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스탠딩
래리 호건 지음, 안진환 옮김 / 봄이아트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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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랜드는 인구 600만 만명이 조금 안되는 미국 동부에 있는 주이다. 이 책은 미국 메릴랜드의 주지사인 래리 호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이가 정치를 입문하게 되고 이어지는 폭동과 건강 상의 문제를 극복해가면서 성장해가는 자서전이다. 그는 정치에 입문하자마자 림프암 투병 생활을 시작한다. 투병생활에만 전념을 하기에도 힘들시기 가는 자신의 정치적 이력을 꾸준하게 키워간다. 민주당의 텃밭에서 공화당 소속으로 매순간과 선택마다 역사를 만들어간다. 당선 직후 일어난 폭동과 이어지는 재선의 문제. 모든 상황에서 그는 꾸준한 심판을 받는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해가며 조금씩 성장해간다. 코로나바이러스와 팬데믹의 진행되는 과정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연들도 소개된다.

'이렇게 써도 돼나?' 싶은 걱정이 될 만큼, 글은 가감없다. 하고 싶은 말을 시원 시원하게 내지른다. 그는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했던 솔직한 감정을 드러낸다. 그가 '미국인'이기 때문인지, '정치인'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쉽게 말하는 '자기 자랑'에 어색함이 없다. 겸손함이 미덕이라는 우리 사회에서 보기에 조금 자신감이 넘친다 느껴지는 그의 글이다. 그의 와이프는 한국인 여성으로 책의 뒷 부분으로 가면서 그녀가 그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나온다. 또한 영향력 있는 타국의 정치인의 자서전에 적지 않은 '한국'이라는 국명이 나오는 것은 신기하기도 하고 그간 높아진 우리나라의 위상이 느껴지기도 하며 한국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는 그에게 묘한 친밀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책은 500쪽 가까이 되는 분량이다. 나는 오전, 오후, 밤. 그간 너무 바쁘게 하루를 보내느라 책을 읽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 선택한 책이, 이 책이라 읽어야 할 책들을 많이 읽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은 물리적 두깨의 부담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책이다. 쉽게 읽히고 쉽게 넘어간다. 우연하게 이 책을 읽는 동안 1999년 방영된 드라마 '허준'을 함께 봤다. 서얼 출신인 허준이 꿋꿋하게 자신의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부와 명예가 따라오는 대단히 '권선징악'의 스토리다. 하지만 나가 보는 드라마와 이 책에서 주인공은 그저 그런 평범한 사람에서 점차 높은 지위를 얻어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 담아져 있다. 소설 '동의보감'을 원작으로 했지만, 실제 '허준'은 서얼의 미천한 출신에서 정1품 정승자리까지 올라갔던 조선 500년 역사에 유래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세상은 '이상'과 '현실'을 분명 구분하라고 하지만, 래리 호건과 허준은 현실에 존재하는 인물들로 분명 진정성은 언제나 통한다는 우리가 바라는 '이상'의 존재를 확인 시켜준다. 우리는 정신없이 하루와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지켜봤고 급변하는 세계와 미국 패권 싸움, 코로나19로 시작된 팬데믹을 겪고 있다. 지금도 현재형인 이런 일들을 이렇게 정치인이 바라 본 역사적 흐름에 보자니, 우리가 '역사'라고 부르는 순간을 통과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많은 역사책들을 볼 때면, 어디서 어디론가 흘러가는 목적성을 갖게 된다. 흑사병과 산업혁명 그리고 제국주의가 오늘의 순간을 만들어낸 일부분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우리는 지금 이순간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문화'의 변화를 겪고 있다. 이 책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선거 과정과 코로나19의 진행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어쩐지 그 뒷 이야기까지 이어져야 할 책이 미완성으로 끝난 듯한 느낌이다. 그런 느낌은 실제 책이 미완이 아니라, 그 역사가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책에서 궁금한 결말은 활자가 아니라 지금의 시간과 공간에서 매순간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는 부끄럽지만 지금껏 래리호건이라는 사람을 몰랐다. 이름만 겨우 들어봤던 '메릴랜드'라는 미국의 '주'에 대해서도 어떤 기본 배경 지식도 없었다. 하지만 다음 미국 대통령 선거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적수할 공화당 후보에 대해 '한 마디'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책의 후반부에 대통령 선거에 관한 이야기를 언급한다. 어쩐지 얼마 뒤 그의 이름을 대통령 선거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그의 글에서 그는 자신이 했던 업적에 대해 자주 언급한다. 어쩐지 이 책은 그의 정치 이력 '홍보책'으로도 활용되는 듯 하다. 속되게 말하자면 '잘난 척'이 잔뜩 적혀 있지만 밉지 않다. 미국인답고, 정치인다운 솔직함이 느껴진다.

별거 없는 사람의 잘난 척은 쉽게 그를 비하하거나 무시할 수 있다. 하지만 진짜 잘난 사람의 잘난 척은 묘한 감정으로 인정하게 된다. 그의 잘난 척이 밉지 않게 읽히는 이유는 그가 자신의 뱉은 말에 언제나 책임질 자신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책의 제목은 '스틸 스탠딩'이다. 의역을 해보자면 '아직 살아있다' 정도로 봐야할까. 그는 조용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역사가 만들어 줄 또다른 기회에 세상에 나올 것이다. 미국 정치에 대해 간접적으로 들어 볼 수 있었으며, 힘든 역경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최후의 승자가 된다는 사실을 배울수 있는 책이었다. 누구나 힘든 시기를 가질 수 있지만, 누구나 똑같이 극복하여 앞으로 나가는 것은 아니다. 분명 극복을 하고 나면 한 단계 성장이 기다리고 있다. 그것을 몸소 보여주었던 그의 글을 보면서 나 또한 겪고 있는 여러 어려움을 뚫고 나갈 용기를 얻는다.

...

재밌게 읽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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