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긍정 심리학 - 하루 한 가지만 실천해도 인생이 바뀌는
나카시마 테루 지음, 은영미 옮김 / 나라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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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긍정적인 사람이다.'

당돌하게 첫 페이지에서 책은 간단한 테스트를 한다. 한 도형을 보여주고 다음 페이지에 앞 페이지와 비슷한 모양을 고르라고 한다. A와 B중에서는 '당연히 B지!'

'B를 고른 당신은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여 있습니다.' 머리가 '띵'해졌다. 사실 나 스스로가 나를 더욱 모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파란 껍데기에 씌워 있어도, 빨간색 사과는빨간색이다. 자신을 감싸고 있는 껍데기 안쪽 면을 볼 수 있는 오직 유일한 사람인 '나'라는 존재가 어쩌면 지금 것 이토록 스스로에게 무심했는지 그 무책임이 한탄스럽기도 하다.

최근 좋지 못한 일이 있었다. 때문에 지금은 치유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살다보면, 항상 좋은 일만 일어날 수는 없다. 그 또한 그 과정 중 하나 일 것이다. 노란색 종이로 잘 포장된 책 한 권이 우체통에 놓여 있을때, 어린시절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는 기분으로 포장지를 뜯었다.

'역사책인가? 경제학책인가? 내가 무슨 책을 주문했었지? 알 수 없는 노란포장지를 뜯고 나니, 진짜 나를 위한 선물이 있었다. 몇 일 전 우연하게 MBTI 검사를 해본 적이 있다. INFJ라는 유형으로 나는 분류가 되었다. 어쩐지 설명을 듣고보니, 맞는거 같기도 했다. 무언가 나 스스로도 내가 누군지 잘 모르는 인구 1%의 희안한 유형이라고 했다.

어쩌면 포장지에 쌓여 있는 책처럼 나는 뜯어보지 않고서는 그 누구에게 내 존재를 알려주지 않는다. 또한 스스로에게 조차 누구인지 확신 시켜주지 않는 존재인듯하다.

'하늘의 달은 팔풍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교의 가르침을 저자는 수업 때마다 인용한다고 했다. 내 마음은 팔풍이 아니라, 자그마한 산들바람에도 본질부터 옮겨가는 나약한 깃털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더욱 굳세지고 강건해지기 위해서,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가.

이 책이 나에게 온 것은 우연하게도 하지만 필연적이게 나를 깨우치고 바꾸기 위한 세상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책에서는 바람이란 크게 좋은 바람과 나쁜 바람이 있다고 한다. 좋은 바람은 '이익, 명예, 칭찬, 즐거움'이고 나쁜 바람은 '쇠퇴, 훼손, 비난, 고통'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 8가지 바람 중 나쁜 바람을 피하려고 한다. 하지만 좋은 바람만 있어도 가지는 흔들리기 마련이다.

좋은 바람이 불어도 나쁜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가지가 있기 위해서는 기둥이 단단해야하고, 그 기둥 밑에 뿌리가 땅 속에 잘 자리잡아야 한다. 그 설명을 이 책은 그림을 통해 잘 알려준다.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대니얼 웨그너의 흰곰 효과는 실제 살면서 우리가 자주 겪는 효과이다. 흰곰을 떠올려야됀다는 강박보다 흰곰을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강박이 더 큰 심리적 압박을 준다는 이론은 결국 억압된 것은 반복적으로 되돌아온다는 효과라고 말할 수도 있다. 떠오르는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굳이 외면할 필요는 없다. 떠오르면 떠오르는대로 두고, 인정해보자. 좋은 점을 찾아보자. 그것을 인정할 때, 우리는 그 것들을 조금 더 편안하게 맞이 할 수 있다.

우리는 실패를 했을 때, 좌절하고 포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진행하던 것들을 그만두고 진행을 멈춘다. 하지만 실패가 곧 끝이라는 공식은 '실패'가 주는 부산물이 아니다. 그는 실패 후의 계획을 세우지 않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계획하거나, 시험공부를 계획할 때, 그 누구도 안 될 경우를 계획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는 실패 후 멈추겠다는 의지나 다름없다. 실패도 성공의 여러 과정 중 하나일 뿐이다. 당연히 성공으로 가는데 실패라는 과정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한다.

우리의 뇌는 단어를 기억할 때, 부정과 긍정어를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때문에 '실수 하지 말아야지' 한다면, '실수'라는 단어를 각인하고, '우울할 필요 없어'라고 말하면 '우울'이라는 단어를 각인한다. 때문에 누군가와 말할때는 긍정적인 단어를 반복하며 프레임 효과를 이끌어 내는 리프레이밍 효과가 좋다. 이는 능력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어쩌다 운이 없다.는 사고 방식을 시도하는 것을 말한다.

리프레이밍 효과는, 내가 아이들에게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를 되돌이키게 해준다.

