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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와 전쟁으로 다시 읽는 한중일 세계사 - 지리는 어떻게 동아시아 3국의 운명을 뒤흔들었나?
이동민 지음 / 갈매나무 / 2026년 4월
평점 :
역사를 보다보면 단순히 '정치'만으로 해석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끔은 '경제'가 해석의 역할을 돕기도 하고 가끔은 기후가 해석의 역할을 돕는다. 마찬가지로 역사를 해석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바로 '지리'다.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를 보면 그 도입부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뉴기니'를 방문하고 있던 토착민 '얄리'와의 대화다.
"왜 당신들(백인)은 그렇게 많은 문명을 발전시켜 뉴기니까지 가지고 왔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한가. "
책은 그 질문을 시작으로 시작한다.
'왜 그런가', '왜 세계는 공평하지 못하고 어느쪽은 반드시 가난하고 어느쪽은 폐망하더라도 다시 부유해지는가'
1, 2차세계 대전에서 폐망한 국가들이 다시금 21세기에 강한 경제력을 갖게 되는 일을 맞이하면서 어쩌면 단순히 '민족적 근성'이나 '정치'만으로 해석되지 않는 필연적 인과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한반도 지도를 보면 그 외형이 참으로 기묘하다. 서쪽으로는 대륙 세력의 끝자락에 붙어 있으며서 동쪽으로는 열도가 마치 의도라도 한 것 마냥 태평양 길목을 '포옥'하고 감싸고 있다.
이런 지형적 특색은 실제로 동아시아의 근대사에도 영향을 줬다. 서쪽 끝에서 시작한 '산업혁명'은 실제로 그들의 필요 따라서 증기선을 만들어냈다.
산업혁명 이전의 전통 강국이라면 '대륙 농업 기반 국가'였다. 대표적으로 '프랑스'가 그렇다. 프랑스는 강한 농업생산력을 기반으로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는 국가였다. 이후 산업혁명으로 그 패권이 '해양'으로 이동한다.
영국의 산업혁명은 많은 공급을 만들어 냈을 뿐만 아니라 막대한 생산량을 소비할 소비처를 찾아 낼 수 있었다. '증기선'이 발전되면서 영국의 상품 수출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들은 증기선으로 만들어진 상선에 막대한 공급품을 싣고 세계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흔히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으로 우리가 '일본'에 비해 개화 시기가 늦어졌다는 해석을 많이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의 상선의 '한번도'로 들어가기에는 지리적으로 접근 비용이 높았다.
한반도 서해는 수심이 앝고 조수 간만의 차가 큰 편이다. 항해 기술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에는 대형 상선이 안정적으로 접근하기에 어려웠다. 반면 일본은 태평양에 면해 있다.
깊은 수심과 자연 항만을 갖춘 구조는 외부 세력이 들어오기에 훨씬 유리한 편이었다. 앞서말한 '쇄국정책'은 당시 시기적으로 '한반도'만의 정책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 모두의 정책이기도 했다.
즉, 단순히 문을 닫았느냐, 열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외부세계가 얼마나 수비게 들어 올 수 있는가,의 문제에 가까웠다.
실제로 산업혁명 이후 서구 열강은 증기선을 기반으로 해양 네트워크를 확장했고 이때 그들이 우선적으로 접근한 지역은 당연히 접근성 높은 항구였다. 그런 이유에서 일본은 자연스럽게 그 경로 위에 있었다.
대표적으로 '페리 제독의 일본 개항'이다. 미국은 군함을 이끌고 일본에 직접 접근하여 개항을 요구했다. 물리적으로 도달한 지리적 특성 때문이었다. 반면 조선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기에 꽤 까다롭다.
과거 '카미카제'는 몽골군이 일본으로 접근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했다. 대륙 세력으로부터 일본은 고립되기도 했다. 고려는 당시 몽고군에 침입을 받았지만 개화가 늦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지형'이라는 것은 반드시 '특정 장점'만 있거나 '단점'만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양면이 다 존재한다. 고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것이 어쩌면 정치와 경제가 아닐까 싶다. 과거 '스페인'을 비롯한 패권국이 '은'을 기축통화로 사용할 때, 일본의 은 생산량은 엄청나게 많았다. 이또한 일본에게는 엄청난 기회였다. 고로 단순히 한 국가의 역사는 '단독'으로 존재할 수 없고 지구 반대편의 다른 국가에 영향을 받으며 경제, 기후, 정치 등 모든 부분에 영향을 받는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다양한 갈등 상황과 이로인한 '원유공급' 차질로 '지도'와 '전쟁', '지리'가 얼마나 역사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과거는 '미래'를 볼수 있는 '선견지명'이 될 수는 없지만 우리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더 잘 알 수 있게 된다. 요즘과 같이 국제정세가 어지러운 시기에 가볍게 한 번 일독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