하도고도 볼 수 있다. 소설의 주인공 이름은 '민주'이다. 너무나도 평범한 여자 아이의 이름이다. 배경지식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무등산이라는 배경과 민주라는 이름으로 무언가 더 추론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민주'의 아버지가 그녀의 이름을 이렇게 지은 것은 아버지가 갖고 있는 시대적 배경이 있어서 였다.

아무 뜻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주인공 이름에서 얻을 수 있는 시대적 배경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한 번 더 강조하게 한다. 작가는 '민주', '무등산' 등을 통해 이미 소설의 시작부터 많은 힌트를 독자에게 던저 준다. 과연 어떤 식의 이야기가 펼처질지 생각하던 독자들에게 이미 정답지를 과감하게 소설 첫 페이지에 적어두고 시작한다.

이 소설의 초반에는 나의 배경 지식 무지로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내성적인 아이와 시골에서 자란 여자아이의 심리와 일상을 이야기한다고만 생각했다. 심심하게 풀어가는 초반의 구성에는 담백한 소설이라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소설은 처음 심심한 배경설명을 시작으로 점차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길지 않은 소설이 중반부에 치닫고, 소설의 속도는 급격하게 빨라진다. 초반에 잔잔하던 내용인 뒤로 갈수록 속도를 내며, 읽는 사람들에게 속도감을 부여한다.

소설에는 지명이 'K'라고 소개된다. 하지만 무등산이라는 실재가 함께 등잔되면서, 소설의 배경은 '광주'로 알 수 있다. 소설에는 전라도 광주와 비슷한 경기도의 지역이 나온다. 꼭, 이니셜이 나오면 맞춰 보고 싶은 사람의 심리에 따라, 나는 여기서 '무등산'이 전라도에 있고, 고모의 전라도 사투리와 작가의 이름에 이 소설이 '광주 민주화운동'의 이야기를 담고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소설은 5월이라는 시기적 배경도 반복적으로 설명한다. '5월과 광주'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평등을 의미하는 산과 민주주의의 도시 그리고, 주인공 그녀가 받게 된 특혜라는 이름의 차별 등.

소설에는 이름이 같은 'K' 도시가 함께 나온다. 그리고 주인공이 한국의 실리콘벨리라고 부르는 도시까지 같이 나온다. 이는 경기도 광주와 전라도 광주를 이야기한다. 한글로는 두 도시의 이름이 같지만, 한자어는 다르다. 경기도 광주 넓을 '광'을 사용한다. 이 두 도시가 다른 점은 이름 뿐만이 아니다. 2017년 제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1위가 되기 전까지 경기도 광주는 정치 구도가 전라도 광주와는 다른 곳이 었다. 하지만 광주는 하남, 성남과 붙어 있어, 타지역인들에게는 이웃 도시와 비슷한 느낌을 갖기도 한다.

소설 속에 존재하는 '한국의 실리콘밸리'는 아마 성남 시를 이야기 하는 듯하다. 작가는 경기도 광주와 전라도 광주를 비교하며, 극적으로 주인공이 살고 있는 광주의 모습을 극대화한다. 성남 시의 현대적인 배경은 그녀가 살고 있는 무등산 근처의 광주와 비교된다. 주인공은 그런 위치에 대해 여러 번 강조한다.

다른 이들의 서평을 보면, 책에 나와 있는 구절을 적어두기도 하고, 내용을 정리해서 올리기도 하는데, 나는 그렇게 미리 읽어버린 소설을 다시 책으로 읽는 것이 몰입감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나의 글에는 소설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보다는 읽고 나서의 느낌과 그 배경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편이다. 사극을 보기 전에 유튜브에서 광고 영상으로 소개되는 설민석 강사의 간략한 역사적 지식을 설명한 영상을 보는 것이 영화를 더욱 재밌게 보는 것과도 같다. 이 책 역시, 많은 걸 알고 보게 되면, 몰입도가 떨어질 수가 있다. 때문에 나도 책에 대한 핵심적인 이야기는 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이 책은 평범한 일상에서 뒤로 넘어 갈 수록 반전의 매력이 있는 책이다.

쉽게 흘러가는 단서들이 산발해지며 증발하다가 후반부로 가면서 빠르게 중심으로 모여들며, 주제로 설명된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형준'에 대한 비밀이 처음 밝혀지는 장면이다. 작가는 이에 대한 특별한 설명이 없다. 다만, 이에 관해 처음 듣게된 주인공의 심리 변화에 따라 작가도 충분히 추론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작가의 사고력에 맡기고 진행을 시킨다.