-흘리면 안돼~ (X), 깨끗이 먹자(O)

-넘어지지마(X), 안전하게 와(O)

등 일반적인 대화에서 나는 얼마나 부정적인 말을 하고 있는가. 가장 무서운 것은 내가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책을 읽는 자리에서 돌이켜 생각해봐도 도저히 생각이 나질 않는 다는 것이다. 아이는 모든 것을 학습한다는데, 어쩌면 나의 행동과 언어 습관에 너무 무책임한 것은 아니었나 돌이키게 된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앞으로 말할때 나의 언어 습관에 대해 책을 읽은 이후 부터는 돌이켜 생각해볼 듯하다.

잠재의식은 365일 24시간 작동되는 매우 무서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했던 말과 생각을 실현 시키려고 노력하며,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는다. 또한 인칭을 구별 하지 않으며 현실과 이미지를 구별하지 않는다. 반복되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잠재의식의 이용에 관한 말은 뼈에 묻고 살고 싶을 정도로 공감하며 읽었다.

부정적인 사람도 긍정적인 사람들에 둘러 쌓여 있으면 긍정적인 사람으로 바뀐다고 한다. 나와 함께 있는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우리는 결코 작지 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는 아이, 부모, 배우자 등 가까운 사람일수록 강하다.

나로 인해 긍정적인 사람이 된 주변은 다시 나의 주변에 쌓이고 나를 긍정적인 사람으로 바꿔준다. 서로 좋은 영향을 미쳐가며 상생해간다. 이책은 마지막 부분에 게슈탈트의 시를 소개한다. 제목은 게르탈트의 기도라는 시이다.

*

게슈탈트의 기도

나는 나를 위해 산다.

너는 너를 위해 산다.

나는 네 마음에 들기 위해 사는 게 아니다.

너도 내마음에 들기 위해 사는게 아니다.

나는 나

너는 너

만약 우리가 만난다면 그건 정말 멋진 일이다.

비록 만나지 모한다 해도 그 또한 멋진 일이다.

아주 명쾌하지만 이 또한, 삶을 편안하게 해주는 시가 또 있으려나 싶다. 한국과 일본의 심리학 혹은 계발 서적을 읽다 보면, 미묘하게 다른 차이점이 있다. 한국의 계발서적은 대부분 기독교적이거나 서구문명의 시각에서 삶의 발전과 계발에 대해 서술하는 편이 많다. 하지만 일본의 계발서적들을 보면, 명확하게 그렇다라는 언급은 없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불교적인 시각을 많이 이야기 한다.

아무래도 그 국가에서 차지하는 종교의 비중 때문에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공감대를 일으키느냐가 도서의 인기를 좌우하기 때문이 아닐가 생각한다. 이 책 또한 나카시마 테루라는 작가의 책이다. 상처가 많은 사람들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치유책을 찾아본다. 아마 그들이 찾아보는 여러 방식 중에는 결국 '종교'라는 뿌리를 만나게 되는 필연적인 이유가 있는 듯 하다. 사실 따지고 보자면 종교가 가장 인간의 심리에 대해 많이 연구한 학문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책의 중간 부분에는 초록색깔의 눈이 편한 구간이 있다. 이곳에는 앞 뒤로 적혀 있는 이론들을 보조할 실천법들이 적혀 있다. 책을 읽으면서 앉은 상태로 조금씩 흉내를 내 본다. 어쩌면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그 방법들을 행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스스로 자기긍정을 높힐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인 지도 모른다.

요즘은 긍정 중독 혹은 긍정 강박에 의한 때로는 자신을 속이지 말라는 식의 이야기도 많다. 하지만 책을 덮기 전까지, 너무나 확실하게 가슴에 묻고 싶은 말이 있다.

긍정, 긍정, 긍정!!!

그래도 우리 삶은 짧다. 그래도 긍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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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세 살 직장인, 회사 대신 절에 갔습니다
신민정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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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민정 작가 님의 글이다. 일기 형식처럼 0일 부터 100일지 하루 하루를 기록했다. 그녀는 사회에서 적잖은 스트레스와 상처를 갖고 '절'에 들어갔다. 절은 도피처인 동시에 회복처이기도 하다. 그녀는 자신이 앉고 있는 스트레스와 상처를 앉고 절로 들어갔다. 그녀의 글은 0일에서 100일로 넘어가면서, 조금씩 진중하고 무거워지지만, 어찌보면 솜털처럼 가벼워지고 있다. 그것이 글에서 느껴진다. 성숙해져간다는 것은 더 많은 것을 짊어질 수 있을 때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더 많은 것을 놓을 수 있을 때를 말한다.

