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에 묻다
이주숙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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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은 광주 북구 금곡동에 실제 하고 있는 산이다. 산 외로 실제 소설에 나오는 대부분의 배경이 존재한다. 이는 북구 뿐만 아니라, 동구와 화수군 이서면, 다양군 남면에 걸쳐 있다. 때문에 광주 전남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잘 아는 살이라고 한다. 책의 제목은 '무등산의 묻다'이다. 스릴러라는 정보 하나만 갖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의 표지에는 삽이 땅 속에 꽂혀 있는게 보인다. 의심할 여지 없이 땅에 '묻다'라는 표현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무등산'이 주는 의미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었다면, 아마도 나는 '묻다'가 주는 중의적인 표현을 더 잘 알고 읽기 시작했으리라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등'이라는 말은 불교 용어라고 한다. 이는 '평등'이 크게 이루어져 '평등'이란 말 조차 사라진 상태를 말한다고 한다. '평등'을 넘은 아주 평등한 상태...

사실 광주 시의 옛 이름은 무들골이다. '무등산'의 '무등'은 이 마을 방언인 '무들'에서 왔다. 사실 광주 시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평등'이다. 우리 사회는 '광주'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이미 역사적으로 알고 있다. 이런 광주라는 도시가 갖고 있는 전통적인 메시지가 '민주'가 특혜를 얻는 다는 생각과 함께 하여, 어저면 또 다른 내적갈등을 일으키는 요소가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 소설이 담고자 하는 내용과 어느정도 일맥상통하도고도 볼 수 있다. 소설의 주인공 이름은 '민주'이다. 너무나도 평범한 여자 아이의 이름이다. 배경지식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무등산이라는 배경과 민주라는 이름으로 무언가 더 추론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민주'의 아버지가 그녀의 이름을 이렇게 지은 것은 아버지가 갖고 있는 시대적 배경이 있어서 였다.

아무 뜻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주인공 이름에서 얻을 수 있는 시대적 배경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한 번 더 강조하게 한다. 작가는 '민주', '무등산' 등을 통해 이미 소설의 시작부터 많은 힌트를 독자에게 던저 준다. 과연 어떤 식의 이야기가 펼처질지 생각하던 독자들에게 이미 정답지를 과감하게 소설 첫 페이지에 적어두고 시작한다.

이 소설의 초반에는 나의 배경 지식 무지로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내성적인 아이와 시골에서 자란 여자아이의 심리와 일상을 이야기한다고만 생각했다. 심심하게 풀어가는 초반의 구성에는 담백한 소설이라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소설은 처음 심심한 배경설명을 시작으로 점차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길지 않은 소설이 중반부에 치닫고, 소설의 속도는 급격하게 빨라진다. 초반에 잔잔하던 내용인 뒤로 갈수록 속도를 내며, 읽는 사람들에게 속도감을 부여한다.

소설에는 지명이 'K'라고 소개된다. 하지만 무등산이라는 실재가 함께 등잔되면서, 소설의 배경은 '광주'로 알 수 있다. 소설에는 전라도 광주와 비슷한 경기도의 지역이 나온다. 꼭, 이니셜이 나오면 맞춰 보고 싶은 사람의 심리에 따라, 나는 여기서 '무등산'이 전라도에 있고, 고모의 전라도 사투리와 작가의 이름에 이 소설이 '광주 민주화운동'의 이야기를 담고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소설은 5월이라는 시기적 배경도 반복적으로 설명한다. '5월과 광주'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평등을 의미하는 산과 민주주의의 도시 그리고, 주인공 그녀가 받게 된 특혜라는 이름의 차별 등.

소설에는 이름이 같은 'K' 도시가 함께 나온다. 그리고 주인공이 한국의 실리콘벨리라고 부르는 도시까지 같이 나온다. 이는 경기도 광주와 전라도 광주를 이야기한다. 한글로는 두 도시의 이름이 같지만, 한자어는 다르다. 경기도 광주 넓을 '광'을 사용한다. 이 두 도시가 다른 점은 이름 뿐만이 아니다. 2017년 제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1위가 되기 전까지 경기도 광주는 정치 구도가 전라도 광주와는 다른 곳이 었다. 하지만 광주는 하남, 성남과 붙어 있어, 타지역인들에게는 이웃 도시와 비슷한 느낌을 갖기도 한다.

소설 속에 존재하는 '한국의 실리콘밸리'는 아마 성남 시를 이야기 하는 듯하다. 작가는 경기도 광주와 전라도 광주를 비교하며, 극적으로 주인공이 살고 있는 광주의 모습을 극대화한다. 성남 시의 현대적인 배경은 그녀가 살고 있는 무등산 근처의 광주와 비교된다. 주인공은 그런 위치에 대해 여러 번 강조한다.

다른 이들의 서평을 보면, 책에 나와 있는 구절을 적어두기도 하고, 내용을 정리해서 올리기도 하는데, 나는 그렇게 미리 읽어버린 소설을 다시 책으로 읽는 것이 몰입감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나의 글에는 소설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보다는 읽고 나서의 느낌과 그 배경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편이다. 사극을 보기 전에 유튜브에서 광고 영상으로 소개되는 설민석 강사의 간략한 역사적 지식을 설명한 영상을 보는 것이 영화를 더욱 재밌게 보는 것과도 같다. 이 책 역시, 많은 걸 알고 보게 되면, 몰입도가 떨어질 수가 있다. 때문에 나도 책에 대한 핵심적인 이야기는 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이 책은 평범한 일상에서 뒤로 넘어 갈 수록 반전의 매력이 있는 책이다.

쉽게 흘러가는 단서들이 산발해지며 증발하다가 후반부로 가면서 빠르게 중심으로 모여들며, 주제로 설명된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형준'에 대한 비밀이 처음 밝혀지는 장면이다. 작가는 이에 대한 특별한 설명이 없다. 다만, 이에 관해 처음 듣게된 주인공의 심리 변화에 따라 작가도 충분히 추론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작가의 사고력에 맡기고 진행을 시킨다.

얼핏 빠르게 읽어버리면, '뭐가 어떻게 되는 거야?'싶을 수 있지만, 어찌됐건, 그렇게 한 번 더 생각하는게 이 책의 매력일 것이다. 책은 두껍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다. 가볍게 한 번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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