얼핏 빠르게 읽어버리면, '뭐가 어떻게 되는 거야?'싶을 수 있지만, 어찌됐건, 그렇게 한 번 더 생각하는게 이 책의 매력일 것이다. 책은 두껍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다. 가볍게 한 번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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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불을 - 한 걸음만 버텨줘
정회일 지음 / 열아홉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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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의 달걀'이란 말이 있다. 아무도 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발상의 전환를 통해 쉽게 일을 해내는 사람에 대해 나온 말이다.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를 위한 축하파티가 열렸다. 거기에 모인 사람들은 콜럼버스를 시기했다. 그의 업적 또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폄하했다. 콤럼버스는 거기에 모인 사람들에게 둥근 달걀을 세워 볼 것을 요구했다.

끝이 둥근 달결은 그 누구도 세우지 못했다. 그러자 콜럼버스는 달걀 끝을 살짝 깨뜨려 탁자 위에 세웠다. 그러자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이 또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어떤 일이든 처음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콜럼버스는 말했다.

이런 일은 나 조차 많이 겪는 일이다. 내가 처음 영어강사를 했을 때, 내 주변인들은 자신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고 했다. 내 책이 나왔을 때도,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도 머리로 구성 중이라고 하며,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했다. 내가 해외에 취업했을 때도, 그들은 그랬다. 누군가가 이룬 일은 어찌보면 쉬워 보일 때가 있다. 마치 학창시절, 정답지의 해설을 보고 문제를 풀면 명확해지는 문제들이 그저 처음 맞딱드리면 길이 보이지 않은 것과도 같다.

한 참을 헤메고 헤메던 문제집의 정답을 살짝만 보면, '뭐야. 이렇게 쉬운건 나도 할수 있겠네' 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책을 읽다보면, 본의아니게, 저자를 욕하고 싶을 정도로 형편 없는 책들이 있다. 그런 책들을 보면서 '뭐야.. 이따구로 써놨어. 이런 식이면 나도 한 권 쓰지'라고 교만 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형편 없는 책이라 하더라도, 그 책을 한 권 발간하기 위한 노력과 철학은 절대 무시해서 안된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형편없는 참가자들이 나올 때가 있다. 그런데 그런 형편없는 참가자들이 본선에 들어가면 이런 이야기를 한다. '뭐야.. 저런 애들은 내 주변에 넘치는데..., 나도 저 정도는 할 수 있어!'

그런 형편 없는 실력의 참가자와 나의 차이는 단순하다. 그는 행동으로 옮길 열정을 갖고 있고, 나는 그런 열정이 없다는 것이다. 열정이 없는 사람은 열정이 있는 사람의 실력을 폄하해서는 안된다. 그 모든 평가 항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작할 열정'이다. 아무리 엄청난 실력자라고 하더라도, 집에서 남의 노래 실력이나 평가하는 사람은 가수가 될 수가 없다. 직접 오디션 문을 열고 들어가 심사위원에가 자신의 실력을 평가 받는 사람이어야 비로소 실력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본선에 가까워 질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정회일 작가의 책이다. 이 책을 읽다보니, 몇 가지 나와 비슷한 철학을 갖고 있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첫째, 다독가이다. 그는 다독가이다. 나는 1년 평균 150~200권 정도의 책을 읽는 것 같다. 그의 책 어느 부분을 보자면 그는 일일일독을 실행한다고 한다. 나도 책을 정말 좋아하지만, 왠만큼 시간이 남지 않고서는 일일일독은 쉽지 않다. 더군다나 책을 읽다보면 지적호기심에 의해 점점 더 두껍고 어려운 책들로 넘어가기 때문에 쉽지가 않다. 책을 읽는 일이 '주'가 되어 버리는 것도 문제이다. 때문에 나는 더 큰 욕심으로 더 많은 책을 읽으려 하지는 않는다. 이미 충분히 다독 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메모이다. 나는 가방에 수첩 한 개와 다이어리 하나가 꼭 들어 있다. 스마트폰으로는 네이버 노트와 삼성노트를 사용한다. 스마트 워치로 녹음 기능을 이용하여 메모를 하고,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네이버 메모를 사용하며, 삼성노트는 노트북이나 핸드폰을 사용할 때 사용한다. 그 이유는 네이버 노트는 인터넷이 되지 않는 환경에서는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과, 펜쓰기나 리마인더 기능 등 좋은 기능이 삼성 노트에 있기 때문에 병행 할수 밖에 없다.