100일 수행을 하는 그녀가 하루 하루 달라지고 치유되는 모습을 보면, 나 또한 함께 치유되고 좋아지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은 아마 그녀의 첫 책인 듯하다. 그녀의 이 글을 읽고 완전한 그의 팬이 되기로 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자가회복능력이 있다. 아픈 상처에 새살이 돋아나듯, 자신이 처한 상황을 회복하고자 우리는 스스로 행동을 하게 된다. 누군가는 절로 들어가기도 하고, 누군가는 글을 쓰기도 하며, 누군가는 상대에게 화를 내기도 한다. 우리 스스로가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행하는 여러 행위들을 볼 때, 도피는 아마 가장 최후의 결정이지 않을까 싶다.

나 또한 절에서 진행하는 100일 수행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나도 그녀와 같이 종교가 명확하게 있지 않다. 하지만 철학으로써의 불교는 신뢰하는 편이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상처가 있다. 나 또한 비슷한 밀도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부단히도 방법을 찾았었다. 그러다 우연하게 알게 된, 법륜스님의 강연을 통해 많은 부분을 배우고 회복했다.

나 뿐만 아니라, 내 주변에도. 혹은 나의 주변 주변에도 상처가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가끔 교회나 절로 도피를 하기도 하지만, 법륜스님은 그들에게 따끔하게 이야기한다.

'병원으로 가세요!'

나는 종교가 치유해주는 수준의 상처는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 살갖이 벗겨지거나, 화상을 입은 곳에 잘 아물수 있는 약과 건강학 식사는 제법 효과적인 치유법이다. 하지만, 손이나 팔이 절단된 환자에게 혹은 교통사고를 심하게 호흡이 곤란한 응급환자에게 아무리 좋은 약과 식사법은 더이상 치유법이 아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병원이고 전문가의 의료행위이다.

하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적당한 고통은 어느정도 종교의 힘으로도 치유 가능 하기도 하다. 그 정도의 상처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어쩌면 상처받은 이들 중 행운일 지도 모른다.

그녀가 말하는 절에서의 스케줄은 살인 적이다. 새벽 5시 부터 예불 시간에 100배씩 열흘 동안 1만 800배를 함으로써 그 수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녀가 1만배를 하면서 겪은 여러가지 고뇌와 생각들은 내가 군대에 있을 적 겪었던 '천리행군'을 생각나게 했다.

천리 행군을 하다보면, 시작할 때는 옆에 동기나 후배, 선임들과 잡담을 하고 떠들기도 한다. 장난도 치고 놀기도 하다보면, 가끔 재밌기도 하다. 그러다 어느 순간이 지나면, 걷는 군인들은 하나 둘씩 말이 없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면 사람에게 쏠려 있던 시선이 경치나 풍경으로 옮겨간다.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산과 들도 보이고, 스쳐 지나가는 오래된 집이나 녹슨 자전거들도 보이기 시작한다. 그 수준을 넘어가고 수 시간을 더 걸으면, 이젠 경치도 보이지 않는다. 혼자서 알고 있는 노래를 흥얼 거려본다. 그렇게 또 몇시간을 지나면, 노래는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살아온 인생과 미워했던 사람. 좋아했던 사람. 내가 했던 후회스러운 말들. 내가 준 상처들. 온갖 잡념이 떠오른다.

시선이 밖에서, 안으로 접어 들어온다.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되고 손과 팔이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움직이고 있는 마지막 순간에는 내 몸과 마음이 분리된다. 마음은 무념무상의 상태가 되고 손과 발은 걷는데 집중한다.

이런 체험을 군대에서 해봤기 때문에, 그녀의 만배 경험을 조금이나마 이해 할 수 있었다. 그녀 또한 힘든 만배를 하는 도중 걸려온 회사의 스카우트 전화가 그녀를 유혹 했다. 그녀의 표현대로 몸은 절을 하는데, 머리는 이익을 계산하고 있다는 표현이 와닿았다.

절에서 지내는 동안 현실에서의 고통이 다른 사람이나 환경이 아니라 내 '생각'이 만들어낸 환상이란 걸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이를 일체유심조라는 불교 용어로 설명이 가능하다. 모든 것은 마음에 따라 달려 있다. 신라시대, 40세가 되어 중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도중 남양 어디선가 잠을 청하던 원효대사는 목이 너무 마라서 잠에서 깨어 맑은 물이 담겨진 바가지를 발견하고 벌컥 벌컥 그 물을 마셨다, 정말 개운하고 달던 그 물이 해골물이라는 사실은 원효의 유학 길을 멈추게 하고, 그의 인생을 통채로 바꾸었다.

몸과 마음의 균형이 깨지면 모든것이 망가진다. 사실 건강한 신체는 건강한 정신을 만들고, 건강한 정신은 건강한 신체를 만든다. 스티브 잡스는 불교를 공부하기 위해 젊은 시절 인도로 유학을 떠났다. 그곳에서 명상과 수행을 공부하던 잡스는 아이러니하게도 세계에서 가장 큰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회사의 대표가 되었다. 바쁜 현대인 일수록,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 스케줄관리나 할일 리스트를 짜면서 깔끔하게 자기를 관리하는 사람일 수록 '쉼'을 배워야 한다. 모든 욕심과 스스로를 몰아 세우는 일들도, 사실은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깨우쳐서 조절해야 한다. 술을 마실때, 주량을 파악해야 적당히 기분 좋게 술자리를 하는 것처럼, 자신이 감내할 수 있는 욕심과 스트레스의 정도를 파악하고 조절 할 수 있어야 한다.

