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망상 - 잘못된 믿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조 피에르 지음, 엄성수 옮김, 김경일 감수 / 21세기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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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믿고 있는 것들 중 상당수는, 사실 당신의 생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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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라는 것은 과연 개인의 내부에서 자율적으로 생성되는 것일까, 아니면 언제든 외부에서 만들어지고 조작할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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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과 즐겁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는 법'이라는 책에 보면 이런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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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들, 즉 '지구 평평론자'들은 흔히 '무지하거나 비이성적인 집단'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이들 중 상당수는 평균 이상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 특히 공학이나 과학, IT분야의 고학력자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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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어느날 갑자기 '지구가 평평하다'고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처음에는 아주 사소한 질문으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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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평선은 항상 평평해 보이는가', '왜 비행기 항로는 직선처럼 보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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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질문까지는 충분히 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런 최초의 질문은 아주 작을 수 있다. 다만 우연하게 비슷한 의문을 품었던 이들과 커넥션이 생기면 그 뒤로는 개인 내부가 아니라 집단이 제공하는 '서사'를 따라가게 된다.

집단에서 만들어진 서사는 '신념'으로 바뀐다. 그들 내부의 결속은 '필터버블'을 형성하여 자신들의 논리에 '확증편향'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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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유튜브 알고리즘도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어떤 의문을 가지고 가벼운 질문을 던진다고 해보자. 우연찮게 하나의 영상을 클릭 했을 때, 그 우연에 의해 다음 영상은 비슷한 추천 영상이 올라온다. 몇번의 선택이면 흔히 말하는 '필터버블'에 갇혀, 자신의 생각에 '확증편향'을 갖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이 믿음은 '정보부족'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정보 과잉 속에서 '선택적으로 정보를 구성한 결과'다. 자신이 보고 싶은 정보만 보고, 믿고 싶은 설명만 연결한 끝에 하나의 완성된 '세계관을 형성'한다. 그리고 그 세계관 안에서 모든 반대 증거는 '조작'이고, 모든 반론은 '세뇌'라고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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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딱'하고 들어 맞는 일상 심리 용어가 있는데 바로 '인지부조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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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부조화는 1950년대, 한 가지 이상한 집단을 관찰하다가 만들어진 용어다. 미국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가 '왜 사람은 틀렸다는 증거 앞에서도 생각을 바꾸지 않는가'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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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미국에는 '한 여성'이 이끄는 소규모 종교 집단이 있었다. 그 여성은 스스로 외계인의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고로 곧 대홍수가 일어나 지구가 종말할 것이며, 자신들만 외계 우주선에 의해 구출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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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예언은 날짜와, 시간까지 구체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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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들은 당연히 이 말을 믿었다. 그들은 직장을 그만두고, 재산을 처분하고, 가족과의 관계도 단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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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날 여성이 예언했던 그날이 왔다. 그러나 실제로 당일에는 대홍수는 커녕 맑은 날씨가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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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은 당연히 오지 않았고, 홍수도 없었다. 여기서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아,.. 우리가 속았구나'하고 생각해야 한다. 다만 대부분의 신도는 정반대로 생각했다. 그들은 '자신의 믿음'에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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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의 순수한 믿음과 기도가 지구를 구했다'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자신들의 기도가 외계인에게 닿아 그들의 계획을 바꿨다는 논리로 변경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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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을 목격한 '페스팅거'는 이렇게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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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신이 믿는 믿음을 바꾸기보다 현실을 재해석하는 쪽을 선택한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걸었기에 그들의 믿음은 곧 그들의 정체성이 되어 버린다. 단순한 믿음에 '시간, 돈, 관계, 자존심'이 얽히면서 '믿음'이 곧 '자신'과 일치화된다. 이 과정에서 그 믿음을 바꾼다는 것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바와 같다. 고로 그들은 '믿음'을 바꾸기보다 '새로운 해석' 즉, 망상으로 스스로를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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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믿어온 것'과 눈앞에 현실'이 충돌할 때 생기는 정신적 긴장상태, 페스팅거는 이를 '인지부조화'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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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점은 이렇다. 인지부조화는 무지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확신이 강할 수록 생긴다. 투자할 것이 많을수록 더 강하게 작동한다. 고로 사람은 틀렸다는 증거 앞에서 생각을 고치지 않고 설명을 붙이고 음모를 만들고 적을 상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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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평평론이나, 외계인 은폐론, 극단적 종교 신념도 모두 이런 구조에 놓여 있다. 굳이 멀리 갈 것도 없다. 최근 '젠더 갈등', '세대 갈등', '정치 이념 갈등'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갈등에 극하게 몰입하는 경우, 그들은 웬만해서는 그 신념을 바꾸지 못한다. 다만 그들이 그런 신념을 가지게 된 것은 아주 작은 의심과 생각에서 시작을 했고 그런 이들이 더 쉽게 모이도록 하는 알고리즘도 한 몫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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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런 사회 문제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뻗어나가는 추세다.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극한 대립으로 양극화 되어 있는 모습에서 우리는 쉽게 '집단 망상'에 대해 체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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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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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런 사례를 보면 늘 안도한다. '저 사람들은 극단적이다' 혹은 '나는 저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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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집단망상'의 저자 '조 피에르'는 '집단망상'을 특정 집단의 병리로 다루지 않는다. 그저 '정말 스스로 믿는 다고 생각하는가'하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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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개인 내부에서 태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언제든 환경에 의해 유도되고, 집단에 의해 강화되며, 알고리즘에 의해 반복된다. 또한 그 생각에 시간고 ㅏ감정, 관계와 자존심이 얽히는 순간 그것은 더이상 의견이 아니라 '자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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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뒤부터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검증하기보다는 확증편향에 의해 더 견고해 하기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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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 그것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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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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