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개냥이 수사대 1~5권 세트 [위즈덤하우스]
위즈덤하우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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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고를 때, 맞는 옷과 그렇지 않은 곳이 있듯, 책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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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는 옷은 입고 벗는데 1분정도 소요된다면, 책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 책이 나에게 맞는지 확인하기 위에서 꽤 적잖은 시간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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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따라 소설이 잘 읽히는 사람이 있고, 에세이를 선호하는 사람이 있고, 인문학이나 역사를 선호하는 사람이 있다.

나의 경우는 소설이 잘 읽히지 않는 편이다. 또한 소설 중에서 '추리소설'은 그나마 잘 읽히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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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각자 선호도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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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자신이 어떤 책에 맞는지는 여러 실패를 통해 알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상당수는 아예 '독서'를 포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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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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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가 없다.

운좋게 첫번째로 고른 음식이나 옷이 취향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확률도 있다. 책은 그 취향이 꽤 세분화 되어 있어서 자신의 취향을 알기까지 상당히 많은 실패를 겪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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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우리의 발목을 잡는 하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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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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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에 대한 '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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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참 이해가 안되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급식'에 관한 규칙이었다. 학교 급식에서 '배급'은 무조건 받아야했고, 남김 없이 먹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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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은 남은 음식을 버리는데 학생은 못하게 했다. 당시 공포스러운 반찬은 '가지무침'이었다. 보라색은 보기만 해도 이상했다. 물컹한 식감은 남의 콧물을 집어 먹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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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무침만 나오면 급식판에 토하는 애들이 부지기수였다. 그러나 어쩐지 학교에는 규칙을 바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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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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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강요가 생기면서 '급식실'은 공포의 시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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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는 아예 도망가는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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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당시에 그정도로 강요하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가지무침'을 먹고 있었을까. 모르겠다. 나는 지금도 가지무침을 먹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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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로 먹다보면 맛을 안다는 어른들의 말은 틀렸다. 강제로 먹는게 아니라 이것저것 먹어보다가 본인의 호기심으로 접한 몇 번의 시도 혹은 그것을 맛있게 여겨지는 어떤 계기가 그것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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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빵집에 가면 이름은 정확히 모르겠는데...'밤도나스'로 불리는 빵이었다.

'밤 앙금'으로 가득찬 도너츠가 있다. 도너츠처럼 안에 구멍은 없고 앙금은 가득차 있는데 겉에 설탕이 잔뜩 뿌려진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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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빵을 그닥 좋아해 본 적이 없다. 아예 존재감조차 없었다. 그런데 20살 백일 휴가를 갔다 온 날, 동생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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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목마른빵 사왔어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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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른 빵?', 하고 크게 한번 웃었다. 실제로 그 빵을 먹으면 우유를 꼭 먹어야 했다. 그 빵에 그 이름이 붙고 웬지 그 빵을 다시 찾게 됐다. 지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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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로드'에 나오는 '코카콜라'도 그렇다. 지구가 종말한 뒤, 주인공이 아들과 나눠 먹는 콜라 한모금의 장면.

그 장면으로 나는 지금도 콜라를 거의 짝으로 먹는다. 그런 계기는 꽤 '정신적인 것'으로 결정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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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어머니가 생일에 사주셨던 '김정빈 작가'의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책이다. 지금은 절판된 그 책으로 책은 재미있는 것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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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에 읽었던 책이 '삼국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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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충격.

그리고 이어지는 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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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번의 강력한 경험으로 나는 '책 좋아하는 사람'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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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유로 '책'의 주목적은 반드시 '재미'이어야 한다. 완독을 하지 않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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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야?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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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야?

아니

​

이거야?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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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한 시도를 하며 꾸준하게 맞는 취향을 찾아가야 한다. 지금도 만 1년째 매주 수요일은 아이와 도서관을 간다. 도서관에 가서는 아이가 다 읽지도 않는 책을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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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르는 재미, 우연히 잡은 책에서 얻은 재미 간혹 나오는 책에 관한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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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요즘 '개냥이 수사대'다.

교육적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책을 좋아하는게 우선이다. 책을 좋아하면 이후에는 스스로 취향을 찾기 위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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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아이에게는 무조건 재밌는 책을 선물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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