내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은 내가 아니면,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 누구도 확인하지 않고, 나조차 확인하지 않는 감정들은 내 속 어딘가에서 곪아 썩어간다. 썩은 감정은 주위에 다른 감정을 오염시키고 나는 그렇게 부패 되어져간다. 스스로 보살펴야 한다. 혼란과 혼돈으로 내버려 두어선 안된다.

사람의 마음은 그릇과도 같다. 부정적인 생각과 미움을 마음에 담아두면, 긍적인 생각과 사랑을 담아둘 공간이 부족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을 비워야 새로운 것들을 채워 낼수 있다. 그것을 수행과 명상이 이끌어준다. 계속해서 채워지는 여러 감정과 생각은 계속해서 비워 줘야한다. 때문에 명상은 매일 같이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녀의 깨닳음 중에는 '웃기'에 관련한 깨닳음도 있다. 일정의 웃음을 채우라는 미션에 그녀는 웃기 위한 여러가지 소재를 찾았다고 했다. 그러다 깨닳은 '웃기 위해서는 어떤 소재가 필요한게 아니다. 그냥 웃으면 된다.'라는 깨닳음도 너무나 소중한 깨달음 인것 같다. 행복해지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냥 행복해지면 된다. 웃음과 행복, 기쁨, 사랑. 여러가지 것들에 우리는 스스로 조건을 단다. 조건부 행복과 조건부 웃음, 조건부 사랑과 기뿜을 달지만, 실제로 그것들은 조건 없이 언제나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나를 괴롭히는 과거도 불안케하는 미래도 모두 존재하지 않는 헛된 망상이라는 것 모든 것들이 일체유심조라는 것, 2500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석가모니의 말씀이 지금 그녀와 내게 왔다는 것 모든 깨닳음은 사실 우리가 아니라도 지금이 아니라도 언제든지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그것을 굳이 미루고 미루어 뒤늦게 찾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항상 그녀의 미래를 응원하고, 이 책을 읽은 많은 독자의 미래 또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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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위한 하버드 공부법 - 최고의 인재를 만드는 최강의 공부법
한상륜 지음 / 북카라반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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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다닐 적에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뉴질랜드의 모 Girls Grammar School 이었는데, 방과후에 아이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면 청소기를 들쳐 메고 청소를 하던 아르바이트였다. 당시, 그 곳에서 가장 명문이던 학교였다. 그 학교를 청소하면서 정말 많은 걸 느꼈다.

'여유'

밤 10시가 넘어도 불이 꺼지지 않는 우리의 고등학교와는 다르게, 오후 3시만 되면, 학교에 남아있는 학생은 얼마 없다. 오히려 선생님도 많지가 않다. 그런 환경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대학은 프린스턴이나 하버드 같은 명문대학교를 간다고 했다.

제주도에서 내가 살고 있는 남쪽에서 출발하여 서쪽으로 차를타고 한 시간을 더 넘게 이동하면 영어 마을이 나온다. 얼핏 보기에 외국 같아 보이는 마을인데, 들어가면 마을 전체가 깔끔하게 정리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영어 마을로 과외를 하러 간 적이 있다. 영어 과외를 하러 간다고 생각하고 갔던 길이었다.

포르쉐나 벤츠와 같은 고급 차량이 줄지어 세워 있는 영어 마을 근처의 아파트의 어느 문의 초인종을 눌렀다. 중학생 어느 여학생이 문을 열어주었다. 학생과 몇 분의 이야기를 했다. 가고 싶은 곳은 하버드 대학교이고, 다른 과목은 그럴 저럭 괜찮은데 수학이 문제라고 했다.

나는 수학을 배우고 싶다는 아이를 붙잡고 2시간 가까운 과외수업을 진행했다. 학생은 시간을 맞추기 쉽지가 않았었는데, 봉사활동과 경마를 배우러 가야하는 시간이 따로 있다고 했다. 내가 대학을 들어갈 때는 SAT를 시험보지 않았다. 영국연방국, 즉 뉴질랜드나 호주, 영국과 같은 국가는 IELTS 시험을 치고 대학을 들어간다. 때문에 나는 여러 시험 유형에 대해서 꽤나 알아봐야 했다.

내가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첫째, 영어를 잘하면 좋다.

둘째, 말하고 쓰고, 토론을 잘하면 좋다.

셋째, 독서를 많이 하면 좋다.

