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마음 수업 - 감정 이해부터 관계 맺기까지, 초등 사회정서 훈련
김소연 지음, 그리움리우 그림, 김우람 글 / 메가스터디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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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마음을 가르치지 않는다. 부족한 공교육의 부재를 사교육은 채우지만 '마음 수업'의 부재는 '사교육'에서도 채워지지 않는다. 고로 우리는 마음을 모른채 어른이 된다. 아이를 키우면서 그 공백이 보여질 때가 있다.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려 고민하다 보면 결국 '나'의 어린시절을 만나게 된다. 어린시절을 만난 뒤에는 삶을 돌이켜 현재의 나까지 온다.

본래 사람은 태어나면 단일의 감정 밖에 없단다. 그 감정은 '긍정과 부정'으로 쪼개진다. 긍정은 기쁨과 사랑으로 분화하고 부정은 두려움과 분노로 분화한다. 마치 아이의 생물학적 신체가 세포분할하듯 감정 또한 제곱분화한다. 처음 한개의 원초적 감정 즉 무감정은 2개의 대분류(긍정과 부정)으로 나눠지고, 각 두개는 다시 2개씩 세분화되어 4개로 나눠진다. 4개가 다시 2개씩 갈라져서 8개...

이런 구조는 뇌 발달, 언어 습득, 사회적 경험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는데 모든 감정이 고르게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감정은 제대로 이름 붙여지지 못하고, 어떤 감정은 너무 일찍 억눌려 마른 가지처럼 되어 버린다. 결국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채, 거의 반사적 반응만 하며 살아간다.

외부 입력값에 자동반사하듯 주체성 없이 외부적인 환경에 자극만 받는다. 이런 경우에는 '이렇게 반응', 저런 경우에는 '저렇게 반응' 이런 반사적 반응은 거의 자동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그 매커니즘을 알지 못하고 살아간다.

고로 중요한 것은 먼저 '인지'하고 '이해'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어린이 마음 수업'은 앞서 말한 '감정 분화 과정에서 잘못 자란 감정의 가지를 되돌아보도록 한다.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학술적 개념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일상 속 상황을 이야기로 꺼내어 그 속에 숨은 감정의 본질을 찾는다. 애당초 감정이란 언어화 하기 힘든 것 아니던가.

'마음이야기, 마음 진단, 마음활동'

3단 구조를 통해 '그랬구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제대로 인식 혹은 인지하고, 개념으로 정리하며 행동으로 옮긴다.

가령 불안이라는 감정은 어디서 시작됐는지, 그것이 어떻게 짜증이라는 2차적 감정으로 포장되는지를 풀어낸다. 아이가 '짜증난 것이 아니라 불안했었구나'하고 말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실 이런 감정 수업이 어디 아이에게만 필요하던가. 마음 수업은 우리 아이에게만 부재한 것이 아니고 대부분의 부모들에게도 부재하다. 나 역시 그렇다. 어떤 감정이 올라왔을 때, 그 감정의 정체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않으면 그것을 다루기 쉽지 않다. 어린 아이일 때는 그것에 붙일 마땅한 이름을 몰랐기에, 그 어휘력 부재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면 성인이 된 다음에 와서는 그저 떠돌아다니는 감정의 주인이 되지 못한 채로 살아간다.

어떤 대상에 이름을 붙이면 대상을 다룰 수 있게 된다. 이름을 붙인다는 것은 그런 관계를 맺는 것이다. 때로는 그것은 '상호 주종관계'를 맺도록 하고 인연을 맺도록 돕는다. 이름 없는 어떤 것에는 막연함이 있지만 대상에 이름을 짓는 순간, 그것을 불러 다룰 수 있고 그것이 왔을 때 쉽게 인지할 수 있다.

책의 후반부에는 자존감, 용기, 공감,다양성 존중등 긍정적 감정의 성장을 다룬다. 이런 감정 분화의 마지막 가지를 건강하게 뻗어날 수 있도록 한다. 부모를 위한 감정 교육 가이드도 포함되어 있다. 아이의 마음뿐만 아니라 부모의 반응까지 함께 다듬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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