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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들
정해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5월
평점 :
정말 정신없이 빠져 읽은 책이다. 뒤로 갈수록 속도감이 붙으며 책장이 넘어간다. 오른손에 잡힌 책장이 얇아 질수록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은 학교에서도 모범생으로 알려져 있는 한 여고생의 사망 사건에 관한 소설이다. 여고생을 중심으로 가장 친했던 친구, 남자친구, 남자친구의 부모, 학생의 부모, 담임 선생님까지 다양한 인물이 용의 선상에 오르며 각자의 시선이 그려진다.
사건은 물론 '여고생의 사망사건'이 주가 되지만 각 개인의 입장에서 다양한 상황과 심리가 묘사되어 있다. 각각의 개인사는 모두 이해가 가능하면서 의심스럽기도 하고 소설이 끝난 뒤에서 그들의 삶 다음 장면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각 용의자들은 각자 자신들만의 갈등이 있는데 시어머니와 며느리, 아들과 엄마, 아내와 남편, 가장 친한 친구들까지, 그 사이에 묘사된 다양한 이야기들이 소설이 흘러가고 하는 '살인사건'의 이야기와 별개로 흥미롭게 진행된다.
어떤 소설이건, 영화건 다 읽고 나서도 그 인물들이 그 다음 삶이 궁금하다면 그 책은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물론 '추리소설'이지만 단순한 '추리'를 떠나 각 인물의 삶에 대한 호기심이 일어나는 점에서 마음에 든다. 어쩌면 각각의 인물에 대한 다음 삶을 묘사한 글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구매하고 읽어 볼 것 같다.
'정해연 작가'의 소설은 웬만하면 실패를 하지 않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유학시절 부터 '영화감상'을 몹시 좋아했다. 최대 2시간이면 '기승전결'이 완료되는 짧은 여가가 마음에 들었다.
책을 정말 좋아하는 이들은 1권, 2권, 3권의 형식으로 분권 된 책들도 부담없이 읽는다는데 개인적으로 그렇게 분권된 책에 대한 부담이 있는 편이다. 일단 '시간적 여유'가 없기도 하고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장시간 하나의 이야기에 몰입하다가 플롯을 놓쳤을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해연 작가의 소설은 주변이 시끌거리는 와중에도 몰입하여 읽기 좋고 딱 아쉽게 입맛을 다시며 끝낼만큼 적당히 여운을 주는 분량도 좋다.
패드나 모니터를 들여다 보는 시간이 많은 만큼 혹은 지나치게 많은 청각 정보가 들어오는 것이 스트레스인만큼 요즘은 '영화'보다는 '소설'이 더 맞는 것 같다.
적당한 분량, 직관적인 플롯, 짧고 간결한 문장은 영화나 드라마를 소설로 대체하기 충분하게 만든다.
정해연 작가의 글을 우연하게 보게 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와 서점에 가서 '정해연 작가'의 모든 책을 '싹~'하고 구매하고 나온 적이 있다. '홍학의 자리'가 대표작이라고 하여 '홍학의 자리'를 제외한 다른 주변 소설부터 먼저 읽고 있는 중이다.
'홍학의 자리'는 초반 챕터 하나 정도를 두어번 읽다가 그만둔 상태다.
'나중에 제대로 집중해서 읽어야지'하고 아껴둔 상태다. 개인적으로 '용의자들'은 '홍학의 자리'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물론 '홍학의 자리'를 아직 읽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그 배경이 '여학생 살인사건'으로 시작한다는 점과 그 배경이 학교라는 점에서 비슷한 분위기를 느낀 것 같다.
예전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 빠져 읽을 때가 있었다. 벌써 20년도 넘었는데 글이 쉽고 직관적이라 즐겨 읽었던 것 같다. 워낙 다작하는 작가이기에 그가 쓴 모든 작품을 다 읽을 수는 없지만 같은 작가의 글을 계속 읽다보면 흔히 같은 반찬을 매일 먹을 때와 같이 '물리는 느낌'을 갖게 된다.
특히 작가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작법에 대해 적응하게 되는데 그렇게되면 솔직히 소설이 기술적으로 흘러간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실제로 그렇게 한번 그 느낌을 갖게 되면 꽤 오랫동안 그 작가의 다른 책을 읽는 것에 거부감이 생겨 버린다.
이런 이유로 같은 작가의 글은 약간의 텀을 두고 읽는 것이 좋다. 아마 정해연 작가의 다른 책들도 아껴가며 다른 책들과 섞어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