이 책은 내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과 많은 부분에서 일맥상통하기도 한다. 하지만 막연하게 우리 자녀가 하버드 대학교를 보내겠다는 욕심만 가지고 이 책을 핀다면 반드시 후회할 것이다. 이 책은 꿈이 어느정도 구체화된 아이와 학생들에게 필요한 책이며,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어느정도의 환경적 기반이 갖추어진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인 것 같다.

요즘은 개천에서 용이 나오기 힘든 시대이다. 그것은 우리나라만 그렇지 않다. 해외에서도 비슷하다. 이 책은 하버드 대학을 들어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지 않다. 책을 읽다보니, 하버드의 철학에 호기심이 강하게 생겼다. 저런 철학이 있는 교육 집단이라면, 분명하게 좋은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

단순히 시험 점수가 잘 나오거나 암기한 내용이 많아 명문 대학교를 입학하는 우리 나라의 입시제도와는 다르게 하버드는 국제적 '리더'를 키우는 학교이다. 그들에게 성적이란 입학을 위한 최소한의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사실 그들의 철학은 교육이 하고자 하는 정확한 방향과 맞닿아 있다. 완전한 인격의 리더를 발굴해 내는 작업 말이다.

그런 집단으로 들어가는 일은 매우 좋다. 하지만, 들어가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들의 철학 대로 우리 아이들을 키운다면, 그 것 또한 좋다고 생각한다. 하버드라고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우리가 만들어낸 상상의 매개체에 불과하다. 그들이 전하려는 철학과 교육방식을 우리 부모가 아이들에게 전달한다면, 우리 아이들 또한 하버드가 바라는 리더에 조금이나마 가까워 질 수 있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정확하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어찌 됐건, 나는 그렇게 생각하다. 빌게이츠나 마크주커버그, 더스틴 모스코비츠 등의 많은 부자들은 하버드 대학을 중퇴하고도 세계적인 리더이자 부자가 되었다. 그들의 목적은 '하버드'라는 허울이 아니라 하버드가 주는 철학 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하버드에서 배운 철학과 인맥을 통해 좋은 비지니스를 만들어 세상을 이롭게 했다.

영재와 신사를 동시에 길러내라.

역경과 고난도 스스로 이겨내라

사고하고 창조하는 리더가 되라

독서와 학습을 즐겨라

영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구사하라

철학을 즐겨라

컴퓨터 코딩을 배워라

수학과 과학에 취미를 붙혀라

명상과 호흡법을 배워라

운동과 예능을 소흘히 하지 마라.

중국어를 공부하라.

사실은 좋은 대학을 가는 법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주제이다. 저런 습관과 사고법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치있는 삶을 살고 의식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이다. 그런 사람이 되는 과정에 좋은 대학을 가서 배우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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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만 몰랐던 매혹적인 바다이야기 27
고명석 지음 / 청미디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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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헤밍웨이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 준 소설이 있다. 그의 마지막 소설로도 유명한 '노인과 바다'이다. 늙은 어부 산티아고가 84일동안 물고기를 잡지 못해 괴로워하다 잡게된 청새치를 얻기 위해 분투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바다는 '삶'이다. 긴 무료함을 주고 찰라의 쾌락을 안겨준다. 고난과 역경을 주지만 결국은 허무하게 빈손으로 끝나는 인생과 같은 곳이 바다이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바다와 함께 있었다. 태어난 '섬'이라는 특수성은 평생을 벗어나지 못했다. 제주라는 섬에서 태어나,태어나 처음 해외여행을 떠난 곳은 '일본'이었다. 지난 10년 간 유학하고 사회생활 했던 곳은 '뉴질랜드'이다. 다시 돌아온 곳 또한 제주라는 섬이다. 이렇게 '섬'에서 '바다'를 곁에 두고 살다보니, 바다는 항상 나와 뗄 수 없는 공간이다. 차를타고 5분이면, 관광객들이 수 개월을 바라고 미루던 해안도로를 볼 수 있다. 해안도로 한 쪽 끄트머리에 차를 대어 놓고, 수 분을 오고 가는 파다를 바라보면, 걱정거리들이 위로 되기도 한다.

차에서 흘러나오는 에어콘 바람을 꺼두고, 창문을 조금만 열어 바다냄새를 맡으면, 나의 머릿속은 육신을 놔두고 혼자서 시간여행을 떠난다. 짧은 바지에 슬리퍼 하나만 대충 신고 현무암 돌덩이를 밟으며 바닷가에서 놀던 어린 시절이 아주 짧은 순간에 스쳐지나간다. 뉴질랜드의 바다도 참 아름다웠다. 무언가 아주 먼 외딴 섬에 어느 인류들과도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되면, 엄청나게 광활한 바다가 낮설기도 하지만, 때로는 막연한 상상에 잠기기도 한다.

