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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미래 - 완전판
타츠키 료 지음, 전경아 옮김 / 도토리 / 2023년 10월
평점 :
2012년에 '마야의 달력'을 근거로 지구가 종말을 한다고 했을 때, 인터넷에 적잖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노스트라다무스'라던지 '마야의 달력'이라던지. 그러나 2012년에는 '종말'이 아니라, 2012라는 헐리우드 영화가 대신 찾아왔고 해당 루머의 확산에 맞게 적정한 흥행을 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도 종말 대비 생존 키트가 팔렸고 지구 종말 전날에는 각종 커뮤니티는 떠들썩 했다.
이런 예언들은 정확성보다는 사람들의 불안이 어떻게 확산되는지를 보여준다. 사실 예언이라는 것은 모호성을 가지고 꾸준히 '현실'에 대입하여 답을 얻어내는 과정에 가깝다. 실제로 '난카이 대지진'은 향후 30년 안에 발생할 확률이 80%가 넘는다고 한다. 그말은 어느 누군가가 '앞으로 일본에서 큰 지진이 발생합니다'라고 말할 경우, 그 예언이 언젠가 들어맞을 가능성은 80%에 육박한다는 의미다. 예언의 적중확률이 30년 사이에 80%라면 굉장히 높은 확률이다. 고로 어떤 이들은 이를 계기로 '스타'가 되곤 한다.
과거 1954년 미국 중서부에 '도로시 마틴'이라는 여성이 있었따. 그녀는 외게인으로부터 텔레파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지구에 1954년 12월 21일 대홍수가 일어나고 세상이 멸망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또한 이 예언을 믿는 자들은 UFO를 타고 구원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 예언에 소규모 추종자가 생겼다. 추종자들은 주변 가족과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하며 설득하고자 했다. 그러다면 1954년 12월 21일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그렇다 아무 일어나지 않았다. UFO도 오지 않았고 종말도 없었다. 비는 커녕 되려 맑은 하늘의 날이 왔다고 한다. 보통 이런 전개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믿었던 신념'을 포기하고 '내가 잘못 알았구나'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신자는 이와 반대로 여겼다.
"우리의 기도가 강력하여 재난을 막았다. 우리는 인류를 구한 영적 존재들이다."
당일에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자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을 고치기는 커녕 더 강하게 신념을 굳히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심리학적에서 매우 중요한 순간이 되었다.
'페스팅거'는 이러한 과정을 관찰하면서 이런 반응에 다음과 같은 이름을 붙였다.
'인지부조화'
'인지부조화란 사람이 두 개의 모순된 인지를 동시에 가질 때, 느끼는 심리적 불편함을 말한다. 고로 이러한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서 되려 '사고'를 왜곡하거나 '태도'를 바꾼다.
일본에서 떠도는 어떤 이야기에 따르면 일본의 대지진은 7월이라고 한다. 또 어떤 이들은 2025년 7월 5일. 즉, 지금 이 글이 쓰여지고 있는 '오늘'이라고 한다. 현재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인 2025년 7월 5일 18시 45분까지, 일본에서 대지진이 일어났다는 뉴스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과연 이 '예언'이 틀렸음을 받아들일까? 아마 그러지 않을 것 같다.
아마 사람들은 예언이 틀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아마 '상징적인 날짜'가 달랐다라고 말하며 진짜 날짜는 아마 다음 언제라고 찝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 일본 지진에 관한 루머가 얼마나 극성 맞은지, 꽤 많은 사람들이 '일본 지진'을 키워드로 검색하고 있다. 또한 일본 여행자의 수가 10%이상 감소하는가 하면 항공티켓이 아주 저렴하게 나온다고 한다.
2012년 헐리우드 영화가 '개봉'하여 대박을 내었듯, 2021년 복간 후에 '내가 본 미래'라는 책은 5개월 만에 50만 부가 팔렸고, 현재까지 거의 100만부가 팔렸다고 한다. 예언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뉴스'와 커뮤니티에서 해당 도서를 언급하는 횟수가 많아졌고 추가 상승 여력이 더 있다.
7월이 되면서 일본에 지진이 날 것인지에 대한 예상은 할 수 없겠으나 아주 높은 확률로 '내가 본 미래'의 작가, '타츠키 료'는 부자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해당도서는 이미 한국어판, 영어유튜브 해설 영상, 중국 등지에서 유사 컨텐츠로 확장된다.
개인적으로 일본에 가까운 미래에 대지진이 일어날 것에는 공감하는 바다. 하지만 '만화'에 기록된 예언이 적중할 것이라고는 그닥 생각이 들지 않는다. 공포를 이용한 마케팅은 언제나 성공을 거둔다. 그것을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