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 책의 원작이 '일본'이라는 생각을 전혀하지 못했다. 한일 양국가 문체의 특징이라면 대체로 주술관계가 짧다. 게다가 일본책의 특징이라면 글이 직선적인 느낌이 있다. 이 책에서는 문장을 풀어가는 과정이 다소 '영미권 번역체'스럽다고 생각했었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 봤지만, 어쩐지 혼자만 느꼈던 모양이다.
왜 이 소설은 일본 소설 같지 않았는가,
대체로 감정이나 사유가 직선으로 제시되는 일본 문학의 특징이라면 독자가 인물의 생각을 따라간다는 점이다. 다만 그 생각을 해체하도록 요구받지는 않는다. 이것이 내가 느낀 일본 문학의 강점이다.
'명료함'
다만 이 소설은 그렇지 않았다.
문장은 결론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는 느낌이 없다. 모든 문장이 '보류'된 상태로 다음을 향해 넘어가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방식은 '영미권 번역서'에서 자주 느껴졌었다.
다시 작가 '스즈키 유이'를 살펴봤더니, 세이난가쿠 대학에서 외국어학연구과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단다.
어찌됐건, 다시 소설로 돌아와서 주인공 '도이치'는 그 문장이 괴테의 말인지 단정하지 못한다. 출처를 좇고 번역을 비교하고, 맥락을 살피는 과정은 있으나 명쾌한 해답은 주어지지 않는다.
그저 그 문장을 둘러싼 시간과 일상, 관계를 조용하게 보여 줄 뿐이다. 결혼기념일의 식사, 아내와의 대화, 학자로서의 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