저자인 고명석 작가는 작가 소개를 아주 간략하게 했다. 정확히 그거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알지 못하고 책을 펴들었다. 그저, 작가 소개에는 평범한 남자이다. 스포츠를 좋아한다. 해양 경찰에 몸담는다. 정도의 사소한 정보만 적혀 있다. 그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한채, 그가 바다를 좋아한다는 사실 단 하나만을 인지하고, 첫 페이지를 폈다. 누군지 모르는 사람의 글을 읽을 때는 뉴질랜드의 막연한 바다처럼 낮설기도 하지만 때로는 막연한 기대감을 주기도 한다.

책은 당돌하게도 '스타벅스 커피'의 명칭을 이야기 하며 시작한다. 이런 식의 전개는 독자들에게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로, 그리도 다시 바다로 넘어가는 전개는 매우 매끄럽고, 자연스럽다. 뒤로 갈수록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의 문체 또한 좋다. 이 책은 그저 단순한 바다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다. 매우 포괄적인 상식들을 담았다. 이미 알고 있는 상식도 있지만, 헛웃음 나올 정도로 재밌는 상식들도 많다.

넘어가다보면 그린란드 상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린란드 상어는 수명이 500년 정도된다고 한다. 기존에 바다거북의 수명이 가장 많다고 알고 있던 내가 알게된 새로운 상식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2017년 노르웨이 근해에서 발견된 한 그린란드 상어는1502년에 태어난 걸로 밝혀졌다고 한다. 임진왜란이 일어났을때 그의 나이는 이미 90살이었던 샘이다. 이런 생물의 존재는 우리를 겸손하게 만든다. 이 상어는 150살이 되어서야 짝짓기와 번식을 한다고 한다. 그렇게 치자면, 나와 같이 태어난 녀석은 내가 죽을 때까지, 유아기도 벗어나지 못한 샘이다.

그 짧은 세월을 살고 있는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짭은 인생을 살고 있는지 감 조차 잡지 못한다. 밤 중에 내 귓속을 '윙' 거리다. 죽는 모기의 수명은 3주다. 모기가 동물의 피를 빨아먹는 이유는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고 한다. 모기는 짝짓기를 할 시기, 알을 낳을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 피를 빤다고 한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아이를 위해 모기는 그 짧은 3주의 인생을 다 살아보지도 못하고, 삶을 마감한다. 어쩌면 그린란드 상어에게 우리의 인생은 모기보다 조금 더 오래 사는 동물일뿐 일지도 모른다.

결국은 사람은 누구든 아이를 키우고 사랑을 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그래야할 짧은 인생을 즐기지도 못한다. 어쩌면 모기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 인간을 모기에 비교하는 것이 비약이라고 볼수도 있다. 하지만, 책에는 재밌는 상식들이 참많다. 지구역사상 가장 큰 생명체인 대왕고래의 이야기도 있다. 대왕고래는 길이 33m에 200톤에 육박하는 거대한 생명체이다. 자그마치 혀의 무가만 하마와 비슷한 2.5톤이라고 한다. 우리는 어느 생명체의 '혀' 보다도 3분에 1도 안하는 무게를 갖고 태어난 존재이다. 인간의 존재를 한 없이 작고 초라하게 만들다 보면, 하늘에 떠있는 별과 우주로 생각을 확대해 가게 된다. 그렇게 확대하다보면, 우리의 근심과 걱정이 얼마나 티끌 같고 존재 없음의 존재인지를 알게 된다.

그런 우주로의 확대는 내가 경험해 볼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다. 어쩌면 우리는 밤 하늘을 바라보며 반구의 하늘에 우주를 생각해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차를 타고 나가면, 끝없어 펼쳐진 바다 또한 우리의 기준에서 무한한 미지의 세계인 것은 우리라는 미개한 존재에게 우주와 동등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책은 역사와 생명 그리고 경제 등에서 헛웃음 날 정도로 재미난 상식들을 정리해 놓았다.

사람들과 이야기 하다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외 종류의 책이 확실한 경우가 많다. '에세이를 좋아한다.' 혹은 '소설을 좋아한다.', '경제를 좋아한다.' 하지만 사실 책이라는 것은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읽어서도 좋지만, 왠지 내가 고르지 않을 것 같은 선택을 했을 때, 새로운 배움에 대한 희열을 느끼게 해주는 좋은 도구이기도 한다.

나는 인생 전체를 살펴보면, 남들이 경험해보지 못할만한 특이한 경험을 많이 하게 됐다. 그것은 내가 선택하는 습관에서 기원하였다. 나는 왠지 내가 선택하지 않을 것 같은 선택을 하는 걸 즐긴다. 원래의 내가 선택하지 않을 것 같은 선택들을 함으로써 운명을 거스르는 듯한 희열을 느낀다. 그렇게 하다보면, 아주 평범하고, 시시한 나의 성격과 정반대로, 재밌고 특이한 경험들을 많이 할 수 있다.