삼성노트에 빅스비 버튼을 눌러 받아 쓰기 기능을 사용하는 것은 몹시 유용한다. 운전하다가 갑자기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나는 바로 받아쓰기 기능을 켜둔다.

셋째, 영어능력이다. 이 부분은 내가 조금 부끄러워진다. 나는 해외에서 10년을 살앗다. 그중 3~4년은 유학기간이었던것 같고 나머지는 해외 현지 취업해서 관리직으로 근무를 했었다. 너무도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내가 누군가를 가르칠 실력은 아니다' 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해외연수 조차 가지 않고 상당한 실력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매우 부끄러워진다.

그의 책에서는 인간관계에 대한 언급이 살짝 나온다. 나에게 연락오는 친구의 모든 이야기에 답변을 해주거나 모든 약속에 나가야한다는 강박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사실 우리가 갖고 있는 대부부의 인간관계는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관계가 많다. 나의 이야기는 듣지않고, 내내 자기 이야기만 하는 상대와는 별로 대화하고 싶지 않다. 우리의 앑은 인간관계는 결국 내 이야기를 누군가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모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나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듣고 싶지 않은 상대의 이야기를 앉아 들어주고, 그러면 다시 나의 이야기를 조금 더 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한다. 결국, 자기가 갖고 있는 부정적인 이야기를 덜어내기 위해, 상대의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어주는 샘이다.

이런 관계가 과연 우리의 미래에 어떤 좋은 역할을 할까? 내 주변에는 정말 자기 발전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친구가 있다. 항상 어떤 책을 읽었는지에 대해 서로 이야기 하고, 앞으로의 방향과 좋은 정보를 교환한다. 특히 자기 관리에 대한 관심이 많아, 서로 자극이 되고 도움이 된다. 그런 친구를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책에서는 이지성 작가와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아마도 그의 멘토는 이지성 작가인 듯하다. 나의 멘토는 누구일까? 내가 내 주변에 없는 독창적인 길을 가기 시작하면서, 나는 누군가에게 조언을 듣는 일을 포기했다. 나의 상황을 이해하는 사람이 없을 뿐더러, 결국은 내가 알아보는 편이 제일 좋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멘토란 중요하다. 그렇다고 난데 없이 아무나 멘토가 되어달라고 부탁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그의 말처럼 멘토가 없는 삶은 자신에 대한 자만일 수 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 주변에는 괜찮은 사람들이 꽤나 있지만, 내 생각 저변에는 '저 사람 보다 내가 낫다'는 인식이 항상 깔려 있는듯 했다. 나는 얼마나 좋은 스승님들을 놓치고 살고 있는가. 이 책은 수수하니 쉽고 가볍지만, 공감과 성찰을 동시에 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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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쾌락의 삶
윤형묵 지음 / 아우룸 / 202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LNG선 수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수주가 있었다. 카타르 국영 석유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가 한국의 현대 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LNG(액화천연가스)선 관련 협약을 맺었다고 밝힌 것힌 것이다. 규모는 23조원. 103척의 발주이다.이는 2004년~5년 한국 조선사가 수주한 규모의 2배가 넘는다. 삼성중공업은 상당히 어려운 시간을 그 동안 보냈었다.


3만 8천원이던 주가는 10분에 1토막인 3000원 선으로 떨어졌다가 6월 2일 18%상승과 금일 11%의 연송 상승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삼성중공업은 규모로 봤을 때 만만치 않은 회사이다. 종업원 수만 1만 명이 넘는다. 이토록 우리나라 조선업이 부활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매우 좋은 일이다.

이 책의 저자는 윤형묵 작가님이다. 1966년 생으로 삼성중공업 상무이사로 퇴직하셨다. 마침 책을 읽는 도중에 만나게 된 반가운 소식에 다시 한 번 글의 글이 실린 내공을 느끼게 되었다. 1만 명을 종업원으로 두고 있는 기업에 시가 총액도 상당한 이 기업의 리더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책은 두껍지 않다. 매우 간결하고, 쉽게 말하자면 인간과 삶과 심리에 대한 작가 생각과 경혐이 잘 적혀져 있다. 우리가 어떤 회사의 직종을 따질 때, 리더는 그 집단의 업무에 대해 상당한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집단이 규모화되기 시작하면, 사실상 리더의 의미는 직종의 배경지식보다는 '사람관리 능력과 이해'가 '능력'이 된다. 때문에 말단 사원이나 과장, 부장의 경우에는 직종이 경력에 상당한 영향을 주지만, 이사직 이상으로 올라가게 되면, 직종과 상관없이 '리더쉽'이 '능력'으로 인정된다.

