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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과 삶 - 융의 성격 유형론으로 깊이를 더하는
김창윤 지음 / 북캠퍼스 / 2020년 11월
평점 :



마이어스(Myers)와 브릭스(Briggs)가 칼 융의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고안한 자기 보고식 성격유형검사를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라고 부른다. MBTI 유형검사는 매년 검색어 상위에 랭크되는 키워드이다.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나도 MBTI 검사를 했던 적이 있다. 나는 내향적이며 직관적이고 감정적이며 판단형의 성향인 INFJ 유형으로 결과가 나왔다. 혈액형 별 성격유형, 별자리별 성격유형, 타로나 기타 심리테스트로 확인하는 성격 테스트에는 '바넘효과(Barnum effect)'가 존재한다. 나는 이를 알고 있다. 바넘효과(Barnum effect)란 보편적으로 적용되어지는 성격 특성을 자신의 성격과 일치한다고 믿으려는 현상이다.
2021년 새해가 되면서 공짜로 확인 할 수 있는 새해 운세를 보았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노력을 더 한다면 최고의 한 해가 될 것이다.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하게 하고 지출을 아낀다면 좋은 기회가 찾아 올 것이다." 스크로를 쭉 하고 내린다.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이러한 말들은 애매모호한 면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MBTI 또한 비슷한 유형 검사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MBTI 검사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읽게 된 이 책인 '성격과 삶'은 내가 받았던 검사의 내용을 뒷받침하기라도 하는 듯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읽으면서 내가 받은 성격 결과인 INFJ(인프제)의 내용에 주의를 더 집중하고 읽게 되는 이상한 현상도 일어나기도 했다.
책은 최초 프로이트를 시작으로 정신세계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리고 아들러와 융이 프로이트와 어떻게 다른지 각각의 정신분석대가들의 학문적인 차이와 관점의 차이를 설명한다. 이 책을 읽기 전, MBTI에 대한 관심을 갖지 않았다면 아마 이 책을 읽는데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됐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INFJ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열심히 찾아보던 와중에 발견하게 된 이 책은 꽤나 어려울 수도 있는 이야기들을 재밌고 쉽게 만들어 주었다. 책은 각각의 기능 유형들을 설명하면서 대표적인 예시나 유명인의 사례를 들기도 한다. 유명한 작가나 예술가의 성격을 통해 그들의 성격을 추론하기도 하고 소설 속 주인공의 성격을 통해 그 내면을 추론해 보기도 한다. 예전에는 사도세자의 기행에 관해서 이를 명확하게 설명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정신분석학이 어느정도의 체계가 잡혀 있는 이제는 사도세자의 기행에 대해 조울병과 정신 건강에 대한 접근을 통해 역사를 들여다보는 관점을 갖기도 한다.
저자의 설명은 각각의 유형에 대해 소설 속 주인공이나 이미 생명을 다 한 인물에 대한 추론을 하곤 하는데, 이는 흥미롭기도 하다. 사실 따지고 보자면 그들이 남긴 흔적을 통해 그들의 성격을 추론하는 것은 신비로운 일이다. 마치 수 백만개의 데이터 베이스를 토대로 새로운 결과값을 만들어내는 AI(인공지능)처럼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들이 쌓이면 결국 그를 알 수 있는 성격과 심리를 나중에라도 들쳐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매일 2,000자가 넘는 글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작성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먼 훗날에 나의 정신세계와 성격이 AI와 같이 재연되는 날이 오지는 않을까 하는 망상이들기도 한다. 작가인 김창윤님은 울산대 의과대학, 서울아산병원 정신 건강 의학과 교수로 조현병 조울증, 강박 장애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대 의과 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의학 박사를 받은 그는 여러가지 역사적 인물에 대한 정신분석학의 연구를 하고 있는 관련 분야의 전문가이다.
사실 생소한 분야라 어려울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분야에 대한 생소함일 뿐, 책이 어려움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책은 생각보다 쉽게 읽힌다. 일론 머스크나 스티브 잡스와 같은 유명인들의 성격 또한 그가 정의하는 여러 범주안에 속해진다. 사실 나는 MBTI에서 나온 INFJ라는 성향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하다. 내가 바라는 이상향은 대략 다른 유형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내향적이고 직관적인 유형의 설명에서 '니체'를 대표로 이야기 하는데, 사실 나는 '니체'와 같은 삶을 살거나 그의 성격이 닮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과는 별개이지만 INFJ는 인내심이 많고 통찰력과 직관력이 뛰어나며 양심이 바르고 화합을 추구한다고 한다. 가장 흔치 않은 유형이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좋다는 뜻은 아닌 듯 하다.
저자는 그저 앞서 말한 정신분석학자들의 이론만 나열 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우리의 '삶'으로 이끌어낸다. 대인관계와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고 해결하는데 이런 성격 유형의 파악과 공부가 필요하다고 한다. 사실 책은 한 차례 정독을 끝냈지만, 나는 이 책을 다시 첫 장 부터 펼쳐 들었다. 첫 번 째로 읽었을 때, 채워지지 않았던 호기심들이 두 번째를 연속으로 읽으니 채워지는 부분이 많았다. 그 만큼 생소한 분야이기도 하지만, 조울증이나 조현병, 우울증과 같이 우리 주변에 언제나 있는 쉽게 발견되는 그런 병들에 대한 이해는 앞으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데 분명 큰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