'바다에 대한 책'

어쩌면 누군가는 관심조차 두고 있지 않은 주제 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운명을 거스를때, 내가 운명을 주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재미난 책을 만날 확률은 내가 스스로에게 고립될수록 줄어든다. 좋은 책을 만나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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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내일 - 기후변화의 흔적을 따라간 한 가족의 이야기
야나 슈타인게써.옌스 슈타인게써 지음, 김희상 옮김 / 리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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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란 무엇일까? 교육이란 지식과 기술 따위를 가르치며 인격을 길러주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살면서 목적전치현상을 많이 겪는다. 가령, 행복하게 살기 위해 돈을 벌다보니, 돈을 벌려고 행복을 미루는 행위처럼 말이다. 교육의 사전적 의미처럼 교육의 목적은 결국 '인격 수양'에 달려 있다. 인격 수양을 위해,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는 행위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교육기관으로 학교, 학원, 과외, 공부방 등이 있다. 이런 기관들의 하는 역할의 최종 목표가 과연 얼마나 '인격 수양'과 연관되어 있는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얼핏 여행 서적 처럼 보이는 이 책을 읽고 왜 교육에 관해 생각이 많이 들까? 지은이인 야냐 슈타인게써와 옌스 슈타인게써는 언론인이자 작가이다. 그는 독일에서 민족학과 사회학을 공부했다. 그리고 글을 쓰는 직업을 가졌고, 그 글을 타인들에게 알리는 직업을 가졌다. 그들이 갖고 있는 가치관은 참 배울 부분이 많다.

두 부부는 네 아이와 함께 세계 여러나라를 여행하면서 기후변화와 세계의 내일에 대해 책을 작성했다. 작년에, 3살이 조금 넘은 아이들을 데라고 여행을 갔었다. 여행코스는 아이들을 위주로 아이에게 재밌고 좋은 걸 보여주자는 취지였다. 에버랜드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아울렛. 풍경 좋고 실내 수영장이 딸려 있는 팬션까지.

나는 최대한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구성을 여행에 잔뜩 넣어 놓았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은 차에서 울기도 하고, 때를 쓰기도 했다. 운전을 하다보면 예민해지는 성격탓에 소리가 커지기도 하고, 올라오는 화를 참기 위해 여러 차례, 눈을 감고 화를 삭혀 보기도 했다.

'여기에 온 목적이 무엇이지?'

아이들은 차에서 내려 진짜 목적이 왔을때는 기진맥진해 있거나 잠에 들기 마련이다. 그야말로 목적이 전도되었다. 아이를 위해 여행을 간 것이 아니라, 여행을 위해 아이들이 희생하고 있던 것이다. 책을 읽고서는 부끄러운 부분이 많았다. 아이에게 나는 무엇을 가르치고 있던가. 부모의 확실한 철학은 아이의 성장 배경을 다르게 만든다. 나는 기껏 해봐야, 에버랜드에 인간들에 의해 갇혀있는 동물을 보여 주거나, 기껏 타고왔던 자동차와 별반 다르지 않은 전동 레일차를 태워 주고 있었다. 이게 과연 교육이었까?

이 부부는 아이들과 세계여행을 떠난다. 북유럽부터 시작하여,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호주 그리고 유럽까지의 여행지를 돌면서, 고급스러운 호텔이나 관광지를 돌지 않았다. 거의 노숙에 가까운 잠을 자기도 하고, 걷기도 힘든 돌무더기의 길을 수레를 끌고 다니기도 하며, 온갖 고생을 했다. 게다가, 이 가족의 여행 테마가 가장 확실했다. 지구 온난화와 사막화 처럼 세계의 환경과 기후의 변화에 대해 아이들과 체험하는 것이 그들의 테마였다.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고생하고 느끼고 체험했다. 부모가 고생하는 것도 함께 겪으며, 서로 의지하고 공부했다.

에버랜드와 아울렛. 나의 계획이 씁쓸했다. 나의 아이들은 무엇을 배웠을까? 아이에게 좋은 것을 체험시킨다는 나의 교육철학이 형편 없음을 지각했다. 아이는 아마, 화내는 아버지와 편하게 쉬고 싶어 하는 부모를 보았을 것이다. 책의 마지막까지 반성하고 반성했다.

우리나라의 여름이 너무 덥다. 예전에도 이렇게 더웠나? 싶지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에어콘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식당에서는 밥도 먹으러 가지 않는다. 마치, 우주 공간 속 산소 마스크 처럼, 에어콘이 우리에게 필수 생활 용품이 되어버렸다. 매년이 그렇게 더워지고 있는데, 우리는 아이들에게 우리가 만들어 준 환경에 대해 이렇다 설명해 줄 이야기 조차 준비하지 않았다. 우리 아이들은 아마 우리가 겪었던 기후를 죽을 때 까지 겪어보지 못할 것이다.