그러한 이유로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은 제약과 전혀 상관 없는 직종에 있으면서도, 시가총액 30조의 코스피 6위 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상 사람을 관리하는 일은 그 직종에 대한 이해보다 포괄적이다. 책을 읽다보면, 어딘가 권오현 회장님의 책인 '초격차'가 생각나는 부분도 많이 있다.

능력있는 리더는 무엇일까? 자신이 직종에 대한 엄청난 이해도로 말단 직원들에게 훈계화 참견을 일삼으며 사사건건 많은 일에 간섭하는 것이 좋은 리더일까?

초격자와, 이 책의 공통점은 리더의 역할에 대한 이해가 같다는 뜻이다. 어쩌면 무능해 보이거나 무책임해 보이는 리더가 진짜 리더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다보면 상당히 많은 리더를 만나게 된다. 엄청난 업무 능력으로 존경심을 일으키는 리더도 있고, 한량 같이 아무 행위도 하지 않으면서 말만 하는 리더도 있다. 예전에는 솔선수범하는 리더가 좋은 리더라고 생각했다.

나의 첫 리더 생활은 20대 중반, 뉴질랜드에서 있었다. 나는 너무 어린나이에 관리직일을 시작했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직원들을 다루는 일은 쉽지 않았다. 또한 첫 리더라는 자리에 대한 어린나이에 고민도 있었다. 오랫동안 일을 해왔던 나로서는 항상 직원이 하는 일이 조금 부족함이 보였다. 때문에, 직원에게 일을 시키다가도 일을 잘 하고 있는지 조급함에 중간 중간 확인하면서, 일을 다시 내 방식대로 뜯어 고치곤 했다.

직원수가 늘어나면서, 내가 해야할 일들이 많아졌다. 모든 직원들이 업무를 모두 내 뜻대로 뜯어 고치는 것이 불가능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혼자서 고뇌하고 있던 차에 사장 님이 나를 부르더니 말했다.

'너의 직무는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을 관리'하는 일이야.'

사장은 되려, 나보고 직원이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말라고 했다. 리더가 하는 일이 많으면 큰 흐름을 놓친다고 항상 말했다. 그때는 너무 어렸기 때문에 그게 무슨말인지 몰랐다. 나는 솔선 수범하는 리더가 좋은 리더라는 생각에, 항상 다른 직원들 보다 바쁘게 일하고, 더 많이 일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시간이 꽤나지나고 나니, 번아웃 상태에 도달했다. 아무리 가르쳐도, 직원들의 업무 처리는 내 맘에 들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깨닳았다. 업무에 대해 모두 내 마음에 들게 하려는 것은 욕심이구나. 일정부분은 내려 놓아야 하는 구나.

내가 일을 많이하고 잘 할수록, 직원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나에게 넘기기도하고, 스스로 일에대한 자부심을 잃기 시작했다. 나는 그저 더욱 일 잘하는 직원이 되어가는 듯했다.

그런 깨닳음을 얻고, 나는 생각을 바꾸었다. 리더라는 위치는 노를 젓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타고 있는 배가 맞게 가고 있는지 살피고 이끄는 위치구나.

뱃머리에 가장 앞에서 배의 방향을 정하고, 노를 젓는 이들에게 속도와 위치 방향을 알려주는 역할이 리더이다. 그런 리더가 솔선 수범한다고, 노를 더 열심히 젓는다면, 그 배는 다른 방향으로 떠내려 갈 수 있다. 결국, 아무리 노를 잘 젓는 사람이 하나 더 늘었다고 하지만, 그 배는 표류되기 쉽다.

이 책에서 리더쉽에 관련한 부분은 그런 생각이 다시 떠오르게 했다. 책은 좋은 예시와 역사적 사실을 적절히 배합하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를 하게 한다. 많은 사람을 관리하는 사람으로써, 알아야하는 심리, 리더쉽, 감정, 철학 등이 순차적으로 들어가 있다. 사람을 관리하는 사람이 사람에 대해 적어둔 이 책은 두껍지 않다. 읽는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는다.

과연, 하루에 짧은 짜투리 시간을 사용하여 읽어 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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