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중반에 '이주찬 선생'이 나온다. 학생들보다 저 자신이 살고자 했던 이기적인 선생으로 그려졌다. 다만 추후 BVS를 통해 전후 사실 관계를 다시 보며 내용이 반전된다.
우리는 얼마나 단편적인 내용을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는가. 실제로 어떤 사건은 여지 없는 진실처럼 보이는 허구이며, 어떤 사건은 지나친 허구처럼 보이는 진실도 있다. 이러한 사건의 아이러니 속에서 얼마나 많은 오해가 발생하는가. 또한 사람이 죽고 나면 그 오해는 변하지 않는 '진실'로 굳혀져 얼마나 많은 억울한 사건이 있을 수 있겠는가 생각해 볼 만한 이야기가 많았다.
소설에서 들여다보기에 BVS가 구현한 진실도 어찌보면 한 사람의 입장에서만 바라 본 기억이지 않은가. BVS가 보여준 꽤 명징한 진실조차 진실의 반틈밖에 보여주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어쩌면 죽어가는 이들의 기억을 데이터로 변환하는 일이 더 많은 진실을 말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의 기억을 데이터로 변경하여 시각화하는 일은 실제로는 구현하기 꽤 어려운 먼 미래의 기술이라 한다. 다만 어떤 면에서 'CCTV'나 다양한 온라인상의 기록처럼 데이터화 된 자신의 낯선 모습은 지금도 언제든 볼 수 있다.
'블랙박스', 'CCTV'과 과 같이 BVS 또한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언제나까지 진실을 보여주기에는 불완전한 기술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