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필로소피 Q&A - 오늘의 지혜를 위한 철학 문답 365
라이언 홀리데이.스티븐 핸슬먼 지음, 이경희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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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한살 더 성숙해지는 스스로에게, 상대에게 어떤 선물을 하면 좋을까.

2026년, 한국나이로 40줄을 압두고 있다. 한번도 실감을 해보지 못하다가 새해가 며칠 남은 지금에서야 조금 실감난다. 우연히 그리고 다행히 30대를 마무리 짓는 2025년 끝물에 괜찮은 습관을 갖게 됐다. 먹는 것, 자는 것, 운동하는 것을 기록하는 습관이다. 매일 꾸준하게 기록한다.

무엇을 먹고 있는지, 얼마나 잤는지, 어떤 운동을 했는지,

이런 것들을 기록하고 보니, 기록없이 살던 이전 생이 '선사시대'의 모습같다. 애당초 '선시시대' 역시 '기록 없는 시대'라는 의미이니 틀린 말도 아니다. 기록을 하고나니, 수면 부족 혹은 수면불규칙이 보이고, 식단에 영양 불균형도 보인다. 물론 얼마나 운동량이 적은지도 알 수 있었다.

고로 2026년 40대의 '나'는, 2025년 30대의 '나'에게 꽤 괜찮은 선물을 넘겨 받고 시작하는 셈이다.

이것이 기록이 주는 '힘'이다. 몇번 쓰다가 놔두길 반복하던 일기도 시간이 지나서 발견하면 참 소중한 기록이요. 사진을 매일 찍지 못하고, 영상 녹화도 매일 하지 못하는 것처럼, 어쩌다 한번하는 그 기록마저 매우 소중한 인생의 한 컷 이 된다.


'라이언 홀리데이' 의 '데일리 필로소피'는 '그 기록을 돕는다.

'라이온 홀리데이는 '스토아 철학 해설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다. 우리에게 필요한 '물음'을 미리 정리해두고 매일 묻는다.

살다보면 '물음'이 사라지는 경험을 한다.

아홉살 아이가 묻기를 '달이 자꾸 저를 따라와요.'했다. 왜 그런지 물었는데 알고 있는 수준에서 충분히 대답하진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알고 있다고 착각하면서 사실 '질문'이 사라졌기에 답이 필요 없는 경우를 경험한다.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일들은 무엇이 있나요?'

'나는 특히 어떤 욕구 때문에 자제력을 잃게 되나요?'

'이성의 지배를 받지 않을 때, 나는 어떤 행동을 하게 되나요?'

이런 질문에 스스로 대답해 본 적 있나. 혹은 답을 찾으려 스스로를 돌아봤던 적은? 아마 많지는 않다. 아무도 묻지 않았기에 궁금해보지 않았던 것들...

어떤 질문은 스스로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답'보다 '질문'이 더 귀중하다. GPT, 지식인에게서도 값싼 답은 언제든 찾아 낼 수 있다.


년도는 상관 없다. 2026년 1월 1일에 첫 답을 쓰고, 책상 어딘가에서 방치하다가 2030년 언제쯤 1월 2일 답을 써도 괜찮다. 어쨌건 언제든 그 고민을 살면서 해보는 게 중요하니까.

그런 의미에서 '데일리 필로소피'는 년도는 상관없이 월과 일만 기록되어 있다. 이런 류의 Q&Q 책은 몇권 제가 가지고 있다.

이런 책의 경우, 앞서 쓴 글과 뒷에 쓴 글이 3~4년 정도 차이나는 경우도 있다. 어쨌건 인생을 통틀어 한 권에 철학을 정리하는 셈이니, 굳이 1년 동안 꾸준하게 해야한다는 강박도 필요는 없다.

5년 전,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 볼 수도 있다. 한 페이지에 20대와 30대의 내가 소통하고 있다는 재미난 경험도 하게 된다.

대략 3년 전에 혼자 주저리주저리 했던 유튜브 영상이 하나 있다. 그 영상에서 스스로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다만 간혹 '유튜브'에서 '알람'이 떠서 보면, 어떤 사람들이 영상에 댓글을 달곤 했다.

재미있는 경험이다. 여기서 2025년을 살고 있는데, 2023년의 내가 불특정 다수에게 질문을 하고 대화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영상이든 글이든, 기록한다는 것은 참 놀라운 경험이다. 선사시대를 지나 드디어 '역사의 시대'로 넘어가는 것이니...

주변에 혹은 스스로에게 다이어리를 선물하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단순히 책 한권'이 아니라 수년 뒤에 삶의 역사를 선물하는 바와 같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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