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가 - 개정판 ㅣ 스토리콜렉터 40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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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단순하다. 쇼타라는 중학생 남자아이가 가족과 함께 시골 산중턱의 새 집으로 이사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흔한 설정이다. 도심에서 아버지의 건강 때문에 조용한 곳으로 이주하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다. 문제는 집이 너무 조용하다는 것. 처음부터 어딘가 이상하다. 그냥 '기분 탓'이 아니라 독자가 그 음습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기운이 어딘가 찜찜한 기분. 공기는 무겁고 문장은 의심 덩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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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무슨 일이 벌어질 듯, 벌어질 듯하며 묘하게 페이지를 넘기게 한다. 장면이 바뀌어도 의심과 불안이 계속되고 정확하게 무언가를 말하지 않는다. 마치 불꺼진 흉가의 방문 하나를 조심스럽게 열고 그 어둠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하다. 확실한 건 없다. 자면이 바뀌어도 의심은 남는다. 불안도 같이 따라다닌다. 뭔가 설명해 줄 것 만 같다가도 말 끝을 흐린다. 말하지 않는다. 보여줄 듯 하면서 숨긴다. 안에 무언가가 있을 것 같다는 의심은 자꾸 닫힌 문의 손잡이로 간다. 문을 열어야만 끝날 것 같은 느낌. 그러나 실제로 문을 열면 아무것도 없다. 없는데, 무언가 있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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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불길한 느낌이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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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사건으로 기억나질 않는다. 그저 장면과 분위기가 각인된다. 쇼타가 집 안에 들어갔을 때 느끼는 말 없는 불쾌함, 누군가 말했는지 알 수 없는 대사, 시선이 멈춰 있는 듯한 정적. 그런 것들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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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물건들이 이상하다. 소품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것들. 벽에 걸린 액자, 부엌 쪽에 난 작은 창문, 창문 너머 나무의 그림자, 그러나 그런 것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꾸준하게 등장하고 분위기만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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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는 뭔가 중요한 게 있는 것 처럼 반복해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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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보면 시선이 비껴가고, 문장이 뒤틀려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사건의 흐름이 잡히지 않는다. 누구의 시점인지도 아리송하다. 중니공이 보고 있는 건지, 내가 봤던 기억을 착각하는 것인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건지.. 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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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나, 사람이 아니라 '공간'이 만들어 내는 공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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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우리집'이 아닌 '이집'이라고 집을 부른다. 단순한 어휘 선택이지만 감정에 공간이 생긴다는 점에서 분명 의도한 설정이다. 소설의 가장 중요한 점은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는 느낌은 분명하고 그것이 무언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가족'이 존재하지면 '가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작가는 이 소설을 '공포'라고 부르지 않았다. 이 소설은 작가에 의하면 '집'에 관한 이야기다. '살아 있는 집'에 들어간 사람들의 감정이 점점 왜곡되는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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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영화 '식스센스'와 닮았다. 무섭다기 보다 끝난 뒤에 여운이 있다. 다시 보면 처음부터 모든 게 어긋나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영화 '식스센스'에서도 무서운건 귀신이 아니었다. 무서운 것은 죽은 자의 감정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흉가'도 마찬가지다. 너무 오래 그 집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 그 감정은 '쇼타'에게 혹은 독자들에게 전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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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흉가'를 읽고 나면, 이상하게 무섭다는 생각보다는 불편하다는 감정이 더 오래 남는다. 그건 집 때문인지, 뭣 때문인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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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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