'예전에도 이렇게 더웠나?'가 아니라 '원래 이렇게 더운거다'라고 인식한 아이들은 아마 우리와 비슷한 과오를 저지르며 다음 세대들에게 더 안좋은 환경을 물려줄 지도 모른다.

책은 글보다 사진이 많다. 하지만 글을 읽는 시간보다 사진이 나온 페이지를 읽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사진은 글보다 더 많은 걸 담기도한다. 뉴질랜드에서 마지막날을 보내던 날, 회사에서는 회식을 해 주었다. 오늘이 남반구에서 보내는 마지막날이 될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자, 건물 밖으로 나와 하늘을 보게 됐다. 그때 올려다 본 밤 하늘이 잊혀지지 않는다.

정말 티끌 하나 없는 하늘이 우주공간을 유영할 수 있을 듯 깨끗하고 아름다웠다. '공간이 보인다.'라고 표현하면 맞을까? 알딸딸한 기분을 술기운이 만들어준다. 이 아름다운 하늘을 사진에 담고 싶었다. 들고 있는 최신식 핸드폰으로 하늘을 찍었다. 분명, 가슴을 뻥하게 뚫어주던 시원 시원한 하늘이 사진에 담겨져 있을 때는, 검은 하늘에 하얀 점이 몇 개 찍힌 멋대가리 없는 평면 밖에 아니었다. 몇 장의 사진을 더 찍고서, 사진 찍는 일을 그만두었다.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대자연의 경의로움은 실제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어보지 못한다면, 아무리 기술 좋은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이라고 하더라도 0.01%도 담아내지 못한다. 그런 확신이 있다. 책은 옆으로 넓은 정사각형이다. 왜 책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처음에는 고개가 갸우뚱 해졌으나, 그때의 감성을 생각하면, 아마 작가는 책이 담고자 했던, 경의로운 자연을 1cm라도 더 효과적으로 보이게 하려고 하지 않았을가 싶다. 물론, 아마 책은 작가가 보고 겪은 자연을 극 일부도 표현하지 못했을 것이다.

자연에 대한 경고를 반성하는 이 책은, 의외로 아름다운 사진이 참 많다. 그 모순을 통해 아마도 더 자연을 지켜야한다는 경각심을 깨워주려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 인간은 자연을 참 여러가지 방식으로 괴롭혔다. 벌목을 통해, 지역을 사막화 시키기도 하고, 아시아에 살고 있는 동물을 오세아니아로 옮겨와 생태계를 파괴하기도 하며, 온갖 불순한 화학물질을 태워 이산화탄소를 배출시키고, 물을 오염 시킨다. 그렇게 환경 파괴에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당연히 우리의 환경은 고통 받기 마련이다.

자연은 자연 치유의 기능이 있다. 너무 더운 날은 비를 내려 기온을 내리게 하고, 너무 추운 날은 눈을 내려 기온을 올리게 한다. 그 뿐만 아니라, 공기의 이동에 따라 저기압 고기압의 오름과 내림으로 태풍의 진로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자연적으로 불필요한 것은 없애고, 새로운 생명과 무생물에게 기회를 주기도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우리 인간에게 치명적인 질병으로 부르지만, 자연 생태계에서 보자면 필연적으로 생길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기도한다.

부부의 아이인 미오는 부모에게 억만장자게 되고 싶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아무리 교육을 하더라도, 아이들를 키우는게 그렇게 낭만적인 이른 아니지.'

그렇게 내심 그 부부의 노력을 비웃었다.

하지만 바로 다음 페이지, 아이가 억만장자게 되고 싶은 이유를 설명한다.

"돈으로 나는 숲을 살 거야. 그리고 밭도 사서 독이 없는 채소를 키울 꺼야."

다시 또 한방 먹었구나. 나의 옹졸했던 편견을 스스로 비웃었다. 우리는 실제 Explore를 잃었다. 이젠 누구도 여행이나 관광을 하지 explore를 하지 않는다. 대신, 내리 쫴는 햇볕을 밑으로 에어콘을 킨 방바닥에 엎드려 이불을 덮고, Internet explorer를 접속한다. 어제 우리 아이들 또한, 편안한 방바닥에 에어콘을 키고, 누워서 유튜브를 보여주었다.

나는 무슨 교육을 하고 있는가?

책의 마지막에 이런 부록이 있다.

'아이들과 여행할 때 필요한 준비물'

거기에는 망원경, 신발, 모기장과 같은 필수품들이 적혀 있다. 하지만 거기에 눈에 뛰는 준비물이 있다. 다른 준비물은 지금이라도 전부 마트에서 사서 준비 가능한 준비물들이었다. 하지만 내가 눈에 뛰던 그들이 제시한 준비물은 나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충분한 시간과 임기응변의 여유'

나는 얼마나 바쁘게 살고 있기에, 이토록 아이들을 망치고 있는가? 반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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