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고 이야기 - 공교육의 비밀 병기
임혜림 외 지음 / 포르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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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고등학교는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비평준화 일반고다. 이 학교는 교육환경이나 시설은 자사고와 비슷하다. 다만 일반고이기 때문에 기숙사비나 활동비를 제외하면 납부금이 적다. 설립 초기에는 군인 가족들을 위한 학교였다. 직업군인 특성상 근무지 이동이 잦은 편이라, 군인 자녀들은 전학을 자주 다녀야 했다. 이들의 정착을 위해 한민고는 설립됐고 기숙사도 운영한다. 한민고의 특징이라면 '철저한 공교육 중심'이라는 점이다. 스스로 하는 힘에 대해 굉장히 강조한다. 코로나 시기 대부분의 학생들이 많이 상실한 부분이 '자기주도학습'이다. 자기주도학습이란 본인 의사에 따라 선택하고 수행하는 학습이다. 여기에는 당연히 '동기부여'가 함께 들어간다. '동기부여'라고 설명했지만, 이는 '행위의 본질'이다. '행위의 본질'을 깨닫는 것을 '철학'이라 한다. 고로 스스로 하는 행위에 대해 주체성을 갖고 있는 것은 몹시 중요하다.

쌍둥이를 기르고 있다. 쌍둥이에게 특별히 명문대 입학을 권고하고 싶진 않다. 살아보니, '명문대 입학'은 별로 중요하진 않아 보인다. 흔히 재벌 총수나 자수성가형 부자들의 학력은 좋다. 삶의 기준을 돈으로 나눌 수는 없지만, 어떤 분야, 어떤 목적에 달성한 이에게 '부'는 저절로 따라오기도 한다. 어쨌건, 그들을 볼 때, 학력을 통해 그 위치에 올라간 것 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학과와 상관 없는 업종에서도 두드러진 업적을 갖는다. 가령 가수로 성공한 '박진영 프로듀서'는 연세대 지질학과를 나왔다. 요식업에서 성공한 백종원 대표는 연세대 사회복지학과를 나왔으며, 셀트리온이라는 제약회사 창업주 '서정진' 회장은 건국대 '산업공학'을 나왔다. 하이브의 '방시혁' 대표는 서울대 인문학과 출신이다. 그밖에 대한민국, 산업 전반에 걸쳐 명문대 출신들이 대다수다. 특이하게도 그들은 학교 이름을 등에 엎고 성공하지 않았다. 그들의 전공은 완전히 다른 분야의 것이며 그것은 대한민국에서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찰스 다윈은 '진화론'하면 떠오르는 인물이지만, 그는 지질학자였다. 빌게이츠는 수학과 법학을 전공했고, 마윈은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학창시절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학교보다는 '전공'이 중요하다."

그것은 꽤 합리적인 말 같다. 다만 다시 생각해보면, 전공은 중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목적에 달성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다. 빌게이츠나 스티브잡스는 모두 명문대를 자퇴했다. 둘 다 전공과 관련 없는 분야에서 성공했다. 그들이 쌓은 '자산'의 가치를 차치하고 그들이 목적은 분명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을 알았다.

여기서 목적이란 '주체성'을 분명하게 하는 일이다. 매슬로의 욕구 단계를 보면 그 가장 아래, '생리적 욕구'가 있다. 그 위로 안전의 욕구, 애정과 소속의 욕구가 있다. 현대 사회에서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는 많이 없다. 고로 현대인들은 현대사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부분이 '존경의 욕구'와 '자아실현의 욕구'다. 그것은 분명하게도 '주체성'과 연관된다.

나의 인생의 가장 큰 지향점은 '주체성'이다. 꿈을 물어보면 '직업'을 답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우리 아이의 꿈은 '주체성'이길 강력하게 바란다. 얼마 길지 않은 세상을 살아보니, 삶은 '선택'의 연속이지, 미리 짜 둔 계획을 달성하는 것이 아니다. 고로 열 살에 했던 생각이 스무살에 달라지고, 서른에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 생각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 롯데 신격호 회장의 꿈은 '문학가'였으나, 결과적으로 '사업가'가 됐다. 조금 잔인할 수도 있는 말이지만 '철학'이 분명한 이들은 다른 분야에도 분명 두각을 들어냈을 것이라고 본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한 사람이 하나를 갖기에도 부족한 능력을 십 수개나 가지고 있었다. 신은 공평하여 모든 사람에게 하나의 재능을 부여할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사람을 살펴보면, 그저 목적을 달성하는 이들이, 다른 목적에 달성하는 방법도 수월하게 알기도 한다.

만약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 분명하게 있다면 나는 우리 아이가 '고졸'이라도 괜찮다고 본다. '고졸'이라도 괜찮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졸'이 더 낫다고 보여진다. 사람을 만나다보면 '직함 가득한 명함'을 받을 때가 있다. 너무 어려운 말들이 많아서 '나 같은 사람'은 도대체 그 사람에 대한 가늠도 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자신을 수식하기 위해, 직함, 가짜 팔로워, 허세 가득한 이름들을 붙이는 것은 '허영심'이다. 때로 우리 사회는 명품 가방을 매고 다니는 것처럼 '학력'이라는 '허영심'을 채우고자 스무살부터 4년 간, 원하지 않는 전공 과목을 꾸역 꾸역 배워 졸업한다.

대학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 대학 이름은 목적을 달성하는 연습을 하는 과정에 주어질 뿐이다. 고로 가장 중요한 것은 '책 읽고 생각하는 일'이며 주도적으로 행동하고 '주체적으로 사는 것'이다.

경기도에 위치한 '한민고'는 학생들에게 주도적인 학습을 강조하고 독서를 강조한다고 한다. 우리 아이가 좋은 대학교는 가지 않아도 좋지만, 저런 교육 과정에 놓였으면 하는 부러움이 있다. 다만 한민고는 경기도권 학생을 위한 전형과 군인 가족을 위한 전형 밖에 없다고 하니, 조금은 아쉽다. 나중에라도 타지역 학생을 위한 전형이 나온다면 잊지 않고 기억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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