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세대를 위한 문해력 특강
이승화 지음 / 문예춘추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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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화 작가'는 '읽기코칭전문가'다. 인스타그램 피드에 올라오는 강의 사진을 보면 그 열정이 느껴진다. 최근 젊은층의 문해력이 이슈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글읽기'의 중요성을 열정적으로 설파한다. 모두가 심각성과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 문해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울 수 있다. 


 이유는 이렇다. '문해력'이 약하기 때문에 '글'을 멀리하게 된다. 그런데 '글'을 멀리하기 때문에 '문해력'이 약해진다. 이런 악순환의 구조를 갖고 있다. 스스로 문제 인식이 없는 경우가 많다. 환자가 병을 치료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병식'이다. 스스로 병이 있다는 '자각'이 없다면 병을 고치기는 어렵다. 문해력의 중요성을 알리는 글들이 꽤 지루하고 어렵기 때문에 그 자각을 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이승화 작가'의 '도파민 세대를 위한 문해력 특강'은 그런 의미에서 효율적인 접근법을 취한다. 핫한 '알고리즘'에 의해 퍼지는 '영상'들이 소재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작가'는 예전 독서교육을 할 때, 학생들이 지루해 하는 모습을 마주했다. 대부분 엎드려 자거나 딴짓을 하는 것을 보고 학생 맞춤형 강의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일단 다양한 밈과 영상 미디어를 활용하여 관심을 유발한다. 그로 인해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모든 병은 '병식'이 먼저다.


 최근 나역시 독서량이 많이 줄었다. '숏폼' 때문이다. '이승화 작가'가 예시로 언급했던 다양한 숏폼 중 상당수는 나의 알고리즘에서도 나오는 경우가 많다. 숏폼이 집중력을 갉아 먹는다는 사실을 나역시 잘 알고 있으면서 끊기가 참 쉽지 않다.


 '숏폼'이라는 독특한 형태의 플랫폼이 등장한 것은 불과 얼마 전이다. 2016년 중국에서 시작된 '틱톡'이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시점이 2018년이었다. 몇 초짜리 영상이 과연 '콘텐츠 소비'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그때 처음 생겨났다. 다만 시장은 숫자로 답했다. 유튜브는 2021년 '쇼츠'를 출시하여 일일 조회수 30억 회를 달성했다. 인스타그램은 같은 해 '릴스'를 출시했다.


 그야말로 '숏폼'의 시대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모바일 사용자 하루 평균 숏폼 소비시간은 54분, 한국은 45분이었다. 특히 10대의 경우엔 평균 사용시간이 68분으로 길었다. 예상보다 빨리, 압도적으로, 숏폼은 세대의 기본 소비 단위로 바뀌었다.


 얼마전 뉴스를 보는데, 흥미로운 흐름 하나를 발견했다. 여러 국가가 '청소년의 SNS사용'을 아예 법으로 금지하거나 제한하기 시작했던 점이다. 가장 먼저 호주다. 호주는 만 16세 미만이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등 주요 SNS를 사용할 수 없도록 전면 차단하는 법안을 발표했다. 그뒤로 덴마크도 15세 미만 소셜미디어 사용금지를 법안을 발표했다. 알바니아는 청소년들의 폭력과 중독 문제를 이유로 틱톡을 1년간 국가 차원에서 전면 차단하기도 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숏폼'이 인간의 뇌에 굉장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실제 숏폼을 보면 긴 영상을 보기 힘들어진다. 지루하고 긴 글을 보는 것은 더욱 어려워진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갑작스럽게 더 긴글을 보라고 아이들에게 강요할 것이 아니라 거부감 없이 숏폼에서 글로 옮겨 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일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승화 작가'의 글읽기 전략은 꽤 의미있는 출발을 돕는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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